이 문서는 중학교 수학을 뗀 사람이 혼자 읽어 대학 1학년 수학에 들어갈 준비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등학교 수학의 내용을 다시 세우되, 공식을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왜 그 도구가 필요해졌는가'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배열했다.
이 사이트의 다른 문서 — 일반물리학, 일반화학, 일반생물학, 알고리즘 개요, 선형대수, 확률, 컴퓨터공학도를 위한 수학 — 는 수학 도구가 필요해질 때마다 이 문서의 해당 절로 링크한다. 그 문서들은 링크를 따라오지 않아도 읽히도록 쓰였으니, 여기는 "더 알고 싶을 때 오는 곳"이다.
필요한 것은 중학교 수학이다
이 문서는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으면 막히지 않도록 쓰였다. 가정하는 것은 중학교 수학까지다.
사칙연산, 비례와 반비례, 분수와 거듭제곱
일차함수와 그래프 읽기, 간단한 연립방정식
피타고라스 정리, 삼각형의 합동과 닮음, 원의 둘레와 넓이
경우의 수와 기초 확률
그 위의 것은 전부 이 문서 안에서 도입한다. 어떤 순서로 나오는지 미리 적어 둔다.
도구
처음 나오는 곳
왜 그때인가
증명 — 대우·귀류법·귀납법
3장
뒤의 모든 장이 이 어휘를 쓴다
함수의 엄밀한 정의
4장
집합으로 정의해야 역함수·합성이 분명해진다
삼각비 (예각)
5장
사인법칙·코사인법칙에 필요하다
무리수와 실수의 완비성
6장
극한을 말하려면 실수가 빈틈없어야 한다
복소수
6장
실수에서 풀 수 없는 방정식이 있다
지수·로그
7장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도구
자연상수 𝑒 와 자연로그
7장
변하는 빠르기가 지금 남은 양에 비례하는 현상은 이 밑이라야 적힌다
라디안과 일반각 삼각함수
7장
5장의 삼각비를 각 전체로 넓힌다
극한
9장
미분과 적분이 모두 극한 위에 선다
시그마 기호와 등비급수
9장
무한히 많은 항을 더하는 것도 결국 극한이다
미분
10장
9장의 극한을 딱 한 가지 꼴에 적용한다
적분
11장
넓이를 잘게 잘라 더하는 데 필요하다
이 문서가 지키려는 약속
어떤 기호도 정의하기 전에 쓰지 않는다. 처음 나오는 자리에서 이름·뜻·읽는 법을 함께 밝힌다.
예제 풀이는 답에 이르는 계산만 적지 않는다. 무엇을 묻는지, 무엇을 아는지, 왜 그 방법을 고르는지부터 적는다.
정리는 "그래서 무엇에 쓰는가"를 함께 적는다. 쓸 데를 모르는 정리는 외워지지 않는다.
말로 세 문장 이상 설명해야 하는 것은 그림으로 그린다.
𝜖-𝛿 논법처럼 이 단계에서 부담이 큰 도구는 뜻만 보이고 계산에는 쓰지 않는다. 엄밀한 취급은 학부 해석학의 몫이다.
권장 순서와 장별 난이도
아래 순서가 표준이다. 위에서 아래로 개념이 쌓이므로 건너뛰지 않는 편이 좋다. 다만 12장(확률)은 4장까지 읽었으면 언제든 읽을 수 있다.
장
주제
난이도
예상 시간
앞에 필요한 장
3
명제
★
3시간
-
4
집합
★★
4시간
3
5
유클리드 기하학
★★
5시간
3
6
수 체계
★★
4시간
3, 4
7
함수
★★★
9시간
4, 5, 6
8
방정식과 부등식
★★
5시간
6, 7
9
극한과 연속
★★★
7시간
7
10
미분
★★★
8시간
9
11
적분
★★★★
8시간
10
12
확률
★★
5시간
4
총 58시간 남짓이다. 하루 2시간이면 한 달 정도의 분량이다. 예제를 눈으로만 읽으면 절반의 시간에 끝나지만 절반만 남는다. 풀이는 접혀 있으니 반드시 먼저 스스로 손으로 풀고 펼쳐 확인하라.
가장 걸리는 곳을 미리 알려 둔다. 7장의 삼각함수 항등식과 11장의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다. 앞의 것은 양이 많아서 걸리고, 뒤의 것은 발상이 낯설어서 걸린다. 둘 다 그 자리에서 시간을 더 쓰는 편이 낫다.
이 문서의 표기 규약
수 체계는 ℕ(자연수), ℤ(정수), ℚ(유리수), ℝ(실수), ℂ(복소수)로 쓴다. 4장에서 이름을, 6장에서 뜻을 정한다.
정의는 := 없이 말로 "⋯를 ⋯라 한다" 형태로 적는다.
각은 특별한 말이 없으면 라디안이다. 도 단위를 쓸 때는 ∘ 를 붙인다. 7장에서 정한다.
로그는 밑을 생략하면 log 는 상용로그(밑 10), ln 은 자연로그(밑 𝑒)다.
증명이 붙는 정리는 풀이 블록을 "증명"으로 이름 붙였다. 접혀 있으니 먼저 스스로 시도하라.
수학에서 "증명했다"는 말은 일상어보다 훨씬 강한 뜻이다. 예를 백 개 들어 맞았다는 뜻이 아니라,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보였다는 뜻이다. 이 장은 그 말을 쓸 자격을 만드는 장이다.
이 장에서 답할 것은 셋이다. 참·거짓을 따질 수 있는 문장이란 무엇인가, 그런 문장을 어떻게 조합하고 부정하는가, 그리고 어떤 절차를 밟아야 "증명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앞 장에서 가져오는 것은 없다. 중학교에서 배운 정수·분수·거듭제곱과 피타고라스 정리 정도면 충분하고, 그마저도 예제에서만 쓴다.
대신 뒤의 모든 장이 이 장에서 세운 어휘 위에 선다. 무리수가 존재한다는 것도, 미분과 적분의 규칙도, 확률의 성질도 모두 여기서 배우는 네 가지 증명 방법 중 하나로 증명된다. 이 장이 짧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도구를 아직 써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과 거짓이 정해지는 문장
명제(proposition)란 참인지 거짓인지가 정해지는 문장이다. 지금 우리가 그 답을 아는지는 상관없다. 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기만 하면 된다.
다음은 명제다.
2+3=5 — 참이다.
7 은 짝수다 — 거짓이다.
짝수인 소수는 2 뿐이다 — 참이다.
다음은 명제가 아니다.
창문을 닫아라 — 명령문에는 참·거짓이 없다.
이 그림은 아름답다 — 사람마다 답이 다르다.
𝑥+1=5 — 𝑥 가 무엇이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마지막 것이 중요하다. 𝑥+1=5 처럼 변수를 담고 있어서 그 값이 정해져야 비로소 참·거짓이 갈리는 문장을 조건(condition)이라 하고, 변수를 드러내어 𝑝(𝑥) 처럼 적는다. 조건은 명제가 아니지만, 변수에 값을 넣는 순간 명제가 된다. 𝑝(4) 는 참인 명제, 𝑝(1) 은 거짓인 명제다.
명제가 갖는 참·거짓을 진리값(truth value)이라 하고 참을 T, 거짓을 F 로 적는다. 명제 자체는 𝑝, 𝑞 같은 글자로 줄여 쓴다.
예제 1
다음 중 명제인 것을 고르고, 명제인 것은 진리값을 밝혀라. (가) 32=9 (나) 내일 비가 온다 (다) 𝑛 은 3의 배수다 (라) 모든 자연수는 자기 자신보다 크다.
풀이 보기
판정 기준은 하나다. 참·거짓이 하나로 정해지는가.
(가) 명제다. 32=9 이므로 참.
(나) 명제로 볼 수 있다. 지금 답을 모를 뿐이지 내일이 되면 참·거짓이 하나로 갈린다. 수학에서 다루기 곤란한 이유는 참·거짓이 없어서가 아니라 증명할 방법이 없어서다. 이 문서에서는 이런 문장을 다루지 않는다.
(다) 명제가 아니라 조건이다. 𝑛 이 정해지지 않았다. 𝑛=6 을 넣으면 참인 명제가 되고 𝑛=7 을 넣으면 거짓인 명제가 된다.
(라) 명제다. 그리고 거짓이다. 1 은 자기 자신보다 크지 않다.
(라)에서 눈여겨볼 것이 있다. 거짓임을 보이는 데 예 하나면 충분했다. 이 방식은 뒤에서 다시 다룬다.
예제 2
"𝑥2=4" 는 명제인가? "어떤 실수 𝑥 에 대하여 𝑥2=4 이다" 는 명제인가?
풀이 보기
앞의 것은 명제가 아니다. 𝑥 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으므로 참·거짓이 갈리지 않는다. 조건이다.
뒤의 것은 명제다. 그리고 참이다. 𝑥=2 가 그런 실수이기 때문이다.
두 문장의 차이는 "어떤 실수 𝑥 에 대하여"라는 말을 앞에 붙였다는 것뿐이다. 이 말이 변수를 묶어 버려서 문장 전체의 참·거짓이 정해진다. 이렇게 변수를 묶는 표현을 한정사라 하고, 이 장의 뒷부분에서 기호까지 갖춰 다룬다.
명제를 조합한다
명제 하나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명제들을 붙여 새 명제를 만드는 방법이 셋 있다.
이름
기호
읽기
언제 참인가
부정(negation)
¬𝑝
p 가 아니다
p 가 거짓일 때
논리곱(conjunction)
𝑝∧𝑞
p 그리고 q
둘 다 참일 때
논리합(disjunction)
𝑝∨𝑞
p 또는 q
적어도 하나가 참일 때
부정은 ――𝑝 로 적기도 한다. 이 문서는 ¬𝑝 로 통일한다.
이 정의를 빠짐없이 적어 놓은 표를 진리표(truth table)라 한다. 𝑝 와 𝑞 가 각각 참·거짓 두 가지이므로 따져야 할 경우는 넷뿐이고, 그 넷을 모두 적으면 그것으로 정의가 완결된다.
<진리표는 ‘따져야 할 경우가 유한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맨 오른쪽 조건문 열에서 p 가 거짓인 두 줄이 모두 참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다음 절의 주제다>[원본 보기]
여기서 일상어와 어긋나는 곳이 하나 있다. 일상에서 "커피 또는 홍차"는 보통 둘 중 하나만을 뜻한다. 그러나 수학의 ∨ 는 둘 다여도 참이다. 둘 중 하나만 참일 때만 참인 연산은 따로 있고, 배타적 논리합이라 하며 𝑝⊕𝑞 로 적는다. 이 문서에서 ∨ 는 언제나 "적어도 하나"를 뜻한다.
예제 3
𝑝 를 "6 은 짝수다", 𝑞 를 "6 은 3의 배수다" 라 하자. ¬𝑝, 𝑝∧𝑞, 𝑝∨𝑞, ¬𝑝∨𝑞 의 진리값을 각각 구하라.
풀이 보기
먼저 𝑝 와 𝑞 의 값을 정한다. 6=2×3 이므로 둘 다 참이다.
¬𝑝 는 𝑝 가 참이므로 거짓.
𝑝∧𝑞 는 둘 다 참이므로 참.
𝑝∨𝑞 도 참. 둘 다 참이어도 논리합은 참이라는 점을 확인해 두자.
¬𝑝∨𝑞 는 ¬𝑝 가 거짓, 𝑞 가 참이므로 적어도 하나가 참이라 참이다.
마지막 것이 헷갈리기 쉽다. 논리합은 둘 중 참인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참이다. 앞쪽이 거짓이라고 전체가 거짓이 되지 않는다.
조건문 — 만약 ~라면
수학에서 가장 많이 쓰는 문장 형태는 "𝑝 이면 𝑞 이다"이다. 이것을 조건문(implication)이라 하고 𝑝→𝑞 로 적는다. 𝑝 를 가정(hypothesis), 𝑞 를 결론(conclusion)이라 한다.
문제는 진리값이다. 𝑝 가 참이고 𝑞 도 참이면 𝑝→𝑞 가 참, 𝑝 가 참인데 𝑞 가 거짓이면 𝑝→𝑞 가 거짓이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쉽다. 걸리는 곳은 𝑝 가 거짓일 때다. 이때 𝑝→𝑞 는 참으로 정한다.
왜 그렇게 정하는지는 약속으로 생각하면 납득이 간다. "비가 오면 우산을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다고 하자. 이 약속을 어긴 경우는 비가 왔는데 우산을 안 가져간 경우 하나뿐이다. 비가 오지 않은 날에는 우산을 가져갔든 안 가져갔든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다. 어기지 않았으면 약속은 지켜진 것이고, 그래서 참이다.
이렇게 가정이 거짓이라서 자동으로 참이 되는 경우를 공허하게 참(vacuously true)이라 한다. 억지처럼 보이지만 이 약속 덕분에 뒤에서 큰 이득을 본다. 4장에서 "공집합은 모든 집합의 부분집합이다"가 한 줄로 증명되는 것이 그 예다.
𝑝→𝑞 와 𝑞→𝑝 가 모두 참이면 두 명제는 동치(equivalent)라 하고 𝑝↔𝑞 로 적는다. 두 명제의 진리값이 언제나 같다는 뜻이다.
역 · 이 · 대우
조건문 𝑝→𝑞 하나에서 세 개의 친척 명제가 만들어진다.
이름
식
만드는 법
원명제
𝑝→𝑞
기준
역(converse)
𝑞→𝑝
가정과 결론을 맞바꾼다
이(inverse)
¬𝑝→¬𝑞
양쪽을 각각 부정한다
대우(contrapositive)
¬𝑞→¬𝑝
맞바꾸고 부정한다
<굵은 두 상자끼리, 가는 두 상자끼리는 언제나 진리값이 같다. 그러나 굵은 쪽과 가는 쪽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이 그림의 요점이다>[원본 보기]
원명제와 대우는 언제나 진리값이 같다. 이것이 이 절에서 가져갈 단 하나의 사실이고, 증명 방법 하나가 통째로 여기서 나온다. 진리표로 확인해 보자. 𝑝→𝑞 가 거짓인 경우는 𝑝 가 참이고 𝑞 가 거짓일 때뿐이었다. ¬𝑞→¬𝑝 가 거짓인 경우는 ¬𝑞 가 참이고 ¬𝑝 가 거짓일 때, 즉 𝑞 가 거짓이고 𝑝 가 참일 때뿐이다. 두 조건이 글자만 다르고 똑같다.
반면 원명제가 참이라고 역이 참인 것은 아니다. "정사각형이면 직사각형이다"는 참이지만 "직사각형이면 정사각형이다"는 거짓이다. 이 혼동이 잘못된 증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대우는 "𝑥2≠4 이면 𝑥≠2 이다". 참이다. 원명제가 참이므로 확인해 볼 것도 없이 참이다.
여기서 역과 이가 함께 거짓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역과 이는 서로 대우 관계라 진리값이 언제나 같다.
예제 5
𝑛 이 자연수일 때 "𝑛2 이 짝수이면 𝑛 은 짝수다" 를 직접 증명하려 하면 무엇이 막히는가?
풀이 보기
직접 증명하려면 𝑛2=2𝑘 라는 정보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𝑛 에 대한 정보를 끌어내려면 제곱근을 다뤄야 하고, 𝑛=√2𝑘 에서 𝑛 이 짝수라는 사실이 곧바로 나오지 않는다. 가정이 손대기 어려운 형태다.
대우를 보자. "𝑛 이 홀수이면 𝑛2 은 홀수다"이다. 이쪽은 가정이 다루기 쉽다. 홀수는 𝑛=2𝑘+1 로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𝑛2=(2𝑘+1)2=4𝑘2+4𝑘+1=2(2𝑘2+2𝑘)+1
괄호 안이 정수이므로 𝑛2 은 홀수다. 대우가 참임을 보였으므로 원명제도 참이다.
이것이 대우증명이고, 이 장의 마지막 절에서 다시 정리한다. 여기서 얻을 교훈은 "증명이 막히면 대우를 써 보라"가 아니라 "가정이 손대기 쉬운 쪽을 골라라"이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𝑝→𝑞 가 참일 때 이것을 𝑝⟹𝑞 로도 적고, 이때 𝑝 를 𝑞 이기 위한 충분조건, 𝑞 를 𝑝 이기 위한 필요조건이라 한다.
이름이 헷갈리기로 유명하다. 그림으로 보면 외울 것이 없어진다.
<작은 원이 큰 원 안에 들어 있다는 그림 하나에서 충분조건·필요조건·대우가 모두 읽힌다. 화살표는 언제나 작은 쪽에서 큰 쪽으로 간다>[원본 보기]
𝑝 인 것들의 모임이 𝑞 인 것들의 모임 안에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𝑝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𝑞 가 되기에 충분하고, 𝑞 안에 있는 것은 𝑝 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화살표는 작은 쪽에서 큰 쪽으로 간다.
𝑝⟹𝑞 와 𝑞⟹𝑝 가 모두 성립하면 𝑝 는 𝑞 의 필요충분조건이고 𝑝⟺𝑞 로 적는다. 두 모임이 완전히 같다는 뜻이다.
예제 6
다음에서 𝑝 는 𝑞 의 무슨 조건인가. (가) 𝑝: 𝑥 는 4 의 배수, 𝑞: 𝑥 는 2 의 배수 (나) 𝑝: 삼각형이 정삼각형, 𝑞: 삼각형이 이등변삼각형 (다) 𝑝: 𝑥>0, 𝑞: 𝑥2>0.
풀이 보기
방법은 하나다. 어느 모임이 어느 모임에 들어가는지를 본다.
(가) 4 의 배수는 모두 2 의 배수다. 거꾸로는 아니다(6). 작은 쪽이 𝑝 이므로 𝑝 는 𝑞 의 충분조건, 𝑞 는 𝑝 의 필요조건이다.
(나) 정삼각형은 모두 이등변삼각형이지만 거꾸로는 아니다. 역시 𝑝 가 충분조건이다.
(다) 𝑥>0 이면 𝑥2>0 이다. 거꾸로는 아니다. 𝑥=−3 이면 𝑞 는 참인데 𝑝 는 거짓이다. 𝑝 가 충분조건이다.
셋 다 답이 같아 보이지만 (다)에서는 반례를 찾는 자리가 다르다. 필요조건인지 확인하려면 큰 쪽에서 작은 쪽으로 나가는 반례를 찾으면 된다.
논리 법칙과 드모르간
논리 연산에는 산술의 교환·결합·분배와 닮은 법칙이 있다. 전부 진리표 네 줄을 채워 보면 확인된다.
이름
법칙
교환법칙
𝑝∧𝑞≡𝑞∧𝑝, 𝑝∨𝑞≡𝑞∨𝑝
결합법칙
(𝑝∧𝑞)∧𝑟≡𝑝∧(𝑞∧𝑟)
분배법칙
𝑝∧(𝑞∨𝑟)≡(𝑝∧𝑞)∨(𝑝∧𝑟)
분배법칙
𝑝∨(𝑞∧𝑟)≡(𝑝∨𝑞)∧(𝑝∨𝑟)
항등법칙
𝑝∧T≡𝑝, 𝑝∨F≡𝑝
지배법칙
𝑝∧F≡F, 𝑝∨T≡T
멱등법칙
𝑝∧𝑝≡𝑝, 𝑝∨𝑝≡𝑝
이중부정
¬(¬𝑝)≡𝑝
모순율
𝑝∧¬𝑝≡F
배중률
𝑝∨¬𝑝≡T
드모르간 법칙
¬(𝑝∧𝑞)≡¬𝑝∨¬𝑞
드모르간 법칙
¬(𝑝∨𝑞)≡¬𝑝∧¬𝑞
여기서 ≡ 는 두 식의 진리값이 언제나 같다는 뜻이다.
산술과 다른 점이 둘 있다. 첫째, 분배법칙이 양쪽으로 성립한다. 산술에서는 𝑎×(𝑏+𝑐)=𝑎𝑏+𝑎𝑐 만 되고 𝑎+(𝑏×𝑐)=(𝑎+𝑏)(𝑎+𝑐) 는 안 되지만, 논리에서는 둘 다 된다. 둘째, 멱등법칙이 있다. 같은 것을 두 번 "그리고"로 묶어도 늘어나지 않는다.
실전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것은 드모르간 법칙이다. 부정을 괄호 안으로 밀어 넣을 때 ∧ 와 ∨ 가 서로 뒤바뀐다는 규칙이다.
<가운데와 오른쪽에서 칠한 부분이 완전히 같다. 왼쪽 그림의 렌즈 모양을 통째로 뺀 나머지가 ‘p 가 아니거나 q 가 아니거나’ 라는 것이 드모르간 법칙이다>[원본 보기]
말로 옮기면 이렇다. "둘 다인 것은 아니다"는 "적어도 하나는 아니다"와 같고, "둘 중 아무것도 아니다"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와 같다.
예제 7
다음 명제를 부정하고, 부정한 결과를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옮겨라. (가) 𝑥>0 이고 𝑦>0 이다 (나) 𝑛 은 2 의 배수이거나 3 의 배수다.
풀이 보기
(가) 드모르간 법칙을 그대로 쓴다.
¬(𝑥>0∧𝑦>0)≡(𝑥≤0)∨(𝑦≤0)
"𝑥 와 𝑦 중 적어도 하나가 0 이하다". 흔한 실수는 "둘 다 0 이하다"로 옮기는 것이다. 그것은 훨씬 강한 주장이다.
또 하나 조심할 것은 ¬(𝑥>0) 가 𝑥<0 이 아니라 𝑥≤0 이라는 점이다. 부등호를 부정하면 등호가 딸려 온다.
(나) 이번에도 드모르간이다.
¬(2∣𝑛∨3∣𝑛)≡(2∤𝑛)∧(3∤𝑛)
여기서 2∣𝑛 은 "2 가 𝑛 을 나눈다", 즉 𝑛 이 2 의 배수라는 뜻의 표기다. 읽으면 "𝑛 은 2 의 배수도 아니고 3 의 배수도 아니다".
예제 8
¬(𝑝→𝑞) 를 ∧ 와 ¬ 만으로 나타내라.
풀이 보기
무엇을 묻는지부터 정리하자. 조건문이 거짓이 되는 경우를 식으로 적으라는 것이다.
진리표에서 𝑝→𝑞 가 거짓인 줄은 하나뿐이었다. 𝑝 가 참이고 𝑞 가 거짓인 줄이다. 그러므로
¬(𝑝→𝑞)≡𝑝∧¬𝑞
이 한 줄이 이 장에서 실전 가치가 가장 높은 식이다. 어떤 주장을 반박하려면 가정을 만족하면서 결론을 어기는 예 하나를 내놓으면 된다는 말을 식으로 적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예를 반례(counterexample)라 한다.
덧붙여, 이 식에서 조건문 자체를 𝑝→𝑞≡¬𝑝∨𝑞 로 바꿔 쓸 수 있다는 것도 나온다. 양변을 부정하고 드모르간을 쓰면 확인된다.
모든 것과 어떤 것
앞에서 조건 𝑝(𝑥) 는 명제가 아니라고 했다. 조건을 명제로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다.
이름
기호
읽기
언제 참인가
전칭(universal)
∀𝑥𝑝(𝑥)
모든 x 에 대하여 p(x)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을 때
존재(existential)
∃𝑥𝑝(𝑥)
p(x) 인 x 가 존재한다
그런 x 가 하나라도 있을 때
∀ 는 All 의 A 를, ∃ 는 Exists 의 E 를 뒤집은 모양이다. 어떤 범위에서 𝑥 를 고르는지도 함께 밝혀야 한다. ∀𝑥∈ℝ 처럼 적는다. 여기서 ℝ 는 실수 전체를 가리키는 관례적인 기호다.
<왼쪽은 여덟 개 중 일곱 개가 파란데도 거짓이고, 오른쪽은 여덟 개 중 하나만 파란데도 참이다. 전칭과 존재는 ‘몇 개인가’가 아니라 ‘예외가 있는가’를 묻는다>[원본 보기]
부정 규칙이 특히 중요하다.
¬(∀𝑥𝑝(𝑥))≡∃𝑥¬𝑝(𝑥)
¬(∃𝑥𝑝(𝑥))≡∀𝑥¬𝑝(𝑥)
말로 하면 "모두 그렇지는 않다"는 "그렇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와 같고, "그런 것이 없다"는 "전부 그렇지 않다"와 같다. 앞 절의 드모르간 법칙을 무한히 많은 명제로 늘린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전칭명제를 부정하는 데는 반례 하나면 충분하다는 사실이 나온다. 수학에서 어떤 주장이 틀렸음을 보이는 표준적인 방법이다.
예제 9
다음을 기호로 쓰고 부정하라. (가) 모든 실수 𝑥 에 대하여 𝑥2≥0 이다 (나) 어떤 자연수 𝑛 에 대하여 𝑛2=2 이다.
풀이 보기
(가) ∀𝑥∈ℝ,𝑥2≥0 이고 참이다. 부정하면
∃𝑥∈ℝ,𝑥2<0
이고 거짓이다. 참인 명제의 부정은 거짓이어야 하니 앞뒤가 맞는다.
(나) ∃𝑛∈ℕ,𝑛2=2 이고 거짓이다. 12=1, 22=4 이고 그 사이에 자연수가 없다. 부정하면
∀𝑛∈ℕ,𝑛2≠2
이고 참이다.
(나)의 부정을 "어떤 자연수에 대하여 𝑛2≠2" 로 쓰는 실수가 잦다. 부정하면 ∃ 와 ∀ 가 뒤바뀐다는 것을 놓친 것이다.
예제 10
"모든 소수는 홀수다" 라는 주장을 반박하라. 반박에 필요한 최소한의 작업은 무엇인가?
풀이 보기
이 주장은 ∀𝑝(𝑝가소수→𝑝가홀수) 꼴이다. 부정하면
∃𝑝(𝑝가소수∧𝑝가홀수가아님)
이 되고, 앞 절에서 본 ¬(𝑝→𝑞)≡𝑝∧¬𝑞 가 여기 쓰였다. 그러므로 소수이면서 짝수인 수를 하나만 찾으면 반박이 끝난다.
2 가 그것이다. 2 는 소수이고 짝수다.
필요한 작업은 이것이 전부다. 다른 소수를 아무리 많이 검사해 봐야 반박에 보태는 것이 없다. 반대로 이 주장을 증명하려 했다면 소수를 하나씩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여기에 증명과 반박의 비대칭이 있다.
증명하는 네 가지 방법
이제 도구가 갖추어졌다. 어떤 명제를 증명한다는 것은 이미 참으로 인정된 것에서 출발해 논리 규칙만으로 그 명제에 도달하는 것이다. 출발점이 되는 것은 정의와 공리, 그리고 앞서 증명해 둔 정리다.
실제로 쓰이는 방법은 네 가지다. 고르는 기준은 재주가 아니라 무엇을 손에 쥐고 시작할 수 있는가이다.
<왼쪽 조건을 읽고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대우증명과 귀류법이 형제라는 것, 즉 가정하는 것이 하나냐 둘이냐만 다르다는 것을 눈여겨볼 만하다>[원본 보기]
직접증명
𝑝 를 참이라 가정하고, 정의와 이미 아는 정리를 써서 𝑞 까지 밀고 간다. 가장 흔하고 가장 먼저 시도할 방법이다.
예제 11
두 홀수의 합은 짝수임을 증명하라.
증명
무엇을 증명하는지부터 명제 꼴로 적는다. "𝑚 과 𝑛 이 홀수이면 𝑚+𝑛 은 짝수다".
가정이 손대기 쉬운가? 그렇다. 홀수의 정의를 식으로 적을 수 있다. 그래서 직접증명을 고른다.
𝑚 과 𝑛 이 홀수이므로 어떤 정수 𝑗, 𝑘 에 대하여
𝑚=2𝑗+1,𝑛=2𝑘+1
로 쓸 수 있다. 더하면
𝑚+𝑛=2𝑗+2𝑘+2=2(𝑗+𝑘+1)
괄호 안 𝑗+𝑘+1 은 정수이므로 𝑚+𝑛 은 2×(정수) 꼴, 즉 짝수다.
여기서 한 일은 정의를 식으로 바꾼 것이 전부다. 증명이 막힐 때 가장 먼저 점검할 것도 이것이다. 나오는 낱말의 정의를 모두 식으로 적어 놓았는가.
대우증명
𝑝→𝑞 대신 ¬𝑞→¬𝑝 를 증명한다. 둘은 동치이므로 하나를 보이면 다른 하나가 따라온다. 결론의 부정이 가정보다 다루기 쉬울 때 쓴다.
예제 12
정수 𝑛 에 대하여 "𝑛2 이 3 의 배수이면 𝑛 도 3 의 배수다" 를 증명하라.
증명
왜 대우인가부터 정하자. 가정 "𝑛2 이 3 의 배수"에서 𝑛 에 대한 정보를 끌어내려면 제곱근을 다뤄야 해서 손댈 곳이 없다. 반면 결론의 부정 "𝑛 이 3 의 배수가 아니다"는 식으로 적을 수 있다. 식으로 적을 수 있는 쪽을 가정으로 삼는다.
대우는 "𝑛 이 3 의 배수가 아니면 𝑛2 도 3 의 배수가 아니다" 이다.
3 으로 나눈 나머지는 0, 1, 2 뿐이므로 3 의 배수가 아닌 𝑛 은 𝑛=3𝑘+1 또는 𝑛=3𝑘+2 꼴이다. 두 경우를 모두 따진다.
𝑛=3𝑘+1 이면 𝑛2=9𝑘2+6𝑘+1=3(3𝑘2+2𝑘)+1 이므로 나머지가 1.
𝑛=3𝑘+2 이면 𝑛2=9𝑘2+12𝑘+4=3(3𝑘2+4𝑘+1)+1 이므로 역시 나머지가 1.
어느 경우에도 𝑛2 은 3 의 배수가 아니다. 대우가 참이므로 원명제도 참이다.
경우를 빠짐없이 나눈 것이 이 증명의 핵심이다. 나머지가 0 인 경우는 "3 의 배수가 아니다"라는 가정에서 이미 빠졌으므로 둘만 보면 된다. 6장에서 √3 이 무리수임을 보일 때 이 정리를 그대로 쓴다.
귀류법
증명하려는 명제를 부정한 것을 참이라 가정하고, 거기서 모순을 끌어낸다. 모순이 나왔다는 것은 처음 가정이 틀렸다는 뜻이고, 따라서 원래 명제가 참이다. 라틴어 이름을 따 "귀류(reductio ad absurdum)"라 한다.
𝑝→𝑞 를 귀류법으로 증명하려면 앞 절에서 얻은 ¬(𝑝→𝑞)≡𝑝∧¬𝑞 를 쓴다. 즉 𝑝 와 ¬𝑞 를 함께 가정하고 모순을 찾는다. 대우증명이 ¬𝑞 하나만 가정하는 것과 여기서 갈린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형태의 주장은 대개 귀류법으로 증명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하나씩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제 13
소수는 무한히 많음을 증명하라. (유클리드의 증명)
증명
"무한히 많다"는 것을 직접 보이려면 소수를 끝없이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공식은 없다. "유한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따지는 편이 훨씬 다루기 쉽다. 그래서 귀류법을 고른다.
소수가 유한개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그것을 모두 적을 수 있다.
𝑝1,𝑝2,…,𝑝𝑘
이제 이들을 전부 곱하고 1 을 더한 수를 만든다.
𝑁=𝑝1𝑝2⋯𝑝𝑘+1
𝑁 은 어떤 𝑝𝑖 로 나누어도 나머지가 1 이다. 곱 부분은 𝑝𝑖 로 딱 나누어떨어지고 +1 만 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𝑁 은 목록에 있는 어떤 소수로도 나누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1 보다 큰 모든 자연수는 소수이거나 소수의 곱이다. 𝑁>1 이므로 𝑁 을 나누는 소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 소수는 목록에 없는 소수다.
목록이 소수를 전부 담았다고 했는데 목록 밖의 소수가 나왔다. 모순이다. 따라서 처음 가정이 틀렸고, 소수는 무한히 많다.
이 증명을 "𝑁 이 소수다"로 오해하는 일이 많다. 𝑁 이 소수일 필요는 없다. 2×3×5×7×11×13+1=30031=59×509 처럼 합성수일 수도 있다. 필요한 것은 𝑁 의 소인수가 목록 밖에 있다는 것뿐이다.
수학적 귀납법
자연수 𝑛 에 대한 명제 𝑃(𝑛) 을 모든 𝑛 에 대해 증명하는 방법이다. 무한히 많은 명제를 두 단계로 처리한다.
출발: 𝑃(1) 이 참임을 보인다.
이어짐: 임의의 𝑘 에 대해 "𝑃(𝑘) 가 참이면 𝑃(𝑘+1) 도 참" 임을 보인다.
두 가지가 모두 갖추어지면 모든 자연수 𝑛 에 대해 𝑃(𝑛) 이 참이다.
<②만 있고 ①이 없으면 도미노는 하나도 넘어지지 않는다. 두 단계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증명이 아니라는 것이 이 그림의 요점이다>[원본 보기]
②에서 가정하는 "𝑃(𝑘) 가 참"을 귀납가정이라 한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오해 하나를 짚어 두자. 귀납가정은 증명하려는 것을 미리 가정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하는 것은 "𝑘 번째가 참이다"이고 보이려는 것은 "𝑘+1 번째도 참이다"라는 연결고리이지, 결론 자체가 아니다.
예제 14
모든 자연수 𝑛 에 대하여 1+2+⋯+𝑛=𝑛(𝑛+1)2 임을 증명하라.
증명
𝑛 에 대한 명제이고 𝑛 이 자연수 전체를 훑으므로 귀납법이 맞는 도구다.
출발.𝑛=1 일 때 좌변은 1, 우변은 1⋅22=1 이므로 참이다.
이어짐. 어떤 𝑘 에 대해 1+2+⋯+𝑘=𝑘(𝑘+1)2 이 참이라 하자. 𝑛=𝑘+1 일 때의 좌변을 계산한다.
1+2+⋯+𝑘⏟___⏟___⏟귀납가정을쓴다+(𝑘+1)=𝑘(𝑘+1)2+(𝑘+1)
=(𝑘+1)(𝑘2+1)=(𝑘+1)⋅𝑘+22=(𝑘+1)((𝑘+1)+1)2
이것은 𝑛=𝑘+1 일 때의 우변과 같은 꼴이다. 따라서 모든 자연수 𝑛 에 대해 성립한다.
이 공식은 그림으로도 얻을 수 있다.
<같은 계단 두 벌을 맞물리면 빈틈없는 직사각형이 된다. 다만 그림은 n = 5 하나만 보인 것이고, 모든 n 에 대한 주장이 되려면 위의 귀납법이 필요하다>[원본 보기]
그림과 귀납법의 관계를 분명히 해 두자. 그림은 왜 그런지를 보여 주고, 귀납법은 예외가 없음을 보증한다. 둘 다 필요하다.
오류 찾기
다음 "증명"은 모든 자연수 𝑛 에 대해 1+2+⋯+𝑛=𝑛(𝑛+1)2+7 임을 보였다고 주장한다. 어디가 틀렸는가?
"𝑃(𝑘) 가 참이라 하면 1+⋯+𝑘+(𝑘+1)=𝑘(𝑘+1)2+7+(𝑘+1)=(𝑘+1)(𝑘+2)2+7 이므로 𝑃(𝑘+1) 도 참이다. 따라서 모든 𝑛 에 대해 참이다."
풀이 보기
계산은 맞다. 실제로 𝑃(𝑘)→𝑃(𝑘+1) 은 참이다. 틀린 곳은 계산이 아니라 빠진 단계다.
출발점을 확인하지 않았다. 𝑛=1 일 때 좌변은 1, 우변은 1+7=8 이므로 𝑃(1) 은 거짓이다.
도미노 그림으로 돌아가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분명해진다. "넘어지면 다음도 넘어진다"는 연결고리는 멀쩡한데 첫 도미노를 아무도 밀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도 넘어지지 않는다.
두 단계 중 하나만 검사하는 것은 귀납법 답안에서 가장 흔한 감점 사유다. 출발 단계가 한 줄로 끝난다고 해서 생략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이 장에서 새로 나온 것
기호
이름
뜻
¬𝑝
부정
p 가 아니다
𝑝∧𝑞
논리곱
p 그리고 q — 둘 다 참일 때만 참
𝑝∨𝑞
논리합
p 또는 q — 적어도 하나가 참이면 참
𝑝→𝑞
조건문
p 이면 q — p 가 거짓이면 무조건 참
𝑝↔𝑞
동치
진리값이 언제나 같다
𝑝⟹𝑞
함의
p 는 충분조건, q 는 필요조건
𝑝⟺𝑞
필요충분조건
양쪽 모두 함의가 성립한다
∀𝑥
전칭기호
모든 x 에 대하여
∃𝑥
존재기호
~인 x 가 존재한다
≡
논리적 동치
두 식의 진리값이 언제나 같다
꼭 챙겨 갈 사실은 넷이다.
원명제와 대우는 동치다. 역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드모르간 법칙: 부정을 안으로 밀어 넣으면 ∧ 와 ∨ 가 뒤바뀐다. ∀ 와 ∃ 도 마찬가지다.
¬(𝑝→𝑞)≡𝑝∧¬𝑞. 반례 하나로 전칭명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근거다.
증명 방법 네 가지 — 직접·대우·귀류·귀납. 고르는 기준은 어느 쪽 가정이 식으로 적히는가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 어휘를 그대로 써서 집합을 다룬다. 집합 연산은 논리 연산과 한 글자씩 대응하고, 드모르간 법칙도 모양 그대로 다시 나온다. 그 뒤 6장에서 √2 가 무리수임을 증명할 때 이 장의 귀류법이 처음으로 제 값을 한다.
집합
수학은 결국 "무엇들의 모임을 다루는가"로 정리된다. 방정식의 해도 모임이고, 함수의 정의역도 모임이고, 확률에서 말하는 사건도 모임이다. 이 모임을 다루는 공용 언어가 집합이다.
이 장에서 답할 것은 셋이다. 집합을 어떻게 적고 다루는가, 함수란 정확히 무엇인가, 그리고 무한한 것들의 개수를 어떻게 비교하는가.
3장에서 가져오는 것이 많다. 조건문 𝑝→𝑞 와 그 진리값, 드모르간 법칙, 전칭·존재 기호, 그리고 귀류법이다. 집합 연산은 논리 연산을 모임의 언어로 옮긴 것이라, 3장을 제대로 넘겼다면 이 장의 앞부분은 이미 아는 이야기의 되풀이로 느껴질 것이다.
이 장에서 가장 값이 나가는 것은 가운데의 함수 절이다. 7장의 함수 논의가 통째로 여기서 내린 정의 위에 선다.
집합과 원소
집합(set)은 어떤 대상들의 모임이고, 그 모임에 속한 하나하나를 원소(element)라 한다. 대상 𝑎 가 집합 𝐴 에 속하면 𝑎∈𝐴, 속하지 않으면 𝑎∉𝐴 로 적는다.
집합을 적는 방법은 둘이다.
원소나열법 — 원소를 그대로 늘어놓는다. 𝐴={1,2,3,6}
조건제시법 — 원소가 갖춰야 할 조건을 적는다. 𝐴={𝑥∣𝑥는6의양의약수}
세로줄 ∣ 는 "~인 것들"이라고 읽는다. 3장의 표현을 쓰면 세로줄 뒤에 오는 것이 조건 𝑝(𝑥) 이고, 집합은 그 조건을 참으로 만드는 대상을 전부 모은 것이다. 집합과 조건은 같은 것의 두 얼굴이다.
두 가지 약속이 있다. 첫째, 같은 원소를 여러 번 적어도 한 번 적은 것과 같다. {1,1,2}={1,2}. 둘째, 적는 순서는 상관없다. {1,2}={2,1}. 집합이 기억하는 것은 무엇이 들어 있는가뿐이다.
원소를 하나도 갖지 않는 집합을 공집합(empty set)이라 하고 ∅ 또는 {} 로 적는다. {∅} 은 공집합이 아니다. 원소를 하나 가진 집합이고, 그 원소가 공집합이다. 빈 상자와, 빈 상자를 담은 상자의 차이다.
원소의 개수를 셀 수 있으면 유한집합, 그렇지 않으면 무한집합이라 한다. 자주 쓰는 무한집합에는 관례적인 이름이 있다. ℕ 은 자연수, ℤ 는 정수, ℚ 는 유리수, ℝ 는 실수 전체다. 이 수 체계를 왜 이렇게 넓혀 왔는지는 6장에서 다룬다. 여기서는 이름만 빌려 쓴다.
"모임"이라는 말의 위험
위에서 집합을 "대상들의 모임"이라고 정의했는데, 사실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 "모임"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느슨함은 실제로 사고를 냈다.
자기 자신을 원소로 갖지 않는 집합을 전부 모아 𝑆 라 하자. 𝑆={𝑋∣𝑋∉𝑋} 이다. 이제 묻는다. 𝑆∈𝑆 인가?
𝑆∈𝑆 라면, 𝑆 는 𝑆 의 조건을 만족해야 하므로 𝑆∉𝑆 다. 모순이다.
𝑆∉𝑆 라면, 𝑆 는 조건을 만족하므로 𝑆∈𝑆 여야 한다. 역시 모순이다.
어느 쪽이든 모순이다. 이것이 러셀의 역설이다.
해결책은 "모임이면 무엇이든 집합"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오늘날의 수학은 집합을 정의하지 않는 용어로 두고, 집합이 만족해야 할 성질을 공리로 못 박아 놓는다. 어떤 조건이든 집합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집합에서 조건으로 부분을 잘라내는 것만 허용된다. 그러면 위의 𝑆 는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문서는 그 공리 체계를 다루지 않는다. 이 장 이후로는 소박한 뜻의 집합을 계속 쓴다. 다만 "모든 것의 집합" 같은 것을 함부로 만들면 위험하다는 사실은 기억해 둘 만하다.
예제 16
𝐴={𝑥∣𝑥는12의양의약수} 를 원소나열법으로 적어라. 그리고 3∈𝐴, 5∈𝐴, ∅∈𝐴 의 참·거짓을 판정하라.
풀이 보기
12 를 나누어떨어지게 하는 양의 정수를 작은 것부터 찾는다. 1,2,3,4,6,12 다.
𝐴={1,2,3,4,6,12}
3∈𝐴 는 참. 5∈𝐴 는 거짓이다. 12÷5 가 나누어떨어지지 않는다.
∅∈𝐴 는 거짓이다. 𝐴 의 원소는 전부 수이고 공집합은 수가 아니다. 공집합은 모든 집합의 부분집합이지만, 모든 집합의 원소는 아니다. 이 둘을 섞는 것이 이 장에서 가장 흔한 실수이고, 다음 절에서 그 차이를 정면으로 다룬다.
예제 17
다음 중 서로 같은 집합끼리 묶어라. 𝐴={1,2}, 𝐵={2,1,2}, 𝐶={{1,2}}, 𝐷={𝑥∣𝑥2−3𝑥+2=0}.
풀이 보기
판단 기준은 하나다. 같은 원소를 갖는가.
𝐵 는 2 를 두 번 적었을 뿐이므로 원소는 1 과 2 다. 𝐴=𝐵.
𝐷 를 구하려면 방정식을 푼다. 𝑥2−3𝑥+2=(𝑥−1)(𝑥−2)=0 이므로 해는 1 과 2. 따라서 𝐷={1,2}=𝐴.
𝐶 는 다르다. 𝐶 의 원소는 단 하나이고 그것은 집합 {1,2} 다. 1∉𝐶 이고 {1,2}∈𝐶 다.
집합이 다른 집합의 원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자. 상자 안에 상자를 넣을 수 있다. 헷갈릴 때는 중괄호를 몇 겹 벗겨야 그것이 나오는가를 세면 된다.
부분집합
집합 𝐴 의 모든 원소가 집합 𝐵 에도 들어 있으면 𝐴 를 𝐵 의 부분집합(subset)이라 하고 𝐴⊆𝐵 로 적는다. 3장의 기호로 쓰면 다음과 같다.
𝐴⊆𝐵⟺∀𝑥(𝑥∈𝐴→𝑥∈𝐵)
부분집합인지 아닌지는 원소 하나가 정한다.𝐵 밖으로 벗어난 원소가 하나라도 있으면 부분집합이 아니고, 그 원소가 반례다.
<오른쪽에서 A 의 원소 대부분이 B 안에 있어도 소용이 없다. 벗어난 원소 하나가 A ⊄ B 를 확정한다>[원본 보기]
𝐴⊆𝐵 이고 𝐵⊆𝐴 이면 두 집합은 같다고 하고 𝐴=𝐵 로 적는다. 두 집합이 같음을 증명할 때 표준적으로 쓰는 방법이 이것이다. 양쪽 포함을 각각 보이면 된다.
𝐴⊆𝐵 이면서 𝐴≠𝐵 인 경우, 즉 𝐵 에만 있는 원소가 있는 경우를 진부분집합이라 하고 𝐴⊊𝐵 로 적는다.
여기서 3장의 공허하게 참이 값을 한다. 공집합은 모든 집합의 부분집합이다.
왜 그런가. ∅⊆𝐵 는 "𝑥∈∅ 이면 𝑥∈𝐵 이다"라는 조건문이 모든 𝑥 에 대해 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𝑥∈∅ 은 어떤 𝑥 에 대해서도 거짓이다. 가정이 거짓이면 조건문은 참이므로, 이 조건문은 예외 없이 참이다. 따라서 ∅⊆𝐵 다.
원소가 𝑛 개인 집합의 부분집합은 모두 몇 개인가. 원소를 하나씩 훑으면서 "넣을까 말까"를 정한다고 보면, 원소마다 두 가지 선택이 있으므로 2𝑛 개다. 어떤 집합의 부분집합 전체를 모은 집합을 멱집합(power set)이라 하고 P(𝐴) 로 적는다. 원소의 개수는 |P(𝐴)|=2|𝐴| 다.
예제 18
𝐴={𝑎,𝑏,𝑐} 의 멱집합을 모두 적어라. 그리고 {𝑎}∈P(𝐴) 와 {𝑎}⊆𝐴 가 각각 참인지 말하라.
풀이 보기
원소 개수별로 빠짐없이 적는다. 개수가 23=8 이 되어야 하므로 그것으로 검산할 수 있다.
P(𝐴)={∅,{𝑎},{𝑏},{𝑐},{𝑎,𝑏},{𝑎,𝑐},{𝑏,𝑐},{𝑎,𝑏,𝑐}}
여덟 개가 맞다. 공집합과 자기 자신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𝑎}⊆𝐴 는 참이다. {𝑎} 의 유일한 원소 𝑎 가 𝐴 에 있다.
{𝑎}∈P(𝐴) 도 참이다. 멱집합의 원소는 부분집합들이므로, {𝑎} 가 𝐴 의 부분집합이라는 사실이 곧 P(𝐴) 의 원소라는 뜻이 된다.
두 기호를 정리해 두자. ∈ 는 상자 안에 든 것을 가리키고, ⊆ 는 상자 전체를 다른 상자와 견준다. 𝑎∈𝐴 는 맞지만 𝑎⊆𝐴 는 틀렸고, {𝑎}⊆𝐴 는 맞지만 {𝑎}∈𝐴 는 (이 경우) 틀렸다.
예제 19
𝐴⊆𝐵 이고 𝐵⊆𝐶 이면 𝐴⊆𝐶 임을 증명하라.
증명
무엇을 보여야 하는지 정의로 되돌린다. 𝐴⊆𝐶 는 "𝐴 의 임의의 원소가 𝐶 에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𝐴 의 원소를 아무거나 하나 잡고 𝐶 까지 따라가면 된다. 3장의 직접증명이다.
𝑥∈𝐴 라 하자.
𝐴⊆𝐵 이므로 𝑥∈𝐵 다.
𝐵⊆𝐶 이므로 𝑥∈𝐶 다.
𝑥 를 아무거나 잡았으므로 𝐴 의 모든 원소가 𝐶 에 있고, 따라서 𝐴⊆𝐶 다.
이 증명의 형식을 익혀 두면 좋다. 집합에 관한 명제는 거의 다 "원소를 하나 잡고 따라간다"로 풀린다. 그리고 "아무거나 하나 잡는다"는 말이 곧 3장의 ∀ 를 다루는 방법이다.
집합 연산
생각하는 대상 전체를 담은 집합을 정해 두고 이를 전체집합(universal set)이라 하며 𝑈 로 적는다. 그 안에서 네 가지 연산이 정의된다.
이름
기호
정의
대응하는 논리 연산
합집합
𝐴∪𝐵
{𝑥∣𝑥∈𝐴∨𝑥∈𝐵}
논리합 ∨
교집합
𝐴∩𝐵
{𝑥∣𝑥∈𝐴∧𝑥∈𝐵}
논리곱 ∧
차집합
𝐴−𝐵
{𝑥∣𝑥∈𝐴∧𝑥∉𝐵}
𝑝∧¬𝑞
여집합
𝐴𝑐
{𝑥∣𝑥∈𝑈∧𝑥∉𝐴}
부정 ¬
<네 연산의 차이는 ‘어디를 칠하는가’뿐이다. 맨 오른쪽에서 보듯 여집합은 전체집합 U 를 정해 두지 않으면 그릴 수조차 없다>[원본 보기]
오른쪽 열이 이 절의 요점이다. 집합 연산은 3장의 논리 연산을 원소의 언어로 옮긴 것이다. 그래서 3장의 법칙이 모양 그대로 다시 성립한다.
이름
집합에서
3장에서
교환법칙
𝐴∩𝐵=𝐵∩𝐴
𝑝∧𝑞≡𝑞∧𝑝
결합법칙
(𝐴∩𝐵)∩𝐶=𝐴∩(𝐵∩𝐶)
(𝑝∧𝑞)∧𝑟≡𝑝∧(𝑞∧𝑟)
분배법칙
𝐴∩(𝐵∪𝐶)=(𝐴∩𝐵)∪(𝐴∩𝐶)
𝑝∧(𝑞∨𝑟)≡(𝑝∧𝑞)∨(𝑝∧𝑟)
드모르간
(𝐴∪𝐵)𝑐=𝐴𝑐∩𝐵𝑐
¬(𝑝∨𝑞)≡¬𝑝∧¬𝑞
드모르간
(𝐴∩𝐵)𝑐=𝐴𝑐∪𝐵𝑐
¬(𝑝∧𝑞)≡¬𝑝∨¬𝑞
차집합은 여집합으로 바꿔 쓸 수 있다. 𝐴−𝐵=𝐴∩𝐵𝑐 다. 정의를 나란히 놓고 보면 같은 말이다.
예제 20
𝑈={1,2,3,4,5,6,7,8}, 𝐴={1,2,3,4}, 𝐵={3,4,5,6} 일 때 𝐴∪𝐵, 𝐴∩𝐵, 𝐴−𝐵, 𝐴𝑐, (𝐴∪𝐵)𝑐 를 구하라.
풀이 보기
정의를 그대로 적용한다.
𝐴∪𝐵={1,2,3,4,5,6} — 어느 한쪽에라도 있는 것을 모은다. 3 과 4 를 두 번 적지 않는다.
𝐴∩𝐵={3,4} — 양쪽 모두에 있는 것.
𝐴−𝐵={1,2} — 𝐴 에 있으면서 𝐵 에 없는 것.
𝐴𝑐={5,6,7,8} — 𝑈 에서 𝐴 를 뺀 것. 7 과 8 을 빠뜨리기 쉽다.
(𝐴∪𝐵)𝑐={7,8}.
마지막 것을 드모르간으로 검산해 보자. 𝐴𝑐={5,6,7,8} 이고 𝐵𝑐={1,2,7,8} 이므로 𝐴𝑐∩𝐵𝑐={7,8}. 일치한다.
예제 21
드모르간 법칙 (𝐴∪𝐵)𝑐=𝐴𝑐∩𝐵𝑐 를 증명하라.
증명
두 집합이 같음을 보이는 표준 방법은 양쪽 포함을 각각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더 짧은 길이 있다. 모든 단계를 동치(⟺)로 이을 수 있으면 한 번에 끝난다.
임의의 𝑥 에 대하여
𝑥∈(𝐴∪𝐵)𝑐⟺𝑥∉𝐴∪𝐵
⟺¬(𝑥∈𝐴∨𝑥∈𝐵)
⟺(𝑥∉𝐴)∧(𝑥∉𝐵)(3장의드모르간)
⟺𝑥∈𝐴𝑐∧𝑥∈𝐵𝑐⟺𝑥∈𝐴𝑐∩𝐵𝑐
임의의 𝑥 에 대해 양쪽에 속하는 조건이 같으므로 두 집합은 같다.
이 증명이 보여 주는 것은 집합의 드모르간이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3장 드모르간의 번역이라는 점이다. 가운데 줄에서 실제로 한 일은 논리 법칙 한 번 쓴 것이 전부다.
예제 22
𝐴−(𝐵∩𝐶)=(𝐴−𝐵)∪(𝐴−𝐶) 가 성립하는가?
풀이 보기
답을 짐작하기 전에 차집합을 여집합으로 바꿔 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는 법칙에 걸린다.
𝐴−(𝐵∩𝐶)=𝐴∩(𝐵∩𝐶)𝑐=𝐴∩(𝐵𝑐∪𝐶𝑐)
분배법칙을 쓰면
=(𝐴∩𝐵𝑐)∪(𝐴∩𝐶𝑐)=(𝐴−𝐵)∪(𝐴−𝐶)
성립한다.
구체적인 예로 확인해 보자. 𝐴={1,2,3}, 𝐵={2,3}, 𝐶={3,4} 이면 𝐵∩𝐶={3} 이므로 좌변은 {1,2}. 우변은 {1}∪{1,2}={1,2}. 일치한다.
다만 예를 하나 확인한 것은 증명이 아니다. 3장에서 본 대로 전칭명제는 예 하나로 세워지지 않는다. 예는 계산 실수를 잡는 검산으로만 쓴다.
곱집합과 순서쌍
집합은 순서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런데 순서가 중요한 경우가 있다. 평면 위의 점 (2,3) 과 (3,2) 은 다른 점이다.
그래서 순서를 기억하는 짝을 따로 만들고 순서쌍(ordered pair)이라 하며 (𝑎,𝑏) 로 적는다. 두 순서쌍이 같다는 것은 𝑎=𝑐 이고 𝑏=𝑑 이라는 뜻이다.
집합 𝐴 의 원소와 집합 𝐵 의 원소로 만들 수 있는 순서쌍을 전부 모은 것을 곱집합(Cartesian product)이라 하고 𝐴×𝐵 로 적는다.
𝐴×𝐵={(𝑎,𝑏)∣𝑎∈𝐴∧𝑏∈𝐵}
<A 의 원소를 가로, B 의 원소를 세로에 놓으면 순서쌍이 격자의 자리가 된다. 자리의 개수가 가로 개수 곱하기 세로 개수라는 것이 원소 개수 공식의 전부다>[원본 보기]
그림에서 보듯 |𝐴×𝐵|=|𝐴|×|𝐵| 다. 이름에 "곱"이 붙은 이유가 여기 있다.
ℝ×ℝ 를 ℝ2 로 적으면 그것이 좌표평면이다. 좌표평면이란 실수 두 개의 순서쌍을 전부 모은 집합이라는 뜻이다.
예제 23
𝐴={1,2}, 𝐵={𝑥,𝑦,𝑧} 일 때 𝐴×𝐵 를 모두 적고 |𝐴×𝐵| 를 구하라. 𝐴×𝐵=𝐵×𝐴 인가?
풀이 보기
𝐴 의 원소를 앞에, 𝐵 의 원소를 뒤에 놓아 빠짐없이 만든다.
𝐴×𝐵={(1,𝑥),(1,𝑦),(1,𝑧),(2,𝑥),(2,𝑦),(2,𝑧)}
|𝐴×𝐵|=2×3=6 이고 실제로 여섯 개다.
𝐴×𝐵=𝐵×𝐴 는 거짓이다. 𝐵×𝐴 의 원소는 (𝑥,1) 처럼 생겼는데, 순서쌍은 순서를 기억하므로 (1,𝑥)≠(𝑥,1) 이다. 두 집합은 원소가 하나도 겹치지 않는다.
개수만은 같다. 곱집합에서 크기는 대칭이지만 집합 자체는 대칭이 아니다.
예제 24
𝐴×𝐵=∅ 이 되는 것은 어떤 경우인가?
풀이 보기
곱집합의 원소는 순서쌍 (𝑎,𝑏) 이고, 이런 것을 하나라도 만들려면 𝑎∈𝐴 인 𝑎 와 𝑏∈𝐵 인 𝑏 가 각각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순서쌍을 하나도 만들 수 없는 경우는 𝐴 가 비어 있거나 𝐵 가 비어 있을 때다.
𝐴×𝐵=∅⟺𝐴=∅∨𝐵=∅
이 결과는 개수 공식과도 앞뒤가 맞는다. |𝐴×𝐵|=|𝐴|×|𝐵| 이므로, 곱이 0 이 되려면 두 인수 중 하나가 0 이어야 한다. 수의 곱셈에서와 같은 이야기다.
함수를 집합으로 정의한다
중학교에서는 함수를 "𝑥 를 넣으면 𝑦 가 나오는 상자" 정도로 배운다. 이 그림은 틀리지 않았지만 "넣는다"와 "나온다"가 무슨 뜻인지 말하지 않는다. 집합의 언어로는 이것을 정확히 적을 수 있다.
집합 𝑋 에서 집합 𝑌 로 가는 함수(function)𝑓 란 다음을 만족하는 대응이다.
𝑋 의 모든 원소 𝑥 에 대하여, 𝑓(𝑥)∈𝑌 인 값이 정확히 하나씩 정해진다.
여기서 "모든"과 "정확히 하나" 두 조건이 함수를 함수이게 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함수가 아니고, 하나에서 둘이 나와도 함수가 아니다.
<왼쪽 집합의 점마다 화살표가 정확히 하나씩 나가야 한다. 가운데는 나가지 않은 점이 있어서, 오른쪽은 두 개 나간 점이 있어서 함수가 아니다>[원본 보기]
이름을 붙여 두자. 𝑋 를 정의역(domain), 𝑌 를 공역(codomain), 실제로 값이 되어 나온 것들만 모은 {𝑓(𝑥)∣𝑥∈𝑋} 를 치역(range)이라 하고 𝑓(𝑋) 로 적는다. 치역은 언제나 공역의 부분집합이고, 같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함수 하나를 순서쌍의 집합으로 볼 수도 있다. 𝑓 를 {(𝑥,𝑓(𝑥))∣𝑥∈𝑋}⊆𝑋×𝑌 와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함수는 곱집합의 부분집합 중 특별한 것이 된다. 7장에서 그리는 그래프가 바로 이 집합을 좌표평면에 찍은 것이다.
단사 · 전사 · 전단사
화살표가 어떻게 놓이는지에 따라 함수에 세 가지 이름이 붙는다.
이름
조건
화살표로 보면
일대일함수(단사, injective)
𝑓(𝑎)=𝑓(𝑏)⇒𝑎=𝑏
서로 다른 곳에서 온 화살표가 겹치지 않는다
위로의 함수(전사, surjective)
치역 = 공역
도착점 중 화살표를 못 받은 것이 없다
일대일대응(전단사, bijective)
단사이면서 전사
양쪽이 짝을 지어 하나도 남지 않는다
<단사는 출발점 쪽을, 전사는 도착점 쪽을 보고 판정한다. 오른쪽처럼 둘 다 만족할 때만 화살표를 거꾸로 돌려도 여전히 함수가 된다>[원본 보기]
단사의 조건을 대우로 뒤집으면 "𝑎≠𝑏 이면 𝑓(𝑎)≠𝑓(𝑏)" 이다. 3장에서 본 대로 두 표현은 동치이고, 증명할 때는 대개 앞의 형태가 쓰기 편하다.
합성함수와 역함수
함수 𝑓:𝑋→𝑌 와 𝑔:𝑌→𝑍 가 있으면 이어 붙일 수 있다. (𝑔∘𝑓)(𝑥)=𝑔(𝑓(𝑥)) 로 정의되는 함수를 합성함수라 한다. 𝑓 를 먼저 쓰는데 기호는 뒤에 적는다. 순서가 뒤바뀐 것처럼 보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𝑓 가 일대일대응이면 화살표를 전부 거꾸로 돌려도 함수의 조건이 유지된다. 이렇게 얻은 함수를 역함수라 하고 𝑓−1 로 적는다.
<왼쪽은 화살표를 이어 붙인 것이고 오른쪽은 거꾸로 돌린 것이다. 거꾸로 돌려도 함수가 되려면 남는 점도 겹치는 점도 없어야 한다 — 그래서 일대일대응일 때만 역함수가 있다>[원본 보기]
역함수의 정의는 𝑓−1(𝑦)=𝑥⟺𝑓(𝑥)=𝑦 이고, 따라서 𝑓−1(𝑓(𝑥))=𝑥 이며 𝑓(𝑓−1(𝑦))=𝑦 다. 𝑓−1 의 −1 은 지수가 아니다. 1/𝑓 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예제 25
𝑓:ℝ→ℝ, 𝑓(𝑥)=2𝑥+3 은 단사인가, 전사인가? 역함수를 구하라.
풀이 보기
단사인지 보려면 정의를 그대로 쓴다. 𝑓(𝑎)=𝑓(𝑏) 라 하자.
2𝑎+3=2𝑏+3⇒2𝑎=2𝑏⇒𝑎=𝑏
따라서 단사다.
전사인지 보려면 공역의 아무 원소나 하나 잡고, 그것으로 가는 𝑥 가 있는지 찾는다. 임의의 𝑦∈ℝ 에 대해 2𝑥+3=𝑦 를 풀면 𝑥=(𝑦−3)/2 이고 이것은 실수다. 그런 𝑥 가 언제나 있으므로 전사다.
단사이고 전사이므로 일대일대응이고 역함수가 있다. 방금 푼 식이 곧 역함수다.
𝑓−1(𝑦)=𝑦−32
검산해 보자. 𝑓−1(𝑓(𝑥))=(2𝑥+3)−32=𝑥 로 제자리에 돌아온다.
전사인지 확인하는 계산과 역함수를 구하는 계산이 같았다는 점을 눈여겨보자. 우연이 아니다. "𝑦 로 가는 𝑥 를 찾는 일"이 곧 역함수를 구하는 일이다.
예제 26
𝑔:ℝ→ℝ, 𝑔(𝑥)=𝑥2 은 단사인가, 전사인가? 정의역이나 공역을 어떻게 고치면 일대일대응이 되는가?
풀이 보기
단사가 아니다. 𝑔(−2)=𝑔(2)=4 인데 −2≠2 다. 반례 하나로 끝난다.
전사도 아니다. 𝑦=−1 로 가는 실수 𝑥 가 없다. 제곱은 음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치역은 {𝑦∣𝑦≥0} 이고 공역 ℝ 보다 작다.
고치는 방법은 각각 하나씩이다. 겹침을 없애려면 정의역을 반쪽으로 줄인다. 남는 것을 없애려면 공역을 치역까지 줄인다.
𝑔:{𝑥∣𝑥≥0}→{𝑦∣𝑦≥0},𝑔(𝑥)=𝑥2
이제 일대일대응이고 역함수는 𝑔−1(𝑦)=√𝑦 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가 나온다. 함수는 식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같은 𝑥2 이라도 정의역과 공역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단사가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다. 함수를 적을 때 𝑓:𝑋→𝑌 를 함께 밝히는 이유다.
예제 27
𝑓(𝑥)=𝑥+1, 𝑔(𝑥)=3𝑥 일 때 (𝑔∘𝑓)(2) 와 (𝑓∘𝑔)(2) 를 구하고 두 합성함수가 같은지 판정하라.
풀이 보기
정의를 순서대로 따라간다. (𝑔∘𝑓)(𝑥)=𝑔(𝑓(𝑥)) 이므로 𝑓 를 먼저 쓴다.
(𝑔∘𝑓)(2)=𝑔(𝑓(2))=𝑔(3)=9
(𝑓∘𝑔)(2)=𝑓(𝑔(2))=𝑓(6)=7
값이 다르므로 두 합성함수는 같지 않다. 일반형으로 적어 보면 이유가 분명해진다.
(𝑔∘𝑓)(𝑥)=3(𝑥+1)=3𝑥+3,(𝑓∘𝑔)(𝑥)=3𝑥+1
합성에는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순서가 바뀌면 다른 함수다. 반면 결합법칙은 성립한다. (ℎ∘𝑔)∘𝑓=ℎ∘(𝑔∘𝑓) 인데, 양쪽 다 "𝑓, 𝑔, ℎ 를 이 순서로 적용한다"는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원소의 개수와 무한
유한집합 𝐴 의 원소 개수를 |𝐴| 로 적는다. 두 집합의 합집합의 크기를 구할 때는 조심할 것이 하나 있다.
<두 원의 크기를 그냥 더하면 겹친 5 를 두 번 센 것이 된다. 한 번 빼 주면 맞는다>[원본 보기]
|𝐴∪𝐵|=|𝐴|+|𝐵|−|𝐴∩𝐵|
이것을 포함배제 원리라 한다. 겹친 부분을 두 번 셌으니 한 번 빼는 것이다. 집합이 셋이면 두 개씩 겹친 것을 빼고, 그러면 셋 다 겹친 부분을 너무 많이 뺀 것이 되므로 다시 더한다.
|𝐴∪𝐵∪𝐶|=|𝐴|+|𝐵|+|𝐶|−|𝐴∩𝐵|−|𝐵∩𝐶|−|𝐶∩𝐴|+|𝐴∩𝐵∩𝐶|
무한한 것의 개수를 비교하는 법
무한집합에는 "세어서 개수를 말한다"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대신 짝을 지어 본다. 두 집합 사이에 일대일대응이 있으면 크기가 같다고 정의한다. 양치기가 양의 수를 세지 못해도 돌멩이와 양을 하나씩 짝지어 남는 것이 없으면 개수가 같다고 판단하는 것과 같다.
자연수 집합 ℕ 과 일대일대응을 이루는 집합을 가산집합(countable set)이라 하고, 그 크기를 ℵ0 (알레프 널)로 적는다.
여기서 유한집합의 직관이 깨진다. 짝수인 자연수만 모은 집합 𝐸 를 보자. 𝐸 는 ℕ 의 진부분집합이니 더 작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𝑓(𝑛)=2𝑛 이라는 대응이 ℕ 과 𝐸 사이의 일대일대응이다. 남는 것도 겹치는 것도 없다. 그러므로 |𝐸|=|ℕ|=ℵ0 다.
무한집합은 자기 자신의 진부분집합과 크기가 같을 수 있다. 이것이 무한을 다룰 때 처음 부딪히는 벽이다.
그렇다면 모든 무한은 같은 크기인가? 아니다. 0 과 1 사이의 실수는 자연수보다 진짜로 더 많다.
<어떤 목록을 가져와도 그 목록의 대각선을 비껴가는 수를 만들 수 있다. 목록이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목록 자체를 재료로 삼아 보이는 것이 이 논법의 묘미다>[원본 보기]
증명은 귀류법이다. 0 과 1 사이의 실수를 전부 줄 세울 수 있다고 하자. 그러면 소수 전개를 위 그림처럼 늘어놓을 수 있다. 이제 새 수 𝑑 를 이렇게 만든다. 𝑑 의 𝑘 번째 소수 자리는 목록의 𝑘 번째 수의 𝑘 번째 자리와 다르게 잡는다.
그러면 𝑑 는 목록의 첫 번째 수와 첫째 자리가 다르고, 두 번째 수와 둘째 자리가 다르고, 𝑘 번째 수와 𝑘 번째 자리가 다르다. 즉 목록의 어느 줄과도 같지 않다. 그런데 𝑑 도 0 과 1 사이의 실수다. 목록이 전부라고 했는데 목록에 없는 것이 나왔으니 모순이다.
이것을 칸토어의 대각선 논법이라 한다. 여기서 얻는 결론은 무한에도 등급이 있다는 것이다. 자연수·정수·유리수는 모두 ℵ0 이지만 실수는 그보다 크다.
예제 28
어떤 학급 학생 30명 중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이 18명,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이 15명, 둘 다 좋아하는 학생이 9명이다. 둘 다 좋아하지 않는 학생은 몇 명인가?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수학도 과학도 좋아하지 않는" 학생 수다. 집합으로 적으면 |(𝐴∪𝐵)𝑐| 이고, 여기서 𝐴 는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 𝐵 는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 𝑈 는 학급 전체다.
먼저 적어도 하나를 좋아하는 학생 수를 구한다. 포함배제 원리를 쓴다.
|𝐴∪𝐵|=18+15−9=24
그냥 더하면 33 인데 학급이 30 명이므로 그 자체로 뭔가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 겹친 9 명을 두 번 센 것이었다.
나머지가 답이다.
|(𝐴∪𝐵)𝑐|=|𝑈|−|𝐴∪𝐵|=30−24=6
답은 6 명. 검산해 보면 수학만 9, 과학만 6, 둘 다 9, 둘 다 아님 6 이고 합이 30 이다.
예제 29
정수 전체의 집합 ℤ 가 가산집합임을 보여라.
증명
보여야 할 것은 ℕ 과 ℤ 사이의 일대일대응이다. 정수를 빠짐없이, 겹치지 않게 한 줄로 세우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작은 것부터 세려고 하면 실패한다. ℤ 에는 가장 작은 수가 없어서 출발점을 잡을 수 없다. 그러니 다른 순서로 센다.
0,1,−1,2,−2,3,−3,…
0 에서 시작해 좌우로 번갈아 뻗어 나가는 순서다. 이 줄의 𝑛 번째 자리에 놓인 정수를 식으로 적으면 다음과 같다.
𝑓(𝑛)=⎧{
{
{⎨{
{
{⎩𝑛2(𝑛이짝수)−𝑛−12(𝑛이홀수)
확인해 보자. 𝑓(1)=0, 𝑓(2)=1, 𝑓(3)=−1, 𝑓(4)=2, 𝑓(5)=−2 다. 짝수 자리에는 양의 정수가, 홀수 자리에는 0 과 음의 정수가 오므로 두 갈래가 서로 겹치지 않는다.
어떤 정수를 대도 그 자리가 하나 정해지고, 서로 다른 자리는 서로 다른 정수로 간다. 일대일대응이므로 |ℤ|=ℵ0 다.
요령은 순서를 새로 발명하는 것이었다. 같은 방법으로 유리수도 가산임을 보일 수 있다. 분자와 분모를 격자에 놓고 대각선을 따라 훑으면 된다.
이 장에서 새로 나온 것
기호
이름
뜻
𝑎∈𝐴
원소
a 가 A 에 속한다
∅
공집합
원소가 하나도 없는 집합
𝐴⊆𝐵
부분집합
A 의 모든 원소가 B 에 있다
𝐴∪𝐵
합집합
어느 한쪽에라도 있는 것
𝐴∩𝐵
교집합
양쪽 모두에 있는 것
𝐴−𝐵
차집합
A 에 있고 B 에 없는 것
𝐴𝑐
여집합
전체집합에서 A 를 뺀 것
P(𝐴)
멱집합
A 의 부분집합 전체. 크기는 2|𝐴|
𝐴×𝐵
곱집합
순서쌍 전체. 크기는 |𝐴|×|𝐵|
|𝐴|
집합의 크기
원소의 개수
𝑓:𝑋→𝑌
함수
X 의 원소마다 Y 의 값이 정확히 하나
𝑓−1
역함수
일대일대응일 때만 존재한다
𝑔∘𝑓
합성함수
f 를 먼저, g 를 나중에
ℵ0
알레프 널
자연수 집합의 크기
꼭 챙겨 갈 사실은 넷이다.
집합 연산은 논리 연산의 번역이다. 드모르간도 분배법칙도 3장에서 이미 증명한 것이다.
두 집합이 같음은 양쪽 포함으로 보인다. 원소를 하나 잡고 따라가는 것이 표준 형식이다.
함수는 식이 아니라 세 가지의 묶음이다. 정의역, 공역, 그리고 대응 규칙. 정의역이 바뀌면 다른 함수다.
역함수는 일대일대응일 때만 있다. 겹치는 점도 남는 점도 없어야 화살표를 돌릴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방향을 바꾸어 도형을 다룬다. 겉으로는 딴 이야기 같지만 하는 일은 같다. 무엇을 가정하고 시작하는지 밝히고, 3장의 증명 방법으로 정리를 쌓아 올린다. 그리고 6장과 7장에서는 이 장의 함수 정의가 그대로 다시 쓰인다.
유클리드 기하학
기원전 300년쯤 유클리드는 도형에 관해 알려진 것들을 한 권으로 정리하면서 이상한 일을 했다. 결과를 늘어놓는 대신, 맨 앞에 정의와 가정을 적어 두고 나머지를 전부 거기서 끌어냈다. 그 순서가 이후 이천 년 동안 수학이 글을 쓰는 방식이 되었다.
이 장에서 답할 것은 넷이다. 무엇을 가정하고 시작하는가, 왜 다섯 번째 가정만 유독 문제가 되었는가, 원에 그은 선들 사이에 어떤 관계가 숨어 있는가, 그리고 삼각형의 변과 각을 서로 계산해 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3장에서 가져오는 것이 많다. 직접증명·대우·귀류법, 그리고 "정의를 식으로 적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습관이다. 4장에서는 거의 가져오지 않는다.
중학교에서 배운 것 중에는 피타고라스 정리와 원의 둘레·넓이를 그대로 쓴다. 그 밖에 필요한 도구는 그 자리에서 만든다. 특히 마지막 절의 삼각비는 여기서 처음 정의한다.
정의와 공준 — 무엇을 가정하고 시작하는가
증명이란 이미 참인 것에서 새로운 것을 끌어내는 일이다. 그러면 맨 처음의 "이미 참인 것"은 어디서 오는가. 끌어낼 앞이 없으니 가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증명 없이 받아들이기로 한 것을 공준(postulate) 또는 공리(axiom)라 한다.
낱말도 마찬가지다. 모든 낱말을 다른 낱말로 설명하려 하면 끝이 없다. 그래서 몇 개는 설명하지 않고 두는데, 이를 무정의 용어라 한다. 유클리드는 "점은 부분이 없는 것"처럼 설명을 붙이려 했지만, 오늘날에는 점·직선·평면을 무정의 용어로 두고 공준이 요구하는 성질을 갖춘 것이면 무엇이든 점이라 부른다고 본다.
유클리드는 정의 스물세 개를 앞세웠다. 전부 옮길 필요는 없고, 이 장에서 실제로 쓰는 것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용어
뜻
각
한 점에서 나온 두 반직선이 벌어진 정도
직각
두 직선이 만나 생긴 이웃한 두 각이 서로 같을 때 그 각
예각 / 둔각
직각보다 작은 각 / 직각보다 큰 각
수직
두 직선이 만나 직각을 이루는 관계
원
한 점에서 거리가 같은 점들이 이루는 곡선. 그 점을 중심이라 한다
지름 / 반지름
중심을 지나 원 위의 두 점을 잇는 선분 / 그 절반
현
원 위의 두 점을 잇는 선분. 지름은 가장 긴 현이다
호
원 위의 두 점 사이의 곡선 부분
평행
같은 평면 위의 두 직선이 아무리 연장해도 만나지 않는 관계
그 위에 다섯 개의 공준이 놓인다.
서로 다른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을 하나 그을 수 있고, 그런 직선은 하나뿐이다.
선분은 얼마든지 길게 연장할 수 있다.
한 점을 중심으로 하고 주어진 선분을 반지름으로 하는 원을 그릴 수 있다.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한 직선이 다른 두 직선과 만날 때, 같은 쪽에 생긴 두 내각의 합이 두 직각(180°)보다 작으면, 두 직선을 연장하면 그쪽에서 만난다.
앞의 넷과 다섯 번째를 소리 내어 읽어 보면 길이부터 다르다. 넷은 자와 컴퍼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적은 것인데, 다섯 번째만 확인할 수 없는 먼 곳의 일을 말한다. 두 직선을 "연장하면" 만난다는데, 얼마나 연장해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두 내각의 합이 180° 보다 얼마 안 모자라도 만나기는 만난다. 다만 만나는 곳이 그림 밖으로 멀리 밀려날 뿐이다. 이 ‘확인할 수 없음’이 이천 년 동안 문제가 되었다>[원본 보기]
다섯 번째 공준이 특별한 이유
다섯 번째 공준은 다음 문장과 같은 뜻이다. 이쪽이 짧아서 흔히 이 형태로 쓴다.
평행선 공준: 직선 ℓ 과 그 위에 있지 않은 점 𝑃 가 주어지면, 𝑃 를 지나면서 ℓ 과 평행한 직선은 정확히 하나 있다.
수학자들은 이천 년 동안 이 공준을 앞의 네 개에서 증명하려 했고, 모두 실패했다. 19세기에 들어서야 이유가 밝혀졌다. 증명할 수 없다. 앞의 네 공준을 그대로 두고 다섯 번째만 다른 것으로 갈아 끼워도 모순 없는 기하학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평행선이 몇 개인가
이름
삼각형 내각의 합
정확히 하나
유클리드 기하학
180°
하나도 없다
구면 기하학(타원 기하학)
180° 보다 크다
두 개 이상
쌍곡 기하학
180° 보다 작다
지구본 위를 생각하면 두 번째가 이상하지 않다. 구면에서 "직선"에 해당하는 것은 대원(중심을 지나는 평면으로 자른 원)인데, 두 대원은 반드시 만난다. 평행선이 없다. 이 문서는 앞으로 유클리드 기하학만 다루지만, 그것이 "공간의 참모습"이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다섯 개를 가정했기 때문이라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하다.
예제 30
다섯 번째 공준의 대우를 쓰고, 그것이 평행선의 정의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설명하라.
풀이 보기
공준을 𝑝→𝑞 꼴로 정리한다. 𝑝 는 "같은 쪽 두 내각의 합이 180° 보다 작다", 𝑞 는 "그쪽에서 만난다". 3장에서 본 대로 대우는 ¬𝑞→¬𝑝 이므로 "그쪽에서 만나지 않으면 같은 쪽 두 내각의 합은 180° 이상이다" 가 된다.
이제 두 직선이 양쪽 어디서도 만나지 않는다고 하자. 평행하다는 뜻이다. 대우를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적용하면 양쪽 두 내각의 합이 모두 180° 이상이다. 그런데 네 각을 모두 더하면 두 교점에서 각각 180° 씩, 합쳐서 360° 다. 두 몫이 각각 180° 이상인데 합이 360° 이려면 각각 정확히 180° 여야 한다.
결론은 평행하면 같은 쪽 두 내각의 합이 정확히 180° 이라는 것이다. 다음 절의 동위각·엇각 성질이 여기서 나온다.
예제 31
공준 1과 공준 2를 써서, 서로 다른 두 직선은 많아야 한 점에서 만난다는 것을 증명하라.
증명
"많아야 하나"를 직접 세는 것은 어렵다. 두 점 이상에서 만난다고 해 놓고 무너뜨리는 편이 쉽다. 3장의 귀류법이다.
서로 다른 두 직선 ℓ 과 𝑚 이 서로 다른 두 점 𝐴, 𝐵 에서 만난다고 하자. 그러면 두 직선 모두 𝐴 와 𝐵 를 지난다.
공준 1은 서로 다른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이 하나뿐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ℓ=𝑚 이어야 하는데, 이는 두 직선이 서로 다르다는 가정에 어긋난다. 모순이므로 처음 가정이 틀렸고, 두 직선은 많아야 한 점에서 만난다.
이 증명이 짧은 이유는 공준 1이 "하나 있다"가 아니라 "하나뿐이다"까지 말해 주기 때문이다. 공준의 문장에서 "유일하다"는 말을 흘려 읽으면 이런 증명을 할 수 없다.
각과 평행선
두 직선이 한 점에서 만나면 네 개의 각이 생긴다. 마주 보는 두 각을 맞꼭지각이라 하고, 맞꼭지각은 언제나 같다. 이웃한 두 각의 합이 180° 이라는 사실을 두 번 쓰면 바로 나온다.
한 직선이 두 직선을 가로지를 때에는 이름이 더 붙는다. 같은 자리에 있는 각을 동위각, 엇갈린 안쪽에 있는 각을 엇각이라 한다.
앞 절의 예제에서 본 대로, 두 직선이 평행이면 동위각이 같고 엇각도 같다. 거꾸로 동위각이 같으면 두 직선은 평행하다. 이것이 평행선 공준이 실제로 쓰이는 형태다.
<오른쪽 그림에서 A 를 지나는 평행선을 하나 그은 것이 증명의 전부다. 엇각을 두 번 쓰면 삼각형의 세 각이 A 한 점에 모여 직선을 이룬다>[원본 보기]
이제 이 문서의 첫 번째 제대로 된 정리를 증명할 수 있다.
삼각형 세 내각의 합은 180° 이다.
증명은 그림 오른쪽과 같다. 삼각형 𝐴𝐵𝐶 의 꼭짓점 𝐴 를 지나 변 𝐵𝐶 에 평행한 직선을 긋는다(평행선 공준이 이 직선의 존재를 보장한다). 그러면 𝐴 왼쪽에 생긴 각은 ∠𝐵 의 엇각이므로 ∠𝐵 와 같고, 오른쪽에 생긴 각은 ∠𝐶 와 같다. 세 각이 𝐴 한 점에 모여 직선을 이루므로 합은 180° 이다.
이 증명에서 평행선 공준을 썼다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본 표대로, 공준을 바꾸면 이 정리도 바뀐다.
예제 32
삼각형의 한 외각은 그와 이웃하지 않은 두 내각의 합과 같음을 증명하라.
증명
외각이란 한 변을 연장해서 생기는 각이다. 꼭짓점 𝐶 에서 변 𝐵𝐶 를 연장해 생긴 외각을 𝜃 라 하자. 𝜃 와 ∠𝐶 는 한 직선 위에서 이웃하고, 방금 증명한 정리도 함께 쓰면 두 식이 생긴다.
𝜃+∠𝐶=180°,∠𝐴+∠𝐵+∠𝐶=180°
두 식의 우변이 같으므로 좌변끼리 놓고 ∠𝐶 를 지우면 𝜃=∠𝐴+∠𝐵 다.
두 식을 견주는 것만으로 끝났다. 이렇게 이미 증명한 정리를 재료로 쓰는 것이 정리를 쌓아 올린다는 말의 뜻이다.
예제 33
사각형의 네 내각의 합은 얼마인가? 𝑛 각형이면 얼마인가?
풀이 보기
새로 증명할 것 없이 삼각형으로 쪼개면 된다. 사각형에 대각선을 하나 그으면 삼각형 두 개가 되고, 네 내각은 그 두 삼각형의 내각을 남김없이 나눠 가진다. 따라서 180°×2=360°.
𝑛 각형이라면 한 꼭짓점에서 대각선을 그어 삼각형으로 쪼갠다. 그 꼭짓점과 이웃한 두 꼭짓점에는 대각선을 그을 수 없으므로 대각선은 𝑛−3 개, 삼각형은 𝑛−2 개이고 내각의 합은 180°×(𝑛−2) 다. 𝑛=3 이면 180°, 𝑛=4 이면 360° 로 앞의 결과와 맞는다.
이 결과는 "모든 𝑛 에 대하여"라는 형태이므로 엄밀하게는 3장의 귀납법으로 다듬어야 한다. 𝑛 각형에서 꼭짓점을 하나 잘라 내면 𝑛−1 각형과 삼각형 하나가 되고, 그것이 귀납 단계가 된다.
합동과 닮음
두 도형이 크기와 모양이 완전히 같아 포개어지면 합동이라 하고 △𝐴𝐵𝐶≡△𝐷𝐸𝐹 로 적는다. 모양만 같고 크기가 다르면 닮음이라 하고 △𝐴𝐵𝐶∼△𝐷𝐸𝐹 로 적는다.
삼각형이 하나로 정해지려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여섯 개(변 셋, 각 셋)를 모두 알 필요는 없고 셋이면 된다. 다만 어떤 셋인지가 중요하다.
조건
뜻
합동인가
SSS
세 변의 길이가 각각 같다
합동이다
SAS
두 변과 그 끼인각이 같다
합동이다
ASA
한 변과 그 양 끝 각이 같다
합동이다
RHS
빗변과 다른 한 변이 같은 두 직각삼각형
합동이다
AAA
세 각이 같다
합동이 아니다 — 닮음일 뿐이다
SSA
두 변과 끼이지 않은 각이 같다
합동이 아닐 수 있다
마지막 두 줄이 이 표의 요점이다. AAA 는 크기를 전혀 묶어 주지 못하고, SSA 는 삼각형을 두 개 만들 수 있다. 이 SSA 문제는 이 장 마지막 절에서 사인법칙을 쓸 때 계산 결과로 다시 나타난다.
닮음 조건은 합동 조건에서 "같다"를 "비가 같다"로 바꾼 것이다.
조건
뜻
AA
두 각이 각각 같다 — 나머지 한 각은 내각의 합에서 저절로 같아진다
SAS 닮음
두 변의 비가 같고 끼인각이 같다
SSS 닮음
세 변의 비가 모두 같다
<변을 두 배로 늘린 삼각형은 원래 삼각형 네 개로 정확히 나뉜다. 길이는 두 배인데 넓이는 네 배라는 것을 세어서 확인할 수 있다>[원본 보기]
닮은 두 도형에서 대응변의 비를 닮음비라 한다. 닮음비가 𝑘 이면 넓이의 비는 𝑘2, 부피의 비는 𝑘3 이다. 그림에서 𝑘=2 일 때 작은 삼각형 네 개가 큰 삼각형을 빈틈없이 채우는 것으로 넓이 쪽을 확인할 수 있다.
닮음은 다음 절부터 계속 쓰인다. 원 안의 길이 관계도, 삼각비의 존재 자체도 닮음에서 나온다.
예제 34
삼각형 𝐴𝐵𝐶 에서 변 𝐴𝐵 위의 점 𝐷 와 변 𝐴𝐶 위의 점 𝐸 를 이은 선분 𝐷𝐸 가 𝐵𝐶 와 평행하다. 𝐴𝐷=4, 𝐷𝐵=6, 𝐷𝐸=5 일 때 𝐵𝐶 의 길이를 구하라.
풀이 보기
무엇을 묻는가. 길이 𝐵𝐶 다. 무엇을 아는가. 평행이라는 사실과 세 길이다.
어느 관계를 쓰는가. 평행이 있으면 동위각이 같고, 각이 같으면 닮음이다.𝐷𝐸∥𝐵𝐶 이므로 ∠𝐴𝐷𝐸=∠𝐴𝐵𝐶 (동위각)이고 ∠𝐴 는 공통이다. AA 조건에 의해
△𝐴𝐷𝐸∼△𝐴𝐵𝐶
닮음비를 구한다. 대응변은 𝐴𝐷 와 𝐴𝐵 이고 𝐴𝐵=𝐴𝐷+𝐷𝐵=4+6=10 이므로 𝑘=𝐴𝐵/𝐴𝐷=10/4=2.5 다. 대응변의 비는 모두 같으므로
𝐵𝐶=𝑘×𝐷𝐸=2.5×5=12.5
답이 말이 되는가. 𝐵𝐶 가 𝐷𝐸 보다 길게 나왔고, 큰 삼각형의 변이므로 맞는 방향이다. 흔한 실수는 닮음비를 𝐴𝐷:𝐷𝐵=4:6 으로 잡는 것이다. 닮음비는 대응변끼리 잡아야 하고, 𝐷𝐵 는 △𝐴𝐷𝐸 의 변이 아니다.
예제 35
넓이가 24 인 삼각형과 닮은 삼각형의 대응변이 1.5 배 길다. 그 삼각형의 넓이는 얼마인가?
풀이 보기
닮음비 𝑘=1.5 이므로 넓이의 비는 𝑘2=1.52=2.25 이고, 넓이는 24×2.25=54 다.
흔한 실수는 넓이도 1.5 배 해서 36 이라고 답하는 것이다. 왜 제곱인지는 앞의 그림으로 돌아가면 된다. 넓이는 가로와 세로 두 방향으로 늘어나므로 배율이 두 번 곱해진다.
부피라면 세 방향이므로 𝑘3=3.375 배가 된다.
원주각과 중심각
원 위의 두 점 𝐴, 𝐵 를 정하면 호 𝐴𝐵 가 생긴다. 이 호를 바라보는 각에 두 가지가 있다.
중심 𝑂 에서 바라본 각 ∠𝐴𝑂𝐵 — 중심각
원 위의 다른 점 𝑃 에서 바라본 각 ∠𝐴𝑃𝐵 — 원주각
이 둘 사이에 놀랄 만큼 단순한 관계가 있다.
원주각 정리: 같은 호에 대하여 ∠𝐴𝑂𝐵=2∠𝐴𝑃𝐵 이다. 따라서 𝑃 를 원 위에서 아무리 옮겨도 원주각은 변하지 않는다.
<중심 O 가 각 안에 있느냐, 변 위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로 세 경우가 갈린다. 어느 경우에도 재료는 ‘반지름이 모두 같으므로 이등변삼각형이 생긴다’ 하나뿐이다>[원본 보기]
예제 36
원주각 정리를 증명하라.
증명
재료는 하나다. 𝑂𝐴, 𝑂𝐵, 𝑂𝑃 가 모두 반지름이므로 △𝑂𝐴𝑃 와 △𝑂𝐵𝑃 는 이등변삼각형이고 두 밑각이 같다. 여기에 앞 절의 외각 정리를 쓰면 이등변삼각형의 외각은 밑각의 두 배가 된다.
중심 𝑂 가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셈이 달라지므로 경우를 나눈다. 경우를 빠짐없이 나누는 것이 이 증명의 전부다.
① 𝑂 가 각 𝐴𝑃𝐵 안에 있을 때.𝑃 와 𝑂 를 잇는 직선이 원과 만나는 점을 𝑄 라 하자. △𝑂𝐴𝑃 에서 ∠𝐴𝑂𝑄 는 외각이므로 ∠𝐴𝑂𝑄=2∠𝐴𝑃𝑂. 마찬가지로 ∠𝐵𝑂𝑄=2∠𝐵𝑃𝑂. 둘을 더하면
∠𝐴𝑂𝐵=∠𝐴𝑂𝑄+∠𝐵𝑂𝑄=2(∠𝐴𝑃𝑂+∠𝐵𝑃𝑂)=2∠𝐴𝑃𝐵
② 𝑂 가 변 위에 있을 때.𝑃𝐵 가 지름인 경우다. 이등변삼각형이 △𝑂𝐴𝑃 하나뿐이고 위 계산의 절반만 하면 된다. ∠𝐴𝑂𝐵=2∠𝐴𝑃𝐵.
③ 𝑂 가 각 밖에 있을 때. 이번에는 더하는 대신 뺀다. ∠𝐴𝑂𝑄=2∠𝐴𝑃𝑄 와 ∠𝐵𝑂𝑄=2∠𝐵𝑃𝑄 에서 양변끼리 빼면
∠𝐴𝑂𝐵=∠𝐴𝑂𝑄−∠𝐵𝑂𝑄=2(∠𝐴𝑃𝑄−∠𝐵𝑃𝑄)=2∠𝐴𝑃𝐵
세 경우 모두 같은 결론이므로 정리가 증명되었다.
경우를 셋으로 나눈 것이 성가셔 보이지만 빠뜨릴 수 없다. ①의 계산을 ③에 그대로 쓰면 부호가 틀린다. 그림 하나로 증명했다고 생각할 때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이 "다른 그림"이다.
이 정리에서 세 가지가 곧바로 따라 나온다.
<셋 다 원주각 정리의 특수한 경우다. 지름은 중심각이 180° 인 경우, 내접사각형은 두 중심각이 한 바퀴를 이루는 경우, 접현각은 원주각의 P 를 T 까지 끌고 간 경우다>[원본 보기]
지름에 대한 원주각은 직각이다. 중심각이 180° 이므로 원주각은 그 절반인 90° 다. 탈레스의 정리라 부른다.
원에 내접하는 사각형은 마주 보는 두 내각의 합이 180° 이다. 두 각에 대응하는 중심각이 합쳐서 한 바퀴 360° 이기 때문이다.
접현각은 그 현이 만드는 원주각과 같다. 원의 접선과 현이 이루는 각을 접현각이라 한다. 원주각의 점 𝑃 를 접점 𝑇 까지 끌고 간 극한이라고 보면 된다.
예제 37
원 위의 네 점 𝐴, 𝐵, 𝐶, 𝐷 가 이 순서로 놓여 있고 ∠𝐴𝐵𝐶=105° 이다. ∠𝐴𝐷𝐶 를 구하라. 또 𝐴𝐶 가 지름이라면 ∠𝐴𝐵𝐶 는 얼마여야 하는가?
풀이 보기
앞의 것은 내접사각형이다. 마주 보는 두 내각의 합이 180° 이므로 ∠𝐴𝐷𝐶=180°−105°=75° 다.
뒤의 것은 탈레스의 정리다. 𝐴𝐶 가 지름이면 그것을 바라보는 원주각 ∠𝐴𝐵𝐶 는 90° 다.
두 결과가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해 보자. ∠𝐴𝐵𝐶=90° 이면 ∠𝐴𝐷𝐶=90° 이어야 하는데, 𝐴𝐶 가 지름이면 ∠𝐴𝐷𝐶 도 지름에 대한 원주각이라 실제로 90° 다. 앞뒤가 맞는다.
방멱 — 점 하나가 원에 대해 갖는 값
원 밖이든 안이든 점 𝑃 를 하나 잡고, 그 점을 지나는 직선을 그어 원과 만나는 두 점을 𝐴, 𝐵 라 하자. 직선을 이리저리 돌리면 𝐴 와 𝐵 는 계속 움직인다. 그런데 길이의 곱 𝑃𝐴⋅𝑃𝐵 는 변하지 않는다.
이 값을 점 𝑃 의 방멱(power of a point)이라 한다. 원의 중심을 𝑂, 반지름을 𝑟 라 하면
𝑃𝐴⋅𝑃𝐵=∣―――𝑃𝑂2−𝑟2∣
이 성립한다. 오른쪽에는 직선의 방향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 요점이다. 점의 위치와 원만으로 정해지는 값이다.
<왼쪽에서 점선으로 이은 두 삼각형이 닮음이라는 것이 증명의 전부다. 오른쪽에서 접선은 두 교점이 겹친 경우이므로 곱이 제곱이 된다>[원본 보기]
예제 38
점 𝑃 가 원 안에 있을 때 방멱정리를 증명하라.
증명
두 직선을 긋고 교점을 각각 𝐴,𝐵 와 𝐶,𝐷 라 하자. 보여야 할 것은 𝑃𝐴⋅𝑃𝐵=𝑃𝐶⋅𝑃𝐷 다. 곱이 같다는 것은 비례식으로 바꿔 쓸 수 있고, 비례식이 나오는 곳은 닮음이다. 그래서 닮은 삼각형을 찾는다.
직선을 어떻게 잡아도 같은 값이 나오므로, 특히 𝑃𝑂 를 지나는 직선(지름을 품은 직선)으로 잡아 값을 계산할 수 있다. 그때 두 교점까지의 거리는 각각 𝑟+―――𝑃𝑂 와 𝑟−―――𝑃𝑂 이므로
𝑃𝐴⋅𝑃𝐵=(𝑟+―――𝑃𝑂)(𝑟−―――𝑃𝑂)=𝑟2−―――𝑃𝑂2
점이 원 안에 있으므로 ―――𝑃𝑂<𝑟 이고 이 값은 양수다. 절댓값을 붙이면 점이 밖에 있을 때와 한 식으로 묶인다.
증명의 요령은 "아무 직선이나 성립한다"는 사실을 얻은 뒤 가장 계산하기 쉬운 직선을 고른 것이다. 지름을 지나는 직선을 고르면 길이가 반지름으로 바로 적힌다.
예제 39
반지름이 5 인 원의 중심에서 거리 13 인 점 𝑃 에서 접선을 그었을 때 접점까지의 거리를 구하라. 또 𝑃 를 지나는 다른 직선이 원과 만나는 두 점 중 가까운 쪽까지의 거리가 8 이면 먼 쪽까지의 거리는 얼마인가?
풀이 보기
접선의 경우 두 교점이 접점 𝑇 하나로 겹치므로 방멱은 𝑃𝑇⋅𝑃𝑇=―――𝑃𝑇2 다.
―――𝑃𝑇2=―――𝑃𝑂2−𝑟2=132−52=144⟹―――𝑃𝑇=12
이 계산은 피타고라스 정리이기도 하다. 접선은 접점에서 반지름과 수직이므로 △𝑂𝑇𝑃 가 직각삼각형이고, 5 와 12 와 13 은 익숙한 조합이다. 방멱정리가 피타고라스 정리를 품고 있다는 것을 여기서 볼 수 있다.
두 번째 물음은 방멱이 방향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그대로 쓴다. 가까운 쪽 거리를 8, 먼 쪽을 𝑥 라 하면
8𝑥=144⟹𝑥=18
답이 말이 되는가. 두 교점 사이의 거리는 18−8=10 이고, 이것은 현의 길이다. 지름이 10 이므로 현은 10 을 넘을 수 없는데 딱 맞는다. 이 직선은 중심을 지나는 직선이었다는 뜻이다.
직각삼각형의 삼각비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에는 새로운 도구가 하나 필요하다. 각의 크기와 변의 길이를 잇는 다리다. 출발점은 닮음이다. 직각삼각형에서 직각이 아닌 한 각 𝜃 를 정하면, 나머지 한 각도 자동으로 정해진다(내각의 합이 180° 이므로). 그러면 각이 모두 같으므로 그런 직각삼각형은 크기만 다를 뿐 전부 닮음이다. 닮은 도형에서 대응변의 비는 같다. 따라서 변의 비는 삼각형의 크기와 무관하게 𝜃 만으로 정해진다.
<왼쪽에서 크고 작은 두 삼각형의 변의 비가 같다는 것이 삼각비가 성립하는 근거 전부다. 오른쪽 두 삼각형의 값은 외워 두면 계산이 빨라진다>[원본 보기]
이름
기호
정의
사인
sin𝜃
높이 ÷ 빗변 (마주 보는 변 ÷ 빗변)
코사인
cos𝜃
밑변 ÷ 빗변 (이웃한 변 ÷ 빗변)
탄젠트
tan𝜃
높이 ÷ 밑변
정의에서 곧바로 tan𝜃=sin𝜃cos𝜃 가 나온다. 분자와 분모의 빗변이 서로 지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타고라스 정리를 빗변으로 나누면 𝜃 가 무엇이든 성립하는 관계가 하나 나온다. 빗변을 𝑐, 높이를 𝑎, 밑변을 𝑏 라 하면 𝑎2+𝑏2=𝑐2 이므로 양변을 𝑐2 으로 나누어
(𝑎𝑐)2+(𝑏𝑐)2=1⟹sin2𝜃+cos2𝜃=1
sin2𝜃 는 (sin𝜃)2 를 줄여 쓴 것이다. 자주 쓰는 두 삼각형의 값은 그림에서 바로 읽을 수 있다. 정사각형을 대각선으로 자르면 45° 짜리가, 정삼각형을 반으로 자르면 30° 와 60° 짜리가 나온다.
𝜃
30°
45°
60°
sin𝜃
1/2
1/√2
√3/2
cos𝜃
√3/2
1/√2
1/2
tan𝜃
1/√3
1
√3
여기가 이 장에서 삼각비를 다루는 범위의 끝이다. 위의 정의는 직각삼각형 안의 각, 즉 0° 와 90° 사이의 각에만 쓸 수 있다. 직각삼각형에 120° 짜리 각은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각을 90° 너머로, 나아가 몇 바퀴를 돌아도 되도록 넓히는 일(일반각), 각을 라디안으로 재는 법, 삼각함수의 그래프와 주기, 덧셈정리 같은 항등식은 7장에서 다룬다. 이 장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고 넘어간다.
예제 40
밑변이 8, 그 밑변과 이루는 각이 30° 인 직각삼각형에서 높이와 빗변을 구하라.
풀이 보기
아는 것은 이웃한 변(밑변) 8 과 각 30° 이다. 구하려는 것이 높이이고 아는 것이 밑변이므로 둘을 잇는 것은 탄젠트다.
tan30°=높이8⟹높이=8tan30°=8√3≈4.62
빗변은 코사인으로 구한다. 밑변과 빗변을 잇는 것이 코사인이기 때문이다.
cos30°=8빗변⟹빗변=8cos30°=8√3/2=16√3≈9.24
답이 말이 되는가. 빗변은 언제나 가장 긴 변이어야 하는데 9.24>8>4.62 이므로 맞다. 또 30° 는 작은 각이니 마주 보는 높이가 밑변보다 짧아야 하는데 그것도 맞다.
예제 41
𝜃 가 예각이고 sin𝜃=0.6 일 때 cos𝜃 와 tan𝜃 를 구하라.
풀이 보기
각의 크기를 모르는데 값을 구할 수 있는가. 있다. sin2𝜃+cos2𝜃=1 이 각을 몰라도 성립하기 때문이다.
cos2𝜃=1−0.62=0.64 이므로 cos𝜃=±0.8 인데, 𝜃 가 예각이면 밑변도 빗변도 양수이므로 cos𝜃=0.8 이다. 따라서 tan𝜃=0.6/0.8=0.75 다.
다른 방법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sin𝜃=0.6=3/5 이므로 높이 3, 빗변 5 인 직각삼각형을 떠올리면 밑변은 피타고라스로 4 다. 그러면 cos𝜃=4/5=0.8, tan𝜃=3/4=0.75 로 같은 답이 나온다.
부호를 고르는 자리에서 "예각이므로"라는 단서를 썼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각이 90° 를 넘으면 cos 가 음수가 될 수 있는데, 그 이야기는 7장의 몫이다.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
이제 삼각형을 "푼다". 삼각형의 여섯 요소(변 𝑎, 𝑏, 𝑐 와 그 대각 𝐴, 𝐵, 𝐶) 중 셋을 알 때 나머지 셋을 구하는 일이다. 앞에서 본 합동 조건이 "셋이면 정해진다"는 것을 말해 주었고, 여기서는 그 셋에서 나머지를 실제로 계산해 낸다.
표기를 정해 두자. 각 𝐴 의 대변을 𝑎, 각 𝐵 의 대변을 𝑏, 각 𝐶 의 대변을 𝑐 라 한다. 대문자는 각, 소문자는 그 맞은편 변이다.
사인법칙
사인법칙: 삼각형 𝐴𝐵𝐶 의 외접원 반지름을 𝑅 라 하면
𝑎sin𝐴=𝑏sin𝐵=𝑐sin𝐶=2𝑅
<지름을 하나 그으면 직각삼각형이 생기고, 원주각 정리가 새 각을 원래 각과 같게 만들어 준다. 세 비가 모두 2R 로 같아지는 것은 셋 다 같은 외접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원본 보기]
증명의 어려움은 각 𝐴 와 변 𝑎 가 삼각형 안에서 붙어 있지 않다는 데 있다. 게다가 삼각비는 직각삼각형에서만 정의했으므로 직각삼각형을 하나 만들어 내야 한다. 외접원이 두 문제를 한 번에 푼다.
꼭짓점 𝐵 에서 중심 𝑂 를 지나는 직선을 그어 원과 다시 만나는 점을 𝐴′ 라 하자. 𝐵𝐴′ 는 지름이므로 길이가 2𝑅 이고, 탈레스의 정리에 의해 ∠𝐵𝐶𝐴′=90° 이다. 직각삼각형 𝐵𝐶𝐴′ 에서 빗변이 2𝑅, 각 ∠𝐵𝐴′𝐶 의 대변이 𝐵𝐶=𝑎 이므로
sin(∠𝐵𝐴′𝐶)=𝑎2𝑅
남은 것은 ∠𝐵𝐴′𝐶 와 𝐴 의 관계다. 두 각 모두 호 𝐵𝐶 를 바라보는 원주각이고 𝐴 와 𝐴′ 가 그 호의 같은 쪽에 있으므로 두 각은 같다. 따라서 sin𝐴=𝑎/2𝑅, 즉 𝑎/sin𝐴=2𝑅 이다. 꼭짓점을 바꾸어 같은 일을 하면 나머지 두 비도 2𝑅 이 된다.
각 𝐴 가 둔각이면 𝐴 와 𝐴′ 가 호의 반대쪽에 놓여 ∠𝐵𝐴′𝐶=180°−𝐴 가 된다. 이때는 sin(180°−𝐴)=sin𝐴 가 필요한데, 둔각의 삼각비는 이 장에서 정의하지 않았다. 그 확장은 7장의 몫이고 여기서는 결과 한 줄만 빌려 쓴다. 빌려 쓰면 위 증명이 그대로 굴러간다.
코사인법칙
코사인법칙:
𝑎2=𝑏2+𝑐2−2𝑏𝑐cos𝐴
𝑏2=𝑐2+𝑎2−2𝑐𝑎cos𝐵
𝑐2=𝑎2+𝑏2−2𝑎𝑏cos𝐶
세 식은 글자만 돌려 쓴 것이라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그리고 이 식은 피타고라스 정리의 확장이다. 𝐶=90° 이면 cos𝐶=0 이므로 마지막 항이 사라지고 𝑐2=𝑎2+𝑏2 이 된다. 마지막 항은 직각에서 벗어난 만큼을 보정하는 값이다.
<수선의 발 H 가 변 안쪽에 떨어지든 바깥으로 나가든 AH = b − a cos C 로 같은 식이 된다. 그래서 예각과 둔각을 한 식으로 묶을 수 있다>[원본 보기]
증명은 다시 수선을 내려 직각삼각형을 만드는 것이다. 꼭짓점 𝐵 에서 변 𝐴𝐶 에 수선을 내리고 그 발을 𝐻 라 하자. 직각삼각형 𝐵𝐶𝐻 의 빗변이 𝐵𝐶=𝑎 이므로 𝐵𝐻=𝑎sin𝐶 이고 𝐶𝐻=𝑎cos𝐶 이다. 𝐶 가 예각이면 𝐻 가 선분 안쪽에 떨어지므로 𝐴𝐻=𝑏−𝑎cos𝐶 다.
괄호 안이 1 이므로 𝑐2=𝑎2+𝑏2−2𝑎𝑏cos𝐶 를 얻는다. 앞 절의 sin2𝜃+cos2𝜃=1 이 결정적인 자리에서 쓰였다. 그 식이 없으면 sin𝐶 와 cos𝐶 가 뒤섞인 채로 남는다.
𝐶 가 둔각이면 𝐻 가 𝐶 바깥으로 나가 𝐶𝐻 의 방향이 뒤집힌다. 이때 cos(180°−𝐶)=−cos𝐶 를 쓰면 𝐴𝐻=𝑏−𝑎cos𝐶 가 그대로 유지되어 같은 식이 나온다. 이 확장도 7장에서 제대로 정의된다.
어느 법칙을 쓸 것인가
<주어진 것이 변 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코사인법칙, 각 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사인법칙이다. 점선으로 그린 SSA 만 답이 둘 나올 수 있다>[원본 보기]
판단은 단순하다. 사인법칙은 각과 그 대변을 짝으로 다루므로 짝이 하나라도 온전할 때 쓰고, 코사인법칙은 변 세 개와 각 하나를 한 식에 담으므로 짝이 없을 때 쓴다.
예제 42
삼각형에서 𝑎=7, 𝑏=5, 𝐶=60° 일 때 𝑐 를 구하라.
풀이 보기
무엇이 주어졌는가. 두 변과 그 끼인각, 즉 SAS 다. 각과 그 대변이 짝을 이룬 것이 하나도 없으므로 사인법칙은 쓸 수 없다. 코사인법칙이다.
구하려는 것이 𝑐 이므로 𝑐 가 좌변에 오는 형태를 고르고, cos60°=1/2 을 넣는다.
𝑐2=72+52−2⋅7⋅5⋅12=74−35=39⟹𝑐=√39≈6.24
답이 말이 되는가. 두 변이 7 과 5 이므로 나머지 변은 삼각부등식에 따라 2 와 12 사이여야 하는데 6.24 는 그 안에 있다. 또 𝐶=60° 는 직각보다 작으므로 𝑐 는 직각일 때의 값 √74≈8.60 보다 짧아야 하는데 그것도 맞는다.
예제 43
삼각형에서 𝐴=45°, 𝐵=75°, 𝑎=10 일 때 𝑏 와 외접원의 반지름을 구하라.
풀이 보기
각과 그 대변이 짝을 이룬 것(𝐴 와 𝑎)이 있으므로 사인법칙이다.
𝑎sin𝐴=𝑏sin𝐵⟹𝑏=𝑎⋅sin𝐵sin𝐴=10⋅sin75°sin45°
sin75° 는 표에 없다. 각을 45°+30° 로 쪼개 덧셈정리를 쓰면 되지만 그 정리는 7장에 있다. 여기서는 값을 받아 쓰자. sin75°≈0.966, sin45°≈0.707 이므로
𝑏≈10×0.966/0.707≈13.7 이다. 외접원 반지름은 사인법칙의 마지막 항에서 바로 나온다.
2𝑅=𝑎sin𝐴=100.707≈14.1⟹𝑅≈7.07
답이 말이 되는가. 𝐵>𝐴 이므로 그 대변도 𝑏>𝑎 여야 하는데 13.7>10 이다. 또 외접원의 지름 14.1 은 가장 긴 변보다 길어야 하는데(현은 지름을 넘지 못한다) 그것도 맞는다.
흔한 오해
𝑎=6, 𝑏=8, 𝐴=40° 인 삼각형을 그리려 한다. 사인법칙으로 𝐵 를 구하면 답이 하나로 정해지는가?
풀이 보기
주어진 것은 두 변과 끼이지 않은 각, 즉 SSA 다. 앞의 합동 조건 표에서 합동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했던 경우다. 사인법칙을 쓴다.
𝑎sin𝐴=𝑏sin𝐵⟹sin𝐵=𝑏sin𝐴𝑎=8×0.6436≈0.857
여기서 문제가 드러난다. sin𝐵≈0.857 을 만족하는 각은 0° 와 180° 사이에 두 개 있다. 𝐵≈59° 와 𝐵≈121° 다. 두 각의 사인 값이 같은 것은 sin(180°−𝜃)=sin𝜃 이기 때문이다.
둘 다 실제로 삼각형이 되는지 확인한다. 𝐴=40° 이므로 40°+59°=99°<180° 이고 40°+121°=161°<180° 이다. 두 삼각형이 모두 존재한다.
그러므로 답은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이것이 SSA 가 합동 조건이 아닌 이유이고, 사인법칙을 쓸 때 둔각 쪽 답을 버려도 되는지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코사인법칙에는 이 문제가 없다. 코사인은 0° 와 180° 사이에서 값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각을 구할 때 코사인법칙 쪽이 안전한 것은 그 때문이다. 왜 사인은 겹치고 코사인은 겹치지 않는지는 7장에서 그래프로 보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장에서 새로 나온 것
기호 · 용어
뜻
공준 / 공리
증명 없이 받아들이기로 한 출발점
평행선 공준
직선 밖 한 점을 지나는 평행선이 정확히 하나 있다
≡ (도형)
합동. 3장의 논리적 동치와 기호가 겹치니 문맥으로 구별한다
∼
닮음
닮음비 𝑘
대응변의 비. 넓이비는 𝑘2, 부피비는 𝑘3
중심각 / 원주각
호를 중심에서 본 각 / 원 위의 점에서 본 각. 중심각=2×원주각
방멱
점을 지나는 직선이 원과 만나는 두 점까지의 거리의 곱
sin𝜃
직각삼각형에서 마주 보는 변 ÷ 빗변 (예각에서만 정의했다)
cos𝜃
이웃한 변 ÷ 빗변
tan𝜃
마주 보는 변 ÷ 이웃한 변. sin𝜃/cos𝜃 와 같다
𝑅
외접원의 반지름
사인법칙
𝑎/sin𝐴=𝑏/sin𝐵=𝑐/sin𝐶=2𝑅
코사인법칙
𝑐2=𝑎2+𝑏2−2𝑎𝑏cos𝐶
꼭 챙겨 갈 사실은 넷이다.
공준을 바꾸면 기하학이 바뀐다.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 인 것은 다섯 번째 공준을 가정했기 때문이다.
원 안의 길이 관계는 거의 다 닮음에서 나온다. 방멱정리가 그 대표다.
삼각비가 성립하는 근거는 닮음이다. 각이 같으면 변의 비가 같으므로, 비를 각의 함수로 볼 수 있다.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은 삼각형을 계산 가능한 대상으로 만든다. 각과 대변의 짝이 있으면 사인, 없으면 코사인이다.
이 장에서 삼각비는 예각까지만 정의했다. 각을 90° 너머로 넓히는 일, 라디안, 단위원, 삼각함수의 그래프와 주기, 덧셈정리는 7장의 몫이다. 이 장에서 빌려 쓴 sin(180°−𝜃)=sin𝜃 와 cos(180°−𝜃)=−cos𝜃 도 거기서 제대로 증명된다.
다음 장에서는 다시 수로 돌아간다. 자연수에서 복소수까지 수 체계를 넓혀 온 이유를 "이 수 체계에서는 풀 수 없는 방정식이 있다"는 한 줄기로 꿰는데, 그 첫 고비인 √2 가 무리수라는 증명이 3장의 귀류법을 그대로 쓴다.
수 체계
수학에서 "수"라고 부르는 것은 한 종류가 아니다. 세는 데 쓰는 수가 있고, 빚을 적는 데 쓰는 수가 있고, 제곱해서 음수가 되는 수도 있다. 이 장은 그 종류가 왜 이렇게 늘어났는지를 다룬다.
답할 질문은 둘이다. 수는 왜 넓어져 왔는가, 그리고 넓힐 때마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앞 장에서 두 가지를 가져온다. 3장의 귀류법은 여기서 처음으로 진짜 정리를 증명하는 데 쓴다. 4장의 집합 기호 ∈(원소이다), ⊂(부분집합이다)도 그대로 쓴다.
넓혀 온 이유는 하나다 — 풀 수 없는 방정식
수의 종류가 늘어난 과정에는 하나의 줄거리가 있다. 지금 가진 수만으로는 답이 없는 방정식을 만났고, 그 답을 담으려고 수의 범위를 넓혔다. 다섯 단계 전부가 이 한 문장이다.
<화살표에 적힌 것이 앞 단계에서는 풀 수 없는 방정식이다. 새 수는 취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그 방정식의 답을 담을 자리로 만들었다는 것이 요점이다>[원본 보기]
수 체계
이 안에서는 풀 수 없는 방정식
그래서 새로 들여온 것
자연수 ℕ
𝑥+3=1
0 과 음수 — 정수 ℤ
정수 ℤ
3𝑥=2
분수 — 유리수 ℚ
유리수 ℚ
𝑥2=2
무리수 — 실수 ℝ
실수 ℝ
𝑥2=−1
허수 단위 — 복소수 ℂ
이 표를 정확히 말하려면 용어 하나가 필요하다. 집합 𝑆 의 원소끼리 어떤 연산을 했을 때 결과가 항상 다시 𝑆 안에 있으면, 𝑆 는 그 연산에 닫혀 있다(closed)고 한다. 자연수는 덧셈과 곱셈에는 닫혀 있지만 뺄셈에는 닫혀 있지 않다. 2−5 가 자연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 단계는 "닫혀 있지 않던 연산을 닫히게 만드는" 확장이었다. 다섯 체계는 서로 포개져 있다.
ℕ⊂ℤ⊂ℚ⊂ℝ⊂ℂ
다만 넓히기만 하고 잃는 것이 없지는 않다. 정수로 가면서 "가장 작은 수"가 사라졌고, 복소수로 가면서 대소 관계가 사라진다.2+𝑖 와 3−𝑖 중 어느 쪽이 큰지는 물을 수 없는 질문이다.
예제 45
자연수 집합이 뺄셈에 닫혀 있지 않다는 것을 보이려면 무엇을 하면 되는가? 반대로 "닫혀 있다"를 보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풀이 보기
닫혀 있지 않다는 것은 "어떤 두 원소가 있어서 결과가 밖으로 나간다"는 존재 명제다. 3장에서 본 대로 존재 명제는 예를 하나 들면 끝난다.
2∈ℕ, 5∈ℕ 인데 2−5=−3∉ℕ. 이것으로 증명이 끝났다.
반대로 닫혀 있다는 것은 "모든 두 원소에 대하여"라는 전칭 명제다. 예를 아무리 많이 들어도 증명이 되지 않고, 임의의 두 원소를 문자로 놓고 논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수가 뺄셈에 닫혀 있다는 것은 정수의 정의로부터 따로 보여야 한다.
부정을 보이는 것과 긍정을 보이는 것의 비용이 이렇게 다르다는 점이 이 장 전체에서 되풀이된다.
자연수와 정수
자연수(natural number)ℕ 는 세는 데 쓰는 수다. 여기서 성가신 관습이 하나 있다. 0 을 자연수에 넣는 책과 넣지 않는 책이 둘 다 있다. 이 문서는 넣지 않는 쪽을 쓴다.
ℕ={1,2,3,…} — 0 을 넣지 않는다. ℤ+ 로도 적는다.
0 을 넣은 것은 ℕ0 또는 ℤ+0 로 적는다.
다른 책을 볼 때는 그 책이 어느 쪽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정의가 다르면 "가장 작은 자연수" 같은 문장의 답이 달라진다.
정수(integer)ℤ 는 자연수에 0 과 음의 정수를 더한 것이다. ℤ={…,−2,−1,0,1,2,…}. 독일어 Zahlen(수)에서 온 기호다.
음수는 "빚"이나 "영하 온도" 같은 비유로 소개되는 일이 많지만, 수학에서 음수를 정하는 방식은 그런 비유가 아니다. 𝑎+𝑥=0 을 만족하는 x 를 −𝑎 라 부른다가 정의의 전부다. 부호 규칙도 여기서 나온다.
<자연수와 정수는 점이 띄엄띄엄 놓여 있고 유리수는 촘촘하다. 그런데도 √2 자리는 비어 있다는 것이 이 장의 뒷부분 이야기다>[원본 보기]
예제 46
(−1)×(−1)=1 이다. 이것을 "그렇게 약속했다"가 아니라 이미 아는 규칙에서 끌어낼 수 있는가?
풀이 보기
쓸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𝑎 의 정의(𝑎+(−𝑎)=0)와 분배법칙(𝑎(𝑏+𝑐)=𝑎𝑏+𝑎𝑐). 목표는 (−1)×(−1) 이 1 과 같음을 보이는 것이다.
먼저 (−1)×0=0 임을 확인한다. (−1)×0=(−1)×(0+0)=(−1)×0+(−1)×0 이므로 양변에서 (−1)×0 을 빼면 0=(−1)×0 이다.
이제 0=1+(−1) 의 양변에 −1 을 곱한다.
0=(−1)×(1+(−1))=(−1)×1+(−1)×(−1)=−1+(−1)×(−1)
즉 (−1)×(−1) 은 −1 에 더해 0 이 되는 수다. 그런 수는 정의상 1 하나뿐이므로 (−1)×(−1)=1 이다.
요점은 답이 아니라 부호 규칙이 약속이 아니라 분배법칙의 결과라는 것이다. 만약 (−1)×(−1)=−1 로 정했다면 분배법칙이 깨진다. 계산 규칙 중 어느 것을 지킬지가 정해지면 나머지는 따라 나온다.
유리수 — 나눗셈을 닫는다
정수는 뺄셈까지는 닫혔지만 나눗셈에는 닫혀 있지 않다. 3𝑥=2 의 답이 정수에 없다. 그래서 두 정수의 비를 수로 인정한다.
유리수(rational number)는 𝑝𝑞 (𝑝,𝑞 는 정수, 𝑞≠0) 꼴로 적을 수 있는 수다. 집합 기호는 ℚ 이고, 몫을 뜻하는 quotient 에서 왔다. 영어 rational 은 "이성적"이 아니라 ratio(비)에서 온 말이다.
같은 유리수를 적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24=12. 분자와 분모의 공약수가 1 뿐일 때 그 표현을 기약분수라 하고, 기약분수는 부호까지 따지면 하나로 정해진다. 뒤의 증명에서 이 사실을 쓴다.
유리수는 사칙연산 전부에 닫혀 있다(0 으로 나누는 것만 빼고). 이렇게 사칙연산에 닫힌 수 체계를 체(field)라 한다. ℚ, ℝ, ℂ 가 모두 체이고 ℤ 는 아니다.
유리수는 촘촘하다
정수는 1 만큼씩 떨어져 있어 "1 다음 수"가 있지만, 유리수에는 그런 것이 없다.
<두 유리수의 중점도 유리수다. 그 중점과 왼쪽 끝 사이에 또 중점이 있고, 이 과정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리 좁은 구간에도 유리수가 무한히 많다>[원본 보기]
증명은 한 줄이다. 유리수 𝑎<𝑏 에 대해 𝑚=𝑎+𝑏2 라 두면 𝑚 도 유리수이고 𝑎<𝑚<𝑏 다. 이 성질을 조밀성(density)이라 한다. 같은 논법을 𝑎 와 𝑚 에 다시 쓰면 유리수가 무한히 많이 나온다.
조밀하다는 말에 속으면 안 된다. 촘촘한 것과 빈틈이 없는 것은 다르다. 이 구별이 이 장에서 가장 걸리는 곳이고, 뒤에서 다시 다룬다.
유리수의 소수 표현
유리수를 소수로 적으면 반드시 유한소수이거나 순환소수다. 이유는 나눗셈 과정에 있다. 𝑝÷𝑞 를 세로로 계산할 때 나올 수 있는 나머지는 0,1,…,𝑞−1 뿐이라 많아야 𝑞 가지다. 나머지가 0 이 되면 유한소수로 끝나고, 그렇지 않으면 늦어도 𝑞 단계 안에 같은 나머지가 다시 나와 그때부터 같은 자리가 되풀이된다.
거꾸로도 성립한다. 유한소수와 순환소수는 모두 분수로 되돌릴 수 있다.
예제 47
0.3―――18=0.3181818… 를 분수로 고쳐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이 수와 같은 값을 갖는 분수다. 쓸 방법은 되풀이되는 부분이 서로 지워지도록 두 식을 빼는 것이다. 되풀이 마디가 두 자리이므로 100 배 한 것과 견주면 마디가 겹친다.
𝑥=0.3181818… 라 두자. 소수점 아래 첫 자리는 되풀이에 끼지 않으므로 먼저 10 배 해서 마디를 소수점 바로 뒤로 옮긴다.
10𝑥=3.181818…
마디가 두 자리이므로 여기에 다시 100 배 한다.
1000𝑥=318.181818…
두 식을 빼면 소수 부분이 완전히 같으므로 사라진다.
1000𝑥−10𝑥=318.1818…−3.1818…=315
990𝑥=315⟹𝑥=315990=722
검산해 보면 7÷22=0.3181818… 이 맞다. 흔한 실수는 처음부터 100 배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되풀이에 끼지 않는 첫 자리 3 때문에 소수 부분이 어긋나 지워지지 않는다. 되풀이가 시작되는 자리를 소수점 바로 뒤로 옮기는 것이 먼저다.
예제 48
13 과 12 사이의 유리수를 세 개 구하라. 몇 개까지 구할 수 있는가?
풀이 보기
조밀성의 증명을 그대로 쓰면 된다. 중점을 잡는다.
𝑚1=12(13+12)=12⋅56=512
13 과 512 사이에 또 중점을 잡는다. 13=412 이므로
𝑚2=12(412+512)=924=38
한 번 더 하면 𝑚3=12(13+38)=12⋅1724=1748.
세 수 512,38,1748 이 모두 13 과 12 사이에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멈출 이유가 없으므로 무한히 많다.
통분해서 세는 방법도 있다. 분모를 120 으로 맞추면 13=40120, 12=60120 이므로 그 사이에 분모 120 짜리만 19 개가 있다. 분모를 더 키우면 더 나온다.
무리수와 실수 — 빈틈을 메운다
여기가 이 장의 고비다. 유리수는 사칙연산에 닫혀 있고 촘촘하기까지 하다. 더 넓힐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있다. 두 걸음으로 보인다. 먼저 유리수로는 이름 붙일 수 없는 점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그다음 그 빈 곳을 메운 체계가 무엇인지 말한다.
√2 는 유리수가 아니다
유리수는 촘촘한데도 빈 곳이 있다. 그 빈 곳을 하나 실제로 짚어 보인다.
<한 변이 1 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가 √2 다. 자와 컴퍼스만으로 수직선 위에 정확히 찍을 수 있는 점인데, 그 점에 해당하는 유리수가 없다는 것이 아래 증명의 내용이다>[원본 보기]
한 변이 1 인 정사각형의 대각선은 피타고라스 정리로 길이가 √2 다(5장). 컴퍼스로 그 길이를 수직선에 옮기면 어떤 점이 정해진다. 그 점에 이름을 붙일 유리수가 있는가? 없다.
어떻게 증명할까. 목표 명제가 "유리수가 아니다"라는 부정문이라, 직접 만들어 보일 대상이 없다. 3장에서 본 대로 이런 자리가 귀류법을 쓸 자리다. 유리수라고 가정하고 모순을 끌어낸다.
예제 49
√2 가 유리수가 아님을 증명하라.
증명
√2 가 유리수라고 가정한다. 그러면 정수 𝑝,𝑞 로 √2=𝑝𝑞 라 적을 수 있고, 기약분수로 골라 둘 수 있다. 즉 𝑝 와 𝑞 는 둘 다 짝수는 아니다. 이 "기약으로 골라 둔다"는 한 수가 나중에 모순을 만든다.
양변을 제곱하고 정리한다.
2=𝑝2𝑞2⟹𝑝2=2𝑞2
오른쪽이 2 의 배수이므로 𝑝2 은 짝수다. 그런데 홀수의 제곱은 홀수다((2𝑘+1)2=2(2𝑘2+2𝑘)+1). 그러므로 𝑝 도 짝수여야 한다. 𝑝=2𝑚 이라 두자.
(2𝑚)2=2𝑞2⟹4𝑚2=2𝑞2⟹𝑞2=2𝑚2
같은 논법으로 𝑞 도 짝수다. 그런데 𝑝 와 𝑞 가 둘 다 짝수라는 것은 기약분수로 골랐다는 처음의 가정과 모순이다.
따라서 √2 를 두 정수의 비로 적을 수 없다. 즉 유리수가 아니다. ■
이 증명에서 힘을 낸 부분은 "기약분수로 골라 둘 수 있다"는 한 줄이다. 그 한 줄이 없으면 "둘 다 짝수"가 모순이 아니라 그냥 약분하면 되는 상황이 된다. 귀류법에서는 가정을 어디까지 강하게 잡아 두느냐가 증명의 성패를 가른다.
예제 50
같은 방법으로 √3 이 무리수임을 보여라.
풀이 보기
뼈대는 그대로 쓰되 "짝수"를 "3 의 배수"로 바꾼다. √3=𝑝𝑞 (기약)라 가정하면 𝑝2=3𝑞2 이다.
여기서 필요한 사실은 𝑝2 이 3 의 배수이면 𝑝 도 3 의 배수라는 것이다. 대우로 보이는 편이 쉽다. 𝑝 가 3 의 배수가 아니면 𝑝=3𝑘±1 이고, 이때 𝑝2=9𝑘2±6𝑘+1=3(3𝑘2±2𝑘)+1 이라 3 으로 나눈 나머지가 1 이므로 3 의 배수가 아니다.
그러면 𝑝=3𝑚 이고 9𝑚2=3𝑞2, 즉 𝑞2=3𝑚2 이므로 𝑞 도 3 의 배수다. 기약이라는 가정에 모순이다. ■
여기서 "왜 대우인가"를 짚어 둘 만하다. 원래 명제는 𝑝2 이라는 제곱된 대상의 성질에서 𝑝 의 성질을 끌어내라는 것이라 손댈 곳이 없다. 대우로 뒤집으면 𝑝 자체를 3𝑘±1 로 적어 놓고 계산할 수 있게 된다. 3장에서 대우를 쓰는 기준이 바로 이것이었다.
오류 찾기
다음 "증명"은 √4 도 무리수라고 결론짓는다. 어디가 틀렸는가?
√4=𝑝𝑞 (기약)라 하면 𝑝2=4𝑞2 이다. 오른쪽이 짝수이므로 𝑝 는 짝수이고 𝑝=2𝑚 이다. 그러면 4𝑚2=4𝑞2 이므로 𝑞2=𝑚2 이고 𝑞=𝑚 이다. 따라서 𝑝=2𝑞 이므로 𝑝 와 𝑞 는 공약수 2 를 갖는다. 기약에 모순이므로 √4 는 무리수다.
풀이 보기
결론이 거짓이므로(√4=2 는 유리수다) 어딘가 반드시 틀렸다. 한 줄씩 따라가 본다.
𝑝2=4𝑞2 까지는 맞다. 𝑝 가 짝수인 것도 맞다. 𝑝=2𝑚 을 넣어 𝑞2=𝑚2 을 얻는 것도 맞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𝑞=𝑚 에서 𝑝=2𝑚=2𝑞 이므로 𝑝 와 𝑞 가 공약수 2 를 갖는다고 했는데, 𝑞 가 1 이면 공약수는 1 뿐이다. 실제로 𝑝=2,𝑞=1 은 기약분수이고 21=2=√4 로 모든 식을 만족한다. 모순이 아니다.
√2 의 증명에서 모순이 생긴 진짜 이유는 "𝑝 와 𝑞 가 둘 다 짝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위 논증은 𝑞 가 짝수라는 것을 끝내 얻지 못한다.
교훈은 이렇다. 귀류법에서 '모순'이라고 쓰기 전에, 무엇과 무엇이 어떻게 부딪히는지 정확히 적어야 한다. 어렴풋이 이상해 보이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실수의 완비성
유리수가 아닌 실수를 무리수(irrational number)라 한다. 유리수와 무리수를 합친 것이 실수(real number)ℝ 다. 수직선 위의 점 하나하나가 실수 하나에 대응한다.
실수에서 새로 생기는 성질이 완비성(completeness)이다. 조밀성과는 다른 성질이고, 이 둘을 헷갈리는 것이 흔한 일이므로 그림으로 나눠 보자.
<유리수를 제곱이 2 보다 작은 쪽과 큰 쪽으로 가르면 경계에 해당하는 유리수가 없다. 실수에서는 어떻게 갈라도 경계에 반드시 수가 있다. 촘촘한 것과 빈틈이 없는 것이 다르다는 말이 이 뜻이다>[원본 보기]
완비성을 정확히 말하려면 용어 두 개가 필요하다. 집합 𝑆 의 모든 원소보다 크거나 같은 수를 𝑆 의 상계(upper bound)라 한다. 상계가 하나라도 있으면 𝑆 는 위로 유계라 한다. 상계 중 가장 작은 것을 최소상계 또는 상한(supremum)이라 하고 sup𝑆 로 적는다.
실수의 완비성은 이 한 문장이다.
비어 있지 않고 위로 유계인 실수 집합은 반드시 상한을 갖는다.
유리수만 있는 세계에서는 이것이 성립하지 않는다. 𝑆={𝑥∈ℚ:𝑥>0,𝑥2<2} 는 위로 유계인데(1.5 가 상계다) 유리수 중에 최소상계가 없다. 상한이 되어야 할 자리가 √2 인데 그 수가 유리수 세계에 없기 때문이다.
완비성이 하는 일은 뒤에 가서야 드러난다. 9장의 극한, 10장의 평균값 정리, 11장의 정적분이 모두 "그 값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완비성에 기대어 말한다. 지금은 실수에는 구멍이 없다는 뜻으로 기억해 두면 된다.
실수에 대해 이 문서에서 계속 쓸 사실을 모아 둔다.
모든 실수 𝑥 에 대해 𝑥2≥0 이다. 등호는 𝑥=0 일 때만 성립한다.
서로 다른 두 실수 사이에는 유리수도 무리수도 무한히 많다.
실수는 소수로 적으면 유한소수, 순환소수(여기까지가 유리수), 또는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무리수)다.
실수의 부분집합 중에서 앞으로 가장 자주 쓸 것이 구간(interval)이므로 표기법을 여기서 정해 둔다. 끝점을 포함하면 대괄호, 포함하지 않으면 소괄호로 적는다.
표기
뜻
이름과 주의
[𝑎,𝑏]
𝑎≤𝑥≤𝑏
닫힌구간 — 양 끝을 포함한다
(𝑎,𝑏)
𝑎<𝑥<𝑏
열린구간 — 양 끝을 뺀다
[𝑎,𝑏)
𝑎≤𝑥<𝑏
반닫힌구간 — 한쪽만 포함한다
(𝑎,∞)
𝑥>𝑎
∞ 는 수가 아니라 끝이 없다는 표시다. 그래서 언제나 소괄호로 닫는다
좌표 (𝑎,𝑏) 와 열린구간 (𝑎,𝑏) 는 기호가 같으므로 문맥으로 구별한다. 바로 아래 예제에 나오는 집합 {𝑥∈ℝ:0≤𝑥<3} 은 이 표기로 [0,3) 이다.
예제 52
집합 𝐴={𝑥∈ℝ:0≤𝑥<3} 에 대하여 상계를 모두 구하고 상한을 구하라. 상한이 𝐴 의 원소인가?
풀이 보기
상계는 "𝐴 의 모든 원소보다 크거나 같은 수"다. 𝐴 의 값들은 3 에 얼마든지 가까워지지만 3 에 닿지는 않는다. 따라서 𝑐≥3 인 모든 실수가 상계다.
그중 가장 작은 것은 3 이므로 sup𝐴=3 이다.
그런데 3∉𝐴 다. 상한은 집합에 속할 수도 있고 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속하는 경우에는 그것을 최댓값이라 부른다. 𝐴 에는 최댓값이 없고 상한만 있다.
이 구별이 중요한 이유는, 최댓값을 요구하면 "없을 수 있다"가 되지만 상한을 요구하면 완비성 덕분에 항상 있다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석학은 최댓값이 아니라 상한으로 논의를 세운다.
절댓값 — 거리로 읽는다
절댓값(absolute value)은 부호를 뗀 크기다. 정의는 경우를 나눠 적는다.
|𝑥|={𝑥(𝑥≥0)−𝑥(𝑥<0)
𝑥 가 음수일 때 −𝑥 가 양수라는 점을 확인해 두자. |−3|=−(−3)=3 이다. 정의에 음의 부호가 붙어 있다고 해서 결과가 음수인 것이 아니다.
절댓값을 다룰 때 계산이 편해지는 관점이 있다. |𝑥−𝑎| 를 수직선에서 𝑥 와 𝑎 사이의 거리로 읽는 것이다. |𝑥| 는 |𝑥−0| 이므로 원점에서의 거리다.
<위: 절댓값은 두 점 사이의 거리다. 아래: 그래서 |x − a| < r 은 a 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r 만큼 벌린 구간이 된다. 경우를 나누지 않고 그림으로 바로 읽을 수 있다>[원본 보기]
성질
식
거리로 읽으면
음이 아니다
|𝑥|≥0
거리는 음수가 될 수 없다
부호 무시
|−𝑥|=|𝑥|
왼쪽으로 3 이나 오른쪽으로 3 이나 거리는 같다
곱셈과 어울린다
|𝑥𝑦|=|𝑥||𝑦|
길이를 몇 배 하면 거리도 몇 배
제곱근
√𝑥2=|𝑥|
제곱근은 음수를 내놓지 않는다
구간
|𝑥−𝑎|<𝑟⟺𝑎−𝑟<𝑥<𝑎+𝑟
a 에서 r 보다 가까운 점들
삼각부등식
|𝑥+𝑦|≤|𝑥|+|𝑦|
돌아가는 길이 짧을 수 없다
표의 네 번째 줄은 자주 틀리는 곳이다. √𝑥2 는 𝑥 가 아니라 |𝑥| 다. 𝑥=−3 이면 √9=3=|−3| 이지 −3 이 아니다.
예제 53
|2𝑥−1|≤5 를 풀어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이 부등식을 만족하는 𝑥 전체다. 거리로 읽는 방법과 경우를 나누는 방법 둘 다 되는데, 절댓값 안이 일차식이면 거리로 읽는 쪽이 빠르다.
표의 다섯째 줄을 쓰면 |𝐴|≤5 는 −5≤𝐴≤5 와 같다. 𝐴=2𝑥−1 이므로
−5≤2𝑥−1≤5
세 변에 1 을 더한다.
−4≤2𝑥≤6
세 변을 2 로 나눈다. 2 는 양수이므로 부등호 방향이 그대로다.
−2≤𝑥≤3
답이 말이 되는지 본다. 𝑥=0 을 넣으면 |−1|=1≤5 로 참이고, 𝑥=4 를 넣으면 |7|=7≤5 로 거짓이다. 경계 𝑥=3 에서는 |5|=5 로 등호가 성립한다.
흔한 실수는 −5≤2𝑥−1≤5 에서 가운데만 계산하고 양쪽 끝을 함께 처리하지 않는 것이다. 세 변짜리 부등식은 항상 세 변 모두에 같은 연산을 해야 한다.
예제 54
삼각부등식 |𝑥+𝑦|≤|𝑥|+|𝑦| 를 증명하라.
풀이 보기
절댓값이 붙은 부등식을 직접 다루기는 번거롭다. 여기서 쓸 방법은 양변이 모두 음이 아니므로 제곱해서 견주는 것이다. 음이 아닌 두 수는 제곱한 것끼리의 대소가 원래 대소와 같다.
두 식의 차이는 가운데 항뿐이다. 그런데 어떤 실수든 자기 절댓값보다 클 수 없으므로 𝑥𝑦≤|𝑥𝑦| 다.
𝑥2+2𝑥𝑦+𝑦2≤𝑥2+2|𝑥𝑦|+𝑦2
즉 |𝑥+𝑦|2≤(|𝑥|+|𝑦|)2 이고, 양변이 음이 아니므로 |𝑥+𝑦|≤|𝑥|+|𝑦| 다. ■
등호는 𝑥𝑦=|𝑥𝑦| 일 때, 곧 𝑥 와 𝑦 의 부호가 같거나 하나가 0 일 때 성립한다. 거리로 읽으면 "같은 방향으로 갈 때만 최대"라는 뜻이다.
복소수 — 마지막 확장
실수는 완비성까지 갖췄지만 여전히 못 푸는 방정식이 있다. 𝑥2=−1 이다. 실수는 제곱하면 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곱해서 −1 이 되는 것을 하나 새로 들여오고 허수 단위(imaginary unit)라 부른다. 기호는 𝑖 다.
𝑖2=−1
실수 𝑎,𝑏 에 대해 𝑎+𝑏𝑖 꼴로 적는 수를 복소수(complex number)라 하고, 집합을 ℂ 로 적는다. 𝑎 를 실수부, 𝑏 를 허수부라 한다. 𝑏=0 이면 그냥 실수이므로 ℝ⊂ℂ 다.
사칙연산은 𝑖 를 문자처럼 다루고, 𝑖2 이 나오면 −1 로 바꾸는 것이 전부다.
덧셈: (𝑎+𝑏𝑖)+(𝑐+𝑑𝑖)=(𝑎+𝑐)+(𝑏+𝑑)𝑖
곱셈: (𝑎+𝑏𝑖)(𝑐+𝑑𝑖)=(𝑎𝑐−𝑏𝑑)+(𝑎𝑑+𝑏𝑐)𝑖
나눗셈은 아래의 켤레를 써서 분모를 실수로 만든다.
𝑎+𝑏𝑖 에서 허수부의 부호만 바꾼 𝑎−𝑏𝑖 를 켤레복소수(conjugate)라 하고 ――𝑧 로 적는다. 켤레를 곱하면 허수부가 사라진다.
𝑧――𝑧=(𝑎+𝑏𝑖)(𝑎−𝑏𝑖)=𝑎2+𝑏2
이 값의 제곱근을 절댓값이라 하고 |𝑧|=√𝑎2+𝑏2 로 적는다. 실수일 때의 절댓값과 뜻이 어긋나지 않는다. 𝑏=0 이면 |𝑧|=√𝑎2=|𝑎| 다.
실수 계수 다항방정식에서 켤레가 중요한 이유가 하나 있다. 모든 계수가 실수인 다항방정식이 𝑎+𝑏𝑖 를 근으로 가지면 𝑎−𝑏𝑖 도 근이다. 켤레를 취하는 연산이 덧셈과 곱셈을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이다(――――𝑧+𝑤=――𝑧+――𝑤, ―――𝑧𝑤=――𝑧――𝑤). 그래서 실계수 방정식의 허근은 언제나 짝으로 나온다.
예제 55
3+2𝑖1−𝑖 를 𝑎+𝑏𝑖 꼴로 나타내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실수부와 허수부다. 지금은 분모에 𝑖 가 있어 어느 것이 실수부인지 읽을 수 없다. 분모를 실수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고, 그 도구가 켤레다.
분모 1−𝑖 의 켤레는 1+𝑖 다. 분모와 분자에 함께 곱한다(값은 그대로다).
3+2𝑖1−𝑖=(3+2𝑖)(1+𝑖)(1−𝑖)(1+𝑖)
분모부터. (1−𝑖)(1+𝑖)=12+12=2 다.
분자는 전개한다. (3+2𝑖)(1+𝑖)=3+3𝑖+2𝑖+2𝑖2=3+5𝑖−2=1+5𝑖
1+5𝑖2=12+52𝑖
검산은 곱해서 되돌리면 된다. (12+52𝑖)(1−𝑖)=12−12𝑖+52𝑖−52𝑖2=12+2𝑖+52=3+2𝑖. 맞다.
흔한 실수는 𝑖2 을 +1 로 두는 것이다. 부호 하나로 답이 완전히 달라진다.
예제 56
실수 계수 이차방정식의 한 근이 2−3𝑖 였다. 나머지 근과 그 방정식을 구하라.
풀이 보기
계수가 실수라는 조건이 결정적이다. 켤레근 정리에 따라 나머지 근은 2+3𝑖 다.
두 근을 알면 방정식은 근과 계수의 관계로 세울 수 있다. 두 근의 합은
(2−3𝑖)+(2+3𝑖)=4
두 근의 곱은 켤레끼리의 곱이므로 𝑎2+𝑏2 형태다.
(2−3𝑖)(2+3𝑖)=22+32=13
따라서 𝑥2−4𝑥+13=0 이다.
답이 말이 되는지 판별식으로 본다. 𝐷=16−52=−36<0 이므로 허근을 갖는 것이 맞다. 합과 곱이 모두 실수로 나온 것도 켤레 짝이라는 사실과 어긋나지 않는다.
복소평면과 극형식
복소수 𝑎+𝑏𝑖 는 실수 두 개로 정해지므로 평면 위의 점 (𝑎,𝑏) 로 그릴 수 있다. 가로축을 실수축, 세로축을 허수축으로 삼은 이 평면을 복소평면이라 한다.
<켤레복소수는 실수축에 대한 거울상이고, 절댓값은 원점에서 그 점까지의 거리다. 앞 절에서 식으로 정의한 두 개념이 그림에서는 대칭과 거리라는 익숙한 말이 된다>[원본 보기]
그림으로 옮기면 앞 절의 정의가 곧바로 읽힌다. 켤레는 실수축에 대한 대칭점이고, 절댓값 |𝑧|=√𝑎2+𝑏2 는 원점에서의 거리다(피타고라스 정리). 두 복소수의 차의 절댓값 |𝑧−𝑤| 는 두 점 사이의 거리가 된다.
점을 좌표로 적는 대신 원점에서의 거리와 방향으로 적을 수도 있다. 거리를 𝑟=|𝑧|, 양의 실수축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잰 각을 𝜃 라 하면
𝑧=𝑟(cos𝜃+𝑖sin𝜃)
이것을 극형식(polar form)이라 한다. 5장에서 직각삼각형의 삼각비로 정의한 cos 과 sin 을 그대로 쓴 것이고, 𝜃 가 예각이면 그 정의로 충분하다. 𝜃 가 직각을 넘거나 음수인 경우까지 다루려면 삼각비를 넓혀야 하는데, 그것이 다음 장의 일이다.
<왼쪽: 복소수를 좌표 대신 길이와 각으로 적는 방법. 오른쪽: i 를 곱하면 길이는 그대로이고 각만 90° 커진다. 곱셈이 회전이라는 것이 극형식을 쓰는 이유다>[원본 보기]
극형식이 값을 하는 곳은 곱셈이다. 𝑖 를 곱해 보면 그 까닭이 보인다.
𝑖(𝑎+𝑏𝑖)=𝑎𝑖+𝑏𝑖2=−𝑏+𝑎𝑖
점 (𝑎,𝑏) 가 (−𝑏,𝑎) 로 갔다. 이것은 원점을 중심으로 90° 반시계 회전이다. 길이는 √(−𝑏)2+𝑎2=√𝑎2+𝑏2 로 그대로다. 일반적으로 복소수를 곱하는 것은 길이를 곱하고 각을 더하는 일이며, 이 사실은 7장에서 삼각함수의 덧셈정리를 배운 뒤에 증명한다.
예제 57
𝑧=1+√3𝑖 의 절댓값과 극형식을 구하라. 그리고 𝑖𝑧 를 구해 회전이 실제로 일어나는지 확인하라.
풀이 보기
절댓값부터. 정의에 그대로 넣는다.
|𝑧|=√12+(√3)2=√4=2
각은 직각삼각형에서 읽는다. 밑변 1, 높이 √3, 빗변 2 인 직각삼각형이므로 5장에서 본 30∘-60∘-90∘ 삼각형이고 𝜃=60∘ 다. 실제로 cos60∘=12, sin60∘=√32 이므로
𝑧=2(cos60∘+𝑖sin60∘)=2(12+√32𝑖)=1+√3𝑖
맞다. 이제 𝑖 를 곱한다.
𝑖𝑧=𝑖(1+√3𝑖)=𝑖+√3𝑖2=−√3+𝑖
절댓값은 √3+1=2 로 그대로다. 좌표는 (1,√3) 에서 (−√3,1) 로 옮겨 갔고, 이는 2사분면의 점이다. 각으로 보면 60∘+90∘=150∘ 자리다.
여기서 예고가 하나 붙는다. 150∘ 의 코사인과 사인은 직각삼각형으로는 정의되지 않는다. 그 각까지 다루려면 다음 장의 단위원이 필요하다.
이 장의 정리
기호
이름
무엇인가
처음 못 풀던 것
ℕ
자연수
1, 2, 3, … (이 문서는 0 을 넣지 않는다)
𝑥+3=1
ℤ
정수
자연수와 0 과 음의 정수
3𝑥=2
ℚ
유리수
두 정수의 비. 유한소수 또는 순환소수
𝑥2=2
ℝ
실수
수직선을 빈틈없이 채운 수. 완비성을 갖는다
𝑥2=−1
ℂ
복소수
𝑎+𝑏𝑖. 대소 관계는 없다
없다 — 모든 다항방정식이 근을 갖는다
개념
뜻
어디서 다시 쓰나
닫혀 있다
연산 결과가 그 집합을 벗어나지 않는다
8장 방정식의 해가 어느 범위에 있는가
조밀성
두 수 사이에 늘 또 다른 수가 있다
9장 극한
완비성
위로 유계이면 상한이 존재한다
9장 극한, 10장 평균값 정리, 11장 정적분
절댓값 |𝑥−𝑎|
수직선에서 두 점 사이의 거리
9장 극한의 정의, 8장 부등식
삼각부등식
|𝑥+𝑦|≤|𝑥|+|𝑦|
9장 극한의 성질 증명
켤레복소수 ――𝑧
허수부의 부호를 뒤집은 수. 실수축 대칭
8장 실계수 방정식의 허근
극형식
𝑧=𝑟(cos𝜃+𝑖sin𝜃)
7장 삼각함수의 덧셈정리 뒤에 다시 본다
함수
4장에서 함수를 집합으로 정의했다. 정의역의 각 원소에 공역의 원소를 하나씩 짝지어 주는 대응이 함수였다. 그 정의는 정확하지만, 그것만으로는 𝑦=2𝑥 와 𝑦=sin𝑥 가 어떻게 다르게 생겼는지 알 수 없다.
이 장은 구체적인 함수들을 하나씩 만나는 자리다. 답할 질문은 셋이다. 함수를 어떻게 그림으로 보는가, 식을 조금 바꾸면 그림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그리고 앞으로 계속 쓸 함수 몇 가지는 각각 무엇을 나타내는가.
앞 장에서 가져오는 것은 셋이다. 4장의 함수의 정의와 역함수·합성, 5장의 직각삼각형 삼각비(이 장 마지막에서 크게 넓힌다), 6장의 실수와 절댓값.
<이 장에서 다루는 함수들의 관계도. 왼쪽 줄기는 사칙연산으로 만드는 함수이고, 오른쪽 두 쌍은 서로 역함수인 짝이다. 역함수 짝의 그래프는 직선 y = x 에 대해 대칭이라는 것이 이 장에서 되풀이되는 그림이다>[원본 보기]
함수를 그래프로 본다
함수 𝑓 의 그래프(graph)는 순서쌍의 집합 {(𝑥,𝑓(𝑥)):𝑥∈정의역} 다. 이것을 좌표평면에 찍은 그림도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
정의에서 곧바로 따라 나오는 판정법이 하나 있다. 함수는 𝑥 하나에 값 하나를 주므로, 어떤 세로선을 그어도 그래프와 두 번 이상 만날 수 없다. 이것을 수직선 판정이라 한다. 예를 들어 원 𝑥2+𝑦2=1 은 세로선 𝑥=0 과 두 점에서 만나므로 하나의 함수의 그래프가 아니다.
식만 주고 정의역을 말하지 않을 때는 그 식이 뜻을 갖는 실수 전체를 정의역으로 삼는 것이 관습이다. 실수 범위에서 걸리는 것은 대개 둘이다. 분모가 0 이 되는 곳과, 짝수 제곱근 안이 음수가 되는 곳이다.
예제 58
𝑓(𝑥)=√𝑥+2𝑥−3 의 정의역을 구하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이 식이 실수 값을 갖는 𝑥 전체다. 걸리는 곳이 두 군데이므로 각각의 조건을 구해 동시에 만족하는 범위를 찾는다.
제곱근 안은 음수가 될 수 없다. 𝑥+2≥0 이므로 𝑥≥−2.
분모는 0 이 될 수 없다. 𝑥−3≠0 이므로 𝑥≠3.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하므로 4장의 교집합을 쓴다.
{𝑥:𝑥≥−2}∩{𝑥:𝑥≠3}=[−2,3)∪(3,∞)
여기서 흔한 실수는 두 조건을 "또는"으로 잇는 것이다. 식이 뜻을 가지려면 모든 조건이 동시에 만족되어야 하므로 언제나 교집합이다.
평행이동과 대칭
함수 하나의 그래프를 알면, 식을 조금 바꾼 함수의 그래프는 새로 그리지 않고 옮기거나 뒤집어서 얻을 수 있다.
<x 자리에 x − 2 를 넣으면 그래프가 오른쪽으로 2 간다. 괄호 안의 부호와 이동 방향이 반대로 보이는 것이 이 절의 함정이다>[원본 보기]
왜 부호가 반대로 보이는지 한 번만 따져 두면 다시 헷갈리지 않는다. 새 함수 𝑔(𝑥)=𝑓(𝑥−2) 가 원래 함수의 값 𝑓(0) 을 내놓는 것은 𝑥−2=0, 즉 𝑥=2 일 때다. 원래 𝑥=0 에서 나던 값이 이제 𝑥=2 에서 난다. 그러니 그래프는 오른쪽으로 간다.
바꾸는 방법
새 함수
그래프에 일어나는 일
x 를 x−p 로
𝑦=𝑓(𝑥−𝑝)
x축 방향으로 p 만큼 이동
전체에 q 를 더한다
𝑦=𝑓(𝑥)+𝑞
y축 방향으로 q 만큼 이동
x 를 −x 로
𝑦=𝑓(−𝑥)
y축에 대해 뒤집는다
전체에 −를 붙인다
𝑦=−𝑓(𝑥)
x축에 대해 뒤집는다
둘 다 뒤집는다
𝑦=−𝑓(−𝑥)
원점에 대해 뒤집는다
x 와 y 를 맞바꾼다
𝑦=𝑓−1(𝑥)
직선 y = x 에 대해 뒤집는다 (역함수)
마지막 줄이 4장의 역함수를 그림으로 옮긴 것이다. 이 장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와 역삼각함수가 모두 이 관계에 있다.
뒤집었을 때 자기 자신이 되는 함수에는 이름이 있다.
<우함수는 y축에 대해, 기함수는 원점에 대해 대칭이다. 판정은 그림이 아니라 f(−x) 를 실제로 계산해 f(x) 와 견주는 것으로 한다>[원본 보기]
모든 𝑥 에 대해 𝑓(−𝑥)=𝑓(𝑥) 이면 우함수(even function). y축 대칭이다. 𝑥2, 𝑥4, cos𝑥 가 그렇다.
모든 𝑥 에 대해 𝑓(−𝑥)=−𝑓(𝑥) 이면 기함수(odd function). 원점 대칭이다. 𝑥, 𝑥3, sin𝑥 가 그렇다.
이름은 지수가 짝수냐 홀수냐에서 왔다. 대부분의 함수는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다.
예제 59
𝑦=𝑥2−4𝑥+7 의 그래프를 𝑦=𝑥2 의 평행이동으로 설명하라.
풀이 보기
표의 첫 두 줄을 쓰려면 식이 (𝑥−𝑝)2+𝑞 꼴이어야 한다. 그래서 완전제곱으로 고치는 것이 먼저다.
𝑥2−4𝑥+7=(𝑥2−4𝑥+4)−4+7=(𝑥−2)2+3
4 를 더했으니 같은 값을 빼서 원래 식과 값이 같게 유지했다. 이제 읽는다. 𝑥 자리에 𝑥−2 가 들어갔으니 오른쪽으로 2, 전체에 3 이 더해졌으니 위로 3 이다.
따라서 𝑦=𝑥2 을 오른쪽으로 2, 위로 3 옮긴 그래프이고 꼭짓점은 (2,3) 이다.
확인해 보자. 𝑥=2 를 원래 식에 넣으면 4−8+7=3 이다. 맞다. 그리고 꼭짓점의 y좌표가 3 이고 위로 열린 포물선이므로 최솟값이 3이라는 사실까지 함께 읽힌다.
예제 60
𝑓(𝑥)=𝑥3−3𝑥 와 𝑔(𝑥)=𝑥2+𝑥 가 우함수인지 기함수인지 판정하라.
풀이 보기
판정은 그림을 그려 보는 것이 아니라 𝑓(−𝑥) 를 실제로 계산해 견주는 것이다.
𝑓(−𝑥)=(−𝑥)3−3(−𝑥)=−𝑥3+3𝑥=−(𝑥3−3𝑥)=−𝑓(𝑥)
모든 𝑥 에 대해 성립하므로 𝑓 는 기함수다.
𝑔(−𝑥)=(−𝑥)2+(−𝑥)=𝑥2−𝑥
이것은 𝑔(𝑥)=𝑥2+𝑥 와도 다르고 −𝑔(𝑥)=−𝑥2−𝑥 와도 다르다. 어느 쪽도 아니다.
확인은 반례 하나면 된다. 𝑔(1)=2, 𝑔(−1)=0 이므로 𝑔(−1)≠𝑔(1) 이고 𝑔(−1)≠−𝑔(1) 이다. 전칭 명제를 부정할 때는 반례 하나로 끝난다는 3장의 원칙이 그대로 쓰인다.
다항함수와 유리함수
상수와 𝑥 를 더하고 곱해서 만드는 함수가 다항함수다. 𝑦=𝑎𝑛𝑥𝑛+⋯+𝑎1𝑥+𝑎0 꼴이고, 𝑎𝑛≠0 일 때 𝑛 을 차수라 한다.
일차함수 𝑦=𝑎𝑥+𝑏 에서 𝑎 는 기울기, 곧 "x 가 1 늘 때 y 가 느는 양"이다. 점 (𝑥1,𝑦1) 을 지나고 기울기가 𝑎 인 직선은
𝑦−𝑦1=𝑎(𝑥−𝑥1)
이고, 두 점 (𝑥1,𝑦1), (𝑥2,𝑦2) 를 지나는 직선은 기울기를 𝑦2−𝑦1𝑥2−𝑥1 로 계산해 위 식에 넣으면 된다.
기울기를 갖는 두 직선이 서로 수직일 조건은 기울기의 곱이 −1 이다. 왜 그런지는 피타고라스 정리로 확인할 수 있다. 두 직선이 점 𝑃0=(𝑥0,𝑦0) 에서 만나고 기울기가 각각 𝑎1,𝑎2 라 하자. 𝑥=𝑥0+1 에서 두 직선 위의 점은 𝑃1=(𝑥0+1,𝑦0+𝑎1), 𝑃2=(𝑥0+1,𝑦0+𝑎2) 다. 직각삼각형이 되려면 ――――𝑃1𝑃22=――――𝑃0𝑃12+――――𝑃0𝑃22 이어야 하므로
(𝑎1−𝑎2)2=(1+𝑎21)+(1+𝑎22)
왼쪽을 전개하면 𝑎21−2𝑎1𝑎2+𝑎22 이므로 정리하면 −2𝑎1𝑎2=2, 곧 𝑎1𝑎2=−1 이다. 모든 단계가 동치이므로 역방향도 함께 증명된 셈이다.
예제 61
두 점 𝐴(−1,4) 와 𝐵(3,−4) 를 지나는 직선을 구하고, 선분 𝐴𝐵 의 중점을 지나면서 그 직선에 수직인 직선을 구하라.
풀이 보기
두 가지를 구해야 한다. 먼저 직선 𝐴𝐵 다. 기울기는 y 의 증가량을 x 의 증가량으로 나눈 값이다.
𝑎=−4−43−(−1)=−84=−2
점 𝐴 를 지나므로 점-기울기 형태에 넣는다.
𝑦−4=−2(𝑥−(−1))⟹𝑦=−2𝑥+2
점 𝐵 로 확인한다. −2(3)+2=−4. 맞다.
다음으로 수직인 직선이다. 수직 조건은 기울기의 곱이 −1 이므로 구하려는 기울기 𝑎′ 는
(−2)⋅𝑎′=−1⟹𝑎′=12
지나야 할 점은 중점이다. 중점의 좌표는 두 좌표의 평균이므로
𝑀=(−1+32,4+(−4)2)=(1,0)
𝑦−0=12(𝑥−1)⟹𝑦=12𝑥−12
이 직선은 선분 𝐴𝐵 의 수직이등분선이다. 즉 𝐴 와 𝐵 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자취다. 확인해 보면 𝑀 이 실제로 첫 직선 위에 있다. −2(1)+2=0.
흔한 실수는 수직인 직선의 기울기를 +2 나 −12 로 두는 것이다. 역수를 취하고 부호를 뒤집는 것을 둘 다 해야 곱이 −1 이 된다.
두 다항식의 몫으로 만든 함수 𝑅(𝑥)=𝑝(𝑥)𝑞(𝑥) 를 유리함수라 한다(𝑞 는 영함수가 아니다). 여기서 새로 생기는 것이 점근선(asymptote), 곧 그래프가 한없이 가까워지는 직선이다.
<분모가 0 이 되는 자리에 수직점근선이 서고, x 가 한없이 커질 때 다가가는 값이 수평점근선이 된다. 두 점근선을 먼저 그어 놓고 그 사이에 곡선을 채우는 것이 유리함수 그래프를 그리는 순서다>[원본 보기]
점근선
언제 생기나
어떻게 찾나
수직점근선
분모가 0 이 되는 곳
약분한 뒤 남은 분모의 근
수평점근선
분자 차수 ≤ 분모 차수
차수가 같으면 최고차항 계수의 비, 분자가 낮으면 y = 0
사선점근선
분자 차수 = 분모 차수 + 1
나눗셈을 해서 나온 몫이 그 직선
예제 62
𝑅(𝑥)=𝑥2+1𝑥−1 의 점근선을 모두 구하라.
풀이 보기
먼저 약분되는지 본다. 𝑥2+1 은 실수 범위에서 인수분해되지 않으므로 𝑥−1 과 공통인수가 없다. 기약이다.
수직점근선은 분모의 근이므로 𝑥=1 이다.
분자 차수가 2, 분모 차수가 1 이라 분자가 한 차수 높으므로 수평점근선은 없고 사선점근선이 있다. 찾는 방법은 나눗셈이다.
𝑥2+1𝑥−1=𝑥+1+2𝑥−1
확인해 보자. (𝑥+1)(𝑥−1)+2=𝑥2−1+2=𝑥2+1. 맞다.
𝑥 가 커지면 2𝑥−1 는 0 에 가까워지므로 그래프는 직선 𝑦=𝑥+1 에 한없이 가까워진다. 이것이 사선점근선이다.
정리하면 수직점근선 𝑥=1, 사선점근선 𝑦=𝑥+1. 나머지 항의 부호를 보면 𝑥>1 에서는 직선보다 위, 𝑥<1 에서는 아래로 다가간다는 것까지 읽을 수 있다.
지수함수
23=8 은 2 를 세 번 곱한 것이다. 그런데 2−1 이나 21/2 이나 2√2 은 "몇 번 곱한다"로는 뜻이 통하지 않는다. 지수함수를 만들려면 지수 자리에 모든 실수를 넣을 수 있어야 하므로, 뜻을 넓혀야 한다.
넓히는 원칙은 하나다. 이미 성립하던 지수법칙 𝑎𝑚𝑎𝑛=𝑎𝑚+𝑛 이 계속 성립하도록 정한다. 그러면 정의가 저절로 하나로 정해진다.
넓히는 단계
이렇게 정한다
왜 그렇게 정할 수밖에 없나
지수 0
𝑎0=1
𝑎0𝑎𝑛=𝑎0+𝑛=𝑎𝑛 이려면 𝑎0 이 1 이어야 한다
음의 정수 지수
𝑎−𝑛=1/𝑎𝑛
𝑎−𝑛𝑎𝑛=𝑎0=1 이려면 서로 역수여야 한다
유리수 지수
𝑎1/𝑛=𝑛√𝑎
(𝑎1/𝑛)𝑛=𝑎(1/𝑛)⋅𝑛=𝑎 이려면 n제곱근이어야 한다
일반 유리수 지수
𝑎𝑚/𝑛=𝑛√𝑎𝑚
위 둘을 이어 붙인 것
무리수 지수
유리수 지수로 다가가는 값
21.4,21.41,21.414,… 가 다가가는 곳. 6장의 완비성이 그 값의 존재를 보장한다
밑에는 조건이 붙는다. 𝑎>0 이어야 한다. 밑이 음수이면 (−8)1/3=−2 인데 같은 수를 (−8)2/6 로 적으면 6√64=2 가 되어 값이 어긋난다. 밑을 양수로 제한해야 지수법칙이 모순 없이 굴러간다.
이렇게 정한 𝑓(𝑥)=𝑎𝑥 (𝑎>0, 𝑎≠1)를 지수함수라 한다.
<밑이 1 보다 크면 오른쪽으로 갈수록 커지고 1 보다 작으면 줄어든다. 밑이 무엇이든 (0, 1) 을 지나고 값이 절대 0 이나 음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점이다>[원본 보기]
지수법칙
식
한 줄 설명
곱하면 지수가 더해진다
𝑎𝑚𝑎𝑛=𝑎𝑚+𝑛
m 번 곱하고 n 번 더 곱하면 m+n 번
나누면 지수가 빠진다
𝑎𝑚/𝑎𝑛=𝑎𝑚−𝑛
위의 역연산
거듭제곱의 거듭제곱
(𝑎𝑚)𝑛=𝑎𝑚𝑛
m 번 곱한 것을 다시 n 번
곱의 거듭제곱
(𝑎𝑏)𝑛=𝑎𝑛𝑏𝑛
순서를 바꿔 모아 쓴 것
지수함수의 성질을 모아 두면 이렇다. 정의역은 실수 전체, 치역은 양의 실수 전체다. 값이 0 이 되는 일은 없다. 일대일 함수이므로 역함수가 있고, 그것이 다음 절의 로그함수다.
예제 63
22/3 은 무엇인가? 계산기 없이 값의 범위를 어림하라.
풀이 보기
정의로 돌아간다. 22/3=3√22=3√4 다. 순서를 바꿔 (3√2)2 로 봐도 같다.
어림하려면 양옆의 세제곱수를 찾는 것이 요령이다. 13=1, 23=8 이므로 1<3√4<2.
더 좁히자. 1.53=3.375 이고 1.63=4.096 이므로 1.5<3√4<1.6 이고 1.6 에 가깝다.
지수법칙으로도 확인된다. (22/3)3=22=4 이므로 세제곱해서 4 가 되는 수가 맞다.
흔한 실수는 22/3 을 22/3 이나 (2/3)2 으로 읽는 것이다. 분수 지수는 분모가 몇 제곱근인지, 분자가 몇 제곱인지를 함께 말한다.
예제 64
어떤 양이 5 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든다. 처음 양을 𝑁0 라 할 때 𝑡 년 뒤의 양을 식으로 적고, 20 년 뒤에 처음의 몇 분의 몇이 남는지 구하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시간 𝑡 에 대한 함수다. 알고 있는 것은 "5 년마다 곱하기 12" 하나뿐이다.
5 년이 몇 번 지났는지를 세면 곱한 횟수가 나온다. 그 횟수가 𝑡/5 다. 곱한 횟수가 지수 자리로 가므로
𝑁(𝑡)=𝑁0(12)𝑡/5
여기서 𝑡/5 가 정수가 아니어도 뜻이 통하는 것이 앞에서 지수를 실수까지 넓혀 둔 덕분이다.
𝑡=20 을 넣는다.
𝑁(20)=𝑁0(12)20/5=𝑁0(12)4=𝑁016
답이 말이 되는지 본다. 20 년은 5 년의 4 배이므로 절반이 네 번 일어났고 12⋅12⋅12⋅12=116 이다. 맞다.
흔한 실수는 "5 년에 절반이니 20 년이면 4 배로 줄어 14" 로 답하는 것이다. 지수적 변화는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쌓인다.
로그함수
지수함수 𝑦=𝑎𝑥 는 일대일이므로 역함수가 있다. 그 역함수를 로그함수라 하고 𝑦=log𝑎𝑥 로 적는다. 𝑎 를 밑이라 한다.
정의는 이 한 줄이 전부다.
𝑦=log𝑎𝑥⟺𝑎𝑦=𝑥(𝑎>0,𝑎≠1,𝑥>0)
말로 하면 log𝑎𝑥 는 "𝑎 를 몇 번 곱해야 𝑥 가 되는가"를 세는 것이다. log28=3 인 이유는 2 를 세 번 곱하면 8 이기 때문이다.
정의역이 𝑥>0 인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지수함수의 치역이 양수뿐이었으니, 그 역함수의 정의역도 양수뿐이다. 0 이나 음수의 로그는 없다.
<두 그래프는 직선 y = x 에 대해 대칭이다. 지수함수 위의 점 (2, 4) 가 로그함수 위에서는 (4, 2) 가 된다. 좌표를 뒤집는 것, 그것이 역함수라는 말의 뜻이다>[원본 보기]
로그 법칙은 전부 지수법칙을 뒤집은 것이다. 𝑥=𝑎𝑠, 𝑦=𝑎𝑡 로 두면 𝑠=log𝑎𝑥, 𝑡=log𝑎𝑦 이므로, 지수 쪽에서 일어난 일을 그대로 옮겨 적으면 된다.
법칙
식
지수를 센다는 정의에서 왜 나오나
곱은 합이 된다
log𝑎(𝑥𝑦)=log𝑎𝑥+log𝑎𝑦
𝑎𝑠⋅𝑎𝑡=𝑎𝑠+𝑡 이므로 곱한 것의 지수는 지수의 합이다
몫은 차가 된다
log𝑎(𝑥/𝑦)=log𝑎𝑥−log𝑎𝑦
𝑎𝑠/𝑎𝑡=𝑎𝑠−𝑡 이므로 나눈 것의 지수는 지수의 차다
거듭제곱은 앞으로
log𝑎𝑥𝑐=𝑐log𝑎𝑥
(𝑎𝑠)𝑐=𝑎𝑐𝑠 이므로 c 제곱하면 지수가 c 배가 된다
밑 자신과 1
log𝑎𝑎=1,log𝑎1=0
𝑎1=𝑎 이고 𝑎0=1 이다
서로 되돌린다
𝑎log𝑎𝑥=𝑥,log𝑎𝑎𝑥=𝑥
역함수를 이어 붙이면 제자리로 온다는 4장의 성질 그대로다
밑변환
log𝑏𝑐=log𝑎𝑐log𝑎𝑏
𝑐=𝑏log𝑏𝑐 의 양변에 log𝑎 를 취하면 나온다
밑변환이 왜 필요한가. 계산기에는 보통 밑이 10 인 로그(log, 상용로그)와 밑이 𝑒 인 로그(ln)만 있다. 여기서 처음 나온 𝑒 는 2.71828⋯ 이라는 정해진 수이고, 그 수가 어디서 오는지와 ln 이 무엇인지는 바로 다음 절에서 정한다. 이 절에서는 밑이 10 인 로그만 쓴다. log2100 이 필요하면 log100log2=20.301 처럼 바꿔 계산한다.
예제 65
다음 둘을 구하라. (1) log240−log25 의 값. (2) 3𝑥=20 을 만족하는 𝑥 — log 로 나타내고 대략의 크기도 말하라.
풀이 보기
(1) 두 로그를 따로 구하려 하면 log240 이 정수가 아니라 막힌다. 그러니 먼저 법칙으로 합쳐 놓고 값을 구한다. 몫은 차가 된다는 법칙을 거꾸로 쓴다.
log240−log25=log2405=log28
23=8 이므로 답은 3 이다. 검산은 정의로 한다. 답이 3 이라는 것은 405=23 이라는 말이고, 실제로 8=8 이다. 로그 계산의 요령은 언제나 같다. 따로 구하려 들지 말고 하나로 합쳐 "밑을 몇 번 곱한 것인가"가 보이는 꼴로 만든다.
(2) 구하려는 것은 지수 자리에 있는 𝑥 다. 지수를 끌어내리는 도구가 로그다. 양변에 밑이 3 인 로그를 취하면
log33𝑥=log320⟹𝑥=log320
계산기로 값을 얻으려면 밑변환이 필요하다.
𝑥=log20log3
크기는 밑의 거듭제곱과 견주면 어림된다. 32=9, 33=27 이고 20 은 그 사이이므로 2<𝑥<3 이다. 27 쪽에 가까우므로 2.7 근처다.
양변에 상용로그를 취해도 같은 답에 이른다. 𝑥log3=log20 에서 𝑥=log20log3. 어느 밑으로 취하든 결과가 같다는 것이 밑변환 공식의 내용이다.
오류 찾기
어떤 사람이 log(𝑥+𝑦)=log𝑥+log𝑦 라고 썼다. 어디가 틀렸는지 지적하고, 옳은 식이 무엇인지 말하라.
풀이 보기
반례를 하나 들면 틀렸다는 것은 바로 보인다. 𝑥=𝑦=1 이면 왼쪽은 log2≈0.301 이고 오른쪽은 0+0=0 이다. 같지 않다.
무엇을 착각했는가. 로그 법칙은 곱을 합으로 바꾼다. 합을 합으로 바꾸지 않는다.
log(𝑥𝑦)=log𝑥+log𝑦(옳다)
log(𝑥+𝑦)=log𝑥+log𝑦(틀렸다)
이 착각이 잦은 이유는 log 를 "괄호 안에 분배되는 무엇"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로그는 곱셈 구조를 덧셈 구조로 옮기는 사전이지, 괄호를 푸는 연산이 아니다.
덧붙이면 log(𝑥+𝑦) 는 더 간단하게 쪼갤 방법이 없다. 굳이 정리한다면 log𝑥+log(1+𝑦𝑥) 처럼 곱셈 꼴로 억지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자연상수 e 와 자연로그
로그의 밑으로 10 이 편한 것은 우리가 십진법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연을 다루는 식에는 10 이 아니라 2.71828⋯ 이라는 어중간한 수가 밑으로 나온다. 이 절은 그 수가 어디서 오는지, 그 수를 밑으로 하는 로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상용로그만 가지고 어떻게 다루는지를 정한다.
링크를 따라 이 절만 읽으러 온 독자를 위해 앞 두 절의 결과를 옮겨 둔다. 𝑎𝑥 는 "밑 𝑎>0 을 𝑥 번 곱한다"는 뜻을 지수가 실수일 때까지 넓힌 것이고, log𝑎𝑥 는 그 역함수로 "𝑎 를 몇 번 곱해야 𝑥 가 되는가"를 센다. 이 절에서 계속 쓰는 것은 로그 법칙 셋(곱은 합으로, 몫은 차로, 지수는 앞으로)과 밑변환 log𝑏𝑐=log𝑎𝑐log𝑎𝑏 다.
답할 것은 셋이다. 𝑒 가 무엇이고 왜 하필 그 수인가, ln 과 log 를 어떻게 환산하는가, 그리고 𝑒−𝑥 꼴의 값을 계산기 없이 어떻게 어림하는가.
왜 하필 2.71828 인가 — 이자를 끝없이 쪼갠다
원금 1 을 연이율 100 %로 1 년 맡긴다고 하자. 100 %는 현실의 이자율이 아니라 계산을 깨끗하게 하려고 고른 값이다. 붙은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 방식을 복리(compound interest)라 한다. 이자율은 그대로 두고 이자를 붙이는 횟수만 바꿔 가며 1 년 뒤의 금액을 견주어 보자.
1 년에 한 번 몰아서 붙이면 1+1=2 다.
반년마다 50 %씩 두 번 붙이면 (1+12)2=2.25 다. 늘어난 까닭은 뒤의 반년에 앞의 반년에 붙은 이자에도 이자가 붙기 때문이다.
1 년을 𝑛 번으로 쪼개면 한 번에 붙는 이율이 1𝑛 이고 그것을 𝑛 번 되풀이하므로 (1+1𝑛)𝑛 이다.
쪼갤수록 이득이니 한없이 쪼개면 돈도 한없이 불어날 것 같다. 값을 실제로 재 보면 그렇지 않다.
쪼개는 횟수 n
한 번에 붙는 이율
1 년 뒤의 금액 (1+1𝑛)𝑛
1 (해마다)
100 %
2
2 (반년마다)
50 %
2.25
12 (달마다)
약 8.33 %
약 2.6130
365 (날마다)
약 0.274 %
약 2.7146
1000
0.1 %
약 2.7169
100000
0.001 %
약 2.7183
늘어나기는 하는데 3 을 넘지 못하고 어떤 값에 멎는다. 그 값을 𝑒 라 쓰고 자연상수(natural constant)라 부른다.
𝑒=lim𝑛→∞(1+1𝑛)𝑛=2.7182818284⋯
이 값이 정말 하나로 정해지는가는 이 자리에서 답할 수 없다. "늘기만 하면서 3 을 넘지 못한다"를 보인 뒤 6장의 완비성을 쓰면 되는데, 그 논증은 9장 「수열의 극한」에서 한다. 극한 기호 lim 의 정확한 뜻도 9장의 몫이다. 여기서는 값이 존재한다는 것만 받아 두고 쓴다.
𝑒 는 𝜋 와 마찬가지로 유리수가 아니다. 분수로 적을 수 없고 소수 표현이 끝나거나 되풀이되지도 않는다. 이 문서에서 손으로 쓸 일이 있는 자릿수는 2.7183 까지다.
접선의 기울기가 1 이 되는 유일한 밑
이자 이야기만으로는 이 수가 왜 수학 전체에 퍼져 있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진짜 이유는 그래프에 있다.
곡선 위의 한 점에서 곡선에 스치듯 닿는 직선을 접선(tangent line)이라 하고, 그 기울기를 그 점에서 곡선이 오르는 빠르기로 읽는다. 접선을 정확히 정의하고 계산하는 일은 10장의 몫이다. 여기서는 그림으로 견주기만 한다.
지수함수 𝑦=𝑎𝑥 는 밑이 무엇이든 점 (0,1) 을 지난다. 그런데 그 점에서의 접선 기울기는 밑마다 다르다. 밑이 2 이면 약 0.69, 밑이 3 이면 약 1.10 이다. 밑을 2 에서 3 으로 키우면 기울기도 함께 커지므로, 그 사이 어딘가에 기울기가 정확히 1 인 밑이 꼭 하나 있다. 그 밑이 𝑒 다.
<세 패널에 똑같은 회색 점선(기울기 1)을 두고 접선과 견준다. 접선이 그 점선과 정확히 겹치는 패널은 가운데 하나뿐이고, 그때의 밑이 e 다>[원본 보기]
기울기가 1 이라는 것이 왜 그렇게 좋은가. 그 성질 때문에 𝑦=𝑒𝑥 는 모든 점에서 기울기가 그 점의 함숫값과 같은 유일한 지수함수가 된다. 값이 2 인 곳에서는 기울기도 2 이고, 값이 100 인 곳에서는 기울기도 100 이다. 이 사실의 증명은 10장에서 한다.
그래서 변하는 빠르기가 지금 남아 있는 양에 비례하는 현상은 전부 이 함수로 적힌다. 이자, 방사성 붕괴, 축전기의 방전, 뜨거운 물체가 식는 과정, 개체수의 증가와 감소가 모두 그렇다. 다른 문서들이 이 절로 찾아오는 이유가 이것이다.
예제 67
연이율 5 %로 100 만 원을 1 년 맡긴다. (1) 이자를 1 년에 한 번 붙일 때와 (2) 1 년을 한없이 잘게 쪼개 붙일 때(연속 복리)의 1 년 뒤 금액을 각각 구하고 견주어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1 년 뒤의 금액 두 가지다. 아는 것은 원금 100 만 원과 연이율 5 %, 그리고 앞에서 정한 𝑒 의 정의뿐이다.
(1) 한 번에 붙이면 곱하기 한 번이다. 100×1.05=105 만 원.
(2)𝑛 번으로 쪼개면 한 번에 붙는 이율이 0.05𝑛 이고 그것을 𝑛 번 되풀이하므로 금액은 100(1+0.05𝑛)𝑛 이다. 여기서 𝑛→∞ 의 값이 필요한데, 𝑒 의 정의는 (1+1𝑚)𝑚 꼴이었으므로 그 꼴로 바꿔 놓는 것이 첫걸음이다.
𝑚=𝑛0.05 로 두면 0.05𝑛=1𝑚 이고 𝑛=0.05𝑚 이므로
(1+0.05𝑛)𝑛=(1+1𝑚)0.05𝑚=[(1+1𝑚)𝑚]0.05
𝑛→∞ 이면 𝑚→∞ 이므로 대괄호 안이 𝑒 로 간다. 따라서 값은 𝑒0.05 다.
값을 상용로그로 구한다. log𝑒0.05=0.05×0.4343=0.02171 이다. 상용로그표에서 log1.05=0.0212, log1.06=0.0253 이므로 답은 1.05 를 조금 넘는다. 사이를 비례로 나누면 𝑒0.05≈1.0513 이다.
그러므로 (2)의 금액은 100×1.0513=105.13 만 원이다.
답이 말이 되는가. 쪼개는 편이 이득이라 했으므로 (2)가 (1)보다 커야 하는데 실제로 크다. 차이는 0.13 만 원, 원금의 0.13 %뿐이다. 쪼갤수록 이득이지만 그 이득에는 천장이 있고, 천장의 높이를 정하는 것이 𝑒 다.
같은 계산을 일반화하면 연이율 𝑟 로 𝑡 년 동안 연속 복리로 불린 금액은 𝑁0𝑒𝑟𝑡 다. 이 꼴은 이자 말고도 여러 곳에서 다시 만난다.
자연로그와 상용로그의 환산
밑이 𝑒 인 로그를 자연로그(natural logarithm)라 하고 ln𝑥 로 적는다. "엘엔" 또는 "자연로그 엑스"라 읽는다. 정의는 로그의 정의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𝑦=ln𝑥⟺𝑒𝑦=𝑥(𝑥>0)
로그 법칙은 밑이 무엇이든 성립하던 것이므로 그대로 쓴다. ln(𝑥𝑦)=ln𝑥+ln𝑦, ln𝑥𝑦=ln𝑥−ln𝑦, ln𝑥𝑐=𝑐ln𝑥, ln𝑒=1, ln1=0, 𝑒ln𝑥=𝑥.
문제는 계산이다. 상용로그표만 있거나 계산기에 ln 단추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앞 절의 밑변환 공식에 𝑏=𝑒, 𝑎=10 을 넣으면 된다.
ln𝑥=log𝑒𝑥=log𝑥log𝑒
log𝑒=log2.71828=0.43429⋯ 이고 그 역수가 10.43429=2.30259⋯ 다. 즉 두 로그는 서로 상수배다. 모양만 다를 뿐 담고 있는 정보가 같다.
ln𝑥=2.303log𝑥,log𝑥=0.4343ln𝑥
이 2.303 의 정체를 밝혀 두면 2.303=ln10 이다. 실제로 𝑥=10log𝑥 의 양변에 자연로그를 취하고 ln𝑥𝑐=𝑐ln𝑥 를 쓰면 ln𝑥=(log𝑥)(ln10) 이 되니, 환산식은 로그 법칙 한 줄에서 곧바로 나온다.
다른 과목의 교재에서 2.303log 라고 적힌 식을 만나면 겁먹을 것 없다. 원래 ln 으로 적힌 식을 상용로그로 바꿔 쓴 것뿐이고, 2.303 은 그 환산 배수다.
외워 둘 값
값
어디에 쓰나
ln10
2.303
상용로그를 자연로그로 바꾸는 배수
log𝑒
0.4343
ln10 의 역수. 자연로그를 상용로그로 바꾼다
ln2
0.693
절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
𝑒−1
0.368
한 단위가 지날 때 남는 비율
예제 68
상용로그표에 log2=0.3010 이 있다. 이것만 가지고 ln2 를 구하라. 그리고 얻은 값이 옳은지를 로그표를 다시 쓰지 않고 검산하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ln2 다. 아는 것은 log2=0.3010 과 환산식 ln𝑥=2.303log𝑥 뿐이다. 환산식을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밑이 다른 두 로그가 상수배 관계이므로 한쪽을 알면 다른 쪽은 곱셈 한 번이다.
ln2=2.303×0.3010=0.6932
검산은 다른 길로 가야 뜻이 있다. 로그표를 다시 펴지 않고 확인할 방법을 찾는다. 손에 남은 재료는 210=1024 라는 사실 하나다. 1024 는 1000 에 매우 가까우므로
따라서 ln2≈0.6909 다. 앞에서 얻은 0.6932 와 0.3 % 안에서 맞는다. 1024 를 1000 으로 낮춰 잡았으니 이 값이 조금 작게 나오는 것도 방향이 맞다.
같은 환산으로 몇 개 더 만들어 두면 쓸모가 있다. ln100=2.303×2=4.606, ln0.1=2.303×(−1)=−2.303 이다. 앞의 것은 ln102=2ln10 으로도 바로 나온다.
흔한 실수는 ln 과 log 를 같은 것으로 놓고 쓰는 것이다. 둘의 차이는 2.303 배이므로, 자릿수만 보는 어림에서는 넘어가도 값을 견주는 계산에서는 두 배 이상 틀린다.
지수적 감쇠 — 값을 어림하는 법
자연을 다루는 식에서 𝑒 는 커지는 쪽보다 줄어드는 쪽에 더 자주 나온다. 남아 있는 양이 이런 꼴로 적히는 경우다.
𝑁(𝑡)=𝑁0𝑒−𝑡/𝜏
𝑁0 는 처음의 양이고, 𝜏(그리스 문자 타우)는 시간상수라 부르는 상수다. 𝑡=𝜏 를 넣으면 𝑁=𝑁0𝑒−1=0.368𝑁0 이다. 즉 𝜏 만큼 지날 때마다 그때 남아 있던 양의 0.368 배가 다시 남는다.
부호를 먼저 분명히 해 두자. 𝑒−𝑥 는 음수가 아니다. 음의 지수는 역수를 뜻하므로 𝑒−𝑥=1𝑒𝑥 이고, 지수함수의 값은 언제나 양수다. 값이 0 에 한없이 가까워질 뿐 0 이 되지도 음수가 되지도 않는다.
<가로 한 칸이 지날 때마다 0.368 배가 남는다. 절반이 되는 곳은 한 칸이 아니라 0.693 칸이고,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읽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다>[원본 보기]
절반이 남는 시각을 반감기라 하고 𝑡1/2 로 적는다. 𝑒−𝑡/𝜏=12 를 풀면 되는데, 지수 자리의 𝑡 를 끌어내리는 도구가 자연로그다.
−𝑡𝜏=ln12=−ln2⟹𝑡1/2=𝜏ln2=0.693𝜏
이제 값을 계산기 없이 어림하는 법이다. 상용로그를 취해 지수를 끌어내리면 된다.
log(𝑒−𝑥)=−𝑥log𝑒=−0.4343𝑥⟹𝑒−𝑥=10−0.4343𝑥
여기서 눈으로 쓰기 좋은 사실 하나가 나온다. 0.4343×2.303=1 이므로 지수가 2.303 씩 줄어들 때마다 값이 10 분의 1 이 된다. 자릿수만 알면 되는 자리에서는 이 한 줄로 끝난다.
𝑥
𝑒−𝑥
읽는 법
0.693
0.5
절반이 된다
1
0.368
3 분의 1 을 조금 넘게 남는다
2
0.135
7 분의 1 에 조금 못 미친다
2.303
0.1
10 분의 1 이 된다
4.605
0.01
100 분의 1 이 된다
7
0.000912
1000 분의 1 을 조금 밑돈다
예제 69
다른 문서에서 𝑒−30 이라는 값을 만났다. 계산기의 𝑒𝑥 단추를 쓰지 않고, 상용로그만으로 이 값의 크기를 구하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𝑒−30 의 크기, 즉 몇 자리 수인지와 앞자리가 얼마인지다. 아는 것은 log𝑒=0.4343 하나다.
왜 로그를 쓰는가. 지수가 30 이나 되는 거듭제곱은 곧바로 셀 수 없지만, 로그를 취하면 지수가 곱셈으로 내려와 한 번의 곱셈이 된다. 이것이 로그가 처음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log(𝑒−30)=−30×log𝑒=−30×0.4343=−13.029
로그값이 음수일 때는 정수 부분과 0 과 1 사이의 소수 부분으로 갈라 적는 것이 요령이다. 그래야 자릿수와 앞자리를 따로 읽을 수 있다.
−13.029=−14+0.971
그러므로 𝑒−30=100.971×10−14 이다. 남은 것은 100.971 인데, 상용로그표에서 log9=0.954, log9.4=0.973 이므로 9.4 를 조금 밑돈다.
𝑒−30≈9.4×10−14
답이 말이 되는지 다른 길로 확인한다. 앞에서 "지수가 2.303 줄 때마다 10 분의 1" 이라 했으므로 30÷2.303=13.03 이다. 즉 10 분의 1 이 13.03 번 일어난 셈이라 10−13.03, 곧 10−13 을 조금 밑도는 수다. 앞의 답과 같다.
흔한 실수는 𝑒−30 을 −𝑒30 으로 읽는 것이다. 음의 지수는 부호가 아니라 역수를 뜻하므로 이 값은 아주 작은 양수이지 큰 음수가 아니다. 그리고 이만큼 작은 수는 실질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에 가깝다는 것까지 읽어야 답을 쓴 값어치가 있다.
오류 찾기
어떤 사람이 𝑁(𝑡)=𝑁0𝑒−𝑡/𝜏 에서 𝜏 를 반감기라 부르며, 𝜏=10 초이면 "20 초 뒤에는 4 분의 1 이 남는다"고 계산했다. 어디가 틀렸는지 지적하고 옳은 값을 구하라.
풀이 보기
틀린 곳은 계산이 아니라 𝜏 를 반감기로 읽은 것이다. 𝑡=𝜏 를 넣으면 남는 비율은 𝑒−1=0.368 이지 0.5 가 아니다. 시간상수는 절반이 되는 시각이 아니라 0.368 배가 되는 시각이다.
옳은 값을 구한다. 𝑡=20, 𝜏=10 이므로
𝑁(20)𝑁0=𝑒−20/10=𝑒−2=0.135
13.5 %가 남는다. 사람이 말한 25 %의 절반 남짓이니 작은 차이가 아니다.
반감기를 함께 구해 두면 왜 어긋났는지가 분명해진다. 𝑡1/2=𝜏ln2=10×0.693=6.93 초다. 20 초는 반감기의 20/6.93=2.89 배이므로 남는 비율은 (12)2.89 다. 이 값이 정말 0.135 인지 상용로그로 확인한다.
log(2−2.89)=−2.89×0.3010=−0.870=−1+0.130
100.130≈1.35 이므로 0.135 다. 두 길이 같은 값에 이르렀다.
정리하면 𝜏 는 0.368 배가 되는 시각, 𝑡1/2=0.693𝜏 는 0.5 배가 되는 시각이다. 반감기 쪽이 언제나 더 이르다.
삼각함수
5장에서 직각삼각형의 변의 비로 sin, cos, tan 을 정의했고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에 썼다. 그 정의에는 한계가 있다. 직각삼각형의 예각으로만 뜻이 있으므로 0∘ 과 90∘ 사이의 각에만 쓸 수 있다.
그런데 파동이나 회전처럼 되풀이되는 것을 나타내려면 각이 한 바퀴를 넘어가고 음수도 되어야 한다. 이 절은 5장의 정의를 모든 각으로 넓히는 작업이다. 넓힌 뒤에도 예각에서는 5장과 정확히 같은 값을 준다.
라디안 — 각을 길이로 잰다
각의 단위로 익숙한 것은 도(degree)다. 한 바퀴를 360 으로 나눈 것이고, 360 이라는 수 자체에는 수학적인 이유가 없다. 1 도보다 작은 각은 다시 60 등분해 분(1∘=60′)과 초(1′=60″)로 적는다.
수학에서 쓰는 단위는 라디안(radian)이다. 정의는 이렇다. 호의 길이가 반지름과 같아지는 중심각의 크기를 1 라디안이라 한다.
<왼쪽: 호의 길이가 반지름과 같아지는 각이 1 라디안이다. 오른쪽: 한 바퀴의 호 길이는 2πr 이므로 한 바퀴가 2π 라디안이 된다. 도수와 라디안의 환산은 이 한 줄에서 모두 나온다>[원본 보기]
반지름 𝑟 인 원의 둘레는 2𝜋𝑟 이므로, 한 바퀴는 반지름이 2𝜋 개 들어가는 호다. 따라서
2𝜋라디안=360∘,𝜋라디안=180∘,1라디안=180∘𝜋≈57.3∘
라디안은 "길이 나누기 길이"라 단위가 없다. 그래서 sin2 처럼 단위를 적지 않고 쓰며, 단위가 적혀 있지 않으면 라디안으로 읽는다.
이 정의를 쓰면 부채꼴의 두 공식이 매우 짧아진다. 반지름 𝑟, 중심각 𝜃(라디안)인 부채꼴에서
𝑙=𝑟𝜃,𝑆=12𝑟2𝜃=12𝑟𝑙
각각 "호의 길이가 중심각에 비례한다"와 "부채꼴 넓이가 중심각에 비례한다"에서 나온다. 한 바퀴일 때 𝑙=2𝜋𝑟, 𝑆=𝜋𝑟2 이 되는지 확인해 보면 맞다. 도수로 적으면 𝜋180 같은 인자가 붙어 지저분해진다. 이것이 수학이 라디안을 쓰는 이유다.
예제 71
반지름이 6, 중심각이 60∘ 인 부채꼴의 호의 길이와 넓이를 구하라.
풀이 보기
공식이 라디안으로 되어 있으므로 각을 먼저 라디안으로 바꾼다. 이 단계를 건너뛰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다.
60∘=60×𝜋180=𝜋3
호의 길이는 𝑙=𝑟𝜃 다.
𝑙=6×𝜋3=2𝜋
넓이는 𝑆=12𝑟𝑙 을 쓰면 이미 구한 𝑙 을 재활용할 수 있다.
𝑆=12×6×2𝜋=6𝜋
답이 말이 되는지 본다. 60∘ 는 한 바퀴의 16 이다. 둘레 12𝜋 의 16 은 2𝜋, 넓이 36𝜋 의 16 은 6𝜋. 맞다.
일반각과 단위원
각을 넓히려면 각을 회전으로 본다. 양의 x축을 시초선으로 두고, 거기서 반시계 방향으로 돈 양을 양의 각, 시계 방향으로 돈 양을 음의 각으로 삼는다. 한 바퀴를 넘겨 돌아도 되므로 각은 모든 실수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잡은 각을 일반각이라 한다. 𝜃 와 𝜃+2𝑛𝜋(𝑛 은 정수)는 같은 자리를 가리킨다.
이제 원점 중심, 반지름 1 인 원(단위원)을 그리고, 시초선에서 각 𝜃 만큼 돌린 자리의 점을 𝑃 라 하자. 정의는 이것이다.
𝑃 의 좌표가 (cos𝜃,sin𝜃) 다.
<왼쪽의 직각삼각형 정의는 예각에서만 쓸 수 있다. 오른쪽처럼 단위원 위 점의 좌표로 다시 정의하면 어떤 각에서도 값이 정해지고, 부호까지 좌표에서 그대로 읽힌다>[원본 보기]
이 정의가 5장과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해 두자. 𝜃 가 예각이면 𝑃 에서 x축에 수선을 내려 직각삼각형을 만들 수 있고, 빗변이 1 이므로 "빗변 분의 높이"가 그냥 높이, 곧 y좌표다. 5장의 sin𝜃=𝑏𝑐 와 같은 값이다. 넓힌 정의가 좁은 정의를 포함한다.
부호는 외울 필요가 없다. 좌표의 부호를 보면 된다. 2사분면에서는 x좌표가 음수이므로 cos𝜃<0 이고 y좌표는 양수이므로 sin𝜃>0 이다.
각 (라디안)
0
𝜋/6
𝜋/4
𝜋/3
𝜋/2
도
0°
30°
45°
60°
90°
sin
0
1/2
√2/2
√3/2
1
cos
1
√3/2
√2/2
1/2
0
tan
0
√3/3
1
√3
정의되지 않는다
이 표는 5장의 특수 직각삼각형에서 나온 것이라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다만 tan(𝜋/2) 가 정의되지 않는다는 점은 새로 생긴 사실이다. 그 자리에서 cos𝜃=0 이라 나눌 수 없다.
유도공식 — 5장에서 빌린 것을 갚는다
단위원 위에서 각을 뒤집거나 반 바퀴 돌리면 점이 다른 사분면으로 옮겨 가는데, 옮겨 간 점의 좌표는 원래 좌표와 부호만 다르거나 x 와 y 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관계를 유도공식이라 한다.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서 읽는 것이다.
<네 점은 모두 같은 각에서 출발해 뒤집기만 한 자리라 좌표의 부호만 다르다. π − θ 는 θ 를 y축에 대해 뒤집은 자리이므로 높이(사인)는 그대로이고 가로(코사인)만 부호가 뒤집힌다>[원본 보기]
각
어떤 대칭인가
사인
코사인
−𝜃
x축 대칭
−sin𝜃
cos𝜃
𝜋−𝜃
y축 대칭
sin𝜃
−cos𝜃
𝜋+𝜃
원점 대칭
−sin𝜃
−cos𝜃
𝜋/2−𝜃
직선 y = x 대칭
cos𝜃
sin𝜃
둘째 줄이 5장에서 갚기로 한 빚이다. 5장은 사인법칙을 둔각까지 밀고 갈 때 sin(180∘−𝜃)=sin𝜃 를, 코사인법칙에서 수선의 발이 변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에 cos(180∘−𝜃)=−cos𝜃 를 결과만 빌려 썼다. 그때는 둔각의 삼각비가 정의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이제 정의가 있으므로 증명은 한 줄이다.
각 𝜋−𝜃 자리의 점은 각 𝜃 자리의 점을 y축에 대해 뒤집은 것이므로 좌표가 (−cos𝜃,sin𝜃) 다. 한편 단위원 정의에 따라 그 점의 좌표는 (cos(𝜋−𝜃),sin(𝜋−𝜃)) 이기도 하다. 같은 점의 좌표를 두 가지로 적었으므로 성분끼리 같고, 그것이 빌려 쓴 두 식이다. ■
마지막 줄은 여각 공식이다. 5장에서 직각삼각형의 두 예각이 서로 여각이고 한 각의 사인이 다른 각의 코사인이었던 사실을, 예각이라는 제한 없이 모든 각으로 넓힌 것이다. 코사인·코시컨트·코탄젠트 앞에 붙은 co- 가 여기서 나왔다(complementary, 여각).
예제 72
sin5𝜋6, cos5𝜋6, tan5𝜋6 를 구하라.
풀이 보기
5𝜋6 는 150∘ 로 예각이 아니다. 5장의 직각삼각형 정의로는 답할 수 없고, 단위원과 유도공식이 필요하다.
요령은 특수각 표에 있는 각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5𝜋6=𝜋−𝜋6 이므로 표의 둘째 줄을 𝜃=𝜋6 에 대해 쓰면 된다.
sin5𝜋6=sin(𝜋−𝜋6)=sin𝜋6=12
cos5𝜋6=cos(𝜋−𝜋6)=−cos𝜋6=−√32
탄젠트는 정의대로 둘의 비다.
tan5𝜋6=1/2−√3/2=−1√3=−√33
확인해 보자. 단위원 위의 점이므로 (12)2+(−√32)2=14+34=1 이어야 하고, 실제로 그렇다. 좌표가 원 위에 있는지 보는 것이 가장 빠른 검산이다.
공식을 잊었더라도 그림만 있으면 된다. 150∘ 는 2사분면이므로 x좌표는 음, y좌표는 양이고, x축과 이루는 각이 30∘ 이므로 크기는 30∘ 짜리와 같다. 유도공식은 이 두 문장을 식으로 적어 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프와 주기
각을 계속 키우면 점 𝑃 는 원을 돌고 또 돈다. 그래서 좌표도 같은 값을 되풀이한다. sin 과 cos 은 2𝜋 마다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런 성질을 주기성이라 하고 그 간격을 주기라 한다.
<위: 두 곡선은 모양이 완전히 같고 시작 위치만 π/2 다르다. 아래: 같은 x 범위를 그렸는데 탄젠트는 되풀이가 두 배로 잦고, cos x 가 0 이 되는 자리마다 끊겨 점근선이 선다>[원본 보기]
값의 범위는 −1≤sin𝑥≤1, −1≤cos𝑥≤1 이다. 단위원 위 점의 좌표이므로 1 을 넘을 수 없다.
sin 은 기함수(sin(−𝑥)=−sin𝑥), cos 은 우함수(cos(−𝑥)=cos𝑥)다. 유도공식의 첫째 줄을 그래프로 옮긴 것이다.
두 곡선은 cos𝑥=sin(𝑥+𝜋2) 의 관계다. 평행이동 절의 표를 삼각함수에 적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tan 은 사정이 다르다. cos𝑥=0 인 곳(𝑥=𝜋2+𝑛𝜋)에서 정의되지 않고 그 자리에 수직점근선이 선다. 값의 범위는 실수 전체이고, 주기는 2𝜋 가 아니라 𝜋 다. 유도공식의 셋째 줄에서 tan(𝜋+𝜃)=−sin𝜃−cos𝜃=tan𝜃 이므로 반 바퀴만에 제자리로 온다.
5장에서 미뤄 두었던 물음 하나도 이 그림에서 풀린다. 사인법칙으로 각을 구하면 답이 둘 나올 수 있는데 코사인법칙으로 구하면 하나만 나오는 이유다. 삼각형의 각이 놓이는 범위 0 과 𝜋 사이에서 사인 곡선은 올라갔다 내려오므로 같은 값을 두 번 지난다(𝜃 와 𝜋−𝜃 에서). 반면 코사인 곡선은 1 에서 −1 까지 내리 줄기만 하므로 같은 값을 두 번 지나는 일이 없다. 각을 구할 때 코사인 쪽이 안전하다는 5장의 조언이 그래프 모양 하나에서 나온다.
실제 문제에 나오는 것은 대개 다음 꼴이다.
𝑦=𝐴sin(𝐵(𝑥−𝐶))+𝐷
각 글자가 하는 일은 앞 절의 평행이동 표와 정확히 같다. |𝐴| 는 위아래로 늘리는 배율이라 진폭이 되고, 𝐵 는 좌우로 줄이는 배율이라 주기가 2𝜋|𝐵| 가 되며, 𝐶 는 좌우 이동(위상), 𝐷 는 상하 이동이다.
예제 73
𝑦=3sin(2𝑥−𝜋2)+1 의 진폭, 주기, 최댓값과 최솟값을 구하라.
풀이 보기
표를 그대로 적용하려면 𝐵(𝑥−𝐶) 꼴로 𝑥 의 계수를 밖으로 묶어 내야 한다. 묶지 않고 읽으면 위상을 틀린다.
2𝑥−𝜋2=2(𝑥−𝜋4)
따라서 𝑦=3sin(2(𝑥−𝜋4))+1 이고 𝐴=3, 𝐵=2, 𝐶=𝜋4, 𝐷=1 이다.
진폭은 |𝐴|=3. 주기는 2𝜋|𝐵|=2𝜋2=𝜋.
최댓값과 최솟값은 sin 이 ±1 을 오간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𝑦max=3(1)+1=4,𝑦min=3(−1)+1=−2
답이 말이 되는지 본다. 중심선이 𝑦=𝐷=1 이고 거기서 위아래로 진폭 3 만큼 흔들리므로 1±3, 곧 4 와 −2. 맞다.
항등식과 덧셈정리
단위원 위의 점이라는 정의에서 곧바로 나오는 항등식이 있다. 점 (cos𝜃,sin𝜃) 가 반지름 1 인 원 위에 있으므로 𝑥2+𝑦2=1 에 넣으면
sin2𝜃+cos2𝜃=1
이 식의 양변을 cos2𝜃 로 나누면 tan2𝜃+1=sec2𝜃, sin2𝜃 로 나누면 1+cot2𝜃=csc2𝜃 가 된다. 세 항등식은 사실 하나다.
그다음이 덧셈정리다. 두 각의 합의 삼각함수를 각각의 삼각함수로 적는 공식이고, 삼각함수를 다루는 거의 모든 계산이 여기서 나온다.
<단위원 위 두 점 사이의 거리를 코사인법칙으로 한 번, 좌표 거리 공식으로 한 번 계산한다. 같은 길이를 두 방법으로 적고 견주면 덧셈정리가 떨어진다>[원본 보기]
예제 74
cos(𝛼−𝛽)=cos𝛼cos𝛽+sin𝛼sin𝛽 를 증명하라.
증명
방법을 고르는 이유부터. 좌변은 각의 차에 대한 값이고 우변은 각각의 값이다. 두 각을 한 그림 안에 놓고 같은 양을 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하면 둘을 잇는 식이 나온다. 그 양으로 쓰기 좋은 것이 두 점 사이의 거리다.
단위원 위에 각 𝛼, 𝛽 자리의 점 𝐴(cos𝛼,sin𝛼), 𝐵(cos𝛽,sin𝛽) 를 잡는다.
첫째 방법 — 코사인법칙(5장). 삼각형 𝑂𝐴𝐵 에서 두 변의 길이가 1 이고 끼인각이 𝛼−𝛽 이므로
―――𝐴𝐵2=12+12−2⋅1⋅1⋅cos(𝛼−𝛽)=2−2cos(𝛼−𝛽)
둘째 방법 — 좌표 거리 공식. 두 점 (𝑥1,𝑦1) 과 (𝑥2,𝑦2) 사이의 거리는 가로 차와 세로 차를 두 변으로 하는 직각삼각형의 빗변이므로, 피타고라스 정리로 √(𝑥1−𝑥2)2+(𝑦1−𝑦2)2 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제곱이다.
배각은 덧셈정리에 𝛽=𝛼 를 넣은 것이고, 반각은 배각의 cos2𝛼=2cos2𝛼−1 을 cos2 에 대해 푼 뒤 𝛼 자리에 𝛼2 를 넣은 것이다. 외울 것은 덧셈정리 하나면 된다.
곱을 합으로 바꾸는 줄도 덧셈정리에서 나온다. sin(𝛼+𝛽) 와 sin(𝛼−𝛽) 를 더하면 cos𝛼sin𝛽 항이 부호가 반대라 지워지고 2sin𝛼cos𝛽 만 남는다. 합을 곱으로 바꾸는 줄은 그 결과에서 𝛼+𝛽=𝐴, 𝛼−𝛽=𝐵 로 놓고 𝛼,𝛽 를 𝐴,𝐵 로 되돌린 것이다. 이 변환은 11장에서 삼각함수의 곱을 적분할 때, 그리고 진동수가 조금 다른 두 파동을 더했을 때 생기는 맥놀이를 설명할 때 쓴다.
예제 75
sin75∘ 의 값을 근호로 나타내라.
풀이 보기
75∘ 는 특수각 표에 없다. 그러나 표에 있는 각들의 합이나 차로 쪼갤 수 있다.75=45+30 이다.
크기를 어림해 검산한다. √6≈2.449, √2≈1.414 이므로 값은 약 0.966 이다. sin90∘=1 보다 조금 작고 sin60∘≈0.866 보다 크다. 말이 된다. 5장의 사인법칙 예제에서 값만 받아 썼던 sin75∘≈0.966 이 이것이고, 이제 근호로 정확히 적을 수 있게 되었다.
75=30+45 로 쪼개도 같은 답이 나온다. 45=90−45 처럼 표에 없는 각이 남는 쪼개기만 피하면 된다.
예제 76
𝑦=sin𝜃+√3cos𝜃 의 최댓값을 구하고, 그때의 𝜃 를 하나 구하라.
풀이 보기
사인과 코사인이 섞여 있으면 최댓값을 바로 읽을 수 없다. 두 항이 동시에 최대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합성 공식으로 하나의 사인으로 묶는 것이 정석이다.
원리는 덧셈정리를 거꾸로 쓰는 것이다. √𝑎2+𝑏2 로 묶어 내면 남는 두 계수가 어떤 각의 코사인과 사인이 된다.
𝑎=1, 𝑏=√3 이므로 √𝑎2+𝑏2=√1+3=2 이고
𝑦=2(12sin𝜃+√32cos𝜃)
괄호 안의 두 계수가 cos𝛼=12, sin𝛼=√32 를 만족하는 각은 𝛼=𝜋3 다. 그러면 괄호 안은 사인 덧셈정리의 우변 그대로다.
𝑦=2(sin𝜃cos𝛼+cos𝜃sin𝛼)=2sin(𝜃+𝜋3)
사인의 최댓값이 1 이므로 𝑦 의 최댓값은 2 다. 그때 𝜃+𝜋3=𝜋2 이므로 𝜃=𝜋6.
확인한다. sin𝜋6+√3cos𝜋6=12+√3⋅√32=12+32=2. 맞다.
여기서 읽어 둘 것이 하나 더 있다. 합성 결과가 여전히 사인 하나이므로 진동수는 그대로이고 진폭과 시작 위치만 바뀐다. 같은 진동수의 파동을 더하면 같은 진동수의 파동이 나온다는 사실이 여기서 나온다.
덧셈정리가 손에 들어왔으니 6장에서 미뤄 둔 약속도 여기서 갚는다. 복소수의 곱셈이 "길이를 곱하고 각을 더하는" 일이라는 주장이었다. 극형식으로 적은 두 복소수 𝑧1=𝑟1(cos𝜃1+𝑖sin𝜃1), 𝑧2=𝑟2(cos𝜃2+𝑖sin𝜃2) 를 그냥 곱해 𝑖2=−1 을 정리하면
길이는 곱해지고 각은 더해진다. ■ 6장에서 𝑖 를 곱했더니 크기는 그대로이고 각만 90∘ 커졌던 것은 𝑖=1⋅(cos𝜋2+𝑖sin𝜋2) 이기 때문이다. 같은 수를 𝑛 번 곱하면 𝑧𝑛=𝑟𝑛(cos𝑛𝜃+𝑖sin𝑛𝜃) 가 되는데, 이것을 드무아브르 공식이라 한다.
역삼각함수 맛보기
tan𝜃=0.75 일 때 각을 되찾고 싶은 일이 자주 있다. 그런데 삼각함수는 주기적이라 같은 값을 주는 각이 무한히 많고, 그대로는 일대일이 아니어서 역함수가 없다.
그래서 정의역을 잘라 일대일로 만든 뒤 역함수를 정의한다. 자르는 구간은 관습으로 정해져 있다.
역함수
원래 함수를 자른 구간
정의역
치역
arcsin𝑥
[−𝜋/2,𝜋/2]
[−1,1]
[−𝜋/2,𝜋/2]
arccos𝑥
[0,𝜋]
[−1,1]
[0,𝜋]
arctan𝑥
(−𝜋/2,𝜋/2)
실수 전체
(−𝜋/2,𝜋/2)
계산기의 sin−1, tan−1 단추가 이 함수들이다. 표기 sin−1𝑥 는 역함수를 뜻하며 1sin𝑥 가 아니다. 그 혼동을 피하려고 이 문서는 arcsin 쪽 표기를 쓴다.
치역이 잘려 있다는 점은 실제로 쓸 때 걸린다. arctan 은 값을 (−𝜋2,𝜋2) 안에서만 돌려주므로, 2사분면이나 3사분면의 방향을 다룰 때는 𝜋 를 더해 보정해야 한다.
이 장의 정리
함수
식
기억할 성질
일차함수
𝑦=𝑎𝑥+𝑏
수직 조건은 기울기의 곱이 −1
유리함수
𝑦=𝑝(𝑥)/𝑞(𝑥)
수직·수평·사선 점근선
지수함수
𝑦=𝑎𝑥 (a > 0, a ≠ 1)
정의역 실수 전체, 치역 양수 전체, (0,1) 을 지난다
로그함수
𝑦=log𝑎𝑥
지수함수의 역함수. 정의역 양수 전체. 곱을 합으로 바꾼다
자연지수함수
𝑦=𝑒𝑥
(0,1) 에서 접선 기울기가 1 인 유일한 지수함수. 𝑒−1=0.368
자연로그
𝑦=ln𝑥=log𝑒𝑥
𝑒=2.71828⋯. 미분에서 가장 다루기 쉬운 밑
삼각함수
𝑦=sin𝑥,cos𝑥,tan𝑥
단위원 좌표로 정의. 주기 2π, 2π, π
역삼각함수
𝑦=arcsin𝑥,arccos𝑥,arctan𝑥
구간을 잘라 일대일로 만든 뒤 뒤집은 것
도구
내용
어디서 다시 쓰나
평행이동과 대칭
𝑦=𝑓(𝑥−𝑝)+𝑞, 우함수와 기함수
9장 이후 모든 그래프 논의
역함수의 그래프
직선 y = x 에 대한 대칭
10장 역함수의 미분법
지수법칙
𝑎𝑚𝑎𝑛=𝑎𝑚+𝑛 과 그 확장
9장 극한, 10장 지수함수의 미분
로그 법칙과 밑변환
곱을 합으로, 지수를 앞으로
10장 로그미분법, 11장 적분
ln 과 log 의 환산
ln𝑥=2.303log𝑥, log𝑥=0.4343ln𝑥
𝑒−𝑥 의 값을 상용로그로 어림할 때. 화학·물리의 감쇠 식
지수적 감쇠
𝑁=𝑁0𝑒−𝑡/𝜏, 반감기 𝑡1/2=0.693𝜏
9장 𝑒 가 나오는 극한, 10장 지수함수의 미분
라디안
𝑙=𝑟𝜃,𝑆=12𝑟2𝜃
9장 lim𝑥→0sin𝑥𝑥=1, 10장 삼각함수의 미분
단위원 정의
𝑃(cos𝜃,sin𝜃) 와 sin2+cos2=1
삼각함수를 쓰는 모든 곳
유도공식
sin(𝜋−𝜃)=sin𝜃 등 네 가지 대칭
둔각이 나오는 모든 계산. 5장의 사인·코사인법칙
덧셈정리
cos(𝛼±𝛽),sin(𝛼±𝛽) 와 배각·반각·합성
10장 도함수 유도, 11장 삼각치환
곱과 합의 변환
2sin𝛼cos𝛽=sin(𝛼+𝛽)+sin(𝛼−𝛽)
11장 삼각함수의 곱을 적분할 때
극형식의 곱셈
길이는 곱하고 각은 더한다. 𝑧𝑛=𝑟𝑛(cos𝑛𝜃+𝑖sin𝑛𝜃)
6장에서 미뤄 둔 것을 갚았다. 8장 고차방정식의 복소근
이 장이 5장과 6장에 진 빚은 모두 갚았다. 5장이 결과만 빌려 쓴 sin(180∘−𝜃)=sin𝜃 와 cos(180∘−𝜃)=−cos𝜃 는 유도공식 절에서, 값만 받아 쓴 sin75∘ 는 덧셈정리 예제에서, 6장이 미뤄 둔 복소수 곱셈의 회전은 덧셈정리 절 끝에서 각각 증명했다.
방정식과 부등식
6장에서 수 체계를 넓혀 온 이야기는 "이 수 체계에서는 풀 수 없는 방정식이 있다"는 한 줄기였다. 그런데 정작 방정식을 어떻게 푸는가는 아직 다루지 않았다. 이 장이 그 자리다.
답할 질문은 둘이다. 방정식을 푼다는 것은 정확히 무슨 일인가, 그리고 부등식은 왜 방정식보다 까다로운가. 두 번째가 이 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등식은 양변을 같이 주무르면 되지만, 부등식은 음수를 곱하는 순간 방향이 뒤집히기 때문이다.
앞 장에서 가져오는 것은 넷이다. 6장의 수 체계·절댓값·구간 표기, 6장의 복소수와 켤레, 7장의 그래프 읽기와 극형식, 3장의 동치와 귀류법. 6장이 켤레근 정리를 결과만 빌려 썼는데, 그 빚도 이 장에서 갚는다.
여기서 세우는 도구는 뒤에서 계속 쓰인다. 9장의 극한 계산은 인수분해가 절반이고, 10장의 최적화는 부등식 문제이며, 11장의 부분분수는 인수분해 그 자체다.
방정식을 푼다는 것
방정식(equation)은 미지수가 들어 있는 등식이고, 그것을 참으로 만드는 값을 근(root) 또는 해(solution)라 한다. 해를 모두 모은 집합이 해집합이다. 4장의 표기로 적으면 {𝑥∈ℝ:𝑥2=4}={−2,2} 다.
해집합을 적을 때는 어느 수 체계에서 푸는가를 함께 말해야 한다. 𝑥2=2 의 해집합은 유리수에서는 공집합이고 실수에서는 {±√2} 다. 𝑥2=−1 은 실수에서 공집합, 복소수에서 {±𝑖} 다. 6장의 수 체계 이야기가 그대로 여기 걸려 있다.
방정식을 푸는 일은 해집합을 바꾸지 않는 변형을 되풀이해 𝑥=◻ 꼴로 만드는 것이다. 해집합을 그대로 두는 변형을 동치변형이라 한다. 어떤 변형이 동치이고 어떤 것이 아닌지가 이 절의 전부다.
변형
동치인가
왜
양변에 같은 수를 더하거나 뺀다
동치다
되돌릴 수 있다
양변에 0 이 아닌 수를 곱하거나 나눈다
동치다
되돌릴 수 있다
양변에 미지수가 든 식을 곱한다
아니다
곱한 식이 0 이 되는 값이 근으로 끼어든다
양변을 미지수가 든 식으로 나눈다
아니다
나눈 식이 0 이 되는 근이 사라진다
양변을 제곱한다
아니다
𝑎=−𝑏 였던 것도 𝑎2=𝑏2 를 만족한다
아래 세 줄이 계산 실수의 대부분을 만든다. 특히 마지막 줄이 낳는 가짜 근을 무연근(extraneous root)이라 한다. 동치가 아닌 변형을 썼다면 마지막에 원래 식에 넣어 확인하는 절차가 풀이의 일부다.
오류 찾기
다음은 2=1 을 "증명"한 것이다. 어느 단계가 틀렸는가.
𝑎=𝑏 라 하자. 양변에 𝑎 를 곱하면 𝑎2=𝑎𝑏. 양변에서 𝑏2 을 빼면 𝑎2−𝑏2=𝑎𝑏−𝑏2. 인수분해하면 (𝑎+𝑏)(𝑎−𝑏)=𝑏(𝑎−𝑏). 양변을 𝑎−𝑏 로 나누면 𝑎+𝑏=𝑏. 𝑎=𝑏 였으므로 2𝑏=𝑏, 곧 2=1.
풀이 보기
결론이 거짓이므로 어느 단계에선가 동치가 아닌 변형이 있었다. 표를 보며 한 줄씩 짚는다.
곱하기와 빼기와 인수분해까지는 모두 동치이거나 항등식이다. 문제는 양변을 𝑎−𝑏 로 나눈 단계다.
처음에 𝑎=𝑏 라고 두었으므로 𝑎−𝑏=0 이다. 0 으로 나눈 것이고, 그것은 변형이 아니라 정의되지 않은 연산이다.
표의 넷째 줄이 말하는 사고가 이것이다. 미지수가 든 식으로 나눌 때는 그 식이 0 이 되는 경우를 따로 떼어 두어야 한다. (𝑎+𝑏)(𝑎−𝑏)=𝑏(𝑎−𝑏) 를 제대로 풀면 (𝑎−𝑏)(𝑎+𝑏−𝑏)=0, 곧 (𝑎−𝑏)𝑎=0 이므로 𝑎=𝑏 이거나 𝑎=0 이다. 아무 모순도 없다.
방정식에는 그림으로 보는 얼굴도 있다. 𝑓(𝑥)=0 의 실근은 그래프 𝑦=𝑓(𝑥) 가 x축과 만나는 자리, 곧 x절편이다. 𝑓(𝑥)=𝑔(𝑥) 의 실근은 두 그래프가 만나는 점의 x좌표다. 식을 풀 수 없을 때에도 그래프는 근이 몇 개인지 알려 준다.
판독
방정식 2𝑥=3−𝑥 의 실근이 정확히 하나임을 보여라. 근의 값을 구할 필요는 없다.
풀이 보기
이 식은 지수와 일차식이 섞여 있어 손으로 풀 수 없다. 그러나 묻는 것은 값이 아니라 개수이므로, 양변을 각각 그래프로 보고 교점을 세면 된다.
왼쪽은 7장의 지수함수 𝑦=2𝑥 다. 항상 양수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늘기만 한다.
오른쪽은 직선 𝑦=3−𝑥 다. 기울기가 음수이므로 줄기만 한다.
늘기만 하는 곡선과 줄기만 하는 직선은 많아야 한 번 만난다. 두 번 만나려면 어느 한쪽이 방향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나는지는 값 두 개로 확인한다. 𝑥=0 에서 왼쪽은 1, 오른쪽은 3 이라 오른쪽이 위에 있다. 𝑥=2 에서 왼쪽은 4, 오른쪽은 1 이라 왼쪽이 위에 있다. 위아래가 뒤바뀌었으므로 그 사이 어딘가에서 만난다.
따라서 실근은 정확히 하나이고 0 과 2 사이에 있다. 근이 존재한다는 이 논법을 9장에서 중간값 정리라는 이름으로 정확히 다룬다.
이차방정식
𝑎𝑥2+𝑏𝑥+𝑐=0(𝑎≠0) 꼴을 이차방정식이라 한다. 인수분해가 보이면 그것이 가장 빠르지만, 보이지 않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이 완전제곱꼴로 고치기이고, 그것을 일반적인 계수에 대해 한 번 해 두면 근의 공식이 나온다.
<완전제곱을 만드는 일은 정사각형이 되다 만 도형에 모자란 칸을 채워 넣는 일이다. 채운 만큼 다시 빼면 값이 변하지 않는다. x 앞의 계수 6 을 반으로 나눈 3 이 정사각형의 한 변이 되는 이유가 그림에 있다>[원본 보기]
𝑥2+𝑝𝑥 를 정사각형으로 만들려면 (𝑝2)2 이 필요하다. 더한 만큼 빼면 값은 그대로다.
𝑥2+𝑝𝑥=(𝑥+𝑝2)2−𝑝24
이제 𝑎𝑥2+𝑏𝑥+𝑐=0 에 그대로 적용한다. 먼저 𝑎 로 나누고(𝑎≠0 이므로 동치다) 완전제곱을 만든다.
𝑥2+𝑏𝑎𝑥+𝑐𝑎=0⟹(𝑥+𝑏2𝑎)2=𝑏2−4𝑎𝑐4𝑎2
양변에 제곱근을 취한다. 6장에서 본 대로 √𝑡2=|𝑡| 이므로 부호가 두 갈래로 갈린다. 그것이 ± 의 정체다.
𝑥=−𝑏±√𝑏2−4𝑎𝑐2𝑎
이것이 근의 공식이다. 외우는 식이 아니라 완전제곱을 한 번 한 결과다.
예제 79
2𝑥2−8𝑥+3=0 을 완전제곱꼴로 고쳐서 풀어라.
풀이 보기
근의 공식에 바로 넣어도 되지만, 여기서는 공식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손으로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먼저 𝑥2 의 계수를 1 로 만든다.
𝑥2−4𝑥+32=0
𝑥 의 계수 −4 의 절반은 −2 이므로 (−2)2=4 를 더하고 뺀다.
(𝑥2−4𝑥+4)−4+32=0⟹(𝑥−2)2=52
제곱근을 취하면 𝑥−2=±√5/2 이므로
𝑥=2±√102
√5/2=√10/2 로 고친 것은 분모에 근호를 남기지 않는 관습을 따른 것이다.
답이 말이 되는지 본다. √10≈3.16 이므로 두 근은 약 3.58 과 0.42 다. 원래 식에 𝑥=0 을 넣으면 3, 𝑥=1 을 넣으면 −3 이라 그 사이에 근이 하나 있고, 𝑥=4 를 넣으면 3 이라 3 과 4 사이에 또 하나 있다. 맞는다.
여기서 얻은 (𝑥−2)2=5/2 는 7장의 평행이동으로 읽을 수도 있다. 꼭짓점이 𝑥=2 에 있다는 뜻이고, 두 근이 그 자리를 가운데 두고 좌우 대칭으로 놓인다는 것도 보인다.
판별식 — 근을 구하지 않고 근을 세는 법
근의 공식에서 근호 안의 식 𝑏2−4𝑎𝑐 를 판별식(discriminant)이라 하고 𝐷 로 적는다. 이 한 수의 부호가 근의 종류를 정한다.
𝐷=𝑏2−4𝑎𝑐
실근
그래프
𝐷>0
서로 다른 두 실근
x축과 두 점에서 만난다
𝐷=0
중근 하나
x축에 닿기만 한다 (접한다)
𝐷<0
실근 없음. 켤레 허근 두 개
x축과 만나지 않는다
<판별식의 부호는 포물선이 x축과 몇 번 만나는지를 그대로 말해 준다. D = 0 인 가운데 그림이 ‘접한다’ 는 말의 뜻이다. 접한다는 조건이 필요할 때마다 이 그림을 떠올리면 된다>[원본 보기]
𝐷<0 인 경우에도 복소수 범위에서는 근이 둘 있다. 근호 안이 음수일 뿐이고, 6장에서 √−1=𝑖 를 마련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소수 범위에서 이차방정식의 근은 언제나 정확히 두 개(중근을 두 개로 세면)다.
예제 80
직선 𝑦=2𝑥+𝑘 가 포물선 𝑦=𝑥2 에 접할 때 𝑘 를 구하라.
풀이 보기
접한다는 것은 만나는 점이 하나뿐이라는 뜻이다. 만나는 점은 두 식을 연립한 방정식의 해이므로, 그 방정식이 중근을 가질 조건을 찾으면 된다. 여기가 판별식을 쓸 자리다.
두 식을 같게 놓는다.
𝑥2=2𝑥+𝑘⟹𝑥2−2𝑥−𝑘=0
중근 조건은 𝐷=0 이다.
𝐷=(−2)2−4(1)(−𝑘)=4+4𝑘=0⟹𝑘=−1
확인하자. 𝑘=−1 이면 𝑥2−2𝑥+1=(𝑥−1)2=0 이므로 𝑥=1 하나뿐이다. 접점은 (1,1) 이다.
답이 말이 되는지 그림으로 본다. 𝑘 는 직선의 y절편이므로, 직선을 위아래로 평행이동하는 손잡이다. 너무 위에 있으면 포물선을 두 번 뚫고, 너무 아래면 비껴간다. 그 경계가 정확히 한 자리이고 그것이 𝑘=−1 이다.
덧붙이면 접점 (1,1) 에서 포물선의 접선의 기울기가 2 라는 뜻이기도 하다. 10장에서 이 값을 판별식 없이 미분으로 구한다. 같은 답에 이르는 두 길이다.
근과 계수의 관계
두 근을 𝛼,𝛽 라 하면 𝑎𝑥2+𝑏𝑥+𝑐=𝑎(𝑥−𝛼)(𝑥−𝛽) 다. 오른쪽을 전개해 계수를 견주면
𝛼+𝛽=−𝑏𝑎,𝛼𝛽=𝑐𝑎
근을 구하지 않고도 근의 합과 곱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근이 지저분한 무리수나 허수일 때 특히 요긴하다.
쓰임새는 이런 식이다. 𝑥2−5𝑥+3=0 의 두 근은 5±√132 로 다루기 번거롭지만, 𝛼2+𝛽2 처럼 두 근을 맞바꿔도 값이 같은 식(대칭식)은 합과 곱만으로 적힌다. 𝛼2+𝛽2=(𝛼+𝛽)2−2𝛼𝛽=25−6=19 이고, 1𝛼+1𝛽=𝛼+𝛽𝛼𝛽=53 이다. 근을 한 번도 계산하지 않았다.
증명
실수 계수 이차방정식이 허근 𝑧 를 가지면 켤레 ――𝑧 도 근임을 보여라. 6장에서 결과만 빌려 쓴 켤레근 정리다.
증명
무엇을 쓸지부터 정한다. 6장에서 켤레의 성질 ――――𝑧+𝑤=――𝑧+――𝑤, ―――𝑧𝑤=――𝑧――𝑤, 그리고 실수의 켤레는 자기 자신을 얻어 두었다. 이 셋이면 충분하다.
𝑎𝑧2+𝑏𝑧+𝑐=0 이라 하자(𝑎,𝑏,𝑐 는 실수). 양변에 켤레를 취한다. 0 의 켤레는 0 이다.
―――――――𝑎𝑧2+𝑏𝑧+𝑐=――0=0
켤레는 덧셈과 곱셈을 그대로 통과하므로
――𝑎――𝑧2+――𝑏――𝑧+――𝑐=0
계수가 실수이므로 ――𝑎=𝑎, ――𝑏=𝑏, ――𝑐=𝑐 다. 따라서
𝑎――𝑧2+𝑏――𝑧+𝑐=0
즉 ――𝑧 도 같은 방정식의 근이다. ■
이 증명은 차수를 전혀 쓰지 않았다. 실수 계수라면 몇 차 방정식이든 허근은 켤레 짝으로 나온다. 그래서 실계수 삼차방정식은 허근을 하나만 가질 수 없고, 실근을 적어도 하나 갖는다.
계수가 실수여야 한다는 조건이 어디에 쓰였는지 보아 두자. ――𝑎=𝑎 한 줄이다. 계수에 허수가 섞이면 이 논법은 그 자리에서 무너진다.
고차방정식
삼차 이상은 근의 공식을 쓸 생각을 접는 편이 낫다(사차까지는 공식이 있지만 실용적이지 않고, 오차 이상은 그런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다). 대신 인수분해로 차수를 낮춘다.
그 열쇠가 나머지정리와 인수정리다. 다항식 𝑓(𝑥) 를 𝑥−𝑘 로 나눈 나머지는 𝑓(𝑘) 다. 나눗셈을 𝑓(𝑥)=(𝑥−𝑘)𝑄(𝑥)+𝑅 로 적고 𝑥=𝑘 를 넣으면 곧바로 나온다. 여기서 따름정리가 나온다.
𝑓(𝑘)=0 이면 𝑓(𝑥) 는 𝑥−𝑘 를 인수로 갖는다.
그러면 근 하나를 찾는 일이 인수 하나를 찾는 일이 된다. 정수 계수 방정식에서 정수근이 있다면 그것은 상수항의 약수 중에 있으므로, 후보가 몇 개뿐이라 손으로 시험해 볼 만하다.
<삼차방정식의 근 세 개가 그래프의 x절편 세 개로 그대로 보인다. 인수 하나를 찾아 나누면 남는 것은 이차식이고, 거기서부터는 근의 공식이 끝낸다>[원본 보기]
예제 82
𝑥3−7𝑥+6=0 을 풀어라.
풀이 보기
삼차이므로 정수근 후보부터 시험한다. 상수항 6 의 약수는 ±1,±2,±3,±6 이다.
𝑥=1 을 넣으면 1−7+6=0. 근이다. 따라서 𝑥−1 이 인수다.
나누면 𝑥3−7𝑥+6=(𝑥−1)(𝑥2+𝑥−6) 이다. 확인은 전개로 한다. 𝑥3+𝑥2−6𝑥−𝑥2−𝑥+6=𝑥3−7𝑥+6. 맞는다.
남은 이차식은 인수분해된다. 𝑥2+𝑥−6=(𝑥+3)(𝑥−2).
(𝑥−1)(𝑥+3)(𝑥−2)=0⟹𝑥=1,−3,2
검산은 근과 계수의 관계로 한다. 삼차 𝑥3+𝑝𝑥2+𝑞𝑥+𝑟 에서 세 근의 합은 −𝑝 다. 여기서는 𝑥2 항이 없으므로 합이 0 이어야 하고, 실제로 1−3+2=0 이다. 곱은 −𝑟=−6 이어야 하고 1×(−3)×2=−6 이다.
그림에서 보듯 이 세 값이 곡선이 x축을 지나는 자리다.
예제 83
𝑥3=1 의 세 근을 모두 구하고, 허근 하나를 𝜔 라 할 때 1+𝜔+𝜔2=0 임을 보여라.
풀이 보기
𝑥=1 이 눈에 보이므로 인수정리를 쓴다. 실수 범위에서 근이 하나뿐이라고 끝내면 안 된다는 점에 주의한다. 삼차방정식은 복소수 범위에서 근이 셋이다.
𝑥3−1=(𝑥−1)(𝑥2+𝑥+1)=0
두 번째 인수에 근의 공식을 쓴다. 𝐷=1−4=−3<0 이므로 허근이다.
𝑥=−1±√3𝑖2
이 둘이 켤레 짝인 것은 앞 절에서 증명한 대로다. 그중 하나를 𝜔 라 하자. 𝜔 는 𝑥2+𝑥+1=0 의 근이므로 𝜔2+𝜔+1=0 이 그대로 성립한다. 이것이 보이려던 식이다.
7장의 극형식으로 보면 이 세 근의 정체가 더 잘 보인다. 세 근의 절댓값은 모두 1 이고 편각은 0,2𝜋3,4𝜋3 다. 즉 단위원을 삼등분한 세 점이다. 드무아브르 공식으로 세제곱하면 편각이 세 배가 되어 각각 0,2𝜋,4𝜋, 곧 모두 1 이 된다.
이 관점을 일반화하면 𝑥𝑛=1 의 근은 단위원을 𝑛 등분한 점들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이들을 1 의 𝑛 제곱근이라 부른다.
연립방정식
미지수가 둘 이상인 방정식 여러 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값을 찾는 것이 연립방정식이다. 방법은 미지수를 하나 없애는 것 하나뿐이고, 그 수단이 대입과 소거다.
그림으로 보면 뜻이 분명하다. 𝑥,𝑦 에 대한 방정식 하나는 평면 위의 곡선 하나를 나타내므로, 연립방정식의 해는 그 곡선들이 모두 지나는 점이다.
<원과 직선이 만나는 두 점의 좌표가 연립방정식의 두 해다. 해의 개수를 묻는 문제는 그래프가 몇 번 만나는지를 묻는 문제와 같다>[원본 보기]
예제 84
𝑥2+𝑦2=25 와 𝑥+𝑦=7 을 연립하여 풀어라.
풀이 보기
한쪽이 일차식이므로 거기서 한 변수를 뽑아 다른 식에 넣는 것이 가장 짧다. 이차식끼리라면 이 방법이 통하지 않지만 여기서는 통한다.
𝑦=7−𝑥 를 첫 식에 대입한다.
𝑥2+(7−𝑥)2=25⟹𝑥2+49−14𝑥+𝑥2=25
2𝑥2−14𝑥+24=0⟹𝑥2−7𝑥+12=0⟹(𝑥−3)(𝑥−4)=0
𝑥=3 이면 𝑦=4, 𝑥=4 면 𝑦=3 이다. 해는 (3,4) 와 (4,3) 다.
확인은 원래 두 식에 넣어 본다. 9+16=25 이고 3+4=7. 맞는다.
여기서 판별식이 다시 쓸모를 보인다. 대입해서 얻은 이차방정식의 𝐷 를 보면 직선과 원이 몇 번 만나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 𝐷>0 이면 두 점, 𝐷=0 이면 접함, 𝐷<0 이면 만나지 않음이다. 여기서는 𝐷=49−48=1>0 이라 두 점이다.
판독
다음 두 연립방정식은 각각 해가 몇 개인가. (1) 2𝑥+𝑦=3 과 4𝑥+2𝑦=1. (2) 2𝑥+𝑦=3 과 4𝑥+2𝑦=6.
풀이 보기
계산에 들어가기 전에 두 식의 계수를 견주는 것으로 답이 보인다. 두 경우 모두 둘째 식의 좌변이 첫째 식 좌변의 정확히 2배다.
(1) 첫 식을 2배 하면 4𝑥+2𝑦=6 인데 둘째 식은 4𝑥+2𝑦=1 이다. 같은 값이 6 이면서 1 일 수는 없으므로 해가 없다. 그래프로는 기울기가 같고 y절편이 다른 두 평행선이다.
(2) 첫 식을 2배 한 것이 곧 둘째 식이다. 둘째 식은 새로운 정보를 하나도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2𝑥+𝑦=3 을 만족하는 모든 점이 해이고 해가 무수히 많다. 그래프로는 두 직선이 완전히 겹친 것이다.
미지수가 둘인 일차 연립방정식의 해는 셋 중 하나다. 한 점에서 만나거나(해 하나), 평행하거나(해 없음), 겹치거나(무수히 많음). 세 경우가 그래프 그림 그대로다.
이 구별은 선형대수학에서 행렬의 계수(rank)라는 이름으로 일반화된다. 미지수가 셋 이상일 때도 답은 여전히 이 세 가지뿐이다.
부등식
부등식은 등식보다 조심스럽다. 아래 성질을 확실히 해 두는 것이 이 절의 전부다.
성질
식
주의
같은 수 더하기
𝑎<𝑏⇒𝑎+𝑐<𝑏+𝑐
언제나 안전하다
양수 곱하기
𝑎<𝑏,𝑐>0⇒𝑎𝑐<𝑏𝑐
방향 그대로
음수 곱하기
𝑎<𝑏,𝑐<0⇒𝑎𝑐>𝑏𝑐
방향이 뒤집힌다
역수
0<𝑎<𝑏⇒1𝑎>1𝑏
부호가 같을 때만 쓸 수 있다
제곱
0≤𝑎<𝑏⇒𝑎2<𝑏2
음수가 섞이면 성립하지 않는다
셋째 줄이 부등식의 모든 함정의 뿌리다. −2𝑥<6 의 양변을 −2 로 나누면 𝑥>−3 이지 𝑥<−3 이 아니다.
그리고 부호를 모르는 식으로는 양변을 곱하거나 나눌 수 없다.𝑥 의 부호를 모르는데 양변에 𝑥 를 곱하면 방향을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규칙 하나가 분수부등식을 뒤에서 보는 방식으로 풀게 만든다.
이차부등식
이차부등식은 그래프가 x축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를 묻는 문제다. 그러니 먼저 인수분해해 x절편을 찾고, 포물선이 위로 열렸는지 아래로 열렸는지를 본 다음, 그림에서 읽으면 된다.
<두 근 사이에서 곡선이 x축 아래에 있고 바깥에서 위에 있다. 부등식의 해를 외우지 말고 이 그림을 그려 읽는 편이 안전하다. 부등호 방향이 바뀌면 안과 밖이 바뀔 뿐이다>[원본 보기]
예제 86
𝑥2−𝑥−6≤0 을 풀어라. 이어서 𝑥2−𝑥−6>0 의 해도 적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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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분해가 되는지부터 본다. 𝑥2−𝑥−6=(𝑥+2)(𝑥−3) 이므로 x절편은 −2 와 3 이다.
𝑥2 의 계수가 양수이므로 포물선은 위로 열린다. 그러면 두 절편 사이에서 아래로 처지고 바깥에서 위로 솟는다.
≤0 은 "x축 아래이거나 x축 위의 점"이므로 해는 두 근 사이, 끝점을 포함해서
−2≤𝑥≤3즉구간으로는[−2,3]
부등호를 뒤집은 >0 은 바깥이고 등호가 없으므로
𝑥<−2또는𝑥>3(−∞,−2)∪(3,∞)
확인은 값 하나씩 넣어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𝑥=0 이면 −6≤0 참, 𝑥=4 면 16−4−6=6>0 참이다.
흔한 실수는 "또는"과 "그리고"를 뒤바꾸는 것이다. 바깥쪽 해를 3<𝑥<−2 처럼 적으면 그런 수는 없으므로 공집합이 된다. 두 조건을 잇기 전에 그래프에서 어느 쪽인지 먼저 보라.
예제 87
모든 실수 𝑥 에 대하여 𝑥2+𝑘𝑥+4>0 이 성립하도록 하는 𝑘 의 범위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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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 것이 "어떤 𝑥" 가 아니라 "모든 𝑥" 라는 점이 핵심이다. 3장의 전칭 명제다. 포물선 전체가 x축 위에 떠 있어야 한다는 뜻이므로, x축과 만나지 않을 조건을 쓰면 된다. 판별식이 다시 나온다.
𝑥2 의 계수가 양수라 위로 열려 있으므로, x축과 만나지만 않으면 전체가 위에 있다.
𝐷=𝑘2−16<0
이것 자체가 𝑘 에 대한 이차부등식이다. (𝑘−4)(𝑘+4)<0 이므로 두 근 사이,
−4<𝑘<4
경계를 확인해 보자. 𝑘=4 면 𝑥2+4𝑥+4=(𝑥+2)2 이고 𝑥=−2 에서 값이 0 이 된다. >0 을 만족하지 못하므로 𝑘=4 는 제외하는 것이 맞다. 만약 문제가 ≥0 이었다면 𝐷≤0 이 되어 −4≤𝑘≤4 였을 것이다.
부등호에 등호가 붙어 있는지를 마지막에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이런 자리에서 점수를 잃지 않는다.
부호표 — 인수가 여럿일 때
삼차 이상이거나 분수식이면 인수가 여럿이라 그래프를 곧바로 그리기 어렵다. 이럴 때는 인수마다 부호를 적고 곱해서 전체 부호를 얻는다. 각 인수는 자기 근에서만 부호를 바꾸므로, 근들로 수직선을 토막 내면 토막 안에서는 부호가 일정하다.
<인수가 0 이 되는 점으로 수직선을 나누고 칸마다 부호를 곱한다. 분모가 0 이 되는 점은 값이 정의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빼야 한다는 것이 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원본 보기]
예제 88
(𝑥+2)(𝑥−1)𝑥−3≥0 을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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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하면 안 되는 것을 말해 둔다. 양변에 𝑥−3 을 곱하면 안 된다.𝑥−3 의 부호를 모르므로 부등호 방향을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부호표를 쓴다. 인수가 0 이 되는 점은 −2,1,3 이므로 수직선이 네 칸으로 나뉜다.
각 칸에서 세 인수의 부호를 적고 곱한다. 예를 들어 𝑥<−2 인 칸에서는 세 인수가 모두 음수라 곱이 음수다. −2<𝑥<1 에서는 𝑥+2 만 양수이므로 곱이 양수다. 이렇게 칸마다 채우면 전체 부호는 차례로 −,+,−,+ 가 된다.
≥0 이므로 양수인 칸을 고른다. −2<𝑥<1 과 𝑥>3.
이제 경계를 하나씩 따진다. 𝑥=−2 와 𝑥=1 은 분자가 0 이라 값이 0 이고, 등호가 있으므로 포함한다. 𝑥=3 은 분모가 0 이라 값 자체가 없으므로 제외한다.
−2≤𝑥≤1또는𝑥>3
확인해 보자. 𝑥=0 이면 (2)(−1)−3=23≥0 참. 𝑥=2 면 (4)(1)−1=−4 로 거짓이니 그 칸이 빠진 것이 맞다. 𝑥=4 면 (6)(3)1=18 참이다.
분수부등식에서 답이 틀리는 자리는 거의 언제나 분모가 0 이 되는 점이다. 부호표를 다 만든 뒤 그 점부터 지우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절댓값이 든 부등식
6장에서 |𝑥−𝑎| 를 두 점 사이의 거리로 읽는 관점을 세워 두었다. 절댓값이 하나면 그 관점만으로 끝난다. |𝑥−𝑎|<𝑟 는 𝑎 에서 𝑟 보다 가까운 점이므로 𝑎−𝑟<𝑥<𝑎+𝑟 다.
절댓값이 둘 이상이면 절댓값 안이 0 이 되는 점으로 구간을 나눠 각 구간에서 부호를 정하고 절댓값을 벗긴다. 부호표와 같은 발상이다.
<두 절댓값의 합은 수직선 위 두 점까지의 거리의 합이다. 두 점 사이에 있으면 합이 늘 두 점의 간격과 같아 평평하고, 바깥으로 나가면 두 배의 기울기로 늘어난다>[원본 보기]
예제 89
|𝑥−1|+|𝑥+2|≤5 를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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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읽으면 "1 까지의 거리와 −2 까지의 거리를 더한 값이 5 이하" 다. 두 점의 간격이 3 이므로 사이에 있는 점은 합이 항상 3 이고 조건을 만족한다. 바깥으로 나가면 한 걸음마다 합이 2 씩 늘어난다. 여유는 5−3=2 이므로 양쪽으로 1 씩 나갈 수 있다.
이 어림이 맞는지 구간을 나눠 확인한다. 절댓값 안이 0 이 되는 점은 −2 와 1 이다.
𝑥<−2 이면 둘 다 음수라 −(𝑥−1)−(𝑥+2)=−2𝑥−1≤5, 즉 𝑥≥−3. 이 구간에서는 −3≤𝑥<−2.
−2≤𝑥≤1 이면 −(𝑥−1)+(𝑥+2)=3≤5 로 항상 참이다. 이 구간 전체가 해다.
𝑥>1 이면 (𝑥−1)+(𝑥+2)=2𝑥+1≤5, 즉 𝑥≤2. 이 구간에서는 1<𝑥≤2.
셋을 합치면 −3≤𝑥≤2 다. 어림한 것과 맞는다.
검산은 경계에서 한다. 𝑥=−3 이면 4+1=5, 𝑥=2 면 1+4=5 로 딱 등호다. 그림의 가로선과 꺾은선이 만나는 두 점이 그것이다.
근호가 든 부등식은 조심할 곳이 하나 더 있다. √𝑓(𝑥)<𝑔(𝑥) 를 풀 때 양변을 제곱하려면 양변이 모두 음이 아니어야 한다. 게다가 근호 안이 음수가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도 따로 붙는다. 제곱은 동치변형이 아니므로, 얻은 답을 원래 부등식에 넣어 확인하는 절차를 빠뜨리면 안 된다.
두 평균 사이의 부등식
마지막으로 최댓값·최솟값 문제에 곧바로 쓰이는 부등식 둘을 본다.
양수 𝑎,𝑏 에 대해 산술평균은 𝑎+𝑏2, 기하평균은 √𝑎𝑏 다. 이 둘 사이에는 언제나 정해진 대소가 있다.
𝑎+𝑏2≥√𝑎𝑏(𝑎,𝑏>0)
등호는 𝑎=𝑏 일 때만 성립한다. 증명은 한 줄이다. 6장에서 실수의 제곱은 음이 아니다를 확인해 두었으므로
(√𝑎−√𝑏)2≥0⟹𝑎−2√𝑎𝑏+𝑏≥0⟹𝑎+𝑏≥2√𝑎𝑏
등호가 성립하는 것은 √𝑎−√𝑏=0, 곧 𝑎=𝑏 일 때뿐이다. ■
<지름을 a 와 b 로 나눈 반원에서 반지름은 (a+b)/2 이고 나눈 자리에 세운 수선은 √(ab) 다. 빗변이 직각변보다 짧을 수 없다는 사실 하나가 이 부등식이다. 두 값이 같아지는 것은 수선이 중심에 설 때, 곧 a = b 일 때뿐이다>[원본 보기]
예제 90
𝑥>0 일 때 𝑥+4𝑥 의 최솟값을 구하고, 그때의 𝑥 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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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항이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 𝑥 를 키우면 앞이 커지고 뒤가 작아지므로, 어느 쪽으로 가도 마냥 줄지는 않는다. 곱이 상수인 두 양수의 합이라는 점을 보면 산술-기하 평균 부등식이 맞춤이다. 실제로 𝑥⋅4𝑥=4 로 곱이 일정하다.
𝑥+4𝑥≥2√𝑥⋅4𝑥=2√4=4
최솟값의 후보가 4 다. 그런데 부등식은 "그 값 이상"이라고만 말하므로, 그 값에 실제로 닿는지를 확인해야 최솟값이라 부를 수 있다. 등호 조건은 두 항이 같을 때다.
𝑥=4𝑥⟹𝑥2=4⟹𝑥=2(𝑥>0)
𝑥=2 를 넣으면 2+2=4 로 실제로 4 다. 따라서 최솟값은 4 이고 그때 𝑥=2 다.
등호 조건을 확인하지 않는 것이 이 유형의 가장 흔한 실수다. 예를 들어 𝑥>3 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면 𝑥=2 를 쓸 수 없으므로 4 는 최솟값이 아니게 된다. 그때는 10장의 미분으로 풀어야 한다.
변수가 둘인 부등식도 하나 챙겨 둔다. 실수 𝑎,𝑏,𝑥,𝑦 에 대하여
(𝑎2+𝑏2)(𝑥2+𝑦2)≥(𝑎𝑥+𝑏𝑦)2
를 코시-슈바르츠 부등식이라 한다. 등호는 𝑎𝑦=𝑏𝑥 일 때 성립한다.
증명에 판별식을 쓰는 것이 재미있는 대목이다. 𝑡 에 대한 이차식
𝑓(𝑡)=(𝑎𝑡−𝑥)2+(𝑏𝑡−𝑦)2=(𝑎2+𝑏2)𝑡2−2(𝑎𝑥+𝑏𝑦)𝑡+(𝑥2+𝑦2)
은 제곱의 합이므로 모든 𝑡 에 대해 𝑓(𝑡)≥0 이다. 위로 열린 포물선이 x축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려면 판별식이 0 이하여야 한다.
𝐷4=(𝑎𝑥+𝑏𝑦)2−(𝑎2+𝑏2)(𝑥2+𝑦2)≤0
이것을 옮겨 적은 것이 코시-슈바르츠 부등식이다. ■ 앞 절의 "모든 실수에서 성립할 조건" 예제와 같은 논법이라는 점을 확인해 두자.
예제 91
3𝑥+4𝑦=25 를 만족하는 실수 𝑥,𝑦 에 대하여 𝑥2+𝑦2 의 최솟값을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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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식이 하나뿐이라 미지수를 하나 없애 이차함수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계수의 제곱합"과 "변수의 제곱합"과 "둘을 섞은 합"이 한자리에 있으므로 코시-슈바르츠가 더 짧다.
𝑎=3,𝑏=4 로 두고 부등식에 넣는다.
(32+42)(𝑥2+𝑦2)≥(3𝑥+4𝑦)2=252
25(𝑥2+𝑦2)≥625⟹𝑥2+𝑦2≥25
등호 조건 𝑎𝑦=𝑏𝑥, 곧 3𝑦=4𝑥 와 원래 조건 3𝑥+4𝑦=25 를 연립한다. 𝑦=43𝑥 를 넣으면 3𝑥+163𝑥=25 에서 𝑥=3, 𝑦=4.
넣어 보면 9+16=25 로 등호가 실제로 성립하므로 최솟값은 25 다.
뜻을 새겨 보자. 𝑥2+𝑦2 은 원점에서 점 (𝑥,𝑦) 까지 거리의 제곱이고 3𝑥+4𝑦=25 는 직선이다. 그러니 이 문제는 원점에서 직선까지의 최단거리를 구한 것이고, 답은 √25=5 다. 최단거리를 주는 점 (3,4) 에서 원점까지 그은 선분은 직선과 수직이다. 실제로 직선의 기울기는 −34, 선분의 기울기는 43 이고 곱이 −1 이다. 7장의 수직 조건과 맞는다.
이 장의 정리
도구
내용
어디서 다시 쓰나
동치변형
더하기·0 이 아닌 수로 곱하기만 안전하다
모든 식 조작
무연근
제곱하거나 미지수가 든 식을 곱하면 가짜 근이 생긴다
무리방정식·분수방정식
근의 공식
𝑥=−𝑏±√𝑏2−4𝑎𝑐2𝑎
어디서나
판별식 𝐷=𝑏2−4𝑎𝑐
부호가 실근의 개수. 𝐷=0 은 접한다는 뜻
접선 조건, 코시-슈바르츠, 10장 극값
근과 계수의 관계
𝛼+𝛽=−𝑏/𝑎, 𝛼𝛽=𝑐/𝑎
대칭식 계산
켤레근 정리
실계수 방정식의 허근은 켤레 짝으로 나온다
6장에 진 빚을 갚았다
인수정리
𝑓(𝑘)=0 이면 𝑥−𝑘 가 인수
고차방정식, 11장 부분분수
부호표
인수마다 부호를 적어 곱한다
분수·고차 부등식, 10장 증감표
산술-기하 평균
𝑎+𝑏2≥√𝑎𝑏 (등호는 𝑎=𝑏)
최댓값·최솟값 문제
코시-슈바르츠
(𝑎2+𝑏2)(𝑥2+𝑦2)≥(𝑎𝑥+𝑏𝑦)2
최적화, 선형대수학의 내적
이 장에서 되풀이된 생각이 셋 있다.
식을 푸는 일은 해집합을 바꾸지 않는 변형의 연쇄다. 동치가 아닌 변형을 썼다면 확인이 풀이의 일부가 된다.
방정식은 x절편, 연립방정식은 교점, 부등식은 위아래다. 막히면 그래프로 옮겨 그려 본다.
부등식으로 최솟값을 얻었으면 등호가 실제로 성립하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닿지 못하는 값은 최솟값이 아니다.
다음 장에서는 "한없이 가까워진다"는 말을 계산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 자리에서 이 장의 인수분해가 곧바로 쓰인다.
극한과 연속
7장에서 유리함수의 그래프를 그리며 "𝑥 가 커지면 2𝑥−1 는 0 에 가까워진다"고 적었다. 같은 장에서 𝑒 를 "(1+1𝑛)𝑛 이 다가가는 값"이라 했다. 두 문장 모두 가까워진다는 말에 기대고 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 장이 그 빚을 갚는다. 답할 질문은 둘이다. "한없이 가까워진다"를 어떻게 계산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가, 그리고 "끊긴 데 없이 이어져 있다"는 말이 정확히 무엇인가. 두 번째 질문의 답인 연속은 이 장의 마지막 두 정리에서 힘을 보이고, 그 두 정리를 11장이 그대로 쓴다.
앞 장에서 가져오는 것은 셋이다. 6장의 절댓값·구간 표기·완비성, 7장의 그래프와 점근선, 지수·로그·삼각함수와 라디안, 8장의 인수분해. 특히 인수분해는 이 장의 계산 절반을 차지한다.
미리 말해 둘 것이 있다. 극한은 이 문서에서 처음으로 "값"이 아니라 "다가가는 것"을 다루는 개념이다.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정상이고, 그림으로 붙들어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 장에 그림이 많은 이유다.
수열의 극한
자연수 번호가 붙은 수의 나열 𝑎1,𝑎2,𝑎3,… 을 수열(sequence)이라 하고 𝑎𝑛 으로 적는다. 𝑛 번째 항이 𝑎𝑛 이다. 4장의 말로 하면 정의역이 자연수인 함수다.
번호를 한없이 키울 때 항이 어떤 한 수 𝐿 에 한없이 가까워지면 수렴한다고 하고 이렇게 적는다.
lim𝑛→∞𝑎𝑛=𝐿
수렴하지 않으면 발산한다고 한다. 발산에는 한없이 커지는 경우(∞ 로 발산), 한없이 작아지는 경우, 그리고 어느 쪽도 아니면서 정착하지 않는 경우(진동)가 있다.
"한없이 가까워진다"를 검사할 수 있는 말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어떤 좁은 띠를 값 𝐿 둘레에 둘러도, 어느 항부터는 모든 항이 그 띠 안에 들어와 머문다. 띠 밖에 남는 항이 유한 개뿐이라는 뜻이다.
<왼쪽은 어떤 폭의 띠를 그려도 결국 그 안에 들어와 머문다. 오른쪽은 폭 1 짜리 띠 하나만 그려도 언제나 무한히 많은 항이 밖에 남는다. 이 차이가 수렴과 진동을 가른다>[원본 보기]
가장 자주 쓰는 사실은 이것이다. lim𝑛→∞1𝑛=0. 분모가 한없이 커지면 몫은 한없이 작아진다. 같은 이유로 1𝑛2,1√𝑛 도 모두 0 으로 간다.
그리고 수렴하는 수열끼리는 사칙연산이 그대로 통한다. 𝑎𝑛→𝛼, 𝑏𝑛→𝛽 이면 합·차·곱은 각각 𝛼+𝛽, 𝛼−𝛽, 𝛼𝛽 로 가고, 𝛽≠0 이면 몫은 𝛼/𝛽 로 간다. 다음 절의 함수의 극한에서 같은 규칙을 다시 만난다.
예제 92
𝑎𝑛=3𝑛2−𝑛2𝑛2+5 의 극한을 구하라.
풀이 보기
그냥 𝑛→∞ 를 넣으면 분모도 분자도 무한대라 값을 정할 수 없다. 이런 꼴을 부정형이라 한다. 식을 고쳐야 한다.
고치는 방법은 정해져 있다. 분모의 가장 높은 차수로 분모와 분자를 모두 나눈다. 그러면 남는 항이 전부 1/𝑛 꼴이라 행방을 안다.
3𝑛2−𝑛2𝑛2+5=3−1𝑛2+5𝑛2
1𝑛→0 이고 5𝑛2→0 이므로, 사칙연산 규칙에 따라
lim𝑛→∞𝑎𝑛=3−02+0=32
답이 말이 되는지 값으로 본다. 𝑛=10 이면 290205≈1.41, 𝑛=100 이면 2990020005≈1.4946 이다. 1.5 로 다가가고 있다.
요령을 말로 옮기면 "𝑛 이 아주 크면 최고차항이 나머지를 압도한다" 이다. 그래서 분자와 분모의 최고차항의 계수의 비가 답이 된다. 분자 차수가 더 크면 발산하고, 더 작으면 0 으로 간다.
판독
다음 세 수열이 수렴하는지 판정하고, 수렴하면 극한을 구하라. 𝑎𝑛=(−1)𝑛𝑛, 𝑏𝑛=(−1)𝑛, 𝑐𝑛=𝑛𝑛+1.
풀이 보기
판정 기준은 하나다. 어떤 폭의 띠를 둘러도 어느 항부터는 모두 그 안에 머무는가. 세 수열의 항을 몇 개 적어 놓고 보는 것이 빠르다.
𝑎𝑛 은 −1,12,−13,14,… 다. 부호는 계속 뒤집히지만 크기가 줄어든다.|𝑎𝑛|=1𝑛→0 이므로 0 둘레에 어떤 띠를 둘러도 결국 안에 들어온다. 수렴하고 극한은 0 이다.
𝑏𝑛 은 −1,1,−1,1,… 다. 부호가 뒤집히는데 크기가 줄지 않는다. 폭 1 짜리 띠를 어디에 두르든 언제나 무한히 많은 항이 밖에 남는다. 진동하며 발산한다.
𝑐𝑛 은 분모의 최고차로 나누면 11+1/𝑛→1 이다. 수렴하고 극한은 1 이다. 항은 12,23,34,… 로 늘기만 하면서 1 을 넘지 못한다.
𝑎𝑛 과 𝑏𝑛 을 견주면 부호가 뒤집히는 것 자체는 발산의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흔들리는 폭이 줄어드느냐다. 그리고 𝑐𝑛 은 다음 문단의 단조수렴정리에 딱 맞는 예다.
값을 모르는 채로 "수렴한다"는 것만 알아야 할 때가 있다. 그때 쓰는 것이 6장의 완비성이다.
단조수렴정리 — 늘기만 하면서 위로 유계인 수열은 반드시 수렴한다. 늘기만 하니 아래로는 못 가고, 상계가 있으니 무한정 올라가지도 못한다. 그러면 갈 곳은 상한뿐이다. 상한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 바로 완비성이었다.
이 정리가 7장 「자연상수 e 와 자연로그」에서 미뤄 둔 약속을 갚는다. (1+1𝑛)𝑛 은 늘기만 하고 3 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수열은 어떤 값으로 수렴하며, 그 값을 𝑒 라 이름 붙인 것이다. 𝑒 는 미리 있던 수가 아니라 이 극한으로 정의된 수다.
𝑛
(1+1𝑛)𝑛
1
2
10
약 2.5937
1000
약 2.7169
100000
약 2.7183
등비수열과 등비급수
앞 절은 수열 하나가 어디로 가는지를 물었다. 이 절은 수열 가운데 가장 자주 나오는 두 가지에 이름을 붙이고, 그 항을 차례로 더한 값이 얼마가 되는지까지 구한다. 항이 무한히 많은데도 합이 유한한 값으로 정해지는 일이 생기는데, 그것이 왜 가능한지를 대는 것이 앞 절의 극한이다.
이 절의 결과는 이 문서 안보다 밖에서 더 자주 쓰인다. 계산의 비용을 세는 자리 — 배열을 두 배씩 늘릴 때 옮기는 총 횟수, 문제를 절반씩 쪼갤 때 단계마다 드는 비용의 합, 해시표를 다시 만들 때의 누적 비용 — 가 거의 언제나 등비급수다. 이 절 하나가 그 계산의 바닥이 된다.
등차수열과 등비수열
수열의 규칙을 정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 둘 있다. 이웃한 두 항의 차가 늘 같거나, 이웃한 두 항의 비가 늘 같거나.
이름
규칙
첫째항이 a 일 때의 일반항
이름의 뜻
등차수열
𝑎𝑛+1−𝑎𝑛=𝑑
𝑎𝑛=𝑎+(𝑛−1)𝑑
차가 늘 같다. 𝑑 를 공차라 한다
등비수열
𝑎𝑛+1÷𝑎𝑛=𝑟
𝑎𝑛=𝑎𝑟𝑛−1
비가 늘 같다. 𝑟 을 공비라 한다
일반항(general term)은 항 번호 𝑛 을 넣으면 곧바로 그 항이 나오는 식이다. 두 일반항에 왜 𝑛−1 이 들어가는지는 세어 보면 안다. 첫째항에서 출발해 둘째항에 이르기까지 𝑑 를 한 번 더했고, 셋째항까지는 두 번 더했다. 𝑛 째 항까지는 𝑛−1 번이다. 등비수열도 마찬가지로 𝑟 을 𝑛−1 번 곱한다. 첫째항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1 의 정체다.
등비수열에서는 𝑎≠0 과 𝑟≠0 을 전제한다. 어느 하나가 0 이면 항이 0 이 되어 다음 항과의 비를 물을 수 없다.
<등차수열의 점은 직선 위에 놓이고 등비수열의 점은 굽어 오른다. 공비가 1 보다 크면 처음에 아무리 뒤처져 있어도 결국 앞지른다는 것이 이 그림에서 읽어야 할 것이다>[원본 보기]
예제 94
다음 둘을 구하라. (1) 셋째 항이 11, 일곱째 항이 27 인 등차수열의 일반항. (2) 둘째 항이 6, 다섯째 항이 48 인 등비수열의 일반항.
풀이 보기
두 물음 모두 구하려는 것은 일반항이고, 그러려면 첫째항과 공차(또는 공비) 두 개를 알아야 한다. 주어진 것도 두 개이니 미지수 둘에 식 둘이라 풀린다.
(1)𝑎3=𝑎+2𝑑=11 이고 𝑎7=𝑎+6𝑑=27 이다. 두 식을 빼면 𝑎 가 지워진다. 등차수열에서 번호가 네 칸 떨어져 있으면 값은 4𝑑 만큼 떨어져 있다는 것을 쓴 것이다.
4𝑑=27−11=16⟹𝑑=4
𝑎=11−2𝑑=11−8=3 이므로
𝑎𝑛=3+4(𝑛−1)=4𝑛−1
검산은 주어진 두 항으로 한다. 𝑎3=11, 𝑎7=27. 맞다.
(2) 이번에는 비이므로 빼는 대신 나눈다.𝑎2=𝑎𝑟=6, 𝑎5=𝑎𝑟4=48 이므로
𝑎𝑟4𝑎𝑟=𝑟3=486=8⟹𝑟=2
𝑎𝑟=6 에서 𝑎=3 이므로 𝑎𝑛=3⋅2𝑛−1 이다. 검산하면 𝑎2=6, 𝑎5=3⋅16=48. 맞다.
두 풀이의 뼈대는 같다. 등차는 빼서 공차를 뽑고 등비는 나눠서 공비를 뽑는다. 그리고 번호가 𝑘 칸 떨어진 두 항은 등차에서는 𝑘𝑑 만큼, 등비에서는 𝑟𝑘 배만큼 떨어져 있다.
흔한 실수는 𝑟3=8 에서 𝑟=2 만 적고 끝내는 것이다. 실수 범위에서 세제곱근은 하나뿐이라 이 경우에는 맞지만, 𝑟2=4 처럼 짝수 거듭제곱이면 𝑟=±2 로 갈라 두 수열을 모두 적어야 한다.
등비수열의 합
등비수열의 첫 𝑛 개 항을 더한 것을 부분합(partial sum)이라 하고 𝑆𝑛 으로 적는다.
𝑆𝑛=𝑎+𝑎𝑟+𝑎𝑟2+⋯+𝑎𝑟𝑛−1
항이 𝑛 개인데 마지막 항의 지수가 𝑛−1 인 것에 주의한다. 지수가 0 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합을 구하는 요령은 하나뿐이고, 그 하나를 알면 끝이다. 양변에 𝑟 을 곱하면 모든 항이 한 칸씩 밀린다. 밀린 것과 원래 것을 빼면 겹치는 항이 전부 지워지고 양 끝만 남는다.
𝑆𝑛=𝑎+𝑎𝑟+𝑎𝑟2+⋯+𝑎𝑟𝑛−1
𝑟𝑆𝑛=𝑎𝑟+𝑎𝑟2+⋯+𝑎𝑟𝑛−1+𝑎𝑟𝑛
위에서 아래를 빼면 가운데 항이 모두 지워지고
𝑆𝑛−𝑟𝑆𝑛=𝑎−𝑎𝑟𝑛⟹(1−𝑟)𝑆𝑛=𝑎(1−𝑟𝑛)
𝑟≠1 이면 양변을 1−𝑟 로 나눌 수 있다.
𝑆𝑛=𝑎1−𝑟𝑛1−𝑟(𝑟≠1)
𝑟=1 인 경우는 따로 적어야 한다. 그때는 모든 항이 𝑎 로 같으므로 𝑆𝑛=𝑛𝑎 다. 위 식의 분모가 0 이 되는 것이 "여기는 다른 이야기"라는 신호다.
부호를 위아래 모두 뒤집으면 같은 식을 이렇게도 적는다. 𝑟>1 일 때는 분자와 분모가 둘 다 양수라 이쪽이 읽기 편하다.
𝑆𝑛=𝑎𝑟𝑛−1𝑟−1
<두 배씩 늘어나는 막대를 모두 이어 붙여도 다음 막대 하나에 정확히 1 만큼 모자란다. 부분합이 왜 다음 항에서 1 을 뺀 값인지가 이 한 장에 들어 있다>[원본 보기]
예제 95
1 에서 시작해 두 배씩 늘려 가며 𝑛 개를 더하면 얼마인가. 즉 1+2+4+⋯+2𝑛−1 을 구하고, 그 답이 무엇을 뜻하는지 말하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항이 𝑛 개인 등비수열의 부분합이다. 첫째항은 𝑎=1, 공비는 𝑟=2 다. 각 항이 앞 항의 2 배이므로 등비수열이 맞고, 𝑟≠1 이므로 위의 공식을 쓸 수 있다.
𝑆𝑛=1⋅1−2𝑛1−2=1−2𝑛−1=2𝑛−1
𝑟>1 이므로 뒤집어 적은 꼴로 계산하면 부호를 헷갈릴 일이 없다. 𝑆𝑛=2𝑛−12−1=2𝑛−1.
답이 말이 되는지 다른 눈으로도 본다. 마지막 항이 2𝑛−1 이고 그 앞의 항을 모두 합하면 2𝑛−1−1 이다. 즉 어느 항이든 그 앞의 모든 항을 합친 것보다 정확히 1 만큼 크다. 위 그림이 보여 주는 것이 이 사실이다.
이 식이 쓰이는 자리를 하나 들어 두자. 배열이 꽉 찰 때마다 크기를 두 배로 늘리고 그때마다 들어 있던 원소를 모두 새 배열로 옮긴다고 하자. 크기가 1,2,4,…,2𝑛−1 일 때 옮기므로 옮긴 총 횟수는 2𝑛−1 이다. 그 시점의 원소 수가 2𝑛−1 남짓이므로 원소 하나당 옮긴 횟수는 평균 2 회를 넘지 않는다. "두 배씩 늘리면 삽입 한 번의 평균 비용이 상수"라는 말의 내용이 이것이다.
예제 96
공을 1.0 m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바닥에 부딪칠 때마다 직전 높이의 0.6 배까지 튀어 오른다. (1) 다섯 번째로 튀어 오른 높이와 (2) 공이 바닥에 다섯 번째로 닿을 때까지 지나온 거리의 합을 구하라.
풀이 보기
(1) 튀어 오른 높이는 떨어뜨린 높이 1.0 m 에 0.6 을 되풀이해 곱한 값이다. 즉 첫째항이 1.0×0.6=0.6, 공비가 0.6 인 등비수열이다. 다섯 번째 높이는 그 다섯째 항이므로
0.65=0.07776≈7.8cm
(2) 여기서는 무엇을 세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공은 처음에 1.0 m 를 내려오고, 그 뒤로는 튀어 오른 높이만큼 올라갔다가 같은 높이를 다시 내려온다. 즉 첫 낙하만 한 번이고 나머지는 두 번씩 센다. 다섯 번째로 바닥에 닿기까지 튀어 오른 횟수는 네 번이다.
거리=1.0+2(0.6+0.36+0.216+0.1296)
괄호 안이 첫째항 0.6, 공비 0.6, 항 4 개인 등비수열의 합이다. 하나씩 더해도 되지만 공식을 쓰면 항이 늘어도 그대로 통한다.
답이 말이 되는가. 공이 다섯 번 닿을 때까지 오르내린 것이므로 처음 높이 1.0 m 의 서너 배쯤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고, 실제로 3.6 배다. 그리고 튀는 높이가 빠르게 줄어드니 이 값이 무한정 커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예감이 맞는지는 아래 「무한등비급수」 절에서 확인한다.
흔한 실수는 첫 낙하까지 2 배로 세거나, 다섯 번째 낙하 뒤에 올라가는 높이까지 더하는 것이다. 어디까지 세는지를 문제 문장에서 먼저 잘라 놓아야 이런 실수를 피한다.
시그마로 짧게 적는다
지금까지 합을 점점점으로 적었다. 항이 무엇인지 규칙이 분명할 때는 그 규칙 자체를 적는 기호가 있다. 그리스 문자 시그마(Σ)다.
∑𝑛𝑘=1𝑎𝑘=𝑎1+𝑎2+⋯+𝑎𝑛
아래에 더하기 시작하는 번호, 위에 끝나는 번호, 오른쪽에 번호로 적은 항을 쓴다. 𝑘 는 더하는 동안만 쓰이는 이름이라 무엇으로 바꿔 써도 값이 같다. ∑3𝑘=1𝑘2 와 ∑3𝑖=1𝑖2 는 둘 다 1+4+9=14 다.
등비수열의 합을 이 기호로 적어 보자. 항이 𝑎,𝑎𝑟,𝑎𝑟2,… 이므로 번호를 0 부터 세면𝑘 번째 항이 정확히 𝑎𝑟𝑘 가 되어 깔끔하다.
∑𝑛−1𝑘=0𝑎𝑟𝑘=𝑎1−𝑟𝑛1−𝑟(𝑟≠1)
시그마에서 가장 잦은 실수는 항의 개수를 잘못 세는 것이다. 번호가 𝑝 에서 𝑞 까지면 항은 𝑞−𝑝+1 개다. 위 식에서 0 부터 𝑛−1 까지이므로 항이 𝑛 개이고, 그래서 오른쪽에 𝑟𝑛 이 나온다.
시그마는 상수를 밖으로 빼고 합을 나눠 쓸 수 있다. ∑(𝑐𝑎𝑘+𝑏𝑘)=𝑐∑𝑎𝑘+∑𝑏𝑘 다. 덧셈의 결합법칙과 교환법칙을 기호로 옮겨 적은 것뿐이다.
이 기호는 11장에서 곡선 아래의 넓이를 잘게 잘라 더할 때 계속 쓴다. 거기서 ∑𝑘, ∑𝑘2, ∑𝑘3 의 공식을 더 만난다.
예제 97
9∑𝑘=02𝑘 와 9∑𝑘=32𝑘 를 각각 구하라.
풀이 보기
두 합 모두 공비가 2 인 등비수열의 합이다. 다른 것은 어디서 시작하느냐뿐이므로, 먼저 항의 개수와 첫째항을 정확히 읽는 것이 전부다.
첫째 합은 𝑘 가 0 에서 9 까지이므로 항이 9−0+1=10 개이고 첫째항은 20=1 이다.
∑9𝑘=02𝑘=210−12−1=1024−1=1023
둘째 합은 𝑘 가 3 에서 9 까지이므로 항이 9−3+1=7 개이고 첫째항은 23=8 이다.
∑9𝑘=32𝑘=8⋅27−12−1=8×127=1016
검산은 두 합의 관계로 한다. 둘째 합은 첫째 합에서 𝑘=0,1,2 인 항 셋을 뺀 것이므로
1023−(1+2+4)=1023−7=1016
같은 값이다. 흔한 실수는 항의 개수를 9−3=6 개로 세는 것이다. 양 끝을 모두 포함하므로 1 을 더해야 한다. 이 하나만 조심하면 시그마 계산에서 틀릴 곳이 거의 없다.
무한등비급수
항을 끝없이 더하는 것을 급수(series)라 한다. 그런데 무한히 많은 수를 더한다는 말은 그 자체로는 뜻이 정해져 있지 않다. 덧셈은 두 수에 대해 정의된 연산이고, 그것을 아무리 되풀이해도 "끝까지"에는 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뜻을 새로 정한다.
부분합의 수열 𝑆1,𝑆2,𝑆3,… 이 수렴하면 그 극한을 급수의 합이라 하고, 수렴하지 않으면 급수는 발산한다고 한다.
정의를 만들었으니 등비수열에 적용한다. 𝑟≠1 일 때 𝑆𝑛=𝑎1−𝑟𝑛1−𝑟 이었고, 이 식에서 𝑛 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𝑟𝑛 하나뿐이다. 그러므로 급수의 운명은 𝑟𝑛 의 행방이 정한다.
공비 𝑟
𝑟𝑛 의 행방
급수는
|𝑟|<1
0 으로 간다
수렴한다. 합은 𝑎1−𝑟
𝑟=1
언제나 1
𝑆𝑛=𝑛𝑎 라 발산한다
𝑟=−1
1 과 −1 을 오간다
𝑆𝑛 이 𝑎 와 0 을 오가며 진동한다
|𝑟|>1
크기가 한없이 커진다
발산한다
표의 첫 줄, |𝑟|<1 이면 𝑟𝑛→0 이라는 것을 확인해 두자. |𝑟|=12 이면 크기가 매번 절반이 되니 어떤 좁은 띠 안에도 결국 들어온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𝑟|=11+ℎ (ℎ>0)로 두고 3장의 귀납법으로 얻는 부등식 (1+ℎ)𝑛≥1+𝑛ℎ 를 쓰면
0<|𝑟|𝑛=1(1+ℎ)𝑛≤11+𝑛ℎ
오른쪽 값은 분모가 한없이 커지므로 0 으로 간다. 크기가 0 으로 가면 수열 자체도 0 으로 간다.
그러므로 |𝑟|<1 일 때
∑∞𝑘=0𝑎𝑟𝑘=lim𝑛→∞𝑎1−𝑟𝑛1−𝑟=𝑎1−𝑟
말로 옮기면 첫째항을 "1 빼기 공비"로 나눈다이다. 조건은 하나뿐이지만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𝑟|<1 이다.
<조각을 하나 넣을 때마다 남은 빈칸이 방금 넣은 조각과 같은 크기가 된다. 부분합이 1 을 넘을 수 없다는 것과 결국 1 에 닿는다는 것이 같은 그림에 함께 들어 있다>[원본 보기]
예제 98
순환소수 0.999⋯ 와 0.272727⋯ 를 각각 분수로 나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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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소수를 무한등비급수로 읽는 것이 이 문제의 전부다. 소수는 자리마다 10 분의 1 씩 작아지는 수를 더한 것이므로 공비가 110 의 거듭제곱인 등비급수다.
0.999⋯. 각 자리를 따로 적으면
0.9+0.09+0.009+⋯
첫째항 𝑎=0.9, 공비 𝑟=0.1 이다. |𝑟|=0.1<1 이므로 수렴하고
𝑎1−𝑟=0.91−0.1=0.90.9=1
0.999⋯=1 이다. "1 에 한없이 가까울 뿐 1 은 아니다"라는 말이 왜 틀렸는지가 여기서 분명해진다. 0.999⋯ 는 어떤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수이고, 그 수의 뜻은 부분합의 극한이라고 우리가 정의했다. 그 극한은 정확히 1 이다.
0.272727⋯. 되풀이되는 덩어리가 두 자리이므로 한 번에 두 자리씩 잘라 읽는다.
0.27+0.0027+0.000027+⋯
첫째항 𝑎=0.27, 공비 𝑟=0.01 이므로
0.271−0.01=0.270.99=2799=311
검산은 나눗셈으로 한다. 3÷11=0.272727⋯. 맞다.
6장에서 "유리수의 소수 표현은 끝나거나 되풀이된다"고 했다. 이 계산은 그 반대 방향, 즉 되풀이되는 소수는 반드시 유리수라는 것을 보인 것이기도 하다. 되풀이되는 덩어리가 𝑚 자리이면 공비가 10−𝑚 인 등비급수가 되고, 그 합은 언제나 분수다.
예제 99
크기 𝑛 인 문제를 푸는 데 𝑛 만큼의 비용이 들고, 그 뒤 절반 크기의 문제 하나를 같은 방식으로 다시 푼다고 하자. 크기가 1 이 될 때까지 드는 총비용은 얼마인가. 그리고 「등비수열의 합」 절에서 다룬 튀는 공이 결국 멈출 때까지 지나온 거리도 구하라.
풀이 보기
총비용. 단계마다 드는 비용이 𝑛,𝑛2,𝑛4,… 이므로 첫째항 𝑛, 공비 12 인 등비급수다. 단계 수는 유한하지만(약 log2𝑛 단계), 위로 얼마까지 갈 수 있는지를 알고 싶을 때는 무한히 더한 값을 쓰는 편이 낫다. 항이 모두 양수이므로 유한합은 무한합보다 언제나 작고, 그래서 무한합이 안전한 어림이 된다.
𝑛+𝑛2+𝑛4+⋯=𝑛1−12=2𝑛
총비용은 2𝑛 을 넘지 않는다. 절반씩 줄여 가며 계속 일을 해도 처음 한 번의 두 배를 넘지 못한다는 뜻이고, 이것이 "맨 위 단계가 전체를 지배한다"는 말의 내용이다. 공비가 12 이 아니라 13 이면 합이 32𝑛 로 더 작아지고, 반대로 23 이면 3𝑛 으로 커진다. 공비가 1 에 가까울수록 뒤쪽 단계의 몫이 커진다.
튀는 공. 앞 절에서 다섯 번째까지 3.61 m 였다. 이번에는 끝까지 더한다. 첫 낙하 1.0 m 는 한 번뿐이고, 튀어 오른 높이는 모두 두 번씩(올라갔다 내려온다) 센다. 튀어 오른 높이는 첫째항 0.6, 공비 0.6 인 무한등비급수다.
0.6+0.36+0.216+⋯=0.61−0.6=0.60.4=1.5
총거리=1.0+2×1.5=4.0m
답이 말이 되는가. 다섯 번째까지가 3.61 m 였으니 끝까지 가도 4.0 m 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 앞의 계산과 어긋나지 않는다. 무한히 많이 튀는데도 지나온 거리가 유한하다는 것이 이 절의 요점이다. 튀는 횟수는 끝이 없지만 거리는 4.0 m 에서 멈춘다.
오류 찾기
어떤 사람이 1+2+4+8+⋯ 를 무한등비급수 공식에 넣어 다음과 같이 계산했다. 어디가 틀렸는가?
1+2+4+8+⋯=𝑎1−𝑟=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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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이상하다는 것은 계산을 보지 않아도 안다. 양수만 더했는데 음수가 나왔다. 그러면 쓴 공식이 이 상황에 쓸 수 있는 공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어디서 어긋났는지 정확히 짚자. 𝑆𝑛=𝑎1−𝑟𝑛1−𝑟 까지는 𝑟≠1 이기만 하면 옳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𝑟=2 를 넣으면
𝑆𝑛=1−2𝑛1−2=2𝑛−1
무너지는 곳은 그다음, 𝑛→∞ 를 취하는 자리다. 𝑎1−𝑟 라는 꼴은 𝑟𝑛→0 일 때만 나온다. 그런데 𝑟=2 이면 2𝑛 은 0 으로 가기는커녕 한없이 커진다. 즉 𝑆𝑛=2𝑛−1→∞ 이므로 이 급수는 발산하고, 합이라는 것이 아예 없다.
정리하면 무한등비급수의 공식에는 조건이 붙어 있고 그것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다. |𝑟|<1. 유한합 공식에는 𝑟≠1 만 있었으므로 두 조건을 섞지 않도록 한다.
같은 실수의 다른 얼굴을 하나 더 보자. 1−1+1−1+⋯ 에 공식을 넣으면 11−(−1)=12 이 나온다. 그러나 부분합은 1,0,1,0,… 로 진동하므로 극한이 없고, 이 급수도 합을 갖지 않는다. |𝑟|=1 은 경계이지 안쪽이 아니다.
교훈은 이 문서가 되풀이하는 것과 같다. 정리를 쓰기 전에 가정을 확인한다.
함수의 극한
수열은 𝑛 이 무한대로 갈 때만 물을 수 있었다. 함수는 𝑥 를 아무 값 𝑎 로 보낼 수 있으므로 물음이 하나 더 는다.
𝑥 를 𝑎 에 한없이 가까이 가져갈 때 𝑓(𝑥) 가 한 값 𝐿 에 한없이 가까워지면lim𝑥→𝑎𝑓(𝑥)=𝐿 이라 적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한 줄이다. 이 정의는 𝑥=𝑎 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묻지 않는다.𝑓(𝑎) 가 정의되어 있지 않아도 되고, 엉뚱한 값이어도 된다. 극한은 "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이지 "도착점의 값"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같은 곡선에서 x = 2 의 값만 바꿔 놓았다. 값이 없어도, 다른 값이어도, 맞는 값이어도 x → 2 일 때의 극한은 셋 다 4 다. 극한이 함숫값과 무관하다는 말이 이 그림이다>[원본 보기]
왜 이렇게 정의하는가. 𝑥2−4𝑥−2 처럼 바로 그 점에서만 계산할 수 없는 식을 다루려는 것이 극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10장에서 도함수를 정의할 때도 ℎ=0 을 넣으면 00 이 되는 식의 극한을 본다. 그 점을 뺀 채로 답을 정할 수 있어야 미분이 성립한다.
가까이 가는 방향은 둘이다. 왼쪽에서 다가갈 때의 값을 좌극한lim𝑥→𝑎−𝑓(𝑥), 오른쪽에서 다가갈 때를 우극한lim𝑥→𝑎+𝑓(𝑥) 이라 한다. 그리고
극한이 존재한다 ⟺ 좌극한과 우극한이 모두 존재하고 서로 같다.
둘이 다르면 극한은 없다. "가까워지는 값이 하나"라는 정의를 어기기 때문이다.
예제 101
lim𝑥→2𝑥2−4𝑥−2 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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𝑥=2 를 넣으면 00 이라 값이 없다. 그러나 극한은 𝑥=2 에서의 값을 묻지 않으므로 𝑥≠2 인 곳에서 식을 고쳐도 된다. 이것이 이 계산의 열쇠다.
분자를 인수분해한다. 8장의 곱셈공식이다.
𝑥2−4𝑥−2=(𝑥−2)(𝑥+2)𝑥−2=𝑥+2(𝑥≠2)
약분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𝑥≠2 이기 때문이다. 𝑥=2 였다면 0 으로 나누는 셈이라 금지된다.
흔한 오해를 정리해 둔다. 두 함수 𝑥2−4𝑥−2 와 𝑥+2 는 같은 함수가 아니다. 정의역이 다르다. 그러나 𝑥=2 를 뺀 모든 곳에서 값이 같고, 극한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예제 102
𝑓(𝑥)=|𝑥|𝑥 에 대하여 𝑥→0 일 때의 좌극한과 우극한을 구하고, 극한이 존재하는지 판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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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댓값이 있으므로 6장의 정의로 돌아가 부호에 따라 경우를 나눈다.
𝑥>0 이면 |𝑥|=𝑥 이므로 𝑓(𝑥)=𝑥𝑥=1.
𝑥<0 이면 |𝑥|=−𝑥 이므로 𝑓(𝑥)=−𝑥𝑥=−1.
따라서 우극한은 1, 좌극한은 −1 이다.
lim𝑥→0+𝑓(𝑥)=1≠−1=lim𝑥→0−𝑓(𝑥)
둘이 다르므로 𝑥→0 에서의 극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눈여겨볼 것이 있다. 𝑥=0 근처의 값이 모두 ±1 로 얌전한데도 극한이 없다. 값이 커져서 없는 것이 아니라 한 값으로 정해지지 않아서 없는 것이다. 극한이 없는 두 가지 방식(치솟기와 갈라지기)을 뒤에서 다시 정리한다.
엡실론과 델타 — 뜻만 보아 둔다
지금까지 "한없이 가까워진다"를 말로 썼다. 이 말을 부등식으로만 적은 것이 𝜖-𝛿 정의다. 임의의 양수 𝜖 에 대하여, 적당한 양수 𝛿 가 있어서 0<|𝑥−𝑎|<𝛿 인 모든 𝑥 가 |𝑓(𝑥)−𝐿|<𝜖 을 만족하면lim𝑥→𝑎𝑓(𝑥)=𝐿 이라 한다. 6장에서 절댓값을 거리로 읽기로 했으므로, |𝑓(𝑥)−𝐿|<𝜖 은 "값이 𝐿 에서 𝜖 보다 가깝다"는 뜻이고 0<|𝑥−𝑎|<𝛿 는 "𝑥 가 𝑎 에서 𝛿 보다 가깝되 𝑎 자신은 아니다"는 뜻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세로 방향 허용 오차 𝜖 을 먼저 받고, 그에 맞는 가로 방향 폭 𝛿 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𝜖 을 아무리 좁혀도 매번 성공한다면 그것이 수렴이다.
<가로 폭을 좁히면 세로 폭 안에 값을 가둘 수 있다는 것이 극한의 정의다. ε 를 먼저 주고 δ 를 나중에 찾는 순서가 이 정의의 전부다>[원본 보기]
이 문서는 여기까지만 쓴다. 앞으로의 계산은 모두 그래프와 아래의 계산 규칙으로 한다. 다만 이 정의가 있다는 것은 알아 둘 값어치가 있다. "가까워진다"는 느낌말을 부등식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에 극한에 대한 정리들을 증명할 수 있게 된 것이고, 해석학이라는 분야 전체가 이 한 문단 위에 서 있다.
극한을 계산하는 법
규칙은 수열에서와 같다. lim𝑥→𝑎𝑓(𝑥)=𝛼, lim𝑥→𝑎𝑔(𝑥)=𝛽 일 때
규칙
식
상수배
lim𝑐𝑓(𝑥)=𝑐𝛼
합과 차
lim(𝑓±𝑔)=𝛼±𝛽
곱
lim𝑓𝑔=𝛼𝛽
몫
lim𝑓/𝑔=𝛼/𝛽 (단 𝛽≠0)
대소
𝑓≤𝑔 이면 𝛼≤𝛽
마지막 줄에 주의할 점이 있다. 부등호가 등호 없는 < 이었어도 극한에서는 ≤ 로 약해진다.0<1𝑛 이지만 극한은 0=0 이다. 극한을 취하면 엄격한 부등호가 살아남지 못한다.
이 규칙 덕분에 다항함수는 대입만으로 끝난다. lim𝑥→2(𝑥2+3𝑥)=4+6=10 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대입했더니 00, ∞∞, ∞−∞ 같은 꼴이 나올 때이고, 이런 것을 부정형(indeterminate form)이라 한다.
부정형이라는 말은 "값이 없다"가 아니라 "이 꼴만 보고는 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같은 00 이라도 답은 0 일 수도, 1 일 수도, 무한대일 수도 있다. 식을 고쳐서 부정형을 없애는 것이 계산의 전부다.
<극한 계산의 순서. 먼저 대입해 보고, 부정형이 나왔을 때에만 아래 갈래로 내려간다. 어느 갈래로 갈지는 식의 모양이 정해 준다>[원본 보기]
예제 103
lim𝑥→0√𝑥+9−3𝑥 를 구하라.
풀이 보기
대입하면 3−30=00 로 부정형이다. 인수분해할 것이 보이지 않고 근호가 있으므로 유리화를 시도한다. 켤레식 √𝑥+9+3 을 분모와 분자에 함께 곱한다(값은 변하지 않는다).
√𝑥+9−3𝑥⋅√𝑥+9+3√𝑥+9+3=(𝑥+9)−9𝑥(√𝑥+9+3)
분자가 𝑥 로 정리되었다. 이것이 유리화를 하는 이유다. 곱셈공식 (𝐴−𝐵)(𝐴+𝐵)=𝐴2−𝐵2 이 근호를 없앤다.
=𝑥𝑥(√𝑥+9+3)=1√𝑥+9+3(𝑥≠0)
이제 부정형이 아니다. 대입하면
lim𝑥→01√𝑥+9+3=13+3=16
확인은 값으로 한다. 𝑥=0.01 이면 분자는 √9.01−3≈0.0016662 이고 나누면 약 0.16662 다. 1/6≈0.1667 에 맞는다.
예제 104
lim𝑥→∞(√𝑥2+3𝑥−𝑥) 를 구하라.
풀이 보기
대입하면 ∞−∞ 다. 이것도 부정형이다. "무한대에서 무한대를 빼면 0"이라고 답하면 안 된다. 둘이 커지는 빠르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뺄셈 꼴이고 근호가 있으므로 유리화로 뺄셈을 나눗셈으로 바꾼다. 분모가 1 이라고 보고 켤레식을 곱한다.
(√𝑥2+3𝑥−𝑥)⋅√𝑥2+3𝑥+𝑥√𝑥2+3𝑥+𝑥=3𝑥√𝑥2+3𝑥+𝑥
이제 ∞∞ 꼴이므로 앞에서 쓴 방법을 쓴다. 분모의 최고차인 𝑥 로 위아래를 나눈다. 𝑥>0 이므로 √𝑥2+3𝑥/𝑥=√1+3/𝑥 다.
=3√1+3𝑥+1⟶31+1=32
답이 말이 되는지 보자. 𝑥=1000 이면 √1003000≈1001.4988 이고 𝑥 를 빼면 약 1.4988 다. 1.5 로 가고 있다.
무한대끼리의 뺄셈은 유한한 값이 될 수도, 0 이 될 수도, 무한대가 될 수도 있다. 부정형이라는 말의 뜻이 여기서 분명해진다.
샌드위치 정리
값을 직접 구할 수 없는 함수라도 위아래에서 죄어 오는 두 함수를 찾으면 극한을 정할 수 있다.
𝑎 근처에서 𝑔(𝑥)≤𝑓(𝑥)≤ℎ(𝑥) 이고 lim𝑥→𝑎𝑔(𝑥)=lim𝑥→𝑎ℎ(𝑥)=𝐿 이면 lim𝑥→𝑎𝑓(𝑥)=𝐿 이다.
이름이 여럿이다. 샌드위치 정리, 압착정리, 조임정리 모두 같은 것이다. 증명은 위와 아래가 각각 𝐿 에 얼마든지 가까워지므로 가운데가 빠져나갈 틈이 없다는 것이고, 앞 절의 𝜖-𝛿 정의로 적으면 서너 줄이면 된다.
<가운데 함수는 원점 근처에서 무한히 많이 흔들려 값을 따라갈 수 없다. 그래도 위아래를 죄는 두 포물선이 모두 0 으로 모이므로 가운데도 0 으로 갈 수밖에 없다>[원본 보기]
예제 105
lim𝑥→0𝑥2sin1𝑥 를 구하라.
풀이 보기
sin1𝑥 는 𝑥→0 에서 극한이 없다. 각이 한없이 빨라져 −1 과 1 사이를 무한히 오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곱의 극한 법칙을 쓸 수 없다. 두 인수 중 하나가 수렴하지 않으면 그 법칙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값이 갇혀 있다는 것은 안다. 7장에서 사인의 값이 항상 −1 이상 1 이하임을 보았다.
−1≤sin1𝑥≤1
양변에 𝑥2 를 곱한다. 𝑥2≥0 이므로 부등호 방향이 그대로다(8장의 성질).
−𝑥2≤𝑥2sin1𝑥≤𝑥2
양 끝은 모두 𝑥→0 에서 0 으로 간다. 샌드위치 정리에 의해
lim𝑥→0𝑥2sin1𝑥=0
이 풀이에서 흔들림 자체는 한 번도 계산하지 않았다. 가둔 것만으로 답이 나왔다. 진동하는 함수를 다루는 표준 수법이다.
덧붙이면 𝑥2 대신 𝑥 를 곱해도 같은 논법이 통한다. 그러나 그냥 sin1𝑥 만 두면 죄어 오는 함수가 상수 ±1 뿐이라 죄어지지 않는다. 극한이 없는 것이 맞다.
lim𝑥→0sin𝑥𝑥=1
이 극한은 10장에서 삼각함수를 미분할 때 그대로 쓰이므로 따로 세워 둔다. 대입하면 00 이고, 인수분해도 유리화도 통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넓이를 견주어 부등식을 만든다.
<반지름 1 인 원에서 삼각형 OAT 는 부채꼴 OAT 안에 들어 있고 부채꼴은 삼각형 OBT 안에 들어 있다. 세 넓이의 대소가 곧 sin x 와 x 와 tan x 의 대소다>[원본 보기]
0<𝑥<𝜋2 라 하자. 반지름 1 인 원에서 세 영역의 넓이는 차례로 12sin𝑥, 12𝑥, 12tan𝑥 다. 가운데가 12𝑥 인 것은 7장의 부채꼴 공식 𝑆=12𝑟2𝜃 에 𝑟=1 을 넣은 것이고, 각을 라디안으로 쟀기 때문에 이렇게 단순해졌다. 도수로 쟀다면 이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포함 관계에서 넓이의 대소가 나온다.
12sin𝑥<12𝑥<12tan𝑥
모두 양수인 12sin𝑥 로 나눈다(방향은 그대로다). tan𝑥=sin𝑥cos𝑥 를 쓰면
1<𝑥sin𝑥<1cos𝑥
역수를 취하면 부등호가 뒤집힌다.
cos𝑥<sin𝑥𝑥<1
𝑥→0+ 에서 cos𝑥→1 이므로 양 끝이 모두 1 이다. 샌드위치 정리에 의해 우극한이 1 이다. 그리고 sin𝑥𝑥 는 우함수이므로(분자와 분모가 모두 기함수라 부호가 상쇄된다) 좌극한도 같다. 따라서
lim𝑥→0sin𝑥𝑥=1
뜻을 새기면 "각이 아주 작으면 호의 길이와 그 사인이 거의 같다" 는 말이다. 라디안 값 𝑥 는 반지름 1 인 원에서 호의 길이 그 자체이므로, 이 극한은 곧 "작은 각에서는 호와 현의 길이 차이가 무시할 만하다"는 그림이다.
예제 106
lim𝑥→01−cos𝑥𝑥2 를 구하라.
풀이 보기
대입하면 00 이다. 위에서 세운 sin𝑥𝑥→1 을 쓸 수 있는 꼴로 고쳐야 하는데, 사인이 하나도 없다. 그러니 코사인을 사인으로 바꾸는 길을 찾는다. 유리화가 그 일을 한다.
켤레식 1+cos𝑥 를 분모와 분자에 곱한다.
1−cos𝑥𝑥2⋅1+cos𝑥1+cos𝑥=1−cos2𝑥𝑥2(1+cos𝑥)
7장의 항등식 sin2𝑥+cos2𝑥=1 에서 1−cos2𝑥=sin2𝑥 다.
=sin2𝑥𝑥2(1+cos𝑥)=(sin𝑥𝑥)2⋅11+cos𝑥
이제 곱의 극한 법칙을 쓸 수 있다. 두 인수가 모두 수렴하기 때문이다.
lim𝑥→01−cos𝑥𝑥2=12⋅11+1=12
확인해 보자. 𝑥=0.1 이면 1−cos(0.1)≈0.0049958 이고 𝑥2=0.01 이므로 몫은 약 0.4996 다. 0.5 에 맞는다.
여기서 따름정리가 하나 나온다. 분자와 분모에 𝑥 를 하나씩 맞추면 lim𝑥→01−cos𝑥𝑥=lim𝑥→0(1−cos𝑥𝑥2⋅𝑥)=12⋅0=0 이다. 10장에서 사인을 미분할 때 이 값이 쓰인다.
𝑒 가 나오는 극한
수열로 정의했던 𝑒 를 함수의 극한으로 다시 적으면 이렇게 된다.
lim𝑥→0(1+𝑥)1/𝑥=𝑒
𝑥=1𝑛 로 두면 앞의 수열 정의와 같은 식이다. 여기서 로그와 지수에 대한 두 극한이 따라 나온다. 양변에 자연로그를 취하고(로그함수가 연속이라 극한과 순서를 바꿀 수 있다) 7장의 로그 법칙 ln𝑥𝑐=𝑐ln𝑥 를 쓰면
lim𝑥→0ln(1+𝑥)𝑥=ln𝑒=1
그리고 𝑡=𝑒𝑥−1 로 치환하면 𝑥=ln(1+𝑡) 이고 𝑥→0 일 때 𝑡→0 이므로
lim𝑥→0𝑒𝑥−1𝑥=lim𝑡→0𝑡ln(1+𝑡)=1
이 두 극한이 10장에서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도함수를 낳는다. 𝑒 가 미적분에서 특별한 밑인 이유가 이 두 줄이다. 다른 밑에서는 여기에 ln𝑎 라는 군더더기가 붙는다.
발산과 무한대에서의 극한
극한이 없는 방식 중에 값이 한없이 커지는 경우는 따로 적어 둘 값어치가 있다. 𝑥→𝑎 일 때 𝑓(𝑥) 가 어떤 큰 수보다도 커지면 lim𝑥→𝑎𝑓(𝑥)=∞ 로 적는다. ∞ 는 수가 아니므로 이것은 "극한이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라 발산하는 방식을 적은 것이다.
𝑥 를 무한대로 보내는 극한도 같은 방식이다. lim𝑥→∞𝑓(𝑥)=𝐿 은 "𝑥 를 충분히 크게 하면 값이 𝐿 에 얼마든지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7장에서 그림으로만 말했던 점근선이 여기서 정확한 정의를 얻는다.
점근선
극한으로 적으면
수직점근선 𝑥=𝑎
lim𝑥→𝑎+𝑓(𝑥)=±∞ 또는 lim𝑥→𝑎−𝑓(𝑥)=±∞
수평점근선 𝑦=𝐿
lim𝑥→∞𝑓(𝑥)=𝐿 또는 lim𝑥→−∞𝑓(𝑥)=𝐿
예제 107
lim𝑥→01𝑥 와 lim𝑥→01𝑥2 를 각각 따져라.
풀이 보기
둘 다 분모가 0 으로 가므로 값이 커진다. 그러나 커지는 방향이 좌우에서 같은지를 따로 봐야 한다. 여기가 두 문제의 갈림길이다.
1𝑥 부터 본다. 𝑥→0+ 이면 분모가 작은 양수이므로 값은 한없이 커진다. 𝑥→0− 이면 분모가 작은 음수이므로 값은 한없이 작아진다.
lim𝑥→0+1𝑥=+∞,lim𝑥→0−1𝑥=−∞
좌우가 다르므로 lim𝑥→01𝑥 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답하면 틀린다.
1𝑥2 은 분모가 언제나 양수다. 어느 쪽에서 다가가도 값이 한없이 커진다.
lim𝑥→01𝑥2=+∞
이 경우는 좌우가 같으므로 "양의 무한대로 발산한다"고 한 문장으로 적을 수 있다. 다만 이것도 수렴은 아니다.∞ 는 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 결과의 차이가 그래프에 그대로 있다. 𝑦=1𝑥 는 점근선의 좌우에서 위아래로 갈라지고, 𝑦=1𝑥2 은 양쪽 모두 위로 솟는다.
연결
𝑓(𝑥)=2𝑥2+1𝑥2−1 의 점근선을 극한으로 구하라.
풀이 보기
7장에서는 차수를 견주어 점근선을 찾았다. 이제 그 규칙이 어디서 나왔는지 극한으로 확인한다.
수직점근선의 후보는 분모가 0 이 되는 곳, 곧 𝑥=±1 이다. 약분되지 않는지 먼저 본다. 분자 2𝑥2+1 은 𝑥=±1 에서 3 이라 0 이 아니므로 약분되지 않는다.
𝑥→1+ 이면 분자는 3 에 가깝고 분모는 양수이면서 0 으로 간다. 따라서 𝑓(𝑥)→+∞. 𝑥→1− 이면 분모가 음수 쪽에서 0 으로 가므로 𝑓(𝑥)→−∞. 어느 쪽이든 𝑥=1 은 수직점근선이고, 같은 방식으로 𝑥=−1 도 그렇다.
수평점근선은 앞에서 쓴 방법 그대로다. 분모의 최고차 𝑥2 으로 나눈다.
lim𝑥→∞2+1𝑥21−1𝑥2=2+01−0=2
𝑥→−∞ 에서도 1𝑥2→0 이라 같은 값이다. 수평점근선은 𝑦=2.
7장의 규칙 "분자와 분모의 차수가 같으면 최고차항 계수의 비"가 이 계산의 요약이었다. 규칙을 외우지 않아도 나누어 보면 매번 나온다.
주의할 곳이 하나 있다. 분모가 0 이 된다고 해서 반드시 수직점근선인 것은 아니다. 분자도 함께 0 이 되어 약분되면 그 자리는 점근선이 아니라 구멍이다. 앞의 𝑥2−4𝑥−2 가 그런 예다.
연속
이제 "끊긴 데 없다"를 정의할 수 있다. 함수 𝑓 가 𝑥=𝑎 에서 연속(continuous)이라는 것은 다음 세 가지가 모두 성립한다는 뜻이다.
𝑓(𝑎) 가 정의되어 있다.
lim𝑥→𝑎𝑓(𝑥) 가 존재한다(좌극한과 우극한이 같다).
그 극한이 𝑓(𝑎) 와 같다.
세 줄을 하나로 줄이면 lim𝑥→𝑎𝑓(𝑥)=𝑓(𝑎) 다. 말로 하면 "가서 만나는 값과 실제 값이 같다" 이다. 앞의 세 그림 중 세 번째만 연속이었던 이유가 이것이다.
세 조건 중 어느 것이 깨지느냐에 따라 불연속의 모습이 갈린다.
<값이 뛰는 경우, 무한대로 치솟는 경우, 무한히 흔들리는 경우. 여기에 값만 비어 있는 구멍까지 넣으면 네 가지가 된다. 넷 중 함숫값을 고쳐서 이을 수 있는 것은 구멍뿐이다>[원본 보기]
유형
어떤 상태인가
이을 수 있나
제거가능 불연속 (구멍)
극한은 있는데 값이 없거나 다르다
값을 극한으로 정하면 이어진다
도약 불연속
좌극한과 우극한이 둘 다 있으나 다르다
이을 수 없다
무한 불연속
한쪽 또는 양쪽이 무한대로 간다
이을 수 없다
진동 불연속
어느 값에도 정착하지 않는다
이을 수 없다
구간의 모든 점에서 연속이면 그 구간에서 연속이라 한다. 끝점에서는 안쪽에서 다가가는 한쪽 극한만 본다.
연속인 함수끼리 더하고 빼고 곱하면 연속이고, 분모가 0 이 아닌 곳에서 나누어도 연속이다. 합성도 마찬가지다. 극한의 사칙연산 규칙을 연속의 정의에 대입하면 곧바로 나온다.
그래서 이 문서에 나오는 함수는 정의되는 곳에서 거의 다 연속이다. 다항함수는 실수 전체에서, 유리함수는 분모가 0 이 아닌 곳에서, 지수·로그·삼각함수는 각자의 정의역에서 연속이다. 연속을 의심해야 하는 자리는 정의를 조각조각 나눠 준 함수, 절댓값이 든 함수, 분모가 0 이 되는 자리 셋뿐이다.
예제 109
𝑓(𝑥)=⎧{
{⎨{
{⎩𝑥2−3𝑥+2𝑥−1(𝑥≠1)𝑘(𝑥=1) 가 모든 실수에서 연속이 되도록 𝑘 를 정하라.
풀이 보기
𝑥≠1 인 곳은 유리함수라 이미 연속이다. 문제는 𝑥=1 한 점뿐이므로, 연속의 세 조건을 그 점에서 확인하면 된다.
𝑓(1)=𝑘 로 정의되어 있으니 첫째 조건은 이미 만족한다. 둘째로 극한을 구한다. 대입하면 00 이므로 인수분해한다.
𝑥2−3𝑥+2𝑥−1=(𝑥−1)(𝑥−2)𝑥−1=𝑥−2(𝑥≠1)
lim𝑥→1𝑓(𝑥)=lim𝑥→1(𝑥−2)=−1
셋째 조건이 lim=𝑓(1) 이므로 𝑘=−1 이다.
이 문제가 하는 일은 구멍을 메우는 것이다. 그림으로 보면 𝑦=𝑥−2 라는 직선에 𝑥=1 자리만 뚫려 있었고, 그 자리에 −1 을 놓아 이어 붙인 것이다.
값을 잘못 놓으면(예를 들어 𝑘=0) 그 점에서만 불연속인 함수가 된다. 극한은 여전히 −1 이지만 값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 조건 중 셋째만 깨지는 경우다.
판독
𝑔(𝑥)=|𝑥−2|𝑥−2 는 𝑥=2 에서 어떤 유형의 불연속인가. 값을 하나 정해 주어 연속으로 만들 수 있는가.
풀이 보기
유형을 가르는 것은 좌극한과 우극한이 각각 있는지, 있다면 같은지다. 그러니 그것부터 구한다. 앞에서 |𝑥|𝑥 를 다룬 것과 같은 계산이고 기준점만 옮겨졌다.
이을 수 있는가. 𝑔(2) 를 무엇으로 정하든 왼쪽에서는 −1 로, 오른쪽에서는 1 로 다가온다. 한 값으로 둘 다 맞출 수는 없으므로 이을 수 없다.
제거가능 불연속과의 차이가 여기서 분명해진다. 구멍은 극한이 하나로 정해져 있어서 그 값을 채워 넣으면 되지만, 도약은 채울 값 자체가 두 개다.
덧붙이면 이 함수는 𝑥=2 를 뺀 모든 곳에서 연속이다. 불연속인 점이 하나 있다고 해서 함수 전체가 "불연속 함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연속은 언제나 점마다 따지는 성질이다.
닫힌 구간에서 연속인 함수
연속이라는 조건은 그 자체로는 소박해 보이지만, 닫힌 구간과 짝지으면 강력한 정리 두 개가 나온다. 두 정리 모두 "무엇인가가 존재한다"고만 말하고 그것이 어디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존재를 아는 것만으로 충분한 자리가 많다. 11장의 미적분학의 기본정리가 그 자리다.
중간값 정리
𝑓 가 닫힌 구간 [𝑎,𝑏] 에서 연속이고 𝑓(𝑎)≠𝑓(𝑏) 이면, 𝑓(𝑎) 와 𝑓(𝑏) 사이의 어떤 값 𝑣 에 대해서도 𝑓(𝑐)=𝑣 인 𝑐 가 열린 구간 (𝑎,𝑏) 안에 적어도 하나 있다.
말로 하면 연필을 떼지 않고 그린 곡선은 중간값을 건너뛸 수 없다는 것이다. 당연해 보이지만 당연하지 않다. 유리수만 있는 세계에서는 이 정리가 거짓이다. 𝑓(𝑥)=𝑥2−2 는 𝑓(1)=−1, 𝑓(2)=2 인데 𝑓(𝑐)=0 인 유리수 𝑐 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정리는 실수의 완비성 위에 서 있다.
<왼쪽은 값 v 를 세 번이나 지난다. 정리는 적어도 하나가 있다고만 말한다. 오른쪽처럼 한 점에서 끊기면 v 를 건너뛸 수 있다>[원본 보기]
예제 111
방정식 𝑥3+𝑥−1=0 이 0 과 1 사이에 실근을 가짐을 보여라. 그리고 소수 첫째 자리까지 그 근을 좁혀라.
풀이 보기
삼차방정식이지만 8장의 정수근 후보 ±1 은 모두 근이 아니다(𝑓(1)=1, 𝑓(−1)=−3). 인수분해로는 풀리지 않는다. 근을 구하는 대신 있다는 것만 보이는 것이 여기서 할 일이고, 중간값 정리가 그 도구다.
𝑓(𝑥)=𝑥3+𝑥−1 은 다항함수이므로 어디서나 연속이다. 첫 번째 조건이 충족된다.
𝑓(0)=−1<0,𝑓(1)=1>0
0 이 −1 과 1 사이에 있으므로, 중간값 정리에 의해 𝑓(𝑐)=0 인 𝑐 가 (0,1) 안에 존재한다. 그 𝑐 가 방정식의 실근이다.
좁히는 방법도 같은 정리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구간을 반으로 잘라 부호를 본다.
𝑓(0.5)=0.125+0.5−1=−0.375<0 이므로 근은 (0.5,1) 에 있다.
𝑓(0.75)=0.4219+0.75−1=0.1719>0 이므로 근은 (0.5,0.75) 에 있다.
𝑓(0.7)=0.343+0.7−1=0.043>0 이므로 근은 (0.5,0.7), 𝑓(0.6)=0.216+0.6−1=−0.184<0 이므로 근은 (0.6,0.7) 에 있다.
소수 첫째 자리까지는 0.6 과 0.7 사이라고 답할 수 있다. 더 정확히는 약 0.682 다.
이 방법을 이분법이라 한다. 컴퓨터가 방정식을 푸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고, 필요한 것은 연속성과 부호 변화뿐이다. 근의 공식이 없어도, 식이 아무리 복잡해도 쓸 수 있다.
최대·최소 정리
𝑓 가 닫힌 구간 [𝑎,𝑏] 에서 연속이면, 𝑓 는 그 구간에서 최댓값과 최솟값을 반드시 갖는다. 즉 𝑓(𝑥1)≤𝑓(𝑥)≤𝑓(𝑥2) 가 구간의 모든 𝑥 에 대해 성립하는 두 점 𝑥1,𝑥2 가 구간 안에 존재한다.
6장에서 상한과 최댓값을 구별했던 것을 떠올리자. 상한은 늘 있지만 최댓값은 없을 수 있었다. 이 정리는 닫힌 구간과 연속이라는 두 조건이 갖춰지면 상한이 실제로 값으로 달성된다고 말한다.
<왼쪽은 최댓값과 최솟값을 실제 점에서 갖는다. 오른쪽은 한 점에서 끊긴 탓에 값이 2 에 얼마든지 가까워지지만 2 가 되지는 못한다. 상한은 있어도 최댓값은 없는 경우다>[원본 보기]
두 조건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반례로 확인해 두자.
구간이 닫혀 있지 않으면: 𝑓(𝑥)=𝑥 를 열린 구간 (0,1) 에서 보면 값이 1 에 얼마든지 가까워지지만 1 이 되지 않는다. 최댓값이 없다.
연속이 아니면: 위 그림의 오른쪽이 그 예다. 한 점만 끊어도 최댓값이 사라진다.
구간이 유한하지 않으면: 𝑓(𝑥)=𝑥 를 [0,∞) 에서 보면 최댓값이 없다.
이 정리는 10장에서 최댓값·최솟값을 찾는 절차의 근거가 된다. "닫힌 구간에서 연속이면 최댓값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후보(임계점과 양 끝점)를 모두 모아 값을 견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존재를 모른다면 그 절차가 무엇을 찾는 일인지조차 말할 수 없다.
판독
다음 셋 중 최대·최소 정리를 쓸 수 있는 것은 어느 것인가. 쓸 수 없다면 실제로 최댓값이 없는지도 말하라. (1) [0,2𝜋] 위의 sin𝑥. (2) (0,3) 위의 𝑥2. (3) [0,2] 위의 1𝑥−1.
풀이 보기
확인할 것은 구간이 닫혀 있는가와 그 구간 전체에서 연속인가 둘뿐이다. 하나씩 본다.
(1)[0,2𝜋] 는 닫힌 구간이고 사인은 실수 전체에서 연속이다. 정리를 쓸 수 있고, 실제로 최댓값 1(𝑥=𝜋2)과 최솟값 −1(𝑥=3𝜋2)을 갖는다.
(2)𝑥2 은 연속이지만 구간이 열려 있다. 정리를 쓸 수 없다. 실제로 값은 9 에 얼마든지 가까워지지만 𝑥=3 이 구간에 없으므로 9 가 되지 않는다. 최댓값이 없다. 최솟값도 마찬가지로 없다(0 에 가까워지지만 𝑥=0 이 빠져 있다).
(3) 구간은 닫혀 있지만 𝑥=1 에서 함수가 정의되지 않는다. 연속 조건이 깨지므로 정리를 쓸 수 없다. 실제로 𝑥→1+ 에서 값이 한없이 커지므로 최댓값이 없다.
정리의 가정을 확인하지 않고 "닫힌 구간이니 최댓값이 있다"고 넘겨짚는 것이 흔한 실수다. (3) 이 그 함정이다. 두 조건은 함께 필요하다.
11장에서는 이 정리가 다른 방식으로 쓰인다. 아주 좁은 구간에서 함수의 최댓값과 최솟값을 잡아 넓이를 위아래로 가두고, 구간을 좁히며 샌드위치 정리를 쓰는 것이 미적분학의 기본정리의 증명이다. 이 장의 두 정리가 그 증명의 두 기둥이다.
이 장의 정리
기호 · 이름
뜻
𝑎𝑛
자연수에 번호를 붙인 수의 나열. 정의역이 자연수인 함수
lim𝑛→∞𝑎𝑛=𝐿
어떤 폭의 띠를 잡아도 어느 항부터는 모두 그 안에 머문다
등차수열 · 공차 𝑑
이웃한 두 항의 차가 늘 같다. 일반항 𝑎𝑛=𝑎+(𝑛−1)𝑑
등비수열 · 공비 𝑟
이웃한 두 항의 비가 늘 같다. 일반항 𝑎𝑛=𝑎𝑟𝑛−1
∑𝑞𝑘=𝑝𝑎𝑘
𝑘 를 𝑝 부터 𝑞 까지 훑으며 더한다. 항은 𝑞−𝑝+1 개다
부분합 𝑆𝑛 · 급수
첫 𝑛 항의 합이 부분합. 급수의 합은 부분합의 극한으로 정의한다
lim𝑥→𝑎𝑓(𝑥)=𝐿
𝑥 를 𝑎 에 가져가면 값이 𝐿 에 가까워진다. 𝑓(𝑎) 와는 무관하다
좌극한 · 우극한
lim𝑥→𝑎−, lim𝑥→𝑎+. 둘이 같아야 극한이 있다
𝜖-𝛿 정의
세로 오차 𝜖 을 받고 가로 폭 𝛿 를 찾아낼 수 있다는 진술
부정형
0/0, ∞/∞, ∞−∞. 꼴만으로는 값이 정해지지 않는다
연속
lim𝑥→𝑎𝑓(𝑥)=𝑓(𝑎). 정의됨 · 극한 있음 · 둘이 같음
정리 · 공식
내용
어디서 다시 쓰나
극한의 사칙연산
수렴하는 것끼리는 더하고 곱한 뒤 극한을 취해도 같다
모든 계산
샌드위치 정리
𝑔≤𝑓≤ℎ 이고 양 끝이 같은 값으로 가면 가운데도 간다
sin𝑥/𝑥, 11장 기본정리 증명
lim𝑥→0sin𝑥𝑥=1
부채꼴 넓이 비교에서 나온다. 라디안이라야 성립한다
10장 삼각함수의 도함수
lim𝑥→01−cos𝑥𝑥2=12
유리화와 항등식으로 위 극한에 되돌린다
10장 삼각함수의 도함수
lim𝑥→0𝑒𝑥−1𝑥=1
𝑒 의 정의에서 나온다
10장 지수함수의 도함수
lim𝑥→0ln(1+𝑥)𝑥=1
위 극한의 로그 쪽 짝
10장 로그함수의 도함수
등비수열의 합
𝑆𝑛=𝑎1−𝑟𝑛1−𝑟 (𝑟≠1). 𝑟=1 이면 𝑆𝑛=𝑛𝑎
1+2+⋯+2𝑛−1=2𝑛−1. 배열을 두 배씩 늘릴 때의 총비용
무한등비급수
|𝑟|<1 이면 ∑∞𝑘=0𝑎𝑟𝑘=𝑎1−𝑟. 아니면 발산
순환소수를 분수로. 절반씩 줄어드는 비용의 총합
단조수렴정리
늘기만 하고 위로 유계이면 수렴한다
𝑒 의 존재. 완비성의 첫 쓰임
중간값 정리
연속이면 두 값 사이의 모든 값을 갖는다
근의 존재 증명, 이분법
최대·최소 정리
닫힌 구간에서 연속이면 최댓값과 최솟값이 있다
10장 최적화, 11장 기본정리 증명
챙겨 갈 것은 셋이다.
극한은 도착점의 값이 아니라 다가가는 값이다. 그래서 그 점에서 계산할 수 없는 식도 다룰 수 있다. 10장의 미분이 통째로 이 성질에 기대어 있다.
부정형이 나오면 식을 고친다. 인수분해, 유리화, 최고차항으로 나누기, 아는 극한으로 되돌리기, 그리고 가두기가 전부다.
닫힌 구간 + 연속은 존재를 보장한다. 중간값 정리와 최대·최소 정리가 그것이고, 둘 다 11장에서 다시 나온다.
다음 장에서는 이 장의 극한을 딱 한 가지 꼴에 적용한다. 그 한 가지가 미분이다.
미분
직선의 기울기는 "x 가 1 늘 때 y 가 느는 양"이다. 직선 위 어디서 재도 같은 값이 나오므로 두 점만 있으면 된다. 곡선에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어디서 재느냐에 따라 값이 다르고, 한 점만 가지고는 기울기를 잴 두 번째 점이 없다.
이 장에서 답할 질문은 하나다. 곡선 위 한 점에서의 기울기를 어떻게 재는가. 답이 정해지고 나면 딸려 오는 것이 많다. 순간속도, 함수의 증감, 극값, 그래프의 개형, 최적화가 모두 이 한 값에서 나온다.
앞 장에서 가져오는 것은 9장 전체다. 특히 극한, 연속, 샌드위치 정리로 얻은 세 극한, 최대·최소 정리를 쓴다. 7장의 함수들과 8장의 인수분해·부등식도 계속 나온다.
이 장의 결과는 11장에서 통째로 뒤집혀 쓰인다. 적분은 미분을 거꾸로 돌리는 일이고, 그래서 여기서 만드는 도함수 표가 그대로 적분표가 된다.
평균변화율에서 순간변화율로
두 점에서 잰 기울기부터 시작한다. 𝑥 가 𝑎 에서 𝑎+ℎ 로 바뀔 때 y 가 바뀐 양을 x 가 바뀐 양으로 나눈 것을 평균변화율이라 한다.
Δ𝑦Δ𝑥=𝑓(𝑎+ℎ)−𝑓(𝑎)ℎ
이것은 두 점 (𝑎,𝑓(𝑎)) 와 (𝑎+ℎ,𝑓(𝑎+ℎ)) 를 잇는 직선, 곧 할선(secant)의 기울기다. 7장에서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의 기울기를 구하던 식 그대로다.
이제 ℎ 를 줄인다. 두 번째 점이 첫 번째 점으로 다가오면서 할선이 점점 눕는데, 그 기울기가 어떤 값으로 다가가면 그 값을 그 점에서의 기울기로 삼는다.
<Q 를 P 쪽으로 밀면 할선이 접선으로 다가간다. 기울기를 재려면 점이 두 개 필요한데 한 점만 있다는 문제를, 두 점으로 재고 나서 극한을 취하는 것으로 푼 것이다. 이 장 전체가 이 그림 한 장이다>[원본 보기]
정의를 적는다. 극한
𝑓′(𝑎)=limℎ→0𝑓(𝑎+ℎ)−𝑓(𝑎)ℎ
가 존재하면 𝑓 는 𝑥=𝑎 에서 미분가능(differentiable)하다고 하고, 그 값을 미분계수 또는 순간변화율이라 한다. 그림에서 보았듯 이 값이 그 점에서의 접선의 기울기다.
대입하면 분모도 분자도 0 이 되는 00 꼴이라는 점을 눈여겨보자. 9장에서 극한을 "그 점의 값과 무관한 것"으로 정의해 둔 덕분에 이 정의가 성립한다. ℎ=0 을 넣을 수 없어도 다가가는 값은 물을 수 있다.
접선의 기울기를 알면 접선의 방정식도 나온다. 점 (𝑎,𝑓(𝑎)) 를 지나고 기울기가 𝑓′(𝑎) 인 직선이므로
𝑦−𝑓(𝑎)=𝑓′(𝑎)(𝑥−𝑎)
표기가 여럿이다. 𝑓′(𝑎) 는 라그랑주의 것이고, 𝑑𝑦𝑑𝑥∣𝑥=𝑎 는 라이프니츠의 것이다. 뒤엣것은 Δ𝑦Δ𝑥 에서 Δ 를 𝑑 로 바꾼 모양이라 "아주 작은 변화의 비"라는 뜻이 기호에 남아 있다. 분수처럼 보이지만 𝑑 라는 수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하나의 기호다. 다만 뒤에 볼 연쇄법칙에서는 분수처럼 약분되는 것처럼 보이게 되어 있어 계산에 편리하다.
예제 113
정의를 써서 𝑓(𝑥)=𝑥2 의 𝑓′(3) 을 구하고, 점 (3,9) 에서의 접선의 방정식을 구하라.
풀이 보기
공식을 아직 만들지 않았으므로 정의식에 그대로 넣는다. 이 계산을 한 번 손으로 해 두면 뒤의 공식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보인다.
𝑓′(3)=limℎ→0(3+ℎ)2−32ℎ
분자를 전개한다. (3+ℎ)2=9+6ℎ+ℎ2 이므로 9 가 지워진다.
=limℎ→06ℎ+ℎ2ℎ=limℎ→0ℎ(6+ℎ)ℎ=limℎ→0(6+ℎ)=6
약분할 수 있는 이유는 ℎ→0 이 ℎ≠0 인 채로 다가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9장에서 다진 대목이 여기서 쓰인다.
접선의 방정식은 𝑦−9=6(𝑥−3), 곧 𝑦=6𝑥−9 다.
확인해 보자. 8장에서 "직선이 포물선에 접할 조건"을 판별식으로 구한 적이 있다. 𝑥2=6𝑥−9 를 정리하면 𝑥2−6𝑥+9=(𝑥−3)2=0 이라 중근이다. 정말 접한다. 두 장에서 서로 다른 방법으로 같은 답에 이르렀다.
다만 판별식은 이차식에서만 쓸 수 있고, 미분은 어떤 함수에서도 쓸 수 있다. 이것이 미분이 강력한 첫 번째 이유다.
연결
물체의 위치가 𝑠(𝑡)=5𝑡2(단위 m, 𝑡 는 s)로 주어졌다. 𝑡=2s 에서의 순간속도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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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는 위치의 변화율이다. 평균속도는 두 시각 사이의 위치 차이를 시간 차이로 나눈 것이므로 평균변화율 그 자체이고, 순간속도는 그 극한이다. 그러니 구할 것은 𝑠′(2) 다.
분자에 𝑓(𝑥)𝑔(𝑥+ℎ) 를 빼고 다시 더한 것이다. ℎ→0 을 취하면 첫 덩어리는 𝑓′(𝑥)𝑔(𝑥) 로(𝑔 는 미분가능하므로 연속이고, 따라서 𝑔(𝑥+ℎ)→𝑔(𝑥)), 둘째 덩어리는 𝑓(𝑥)𝑔′(𝑥) 로 간다. ■
곱의 법칙이 "각각 미분해 곱하기"가 아닌 이유는 넓이로 보면 분명하다. 가로 𝑓, 세로 𝑔 인 직사각형에서 두 변이 모두 조금씩 늘면, 늘어난 넓이는 가로가 는 만큼의 띠와 세로가 는 만큼의 띠를 합친 것이다. 모서리의 작은 조각은 ℎ 의 제곱 크기라 극한에서 사라진다.
연쇄법칙은 가장 자주 쓰는 규칙이다. 라이프니츠 표기로 적으면 왜 그런지가 눈에 보인다. 𝑦=𝑔(𝑢), 𝑢=𝑓(𝑥) 일 때
𝑑𝑦𝑑𝑥=𝑑𝑦𝑑𝑢⋅𝑑𝑢𝑑𝑥
변화율끼리 곱해진다는 뜻이다. 𝑢 가 𝑥 보다 3 배 빨리 변하고 𝑦 가 𝑢 보다 2 배 빨리 변하면, 𝑦 는 𝑥 보다 6 배 빨리 변한다. 엄밀한 증명은 𝑓(𝑥+ℎ)−𝑓(𝑥) 가 0 이 되는 경우를 따로 다뤄야 해서 조금 길지만, 뜻은 이 곱셈이 전부다.
예제 117
다음을 미분하라. (1) 𝑦=(2𝑥3−1)(𝑥2+5). (2) 𝑦=𝑥𝑥2+1. (3) 𝑦=(3𝑥2−4)5.
풀이 보기
어느 규칙을 쓸지는 식이 어떻게 조립되어 있는지가 정한다. 곱으로 되어 있으면 곱의 법칙, 나눗셈이면 몫의 법칙, 함수 안에 함수가 들어 있으면 연쇄법칙이다.
(1) 두 다항식의 곱이다. 𝑓=2𝑥3−1, 𝑔=𝑥2+5 로 두면 𝑓′=6𝑥2, 𝑔′=2𝑥.
지수에 문자가 있거나 곱과 몫이 여러 겹이면, 양변에 로그를 먼저 취하고 미분하는 편이 쉽다. 곱이 합으로, 지수가 곱으로 바뀌기 때문이다(7장의 로그 법칙). 연쇄법칙에 의해 (ln|𝑦|)′=𝑦′𝑦 라는 점만 알면 된다.
이 방법으로 𝑦=𝑥𝑛 을 미분해 보자. ln|𝑦|=𝑛ln|𝑥| 의 양변을 미분하면
𝑦′𝑦=𝑛𝑥⟹𝑦′=𝑛𝑦𝑥=𝑛𝑥𝑛𝑥=𝑛𝑥𝑛−1
𝑛 이 자연수라는 조건을 어디에도 쓰지 않았다. 이 공식은 𝑛 이 음수든 분수든 무리수든 성립한다.√𝑥=𝑥1/2 의 도함수가 12𝑥−1/2 인 것도 여기서 나온다.
𝑦 가 𝑥 의 식으로 풀려 있지 않고 𝑥2+𝑦2=25 처럼 뒤섞여 있을 때는 음함수 미분법을 쓴다. 방법은 간단하다. 𝑦 를 "𝑥 의 함수"로 보고 양변을 그대로 미분하되, 𝑦 가 나올 때마다 연쇄법칙에 따라 𝑦′ 를 곱해 준다.
예제 119
원 𝑥2+𝑦2=25 위의 점 (3,4) 에서의 접선의 방정식을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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𝑦 에 대해 풀어 𝑦=√25−𝑥2 로 만든 뒤 미분해도 되지만 근호가 번거롭다. 양변을 그대로 미분하는 편이 짧다.
양변을 𝑥 로 미분한다. 𝑦2 은 "제곱"이라는 겉함수 안에 𝑦 가 들어 있는 꼴이므로 연쇄법칙으로 2𝑦𝑦′ 이 된다.
2𝑥+2𝑦𝑦′=0⟹𝑦′=−𝑥𝑦
점 (3,4) 를 넣으면 기울기는 −34 다.
𝑦−4=−34(𝑥−3)⟹3𝑥+4𝑦=25
검산하자. 원의 접선은 그 점을 지나는 반지름과 수직이다(5장). 반지름의 기울기는 43 이고 접선의 기울기는 −34 이므로 곱이 −1 이다. 7장의 수직 조건과 맞는다.
게다가 8장의 코시-슈바르츠 예제에서 "3𝑥+4𝑦=25 위에서 원점에 가장 가까운 점이 (3,4)" 라는 결과를 얻었는데, 지금 보니 그 직선이 바로 이 접선이었다. 세 장의 결과가 한 그림 안에서 만난다.
역함수의 미분법도 같은 발상이다. 𝑦=arcsin𝑥 는 sin𝑦=𝑥(단 −𝜋2≤𝑦≤𝜋2)와 같으므로 양변을 미분하면 cos𝑦⋅𝑦′=1 이다. 그러면
𝑦′=1cos𝑦=1√1−sin2𝑦=1√1−𝑥2
근호 앞에 + 만 쓴 것은 정의역을 [−𝜋2,𝜋2] 로 잘라 두었기 때문이다. 거기서는 cos𝑦≥0 이다. 7장에서 역삼각함수의 구간을 관습으로 정해 둔 것이 여기서 값을 한다. 같은 방법으로 (arctan𝑥)′=11+𝑥2 가 나온다.
고계도함수
도함수도 함수이므로 다시 미분할 수 있다. 𝑓″(𝑥) 를 이계도함수라 하고 𝑑2𝑦𝑑𝑥2 로도 적는다. 세 번 미분하면 삼계도함수 𝑓‴(𝑥) 이고, 그 뒤로는 𝑓(4)(𝑥) 처럼 숫자로 적는다.
뜻은 변화율의 변화율이다. 위치를 시간으로 미분하면 속도이고, 속도를 다시 미분하면 가속도다. 그래서 물리에서 𝑎=𝑑2𝑥𝑑𝑡2 라고 적는다. 그래프에서는 𝑓″ 의 부호가 굽는 방향을 정하는데, 뒤에서 자세히 본다.
예제 120
𝑓(𝑥)=𝑥𝑒𝑥 의 𝑓′(𝑥) 와 𝑓″(𝑥) 를 구하라.
풀이 보기
곱이므로 곱의 법칙이다. 𝑓″ 은 𝑓′ 을 다시 미분하면 되는데, 그것도 곱이 들어 있으므로 곱의 법칙을 한 번 더 쓴다.
𝑓′(𝑥)=1⋅𝑒𝑥+𝑥⋅𝑒𝑥=(1+𝑥)𝑒𝑥
𝑓″(𝑥)=1⋅𝑒𝑥+(1+𝑥)𝑒𝑥=(2+𝑥)𝑒𝑥
규칙이 보인다. 𝑛 번 미분하면 (𝑛+𝑥)𝑒𝑥 다. 필요하면 수학적 귀납법(3장)으로 증명할 수 있다.
부호도 읽어 두자. 𝑒𝑥>0 이므로 𝑓′ 의 부호는 1+𝑥 가, 𝑓″ 의 부호는 2+𝑥 가 정한다. 𝑥=−1 에서 증감이 바뀌고 𝑥=−2 에서 굽는 방향이 바뀐다는 뜻이다.
평균값 정리
지금까지는 도함수를 구하는 이야기였다. 이제 도함수로 원래 함수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로 넘어간다. 그 다리를 놓는 것이 평균값 정리이고, 이 장에서 가장 중요한 정리다.
먼저 특별한 경우부터 본다.
롤의 정리 — 𝑓 가 [𝑎,𝑏] 에서 연속이고 (𝑎,𝑏) 에서 미분가능하며 𝑓(𝑎)=𝑓(𝑏) 이면, 𝑓′(𝑐)=0 인 𝑐 가 (𝑎,𝑏) 안에 적어도 하나 있다.
증명에 9장의 최대·최소 정리가 쓰인다. 𝑓 는 닫힌 구간에서 연속이므로 최댓값과 최솟값을 갖는다. 둘 다 양 끝에서 난다면 𝑓(𝑎)=𝑓(𝑏) 이므로 함수는 상수이고 어디서든 𝑓′=0 이다. 그렇지 않다면 최댓값이나 최솟값이 구간 안쪽에서 나는데, 미분가능한 점에서 극값이 나면 도함수가 0 이다(바로 아래에서 확인한다). ■
극값에서 도함수가 0 인 이유는 이렇다. 𝑓(𝑐) 가 극댓값이면 ℎ>0 일 때 𝑓(𝑐+ℎ)−𝑓(𝑐)ℎ≤0 이고 ℎ<0 일 때는 ≥0 이다. 미분가능하면 두 쪽의 극한이 같아야 하므로 그 값은 0 일 수밖에 없다.
이제 일반형이다.
평균값 정리 — 𝑓 가 [𝑎,𝑏] 에서 연속이고 (𝑎,𝑏) 에서 미분가능하면
𝑓′(𝑐)=𝑓(𝑏)−𝑓(𝑎)𝑏−𝑎
인 𝑐 가 (𝑎,𝑏) 안에 적어도 하나 있다.
<두 끝을 잇는 할선과 나란한 접선이 반드시 하나는 있다. 롤의 정리는 그 할선이 수평인 경우다. 두 시각 사이의 평균속도와 똑같은 순간속도를 낸 순간이 반드시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원본 보기]
증명은 기울어진 것을 수평으로 만들어 롤의 정리에 넘기는 것이다. 할선을 빼면 된다. ℎ(𝑥)=𝑓(𝑥)−(𝑓(𝑎)+𝑓(𝑏)−𝑓(𝑎)𝑏−𝑎(𝑥−𝑎)) 로 두면 ℎ(𝑎)=ℎ(𝑏)=0 이므로 롤의 정리를 쓸 수 있고, ℎ′(𝑐)=0 을 풀면 위 식이 나온다. ■
이 정리가 중요한 이유는 도함수에 대한 정보를 원래 함수에 대한 정보로 옮겨 주기 때문이다. 따름정리 셋이 그 옮김의 결과다.
따름정리
내용
왜
상수 판정
구간에서 𝑓′=0 이면 𝑓 는 그 구간에서 상수함수다
두 점을 잡으면 𝑓(𝑥2)−𝑓(𝑥1)=𝑓′(𝑐)(𝑥2−𝑥1)=0
차가 상수
구간에서 𝑓′=𝑔′ 이면 𝑓=𝑔+𝐶
(𝑓−𝑔)′=0 에 위 결과를 쓴다
증가와 감소
𝑓′>0 이면 증가, 𝑓′<0 이면 감소
같은 식에서 부호만 본다
첫 두 줄이 11장에서 결정적으로 쓰인다. 미적분학의 기본정리의 증명이 "도함수가 같으면 상수 차이"라는 이 한 줄에 기대어 있다. 원시함수가 "+𝐶 만큼의 자유"를 갖는다는 말도 여기서 나온다.
눈여겨볼 것은 이 세 줄이 당연해 보이지만 평균값 정리 없이는 증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울기가 0 이면 안 움직인다"는 것은 직관이고, 그 직관을 정리로 만든 것이 평균값 정리다.
증명
모든 실수 𝑥 에 대하여 𝑒𝑥≥1+𝑥 임을 보여라.
증명
부등식 증명이지만 8장의 방법으로는 손대기 어렵다. 지수함수와 일차식을 직접 견줄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차를 함수로 두고 그 함수가 최솟값을 어디서 갖는지 도함수로 찾는 것이 미분이 부등식에 개입하는 방식이다.
𝑔(𝑥)=𝑒𝑥−1−𝑥 로 두고 𝑔(𝑥)≥0 을 보이면 된다.
𝑔′(𝑥)=𝑒𝑥−1
부호를 본다. 𝑒𝑥>1 인 것은 𝑥>0 일 때이므로, 𝑔′ 은 𝑥>0 에서 양수, 𝑥<0 에서 음수다.
따름정리에 따라 𝑔 는 𝑥<0 에서 감소하고 𝑥>0 에서 증가한다. 그러므로 𝑥=0 에서 가장 작다.
𝑔(0)=𝑒0−1−0=0
최솟값이 0 이므로 모든 𝑥 에 대해 𝑔(𝑥)≥0, 곧 𝑒𝑥≥1+𝑥 다. ■
등호는 𝑥=0 에서만 성립한다. 그림으로 보면 𝑦=1+𝑥 가 𝑦=𝑒𝑥 의 𝑥=0 에서의 접선이고, 지수함수가 아래로 볼록해서 접선 위로만 다닌다는 뜻이다.
이 방법은 일반적이다. 부등식 증명은 (좌변 − 우변)의 최솟값 찾기로 바꿀 수 있다. 8장에서 산술-기하 평균으로 풀던 문제들도 대개 이 방법으로 다시 풀린다.
도함수로 그래프를 읽는다
따름정리의 셋째 줄이 그래프 그리기의 출발점이다. 𝑓′ 의 부호가 오르내림을 정한다.
<위아래 두 그래프를 붙여 읽는다. 아래 곡선이 x축을 지나는 자리가 위 곡선의 봉우리와 골짜기다. 도함수의 그래프만 있어도 원래 함수의 개형을 그릴 수 있다>[원본 보기]
용어를 정리해 둔다. 어떤 점 둘레의 작은 구간에서 그 점의 값이 가장 크면 극댓값, 가장 작으면 극솟값이라 하고 둘을 합쳐 극값이라 한다. 구간 전체에서 가장 큰 값인 최댓값과는 다르다. 봉우리가 여럿이면 극댓값도 여럿이지만 최댓값은 하나다.
앞에서 본 대로 미분가능한 점에서 극값을 가지면 𝑓′=0 이다. 그러나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𝑦=𝑥3 은 𝑥=0 에서 𝑓′=0 이지만 극값이 아니다. 부호가 바뀌지 않고 스치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극값의 후보는 𝑓′(𝑐)=0 인 점과 𝑓′ 이 없는 점이고, 이들을 임계점이라 한다. 후보를 모은 뒤 실제로 극값인지는 부호로 판정한다.
판정
조건
결론
1계 판정
𝑓′ 이 𝑐 의 왼쪽에서 양수, 오른쪽에서 음수
𝑐 에서 극대
1계 판정
𝑓′ 이 왼쪽에서 음수, 오른쪽에서 양수
𝑐 에서 극소
1계 판정
부호가 바뀌지 않는다
극값이 아니다
2계 판정
𝑓′(𝑐)=0 이고 𝑓′′(𝑐)<0
𝑐 에서 극대
2계 판정
𝑓′(𝑐)=0 이고 𝑓′′(𝑐)>0
𝑐 에서 극소
2계 판정
𝑓′′(𝑐)=0
판정할 수 없다. 1계 판정으로 돌아간다
이계도함수는 굽는 방향도 말해 준다. 𝑓″>0 이면 기울기가 점점 커지므로 아래로 볼록(그릇 모양)이고, 𝑓″<0 이면 위로 볼록(뚜껑 모양)이다. 볼록의 방향이 바뀌는 점을 변곡점이라 한다.
<위로 볼록한 곳에서는 접선이 곡선 위에 있고 아래로 볼록한 곳에서는 접선이 곡선 아래에 있다. 두 영역이 갈리는 자리가 변곡점이다>[원본 보기]
𝑓″(𝑐)=0 은 변곡점의 후보일 뿐이다. 𝑦=𝑥4 은 𝑥=0 에서 𝑓″=0 이지만 양쪽 모두 아래로 볼록이라 변곡점이 아니다. 극값에서와 똑같이 부호가 실제로 바뀌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래프 개형을 그리는 순서. 미분이 하는 일은 가운데 두 단계뿐이고 나머지는 7장까지의 도구다. 위에서 아래로 훑으면 빠뜨리는 것이 없다>[원본 보기]
예제 122
𝑓(𝑥)=𝑥3−3𝑥2+2 의 극값과 변곡점을 구하고 그래프의 개형을 말하라.
풀이 보기
순서대로 간다. 다항함수라 정의역은 실수 전체이고 어디서나 미분가능하므로, 임계점은 𝑓′=0 인 점뿐이다.
𝑓′(𝑥)=3𝑥2−6𝑥=3𝑥(𝑥−2)
𝑓′=0 인 점은 𝑥=0 과 𝑥=2 다. 부호는 8장의 부호표 그대로 읽는다. 위로 열린 포물선이므로 두 근 사이에서 음수, 바깥에서 양수다.
따라서 𝑥<0 에서 증가, 0<𝑥<2 에서 감소, 𝑥>2 에서 증가다. 1계 판정으로 𝑥=0 에서 극대, 𝑥=2 에서 극소다.
분모와 분자를 같은 것으로 나누었을 뿐인데 두 도함수의 정의식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증명에는 코시의 평균값 정리라는 확장판이 필요하지만, 쓰는 데는 이 그림으로 충분하다.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부정형이 아닌데 이 규칙을 쓰면 틀린 답이 나온다.
오류 찾기
다음 계산은 어디가 틀렸는가.
lim𝑥→0𝑥2+1𝑥+2=lim𝑥→02𝑥1=0
풀이 보기
먼저 바른 답을 구해 보면 문제가 보인다. 분모와 분자가 모두 연속이고 분모가 0 이 아니므로 그냥 대입하면 된다.
lim𝑥→0𝑥2+1𝑥+2=0+10+2=12
답이 다르다. 어디가 틀렸는가. 로피탈 정리의 가정이 충족되지 않았다. 이 정리는 00 이나 ∞∞ 일 때만 쓸 수 있는데, 여기서는 대입하면 12 로 값이 멀쩡히 나온다.
부정형이 아닌 식에 분모와 분자를 따로 미분하면 완전히 다른 함수가 된다. 몫의 법칙과 혼동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로피탈 정리는 (𝑓𝑔)′ 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𝑓′𝑔′ 를 보는 것이며, 이 둘은 전혀 다르다.
올바른 사용례를 하나 보자. lim𝑥→0𝑒𝑥−1𝑥 는 대입하면 00 이므로 조건이 맞는다. 분모와 분자를 각각 미분하면 lim𝑥→0𝑒𝑥1=1 이고, 9장에서 𝑒 의 정의로 얻은 값과 같다.
다만 그 예에는 순환의 위험이 있다. (𝑒𝑥)′=𝑒𝑥 를 증명할 때 바로 그 극한을 썼기 때문이다. 도구를 쓸 때는 그 도구가 무엇 위에 서 있는지를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 장의 정리
기호 · 이름
뜻
평균변화율
𝑓(𝑏)−𝑓(𝑎)𝑏−𝑎. 두 점을 잇는 할선의 기울기
미분계수 𝑓′(𝑎)
limℎ→0𝑓(𝑎+ℎ)−𝑓(𝑎)ℎ. 그 점에서의 접선의 기울기
도함수 𝑓′(𝑥), 𝑑𝑦𝑑𝑥
미분계수를 함수로 본 것
접선의 방정식
𝑦−𝑓(𝑎)=𝑓′(𝑎)(𝑥−𝑎)
이계도함수 𝑓′′(𝑥)
도함수를 다시 미분한 것. 굽는 방향을 정한다
임계점
𝑓′(𝑐)=0 이거나 𝑓′(𝑐) 가 없는 점. 극값의 후보
변곡점
볼록의 방향이 바뀌는 점. 𝑓′′ 의 부호가 바뀌는 곳
정리 · 규칙
내용
어디서 다시 쓰나
미분가능 → 연속
역은 거짓. |𝑥| 가 반례
조각함수 판정
곱의 법칙
(𝑓𝑔)′=𝑓′𝑔+𝑓𝑔′
11장 부분적분
몫의 법칙
(𝑓/𝑔)′=(𝑓′𝑔−𝑓𝑔′)/𝑔2
유리함수
연쇄법칙
(𝑔∘𝑓)′=𝑔′(𝑓(𝑥))𝑓′(𝑥)
11장 치환적분
도함수 표
𝑥𝑛,𝑒𝑥,𝑎𝑥,ln𝑥,sin,cos,tan 과 역삼각함수
11장에서 거꾸로 읽으면 적분표
로그미분법
양변에 로그를 취하고 미분한다
𝑥𝑛 의 일반 지수, 곱이 여럿인 식
음함수 미분법
𝑦 가 나올 때마다 𝑦′ 을 곱한다
원의 접선, 역함수의 도함수
롤의 정리
양 끝값이 같으면 수평 접선이 있다
평균값 정리의 증명
평균값 정리
𝑓′(𝑐)=𝑓(𝑏)−𝑓(𝑎)𝑏−𝑎 인 𝑐 가 있다
아래 세 따름정리 전부
따름정리 1
𝑓′=0 이면 상수함수
11장 제2 기본정리의 증명
따름정리 2
𝑓′=𝑔′ 이면 𝑓=𝑔+𝐶
11장 부정적분의 +𝐶
따름정리 3
𝑓′ 의 부호가 증감을 정한다
극값·개형·최적화
로피탈 정리
부정형일 때만 lim𝑓/𝑔=lim𝑓′/𝑔′
극한 계산. 가정 확인이 필수
챙겨 갈 것은 셋이다.
미분은 할선의 기울기의 극한이다. 규칙을 잊었을 때 돌아갈 곳은 언제나 이 정의와 그 그림이다.
평균값 정리가 도함수와 원함수를 잇는다. "기울기를 알면 함수를 안다"는 말이 성립하는 근거이고, 11장의 기본정리도 이 다리를 건넌다.
정리를 쓰기 전에 가정을 확인한다. 미분가능한가, 닫힌 구간인가, 부정형인가. 이 장의 오류는 거의 모두 가정을 건너뛴 데서 나온다.
다음 장에서는 방향을 뒤집는다. 도함수가 주어졌을 때 원래 함수를 찾는 일, 그리고 그것이 왜 넓이를 구하는 일과 같은지를 다룬다.
적분
직사각형의 넓이는 가로 곱하기 세로다. 삼각형은 그 절반이고, 사다리꼴도 두 조각으로 잘라 더하면 나온다. 그런데 한쪽 변이 곡선이면 곱할 "세로"가 자리마다 다르다. 곱셈이 통하지 않는다.
이 장에서 답할 것은 둘이다. 곡선이 둘러싼 넓이를 어떻게 재는가, 그리고 그 계산이 왜 하필 미분을 거꾸로 돌리는 일이 되는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미적분학의 기본정리이고, 이 문서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정리다.
앞 장에서 가져오는 것이 많다. 9장의 극한과 샌드위치 정리, 최대·최소 정리, 그리고 등비수열과 등비급수 절에서 마련한 시그마 표기, 10장의 도함수와 미분법 전체, 특히 평균값 정리와 그 따름정리를 그대로 쓴다. 7장의 지수·로그·삼각함수도 계속 나온다. 5장에서는 피타고라스 정리 하나를 곡선의 길이에 쓴다.
순서는 역사와 같다. 넓이 문제가 먼저 있었고, 미분과의 관계는 나중에 발견되었다. 그 순서로 읽어야 기본정리가 왜 놀라운지 느낄 수 있다.
곡선이 둘러싼 넓이를 어떻게 재는가
넓이를 아는 도형은 직사각형뿐이라고 하자. 곡선 아래 영역을 재려면 방법은 하나다. 직사각형으로 덮고, 칸을 잘게 나눠 가며 답이 어디로 가는지 본다. 이 방법을 구분구적법(method of exhaustion)이라 한다. 아르키메데스가 이천이백 년 전에 쓴 방법이고, 지금 우리가 쓰는 것과 생각이 같다.
계산에 들어가기 전에, 9장에서 마련해 둔 합 기호를 다시 꺼내고 이 장에서 쓸 합 공식 셋을 챙겨 둔다.
합 기호 시그마
9장 「등비수열과 등비급수」에서 도입한 기호다. 뜻만 다시 적어 둔다.
∑𝑛𝑘=1𝑎𝑘=𝑎1+𝑎2+⋯+𝑎𝑛
𝑘 는 더하는 동안만 쓰이는 이름이라 무엇으로 바꿔 써도 값이 같다. ∑3𝑘=1𝑘2 와 ∑3𝑖=1𝑖2 는 둘 다 1+4+9=14 다. 뒤에서 적분변수도 같은 성질을 갖는다.
9장에서 구한 것은 항이 등비수열일 때의 합 ∑𝑛−1𝑘=0𝑎𝑟𝑘=𝑎1−𝑟𝑛1−𝑟 였다. 이 장에서 필요한 것은 종류가 다르다. 항이 번호의 거듭제곱인 합 셋이고, 세 개 모두 3장의 수학적 귀납법으로 증명된다. 첫 번째는 3장에서 이미 증명했다.
합
값
∑𝑛𝑘=1𝑘
𝑛(𝑛+1)2
∑𝑛𝑘=1𝑘2
𝑛(𝑛+1)(2𝑛+1)6
∑𝑛𝑘=1𝑘3
(𝑛(𝑛+1)2)2
시그마는 상수를 밖으로 빼고 합을 나눠 쓸 수 있다. ∑(𝑐𝑎𝑘+𝑏𝑘)=𝑐∑𝑎𝑘+∑𝑏𝑘 다. 덧셈의 결합·교환법칙을 다시 적은 것뿐이다.
칸을 잘게 나눈다
이제 𝑦=𝑥2 와 𝑥 축, 그리고 𝑥=1 로 둘러싸인 영역의 넓이를 구해 보자.
구간 [0,1] 을 𝑛 등분한다. 각 칸의 너비는 1/𝑛 이다. 𝑘 번째 칸에서 오른쪽 끝의 높이(𝑘/𝑛)2 를 그 칸 전체의 높이로 삼아 직사각형을 세운다. 곡선이 올라가는 중이므로 이 직사각형들은 영역을 넉넉히 덮는다.
<칸이 4개일 때와 12개일 때. 직사각형이 삐져나온 부분의 넓이가 칸을 늘릴수록 줄어든다. 합이 어떤 한 값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 그림에서 보인다>[원본 보기]
예제 126
위 방법으로 𝑦=𝑥2 아래 넓이를 구하라. 즉 칸이 𝑛 개일 때의 직사각형 넓이의 합을 식으로 쓰고, 𝑛→∞ 의 극한을 구하라.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넓이 하나의 값이다. 아는 것은 각 직사각형의 가로와 세로뿐이므로, 합을 𝑛 의 식으로 정리한 다음 극한을 취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합 공식이 있어야 이 계획이 통한다.
𝑘 번째 직사각형은 가로 1/𝑛, 세로 (𝑘/𝑛)2 이다. 전부 더하면
𝑆𝑛=∑𝑛𝑘=1(𝑘𝑛)2⋅1𝑛=1𝑛3∑𝑛𝑘=1𝑘2
상수 1/𝑛3 을 시그마 밖으로 뺐다. 이제 합 공식을 넣는다.
𝑆𝑛=1𝑛3⋅𝑛(𝑛+1)(2𝑛+1)6=(𝑛+1)(2𝑛+1)6𝑛2
분자를 전개하면 2𝑛2+3𝑛+1 이므로
𝑆𝑛=2𝑛2+3𝑛+16𝑛2=13+12𝑛+16𝑛2
9장에서 본 대로 1/𝑛→0 이므로 lim𝑛→∞𝑆𝑛=13 이다.
답이 말이 되는지 보자. 이 영역은 가로 1, 세로 1 인 정사각형 안에 들어 있고 그 대각선 아래쪽 삼각형보다는 작다. 즉 넓이는 0 과 0.5 사이여야 하는데 1/3≈0.333 이다. 또 𝑆𝑛 이 항상 1/3 보다 크다는 것도 식에서 바로 보인다. 오른쪽 끝 높이를 썼으니 넉넉히 덮었을 것이라는 예상과 맞는다.
예제 127
위 계산에서 오른쪽 끝 대신 왼쪽 끝의 높이를 쓰면 합 𝐿𝑛 이 나온다. 𝑈𝑛−𝐿𝑛 을 구하고, 이것으로 "답이 정말 하나로 정해진다"는 것을 설명하라. 여기서 𝑈𝑛 은 앞 예제의 합이다.
풀이 보기
두 합은 칸마다 어느 쪽 끝의 높이를 쓰느냐만 다르다. 그래서 대부분의 항이 서로 같고, 맨 앞과 맨 뒤 한 개씩만 남는다. 이것을 이용하면 뺄셈이 쉬워진다.
𝑈𝑛=∑𝑛𝑘=1𝑓(𝑘𝑛)1𝑛,𝐿𝑛=∑𝑛−1𝑘=0𝑓(𝑘𝑛)1𝑛
겹치는 항이 모두 지워지고
𝑈𝑛−𝐿𝑛=1𝑛(𝑓(1)−𝑓(0))=1𝑛(1−0)=1𝑛
참넓이는 항상 𝐿𝑛 과 𝑈𝑛 사이에 있다. 그런데 두 값의 간격이 1/𝑛→0 이므로, 그 사이에 들어갈 수 있는 수는 결국 하나뿐이다. 어느 쪽 끝을 골랐든 같은 값이 나온다는 뜻이고, 넓이가 잘 정의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논법은 9장의 샌드위치 정리를 넓이에 쓴 것이다. 덤으로 오차 한계도 얻었다. 칸 100개로 계산하면 참값과의 차이가 0.01 을 넘지 않는다.
정적분 — 리만 합의 극한
앞 절에서 한 일을 일반화한다. 구간 [𝑎,𝑏] 에서 정의된 함수 𝑓 를 생각하자.
먼저 구간을 𝑛 등분한다. 각 칸의 너비는
Δ𝑥=𝑏−𝑎𝑛,𝑥𝑘=𝑎+𝑘Δ𝑥(𝑘=0,1,…,𝑛)
다음으로 𝑘 번째 칸 [𝑥𝑘−1,𝑥𝑘] 안에서 점을 하나 고른다. 이 점을 표본점이라 하고 𝑥∗𝑘 로 적는다. 왼쪽 끝, 오른쪽 끝, 가운데 어디든 좋다. 그 점의 높이로 직사각형을 세워 모두 더한 것이 리만 합(Riemann sum)이다.
𝑅𝑛=∑𝑛𝑘=1𝑓(𝑥∗𝑘)Δ𝑥
<같은 6칸이라도 표본점을 어디서 잡느냐에 따라 합이 달라진다. 그러나 칸을 잘게 나누면 세 값의 차이가 사라진다. 극한이 표본점의 선택과 무관하다는 것이 정적분이 잘 정의되기 위한 조건이다>[원본 보기]
칸을 무한히 잘게 나눌 때 이 합이 표본점을 어떻게 골라도 같은 값으로 수렴하면, 𝑓 는 [𝑎,𝑏] 에서 적분가능하다고 하고 그 극한값을 정적분(definite integral)이라 부른다.
∫𝑏𝑎𝑓(𝑥)𝑑𝑥=lim𝑛→∞∑𝑛𝑘=1𝑓(𝑥∗𝑘)Δ𝑥
기호를 하나씩 읽자. ∫ 는 합을 뜻하는 라틴어 첫 글자 S 를 길게 늘인 것이다. Σ 가 ∫ 로, Δ𝑥 가 𝑑𝑥 로 바뀌었다. 즉 이 기호 전체가 "높이 곱하기 너비를 무한히 더한다"는 문장이다. 𝑎 와 𝑏 를 적분의 아래끝·위끝이라 한다.
𝑥 는 시그마의 𝑘 처럼 계산이 끝나면 사라지는 이름이다. ∫𝑏𝑎𝑓(𝑥)𝑑𝑥 와 ∫𝑏𝑎𝑓(𝑡)𝑑𝑡 는 완전히 같은 수다. 이 사실은 다음 절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어떤 함수가 적분가능한가. 증명은 이 문서의 범위를 넘지만 결과만 알아 두면 충분하다. [𝑎,𝑏] 에서 연속인 함수는 적분가능하다. 유한 개의 점에서만 끊어진 유계함수도 적분가능하다.
정적분은 부호까지 세는 넓이다
정의를 다시 보면 𝑓(𝑥∗𝑘) 를 그냥 곱하고 있다. 𝑓 가 음수인 구간에서는 이 곱이 음수가 된다. 그러므로 정적분은 "칠해진 넓이"가 아니라 x축 위쪽은 더하고 아래쪽은 빼는 넓이다.
<위쪽 넓이와 아래쪽 넓이가 같으면 정적분은 0 이 된다. 실제로 칠해진 넓이를 원한다면 |f(x)| 를 적분해야 하고, 그것은 다른 값이다>[원본 보기]
정적분의 성질
아래 성질은 모두 정의로 돌아가면 확인된다. 리만 합에서 이미 성립하는 등식이 극한을 취해도 살아남는 것뿐이다.
성질
식
뜻
같은 점
∫𝑎𝑎𝑓(𝑥)𝑑𝑥=0
너비가 0 이면 넓이도 0
방향 바꾸기
∫𝑎𝑏𝑓(𝑥)𝑑𝑥=−∫𝑏𝑎𝑓(𝑥)𝑑𝑥
거꾸로 훑으면 부호가 뒤집힌다
상수배
∫𝑏𝑎𝑐𝑓(𝑥)𝑑𝑥=𝑐∫𝑏𝑎𝑓(𝑥)𝑑𝑥
높이를 c 배 하면 넓이도 c 배
합
∫𝑏𝑎(𝑓+𝑔)𝑑𝑥=∫𝑏𝑎𝑓𝑑𝑥+∫𝑏𝑎𝑔𝑑𝑥
높이를 더한 뒤 재나 따로 재나 같다
구간 나누기
∫𝑏𝑎𝑓𝑑𝑥=∫𝑐𝑎𝑓𝑑𝑥+∫𝑏𝑐𝑓𝑑𝑥
중간에서 잘라 더해도 된다
대소 비교
𝑓≤𝑔⇒∫𝑏𝑎𝑓𝑑𝑥≤∫𝑏𝑎𝑔𝑑𝑥
더 높으면 넓이도 더 크다
구간 나누기는 𝑐 가 𝑎 와 𝑏 사이에 없어도 성립한다. 방향 바꾸기 규칙 덕분에 부호가 저절로 맞기 때문이다.
대소 비교에서 유용한 따름정리가 하나 나온다. 𝑚≤𝑓(𝑥)≤𝑀 이면
𝑚(𝑏−𝑎)≤∫𝑏𝑎𝑓(𝑥)𝑑𝑥≤𝑀(𝑏−𝑎)
적분값을 계산하지 않고도 크기를 가둘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 절의 증명에서 이것을 쓴다.
예제 128
∫2−2(3𝑥5−4𝑥+7)𝑑𝑥 를 계산 없이 구하라.
풀이 보기
원시함수를 찾아 계산할 수도 있지만, 구간이 원점에 대해 대칭이라는 점을 먼저 본다. 7장에서 우함수와 기함수를 다뤘다. 기함수는 대칭 구간에서 위쪽 넓이와 아래쪽 넓이가 정확히 상쇄된다.
합의 성질로 셋을 나눈다. 3𝑥5 와 −4𝑥 는 기함수이므로 각각의 적분이 0 이다.
남는 것은 ∫2−27𝑑𝑥 인데, 이것은 높이 7, 너비 4 인 직사각형의 넓이다.
∫2−2(3𝑥5−4𝑥+7)𝑑𝑥=0+0+7×4=28
대칭성을 먼저 보는 습관은 계산량을 크게 줄인다. 다만 구간이 대칭이 아니면(예를 들어 [−1,2]) 이 논법은 쓸 수 없다.
미적분학의 기본정리
여기까지의 방법은 정직하지만 느리다. 함수가 바뀔 때마다 합 공식을 새로 찾아야 하고, 𝑦=sin𝑥 처럼 조금만 복잡해져도 손을 댈 수 없다. 이 절에서 그 문제가 통째로 사라진다.
넓이를 함수로 본다
위끝을 고정하지 말고 움직이는 변수로 두자. 𝑓 가 [𝑎,𝑏] 에서 연속일 때
𝐴(𝑥)=∫𝑥𝑎𝑓(𝑡)𝑑𝑡
라고 정의한다. 𝑎 부터 𝑥 까지 쌓인 넓이라는 뜻이다. 적분변수를 𝑡 로 바꿔 쓴 이유가 여기 있다. 위끝의 𝑥 와 적분 안에서 훑고 지나가는 이름을 같은 글자로 두면 헷갈린다.
𝑥 를 오른쪽으로 밀면 넓이가 쌓인다. 얼마나 빨리 쌓이는가.
<위 곡선이 높을수록 아래 넓이 함수가 가파르게 오른다. f 가 최대인 자리 ① 에서 A 의 기울기가 가장 크고, f 가 최소인 자리 ② 에서 A 가 가장 평평하다. 두 그래프의 관계가 곧 미분 관계다>[원본 보기]
제1 기본정리 — 넓이를 미분하면 원래 함수
𝑓 가 [𝑎,𝑏] 에서 연속이면 𝐴(𝑥)=∫𝑥𝑎𝑓(𝑡)𝑑𝑡 는 미분가능하고, 모든 𝑥 에서 𝐴′(𝑥)=𝑓(𝑥) 다.
증명은 도함수의 정의를 그대로 따라간다. 𝐴(𝑥+ℎ)−𝐴(𝑥) 는 구간 나누기 성질에 의해 𝑥 에서 𝑥+ℎ 까지의 넓이다.
𝐴(𝑥+ℎ)−𝐴(𝑥)=∫𝑥+ℎ𝑥𝑓(𝑡)𝑑𝑡
<늘어난 넓이는 높이 f(x), 너비 h 인 가는 띠다. 그 띠는 h 가 작을수록 직사각형에 가까워진다. 늘어난 넓이를 h 로 나누면 높이가 남는다 — 이것이 정리의 전부다>[원본 보기]
그 구간에서 𝑓 의 최솟값을 𝑚ℎ, 최댓값을 𝑀ℎ 라 하자. 9장의 최대·최소 정리가 이 둘의 존재를 보장한다. 앞 절의 따름정리를 쓰면
𝑚ℎℎ≤∫𝑥+ℎ𝑥𝑓(𝑡)𝑑𝑡≤𝑀ℎℎ
양변을 ℎ 로 나눈다(ℎ>0 인 경우다. ℎ<0 이면 부등호가 뒤집히지만 결론은 같다).
𝑚ℎ≤𝐴(𝑥+ℎ)−𝐴(𝑥)ℎ≤𝑀ℎ
이제 ℎ→0 을 취한다. 구간이 점 𝑥 로 오므라들고, 𝑓 가 연속이므로 그 구간의 최솟값과 최댓값이 모두 𝑓(𝑥) 로 간다. 9장의 샌드위치 정리에 의해 가운데 값도 𝑓(𝑥) 로 갈 수밖에 없다. 그 가운데 값이 바로 도함수의 정의식이므로
𝐴′(𝑥)=𝑓(𝑥)
이 증명에서 연속이 쓰인 자리는 단 한 곳, 𝑚ℎ 와 𝑀ℎ 가 같은 값으로 모인다고 한 대목이다. 연속이 아니면 여기서 무너진다.
제2 기본정리 — 계산하는 법
제1 정리는 "미분하면 돌아온다"고 말할 뿐 값을 주지 않는다. 값은 여기서 나온다.
𝑓 가 [𝑎,𝑏] 에서 연속이고 𝐹 가 𝐹′=𝑓 를 만족하는 아무 함수이면
∫𝑏𝑎𝑓(𝑥)𝑑𝑥=𝐹(𝑏)−𝐹(𝑎)
증명은 짧다. 제1 정리에 의해 𝐴 도 𝐴′=𝑓 를 만족한다. 그러면 (𝐴−𝐹)′=𝑓−𝑓=0 이다. 10장에서 평균값 정리의 따름정리로 도함수가 항상 0 인 함수는 상수임을 보였다. 따라서 어떤 상수 𝐶 에 대해 𝐴(𝑥)=𝐹(𝑥)+𝐶 다.
𝑥=𝑎 를 넣으면 𝐴(𝑎)=0 이므로 𝐶=−𝐹(𝑎). 이제 𝑥=𝑏 를 넣으면
∫𝑏𝑎𝑓(𝑥)𝑑𝑥=𝐴(𝑏)=𝐹(𝑏)−𝐹(𝑎)
오른쪽을 [𝐹(𝑥)]𝑏𝑎 로도 적는다.
무엇이 놀라운가를 분명히 해 두자. 왼쪽은 무한히 많은 조각을 더한 극한이다. 오른쪽은 어떤 함수의 값 두 개를 뺀 것이다. 무한한 과정이 뺄셈 한 번으로 끝난다. 게다가 𝐹 는 "미분하면 𝑓 가 되는 함수"이므로, 넓이를 구하는 일이 미분표를 거꾸로 읽는 일이 되었다. 아르키메데스가 도형 하나하나에 매달려야 했던 문제가 규칙 몇 개로 정리된 것이다.
두 정리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적분과 미분은 서로 역이다. 제1 정리는 "적분한 뒤 미분하면 제자리", 제2 정리는 "미분한 것을 적분하면 처음과 끝의 차이"를 말한다.
예제 129
𝑑𝑑𝑥∫𝑥21ln𝑡𝑑𝑡 를 구하라.
풀이 보기
위끝이 𝑥 가 아니라 𝑥2 이므로 제1 정리를 곧바로 쓸 수 없다. 안쪽에 다른 함수가 들어간 꼴이니 합성함수로 보고 연쇄법칙을 쓴다.
𝐺(𝑢)=∫𝑢1ln𝑡𝑑𝑡 라 두면 구하려는 것은 𝑑𝑑𝑥𝐺(𝑥2) 다. 제1 정리에 의해 𝐺′(𝑢)=ln𝑢 다.
10장의 연쇄법칙을 쓴다.
𝑑𝑑𝑥𝐺(𝑥2)=𝐺′(𝑥2)⋅𝑑𝑑𝑥(𝑥2)=ln(𝑥2)⋅2𝑥=4𝑥ln𝑥(𝑥>0)
마지막에서 ln(𝑥2)=2ln𝑥 를 썼다. 이 등식은 𝑥>0 에서만 그대로 쓸 수 있다.
여기서 챙길 점은 적분을 실제로 계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ln𝑡 의 원시함수를 몰라도 답이 나왔다. 제1 정리는 계산기가 아니라 구조에 관한 진술이다.
오류 찾기
다음 계산은 어디가 틀렸는가.
∫1−11𝑥2𝑑𝑥=[−1𝑥]1−1=(−1)−(1)=−2
풀이 보기
답부터 이상하다. 피적분함수 1/𝑥2 은 𝑥≠0 인 모든 곳에서 양수다. 양수를 더해 음수가 나올 수는 없다. 계산 어딘가에 규칙 위반이 있다.
위반한 것은 제2 기본정리의 가정이다. 정리는 𝑓 가 [𝑎,𝑏] 에서 연속일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1/𝑥2 은 𝑥=0 에서 정의조차 되지 않고, 그 점은 구간 [−1,1] 의 한가운데 있다.
원시함수 −1/𝑥 도 𝑥=0 에서 끊어진다. 끊어진 함수에 "끝값 빼기 시작값"을 적용하면 중간에 뛴 만큼이 통째로 무시된다. 그래서 음수가 나온 것이다.
이 적분을 제대로 다루려면 뒤에 나오는 이상적분으로 봐야 하고, 그 결과는 발산이다. 값이 없다.
교훈은 하나다. 기본정리를 쓰기 전에 구간 안에서 함수가 끊어지는 곳이 없는지 먼저 본다. 분모가 0 이 되는 점, 로그의 진수가 0 이 되는 점, 탄젠트의 점근선이 흔한 함정이다.
부정적분 — 미분을 거꾸로 돌리기
제2 정리 덕분에 이제 필요한 것은 미분해서 𝑓 가 되는 함수다. 그런 함수를 𝑓 의 원시함수(antiderivative)라 한다.
원시함수는 하나가 아니다. 𝐹 가 원시함수면 𝐹+3 도, 𝐹−100 도 미분하면 같은 결과가 나온다. 거꾸로, 앞에서 쓴 "도함수가 0 이면 상수" 논법에 의해 원시함수끼리는 상수만큼만 다르다. 그래서 원시함수 전체를 한 번에 적을 때는 상수를 붙여 둔다.
∫𝑓(𝑥)𝑑𝑥=𝐹(𝑥)+𝐶
이것을 부정적분이라 한다. 정적분은 수 하나이고 부정적분은 함수의 모임이다. 기호가 닮았을 뿐 다른 것이다. 𝐶 를 적분상수라 한다.
기본 공식은 10장의 도함수 표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은 것이다. 새로 외울 것이 없다.
부정적분
조건
∫𝑥𝑛𝑑𝑥=𝑥𝑛+1𝑛+1+𝐶
𝑛≠−1
∫1𝑥𝑑𝑥=ln|𝑥|+𝐶
𝑥≠0. 절댓값이 붙는 이유는 음수 쪽에서도 성립하게 하려는 것이다
∫𝑒𝑥𝑑𝑥=𝑒𝑥+𝐶
𝑒 의 정의 그 자체
∫𝑎𝑥𝑑𝑥=𝑎𝑥ln𝑎+𝐶
𝑎>0,𝑎≠1
∫cos𝑥𝑑𝑥=sin𝑥+𝐶
각은 라디안
∫sin𝑥𝑑𝑥=−cos𝑥+𝐶
부호에 주의
∫sec2𝑥𝑑𝑥=tan𝑥+𝐶
tan 의 도함수를 거꾸로
∫𝑑𝑥1+𝑥2=arctan𝑥+𝐶
역삼각함수가 여기서 쓰인다
∫𝑑𝑥√1−𝑥2=arcsin𝑥+𝐶
|𝑥|<1
미분에는 곱의 법칙과 몫의 법칙이 있어서 어떤 식이든 기계적으로 미분할 수 있다. 적분에는 그런 만능 규칙이 없다. 있는 것은 몇 가지 요령뿐이고, 그마저도 통하지 않으면 원시함수를 초등함수로 적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적분은 "무슨 규칙을 쓸까"가 아니라 "식이 어떤 모양인가"를 먼저 보는 일이 된다.
<적분법을 고르는 갈림길. 왼쪽의 모양 판정을 먼저 하고 오른쪽 방법으로 간다. 치환은 합성함수 미분법의 뒷면이고 부분적분은 곱의 미분법의 뒷면이다>[원본 보기]
치환적분 — 합성함수 미분법을 거꾸로
10장의 연쇄법칙은 𝑑𝑑𝑥𝐹(𝑔(𝑥))=𝐹′(𝑔(𝑥))𝑔′(𝑥) 였다. 양변을 적분하면 그대로 규칙이 된다.
∫𝑓(𝑔(𝑥))𝑔′(𝑥)𝑑𝑥=∫𝑓(𝑢)𝑑𝑢(𝑢=𝑔(𝑥))
실전에서는 𝑢=𝑔(𝑥) 로 놓고 𝑑𝑢=𝑔′(𝑥)𝑑𝑥 로 바꿔 쓴다. 안쪽 함수와 그 도함수가 함께 들어 있는 식이 이 방법의 신호다.
정적분에 쓸 때는 함정이 하나 있다. 변수가 바뀌었으므로 적분 구간도 함께 바꿔야 한다.𝑥 가 𝑎 에서 𝑏 까지 갈 때 𝑢 는 𝑔(𝑎) 에서 𝑔(𝑏) 까지 간다.
예제 131
∫10𝑥𝑒𝑥2𝑑𝑥 를 구하라.
풀이 보기
표에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지수의 안쪽이 𝑥2 이고 그 도함수 2𝑥 가 앞의 𝑥 와 상수배만큼만 다르다. 안쪽 함수와 그 도함수가 함께 있으니 치환이다.
𝑢=𝑥2 로 놓으면 𝑑𝑢=2𝑥𝑑𝑥, 즉 𝑥𝑑𝑥=12𝑑𝑢 다.
구간도 바꾼다. 𝑥=0 일 때 𝑢=0, 𝑥=1 일 때 𝑢=1 이다.
∫10𝑥𝑒𝑥2𝑑𝑥=∫10𝑒𝑢⋅12𝑑𝑢=12[𝑒𝑢]10=𝑒−12
수치로는 (2.718−1)/2≈0.859 다. 구간 [0,1] 에서 피적분함수는 0 에서 𝑒≈2.72 까지 커지므로, 평균 높이가 1 언저리이고 너비가 1 이니 이 정도 값이 맞다.
흔한 실수는 구간을 그대로 두고 [0,1] 에 𝑢 를 넣는 것이다. 이 문제에서는 우연히 구간이 같아 표가 나지 않지만, 𝑥 가 1 에서 2 까지였다면 𝑢 는 1 에서 4 까지다. 항상 확인해야 한다.
부분적분 — 곱의 미분법을 거꾸로
곱의 미분법 (𝑢𝑣)′=𝑢′𝑣+𝑢𝑣′ 를 옮겨 적고 양변을 적분한다.
∫𝑢(𝑥)𝑣′(𝑥)𝑑𝑥=𝑢(𝑥)𝑣(𝑥)−∫𝑢′(𝑥)𝑣(𝑥)𝑑𝑥
짧게 ∫𝑢𝑑𝑣=𝑢𝑣−∫𝑣𝑑𝑢 로 쓴다. 적분 하나를 다른 적분으로 바꾸는 규칙이므로, 바뀐 쪽이 더 쉬워지도록𝑢 를 골라야 한다. 기준은 하나다. 미분하면 단순해지는 쪽을 𝑢 로 둔다. 다항식은 미분하면 차수가 내려가므로 대개 𝑢 감이고, 로그는 미분하면 유리식이 되므로 역시 𝑢 감이다.
예제 132
∫ln𝑥𝑑𝑥 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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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으로 보이지 않는 식이라 당황하기 쉽다. 그러나 ln𝑥=ln𝑥⋅1 로 보면 곱이다. 미분하면 단순해지는 것은 ln𝑥 이므로 이쪽을 𝑢 로 둔다.
𝑢=ln𝑥,𝑑𝑣=𝑑𝑥 로 놓으면 𝑑𝑢=1𝑥𝑑𝑥, 𝑣=𝑥 다.
∫ln𝑥𝑑𝑥=𝑥ln𝑥−∫𝑥⋅1𝑥𝑑𝑥=𝑥ln𝑥−∫1𝑑𝑥=𝑥ln𝑥−𝑥+𝐶
검산은 미분이다. (𝑥ln𝑥−𝑥)′=ln𝑥+𝑥⋅1𝑥−1=ln𝑥. 원래 함수가 돌아왔으니 맞다.
부정적분은 언제나 미분으로 검산할 수 있다. 적분에는 만능 규칙이 없지만 검산에는 있다. 이 비대칭이 적분 계산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부분분수 — 분수를 쪼갠다
분자와 분모가 모두 다항식인 함수는 분모를 인수분해해 간단한 분수들의 합으로 쪼갠 뒤 하나씩 적분한다. 8장에서 배운 인수분해가 여기서 쓰인다.
예제 133
∫32𝑑𝑥𝑥2−1 를 구하라.
풀이 보기
표에 없고, 안쪽 함수의 도함수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분모가 인수분해된다.𝑥2−1=(𝑥−1)(𝑥+1) 이므로 부분분수를 시도한다.
1(𝑥−1)(𝑥+1)=𝐴𝑥−1+𝐵𝑥+1 로 놓고 양변에 (𝑥−1)(𝑥+1) 을 곱하면 1=𝐴(𝑥+1)+𝐵(𝑥−1) 이다.
𝑥=1 을 넣으면 1=2𝐴 에서 𝐴=12, 𝑥=−1 을 넣으면 1=−2𝐵 에서 𝐵=−12.
구간 [2,3] 에서 피적분함수는 1/3 에서 1/8 사이이므로 넓이는 대략 0.125 에서 0.333 사이여야 한다. 답이 그 안에 있다.
정적분으로 재는 것들
정적분의 정의를 다시 보면 "양을 가는 조각으로 쪼개 더한다"는 형식이다. 그 형식에 맞는 것이면 넓이가 아니어도 적분으로 잰다. 여기서는 셋을 본다.
두 곡선 사이의 넓이
위에 있는 곡선에서 아래에 있는 곡선을 뺀 것을 적분한다.
𝑆=∫𝑏𝑎(위(𝑥)−아래(𝑥))𝑑𝑥
<가는 세로 막대 하나의 높이가 위 함수에서 아래 함수를 뺀 값이다. 그 막대를 a 에서 b 까지 더하는 것이 이 공식이다. 위아래가 뒤바뀌는 구간이 있으면 거기서 끊어야 한다>[원본 보기]
예제 134
𝑦=sin𝑥 와 𝑦=cos𝑥 로 둘러싸인 영역 중 𝑥 가 𝜋/4 와 5𝜋/4 사이인 부분의 넓이를 구하라.
풀이 보기
먼저 어느 쪽이 위인지 정해야 한다. 두 곡선은 tan𝑥=1 인 곳, 즉 𝑥=𝜋/4 와 𝑥=5𝜋/4 에서 만난다. 그 사이의 한 점 𝑥=𝜋/2 를 넣어 보면 sin(𝜋/2)=1, cos(𝜋/2)=0 이므로 사인 쪽이 위다.
𝑆=∫5𝜋/4𝜋/4(sin𝑥−cos𝑥)𝑑𝑥=[−cos𝑥−sin𝑥]5𝜋/4𝜋/4
𝑥=5𝜋/4 에서 cos=−√22, sin=−√22 이므로 대괄호 안은 √22+√22=√2.
𝑥=𝜋/4 에서는 둘 다 √22 이므로 대괄호 안은 −√2.
𝑆=√2−(−√2)=2√2≈2.83
검산하자. 이 영역은 가로 5𝜋/4−𝜋/4=𝜋≈3.14, 세로 최대 √2≈1.41 인 상자 안에 들어 있으니 넓이가 4.4 를 넘을 수 없다. 그리고 렌즈 모양이라 상자의 절반 남짓이면 적당하다. 2.83 은 그 범위다.
회전체의 부피
곡선 𝑦=𝑓(𝑥) 를 𝑥 축을 축으로 한 바퀴 돌리면 입체가 생긴다. 그 입체를 𝑥 자리에서 축에 수직으로 얇게 썰면 반지름 𝑓(𝑥) 인 원판이다. 원판의 넓이는 𝜋𝑓(𝑥)2 이고, 두께 𝑑𝑥 를 곱해 더하면 부피가 된다.
𝑉=∫𝑏𝑎𝜋𝑓(𝑥)2𝑑𝑥
<단면의 넓이를 먼저 구하고 두께 방향으로 적분한다. 부피 문제는 모양이 무엇이든 이 두 단계로 같은 꼴이 된다>[원본 보기]
예제 135
반지름 𝑅 인 구의 부피가 43𝜋𝑅3 임을 적분으로 보여라.
풀이 보기
구는 반원을 지름 축으로 돌린 것이다. 회전체로 볼 수 있으면 원판 공식을 쓸 수 있다. 그러니 먼저 반원을 식으로 적는다.
중심이 원점인 반지름 𝑅 짜리 원은 𝑥2+𝑦2=𝑅2 이고, 위쪽 반원은 𝑦=√𝑅2−𝑥2 다. 𝑥 는 −𝑅 에서 𝑅 까지 간다.
단면은 반지름 √𝑅2−𝑥2 인 원판이므로 넓이는 𝜋(𝑅2−𝑥2) 다. 제곱근이 제곱으로 사라진 것이 이 문제가 쉬운 이유다.
𝑉=∫𝑅−𝑅𝜋(𝑅2−𝑥2)𝑑𝑥=𝜋[𝑅2𝑥−𝑥33]𝑅−𝑅
대괄호 안은 𝑥=𝑅 에서 𝑅3−𝑅33=2𝑅33, 𝑥=−𝑅 에서 −2𝑅33 이다.
𝑉=𝜋(2𝑅33+2𝑅33)=43𝜋𝑅3
단위를 보면 𝑅3 이므로 부피 차원이 맞다. 또 구는 한 변 2𝑅 인 정육면체 안에 들어가는데 그 부피는 8𝑅3 이고, 구는 43𝜋𝑅3≈4.19𝑅3 로 그 절반 남짓이다. 그럴듯하다.
중학교에서 외운 공식이 여기서 유도되었다. 원뿔·원기둥·타원체도 같은 방법으로 나온다.
곡선의 길이
곡선을 짧은 선분으로 이어 근사한다. 각 선분의 길이는 5장의 피타고라스 정리로 √(Δ𝑥)2+(Δ𝑦)2 다. Δ𝑥 를 묶어 내면
√(Δ𝑥)2+(Δ𝑦)2=√1+(Δ𝑦Δ𝑥)2Δ𝑥
이고, Δ𝑥→0 이면 Δ𝑦/Δ𝑥→𝑓′(𝑥) 다.
𝐿=∫𝑏𝑎√1+𝑓′(𝑥)2𝑑𝑥
<곡선을 꺾은선으로 바꾸면 각 조각이 직각삼각형의 빗변이 된다. 조각을 잘게 나눈 극한이 곡선의 길이다>[원본 보기]
이 공식은 모양이 단순한데도 실제로 계산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 제곱근 안에 도함수의 제곱이 들어가 있어서 원시함수를 초등함수로 적을 수 없는 일이 흔하다. 타원의 둘레가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곡선의 길이는 뒤에 나올 수치적분의 단골 손님이다.
끝이 없는 적분과, 손으로 풀 수 없는 적분
이상적분
지금까지는 구간이 유한하고 함수가 유계였다. 그 조건이 깨지면 정적분의 정의를 그대로 쓸 수 없다. 이럴 때는 유한한 곳에서 계산한 뒤 극한을 취한다.
∫∞1𝑓(𝑥)𝑑𝑥=lim𝑡→∞∫𝑡1𝑓(𝑥)𝑑𝑥
이 극한이 유한한 값이면 수렴한다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발산한다고 한다. 함수가 한 점에서 무한대로 뛰는 경우도 같은 방식으로 그 점을 피해 극한을 취한다.
<두 그림 모두 오른쪽으로 끝없이 뻗고 높이가 0 으로 줄어든다. 그런데 한쪽은 넓이가 유한하고 다른 쪽은 무한하다. 눈으로는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요점이다>[원본 보기]
예제 136
𝑝>0 일 때 ∫∞1𝑑𝑥𝑥𝑝 가 수렴할 조건을 구하라.
풀이 보기
무한 구간이므로 정의대로 유한한 위끝 𝑡 로 먼저 계산한 뒤 극한을 취한다. 지수가 −1 인지 아닌지에 따라 원시함수가 달라지므로 경우를 나눠야 한다.
𝑝≠1 일 때
∫𝑡1𝑥−𝑝𝑑𝑥=[𝑥1−𝑝1−𝑝]𝑡1=𝑡1−𝑝−11−𝑝
𝑡→∞ 에서 𝑡1−𝑝 의 행방이 갈린다. 𝑝>1 이면 지수 1−𝑝 가 음수라 𝑡1−𝑝→0 이고 값은 1𝑝−1 로 수렴한다. 𝑝<1 이면 지수가 양수라 𝑡1−𝑝→∞ 이므로 발산한다.
𝑝=1 일 때는 원시함수가 로그다.
∫𝑡1𝑑𝑥𝑥=ln𝑡→∞
발산한다. 정리하면 𝑝>1 일 때만 수렴한다.
경계가 𝑝=1 이라는 것이 이 결과의 핵심이다. 1/𝑥 는 아슬아슬하게 발산하고 1/𝑥1.01 은 아슬아슬하게 수렴한다. 그래프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적분이 눈보다 정확한 사례다.
수치적분
원시함수를 초등함수로 적을 수 없는 함수가 있다. 𝑒−𝑥2, sin𝑥𝑥, √1+𝑥4 이 그런 예다. 계산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런 함수가 원래 없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다. 그럴 때는 정적분의 정의로 돌아가 근삿값을 구한다.
리만 합을 그대로 쓰면 정확도가 나쁘다. 직사각형의 윗변이 수평이라 곡선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두 가지 개선이 표준이다.
사다리꼴 공식: 점과 점을 직선으로 잇는다. 𝑇𝑛=Δ𝑥2(𝑓0+2𝑓1+⋯+2𝑓𝑛−1+𝑓𝑛)
심프슨 공식: 점 세 개를 지나는 포물선으로 잇는다. 𝑆𝑛=Δ𝑥3(𝑓0+4𝑓1+2𝑓2+⋯+4𝑓𝑛−1+𝑓𝑛) (𝑛 은 짝수)
계수가 1,4,2,4,…,4,1 로 번갈아 붙는 것이 심프슨 공식의 특징이다.
<같은 5개 점을 쓰는데도 포물선으로 이은 쪽이 원래 곡선에 훨씬 가깝다. 계산량은 거의 같고 정확도만 올라간다>[원본 보기]
예제 137
∫10𝑒−𝑥2𝑑𝑥 를 𝑛=4 인 사다리꼴 공식과 심프슨 공식으로 근사하고 비교하라. 필요한 값은 𝑓(0)=1, 𝑓(0.25)=0.93941, 𝑓(0.5)=0.77880, 𝑓(0.75)=0.56978, 𝑓(1)=0.36788 이다. 참값은 0.746824 로 알려져 있다.
풀이 보기
이 함수의 원시함수는 초등함수로 적을 수 없으므로 제2 기본정리를 쓸 길이 없다. 그래서 수치적분이 유일한 방법이다.
Δ𝑥=1−04=0.25 다. 먼저 사다리꼴 공식이다. 양 끝은 계수 1, 안쪽은 계수 2 다.
참값 0.746824 와 비교하면 사다리꼴은 오차가 약 0.0038, 심프슨은 약 0.00003 이다. 같은 다섯 개의 값을 썼는데 오차가 백 배 넘게 차이 난다.
이유는 그림에 있다. 사다리꼴은 곡선을 직선으로 근사하므로 곡선이 볼록한 만큼 늘 한쪽으로 치우친다. 이 함수는 위로 볼록해서 직선이 곡선 아래로 들어가고, 그래서 사다리꼴 값이 참값보다 작게 나왔다. 심프슨은 포물선을 쓰므로 볼록함까지 흉내 낸다.
실용적으로는 심프슨을 기본으로 쓰고, 정확도가 모자라면 𝑛 을 두 배로 늘린다.
이 장의 정리
기호 · 이름
뜻
∑𝑛𝑘=1𝑎𝑘
𝑎1 부터 𝑎𝑛 까지의 합
리만 합 ∑𝑓(𝑥∗𝑘)Δ𝑥
구간을 n 등분하고 표본점의 높이로 직사각형을 세워 더한 것
∫𝑏𝑎𝑓(𝑥)𝑑𝑥
정적분. 리만 합의 극한이며 부호까지 센 넓이다
∫𝑓(𝑥)𝑑𝑥=𝐹(𝑥)+𝐶
부정적분. 원시함수 전체의 모임이며 함수다
원시함수 𝐹
𝐹′=𝑓 를 만족하는 함수. 상수만큼의 자유가 있다
[𝐹(𝑥)]𝑏𝑎
𝐹(𝑏)−𝐹(𝑎) 를 줄여 쓴 것
이상적분
구간이 무한하거나 함수가 발산할 때, 극한으로 정의한 적분
관계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름
내용
제1 기본정리
𝑓 가 연속이면 𝑑𝑑𝑥∫𝑥𝑎𝑓(𝑡)𝑑𝑡=𝑓(𝑥)
제2 기본정리
𝐹′=𝑓 이면 ∫𝑏𝑎𝑓(𝑥)𝑑𝑥=𝐹(𝑏)−𝐹(𝑎)
치환적분
∫𝑓(𝑔(𝑥))𝑔′(𝑥)𝑑𝑥=∫𝑓(𝑢)𝑑𝑢. 합성함수 미분법의 뒷면
부분적분
∫𝑢𝑑𝑣=𝑢𝑣−∫𝑣𝑑𝑢. 곱의 미분법의 뒷면
두 곡선 사이 넓이
∫𝑏𝑎(위−아래)𝑑𝑥
회전체의 부피
∫𝑏𝑎𝜋𝑓(𝑥)2𝑑𝑥
곡선의 길이
∫𝑏𝑎√1+𝑓′(𝑥)2𝑑𝑥
꼭 챙겨 갈 것은 셋이다.
적분은 넓이 문제에서 나왔다. 정의는 지금도 "쪼개서 더하고 극한을 취한다"이며, 응용은 모두 이 형식을 되풀이한다.
미분과 적분은 서로 역이다. 그래서 무한한 과정이 뺄셈 한 번으로 끝난다. 이 다리를 놓은 것이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다.
기본정리에는 가정이 있다. 구간에서 연속일 것. 이 가정을 확인하지 않아 생기는 오류가 가장 흔하다.
다음 장에서는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확률을 다룬다. 겉보기에는 딴 이야기지만, 연속확률변수에 이르면 이 장의 정적분이 그대로 다시 나온다. "넓이가 곧 확률"이 되는 자리다.
확률
주사위를 던져 6이 나올 확률이 1/6 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여섯 번 던지면 한 번은 나온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로 여섯 번 던져서 6이 한 번도 안 나오는 일은 흔하다. 그러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이 장에서 답할 것은 셋이다. 확률이란 무엇인가, 새로 알게 된 사실이 확률을 어떻게 바꾸는가, 그리고 확률을 수 하나로 요약하면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는가.
앞 장에서 가져오는 것은 분명하다. 4장의 집합 연산이 이 장의 문법 전체다. 표본공간은 전체집합이고 사건은 부분집합이며, 확률의 덧셈정리는 4장의 포함배제 원리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뒤쪽 절에서는 11장의 정적분이 다시 나온다. 넓이가 곧 확률이 되는 자리다.
확률을 재려면 먼저 셀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세는 법부터 시작한다.
경우의 수 — 세는 법
세는 규칙은 둘뿐이다.
합의 법칙: 두 경우가 동시에 일어날 수 없으면 가짓수를 더한다. 서울로 가는 방법이 기차 3편과 버스 5편이면 모두 8가지다.
곱의 법칙: 두 단계를 연달아 거치면 가짓수를 곱한다. 윗옷 3벌과 바지 2벌로 만드는 차림은 3×2=6 가지다.
곱의 법칙이 왜 곱셈인지는 그림으로 보는 편이 빠르다.
<첫 단계의 가지 3개마다 두 번째 단계의 가지가 2개씩 붙는다. 끝의 가지 수를 세면 곱셈이 나온다. 단계가 이어지면 곱하고, 겹치지 않는 경우가 나란히 놓이면 더한다>[원본 보기]
문제를 만나면 "그리고"인지 "또는"인지를 먼저 판정한다. 3장에서 논리곱과 논리합을 나눈 것이 여기서 계산 규칙의 갈림길이 된다.
예제 138
0부터 9까지의 숫자로 네 자리 비밀번호를 만든다. 같은 숫자를 여러 번 써도 된다면 몇 가지인가. 모두 다른 숫자를 써야 한다면 몇 가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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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하나씩 채워 나가는 연달아 일어나는 단계로 보면 곱의 법칙이다. 두 경우의 차이는 "다음 자리에서 고를 수 있는 것이 몇 개 남는가"뿐이다.
중복을 허용하면 자리마다 항상 10가지다.
10×10×10×10=104=10000
모두 달라야 하면 쓴 숫자가 하나씩 빠진다.
10×9×8×7=5040
두 번째 값이 첫 번째의 절반쯤이다. 조건을 붙였으니 줄어드는 것이 맞다. 자릿수가 늘수록 이 격차는 급격히 벌어진다.
예제 139
주사위를 세 번 던질 때 적어도 한 번 6이 나오는 경우는 몇 가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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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하나"를 직접 세려면 6이 한 번, 두 번, 세 번 나오는 경우를 각각 세어 더해야 한다. 번거롭고 겹침을 놓치기 쉽다. 4장의 여집합을 쓰면 한 번에 끝난다.
전체 경우는 63=216 가지다. 이 중 6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 경우는 매번 6을 뺀 5가지 중에서 고르는 것이므로 53=125 가지다.
216−125=91
답은 91가지다. "적어도"라는 말이 나오면 여집합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좋다. 3장에서 "모든"의 부정이 "어떤"이었던 것과 같은 구조다.
순열과 조합
서로 다른 𝑛 개에서 𝑟 개를 뽑아 일렬로 세우는 경우의 수를 순열(permutation)이라 하고 𝑛P𝑟 로 적는다. 곱의 법칙 그대로다.
𝑛P𝑟=𝑛(𝑛−1)⋯(𝑛−𝑟+1)=𝑛!(𝑛−𝑟)!
여기서 𝑛! 은 1부터 𝑛 까지의 곱이고 계승이라 읽는다. 0!=1 로 약속하는데, 그래야 위 식이 𝑟=𝑛 에서도 맞는다.
순서를 따지지 않고 뽑기만 하는 경우의 수를 조합(combination)이라 하고 (𝑛𝑟) 또는 𝑛C𝑟 로 적는다. 순열을 세어 놓고 순서를 지우면 된다.
<세 개에서 두 개를 뽑는 순열 6가지를 순서만 다른 것끼리 묶으면 3묶음이 된다. 한 묶음의 크기가 2! 이므로 조합의 수는 순열의 수를 2! 로 나눈 것이다>[원본 보기]
같은 것을 고른 순열 𝑟! 개가 한 조합으로 뭉치므로
(𝑛𝑟)=𝑛P𝑟𝑟!=𝑛!𝑟!(𝑛−𝑟)!
식에서 𝑟 과 𝑛−𝑟 이 대칭이므로 (𝑛𝑟)=(𝑛𝑛−𝑟) 이다. 뽑을 것을 고르는 일과 남길 것을 고르는 일이 같다는 뜻이다.
같은 것을 여러 번 골라도 되는 경우는 중복조합이라 하고 𝑛H𝑟 로 적는다.
𝑛H𝑟=(𝑛+𝑟−1𝑟)
예제 140
남학생 4명과 여학생 3명을 일렬로 세울 때, 여학생 3명이 모두 이웃하게 서는 경우의 수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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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한다"는 조건은 흩어진 대상에 걸려 있어 곧바로 세기 어렵다. 이웃해야 하는 것들을 하나로 묶어 버리면 조건이 사라진다. 이것이 표준적인 처리다.
여학생 3명을 한 덩어리로 보면 세울 대상은 남학생 4명과 덩어리 1개, 모두 5개다. 이들을 세우는 방법은 5!=120 가지다.
덩어리 안에서 여학생끼리도 순서가 있으므로 3!=6 가지를 곱한다. 두 선택은 연달아 일어나므로 곱의 법칙이다.
5!×3!=120×6=720
검산하자. 조건 없이 7명을 세우면 7!=5040 가지다. 720은 그 약 14%인데, 여학생 셋이 뭉칠 확률치고는 그럴듯한 크기다.
예제 141
10명 중 4명으로 위원회를 만든다. 특정 인물 갑이 반드시 들어가는 경우와, 갑과 을이 함께 들어가지는 않는 경우의 수를 각각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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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순서가 없으므로 조합이다. 조건이 붙은 셈은 조건을 먼저 처리하고 남은 자리를 세는 것이 요령이다.
갑이 반드시 들어가면 갑의 자리는 정해졌고 남은 9명 중 3명을 고르면 된다.
(93)=9×8×73×2×1=84
두 번째는 "함께 들어가지 않는다"이므로 여집합이 편하다. 전체에서 둘 다 들어가는 경우를 뺀다.
전체는 (104)=210 가지, 둘 다 들어가는 경우는 남은 8명 중 2명을 고르는 (82)=28 가지다.
210−28=182
앞 예제와 같은 수법이다. 조건이 부정형이면 여집합을 먼저 본다.
예제 142
똑같은 사탕 10개를 세 아이에게 나눠 준다. 한 개도 못 받는 아이가 있어도 된다면 몇 가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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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이 서로 구별되지 않으므로 순열이 아니다. 정해야 할 것은 각 아이가 몇 개를 받는가, 즉 𝑥1+𝑥2+𝑥3=10 을 만족하는 음이 아닌 정수해의 개수다.
사탕 10개를 한 줄로 놓고 사이에 칸막이 2개를 끼우는 그림을 떠올린다. 칸막이가 사탕을 세 묶음으로 가른다. 그러면 문제는 사탕 10개와 칸막이 2개, 모두 12자리 중 어디에 칸막이를 둘 것인가가 된다.
(122)=12×112=66
이것이 중복조합 공식 3H10=(3+10−110)=(1210)=(122) 와 같다. 공식을 외우는 것보다 칸막이 그림을 기억하는 편이 오래간다.
이항정리
(𝑎+𝑏)𝑛 을 전개할 때 각 항의 계수가 조합으로 나온다.
(𝑎+𝑏)𝑛=∑𝑛𝑘=0(𝑛𝑘)𝑎𝑛−𝑘𝑏𝑘
왜 그런지는 전개 과정을 보면 안다. (𝑎+𝑏) 를 𝑛 개 곱할 때 각 괄호에서 𝑎 나 𝑏 중 하나를 고른다. 𝑏 를 정확히 𝑘 번 고르는 방법이 (𝑛𝑘) 가지이므로, 𝑎𝑛−𝑘𝑏𝑘 항이 그만큼 모인다. 계수는 세는 문제의 답이다.
계수를 줄줄이 늘어놓으면 파스칼 삼각형이 된다.
<각 수는 바로 위 두 수의 합이다. n 번째 줄이 (a+b)의 n 제곱을 전개한 계수와 같다. 이 덧셈 규칙 자체가 조합의 성질이다>[원본 보기]
그림의 덧셈 규칙을 식으로 적으면 (𝑛𝑘)=(𝑛−1𝑘−1)+(𝑛−1𝑘) 다. 특정 원소 하나를 정해 두고 "그것을 뽑는 경우"와 "뽑지 않는 경우"로 나눈 것이 증명의 전부다.
예제 143
(2𝑥−1𝑥)6 의 전개식에서 상수항을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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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식 전체를 쓸 필요는 없다. 상수항이 되는 항 하나만 찾으면 된다. 그러려면 𝑥 의 지수가 0 이 되는 조건을 세운다.
이항정리에서 𝑎=2𝑥, 𝑏=−1𝑥, 𝑛=6 으로 두면 일반항은
(6𝑘)(2𝑥)6−𝑘(−1𝑥)𝑘=(6𝑘)26−𝑘(−1)𝑘𝑥6−𝑘𝑥−𝑘
𝑥 의 지수는 (6−𝑘)−𝑘=6−2𝑘 다. 이것이 0 이 되려면 𝑘=3.
(63)23(−1)3=20×8×(−1)=−160
부호를 놓치기 쉽다. 𝑏 에 붙은 음수는 𝑘 제곱되므로 𝑘 가 홀수면 음수, 짝수면 양수가 된다.
예제 144
𝑛∑𝑘=0(𝑛𝑘)=2𝑛 임을 두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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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이항정리에 값을 넣는다. 𝑎=𝑏=1 로 두면 좌변은 (1+1)𝑛=2𝑛 이고 우변은 ∑𝑘(𝑛𝑘) 이다. 계산 한 줄로 끝난다.
둘째, 세는 방법을 두 가지로 보는 것이다. 원소 𝑛 개인 집합의 부분집합의 개수를 세어 보자.
크기별로 세면 크기 𝑘 인 부분집합이 (𝑛𝑘) 개이므로 합은 ∑𝑘(𝑛𝑘) 다. 한편 원소마다 "넣는다 / 뺀다" 두 갈래를 독립으로 고르면 곱의 법칙으로 2𝑛 이다. 같은 것을 두 가지로 세었으니 값이 같다.
두 번째 방법은 4장에서 멱집합의 크기가 2|𝐴| 라고 한 것과 정확히 같은 이야기다. 같은 대상을 두 가지 방법으로 세어 등식을 얻는 것은 조합론에서 가장 자주 쓰는 증명 방식이다.
표본공간과 사건
이제 확률로 간다. 용어는 전부 4장의 집합이다.
시행: 결과가 여럿이고 어느 것이 나올지 미리 알 수 없는 관찰. 주사위 던지기가 그렇다.
표본공간𝑆: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결과의 집합. 주사위 하나면 𝑆={1,2,3,4,5,6} 다.
사건: 𝑆 의 부분집합. "짝수가 나온다"는 사건은 𝐴={2,4,6} 이다.
집합 연산이 그대로 사건의 말이 된다. 𝐴∪𝐵 는 "둘 중 적어도 하나", 𝐴∩𝐵 는 "둘 다", 𝐴𝑐 는 "일어나지 않는다"이다. 𝐴∩𝐵=∅ 이면 두 사건은 배반이라 한다.
<주사위 두 개의 표본공간은 36칸짜리 격자다. 사건은 그중 일부 칸을 모은 것이고, 두 사건이 겹치는 칸을 한 번만 세는 것이 포함배제 원리다>[원본 보기]
확률이란 무엇인가
확률을 정의하는 방식은 셋이 있고, 셋 다 필요하다.
방식
정의
한계
고전적
근원사건이 모두 같은 정도로 일어날 때 𝑃(𝐴)=|𝐴|/|𝑆|
‘같은 정도’를 무엇으로 아는가. 결과가 무한하면 쓸 수 없다
상대도수
시행을 많이 반복했을 때 사건이 일어난 비율
몇 번이면 충분한지 말해 주지 않는다
공리적
아래 세 조건을 만족하는 함수 P 를 확률이라 부른다
무엇이 확률인지는 정해도 그 값이 얼마인지는 말해 주지 않는다
공리적 정의는 콜모고로프가 정리한 것으로, 세 줄이 전부다.
모든 사건 𝐴 에 대해 𝑃(𝐴)≥0
𝑃(𝑆)=1
𝐴 와 𝐵 가 배반이면 𝑃(𝐴∪𝐵)=𝑃(𝐴)+𝑃(𝐵)
이 셋에서 나머지가 따라 나온다. 𝑆=𝐴∪𝐴𝑐 이고 둘은 배반이므로 𝑃(𝐴𝑐)=1−𝑃(𝐴) 다. 여기에 𝐴=𝑆 를 넣으면 𝑃(∅)=0 이다.
배반이 아닐 때의 덧셈은 4장에서 이미 본 모양이다.
<두 확률을 그냥 더하면 겹친 부분을 두 번 세게 된다. 한 번 빼 주는 것이 포함배제 원리이고, 확률에서는 덧셈정리라 부른다>[원본 보기]
𝑃(𝐴∪𝐵)=𝑃(𝐴)+𝑃(𝐵)−𝑃(𝐴∩𝐵)
그러면 상대도수는 어디에 쓰이는가. 공리가 정한 값과 실제로 세어 본 비율이 왜 일치하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 큰 수의 법칙이다.
<동전 던지기를 세 번 따로 해 본 것. 처음에는 크게 흔들리다가 횟수가 늘수록 0.5 근처로 좁혀진다. ‘확률 0.5’ 가 뜻하는 것은 이 수렴이지, 두 번에 한 번씩 나온다는 것이 아니다>[원본 보기]
큰 수의 법칙: 같은 시행을 독립적으로 반복할 때, 사건이 일어난 상대도수는 시행 횟수를 늘릴수록 그 사건의 확률로 다가간다. 이 장의 첫 질문에 대한 답이 이것이다.
다만 그림이 보여 주듯 어느 시점에도 정확히 그 값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가간다는 것은 극한의 이야기이지 어느 유한한 횟수에 대한 약속이 아니다.
예제 145
주사위 두 개를 던진다. 두 눈의 합이 8인 사건을 𝐴, 두 눈이 같은 사건을 𝐵 라 할 때 𝑃(𝐴∪𝐵) 를 구하라.
풀이 보기
표본공간은 순서쌍 (첫째,둘째) 전체이므로 |𝑆|=36 이다. 두 주사위를 구별해 세는 것이 중요하다. 구별하지 않으면 근원사건이 같은 정도로 일어나지 않아 고전적 정의를 쓸 수 없다.
𝐴={(2,6),(3,5),(4,4),(5,3),(6,2)} 이므로 |𝐴|=5.
𝐵={(1,1),…,(6,6)} 이므로 |𝐵|=6.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것은 (4,4) 하나뿐이므로 |𝐴∩𝐵|=1.
𝑃(𝐴∪𝐵)=536+636−136=1036=518≈0.278
겹치는 것을 빼지 않으면 11/36 이 되어 (4,4) 를 두 번 센 셈이 된다. 4장의 포함배제 원리를 36으로 나눈 것이 이 계산의 전부다.
조건부확률과 독립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확률이 바뀐다. 사건 𝐵 가 일어났음을 알았을 때 𝐴 가 일어날 확률을 조건부확률이라 하고 𝑃(𝐴∣𝐵) 로 적는다.
𝑃(𝐴∣𝐵)=𝑃(𝐴∩𝐵)𝑃(𝐵)(𝑃(𝐵)>0)
<B 가 일어난 것을 알면 가능한 결과가 B 안으로 줄어든다. 분모가 S 에서 B 로 바뀐 것이 조건부확률의 전부다>[원본 보기]
정의를 곱셈 꼴로 옮기면 곱셈정리가 된다.
𝑃(𝐴∩𝐵)=𝑃(𝐵)𝑃(𝐴∣𝐵)=𝑃(𝐴)𝑃(𝐵∣𝐴)
표본공간을 배반인 조각 𝐵1,…,𝐵𝑛 으로 빈틈없이 나누면, 어떤 사건이든 조각별로 나눠 더할 수 있다. 이것을 전확률 정리라 한다.
𝑃(𝐴)=∑𝑛𝑖=1𝑃(𝐵𝑖)𝑃(𝐴∣𝐵𝑖)
𝐵 를 알고도 𝐴 의 확률이 그대로라면 두 사건은 독립이라 한다. 𝑃(𝐴∣𝐵)=𝑃(𝐴) 이고, 곱셈정리에 넣으면 다음과 같이 대칭적인 조건이 된다.
𝑃(𝐴∩𝐵)=𝑃(𝐴)𝑃(𝐵)
흔한 오해
"배반인 두 사건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으니 독립이다." 이 말은 맞는가.
풀이 보기
틀렸다. 오히려 배반이면 거의 언제나 독립이 아니다.
𝐴 와 𝐵 가 배반이면 𝐴∩𝐵=∅ 이므로 𝑃(𝐴∩𝐵)=0 이다. 독립이려면 𝑃(𝐴)𝑃(𝐵)=0 이어야 하는데, 두 사건의 확률이 모두 양수라면 이 등식은 성립할 수 없다.
뜻으로 보면 더 분명하다. 배반이라는 것은 𝐵 가 일어나면 𝐴 는 확실히 안 일어난다는 강한 정보다. 𝑃(𝐴∣𝐵)=0 이니 𝐴 의 확률이 크게 바뀐 것이다. 영향을 주지 않기는커녕 가장 크게 준다.
두 낱말을 정리해 두자. 배반은 집합의 관계(겹치지 않는다)이고 독립은 확률의 관계(곱이 성립한다)다. 서로 다른 층위의 말이라 한쪽에서 다른 쪽이 따라 나오지 않는다.
예제 147
상자에 흰 공 3개와 검은 공 2개가 들어 있다. 공을 하나 꺼내고 다시 넣지 않은 채 하나를 더 꺼낸다. 두 번째가 흰 공일 확률을 구하라.
풀이 보기
두 번째 결과는 첫 번째가 무엇이었느냐에 달려 있다. 첫 번째 결과로 경우를 나누고 전확률 정리로 합치는 것이 정석이다.
첫 번째가 흰 공인 사건을 𝑊1, 검은 공인 사건을 𝐵1 이라 하면 𝑃(𝑊1)=3/5, 𝑃(𝐵1)=2/5 이고 둘은 표본공간을 빈틈없이 나눈다.
첫 번째가 흰 공이면 남은 4개 중 흰 공은 2개이므로 𝑃(𝑊2∣𝑊1)=2/4. 첫 번째가 검은 공이면 남은 4개 중 흰 공이 3개이므로 𝑃(𝑊2∣𝐵1)=3/4.
𝑃(𝑊2)=35⋅24+25⋅34=620+620=35
첫 번째와 같은 값 3/5 이 나왔다. 우연이 아니다.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두 번째"라는 자리는 "첫 번째"와 대칭이기 때문이다. 순서를 미리 정해 두고 뽑든 뒤에 뽑든 특정 자리에 흰 공이 올 확률은 같다.
주의할 점은 이것이 독립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𝑃(𝑊2∣𝑊1)=1/2≠3/5 이므로 두 사건은 독립이 아니다. 주변확률이 같은 것과 독립인 것은 다른 이야기다.
베이즈 정리
조건부확률의 정의를 두 번 쓰면 조건을 뒤집는 공식이 나온다.
𝑃(𝐵∣𝐴)=𝑃(𝐴∣𝐵)𝑃(𝐵)𝑃(𝐴)
분모에 전확률 정리를 넣으면 계산에 바로 쓸 수 있는 꼴이 된다.
𝑃(𝐵𝑖∣𝐴)=𝑃(𝐵𝑖)𝑃(𝐴∣𝐵𝑖)∑𝑗𝑃(𝐵𝑗)𝑃(𝐴∣𝐵𝑗)
이 정리가 중요한 이유는 방향 때문이다. 우리가 알기 쉬운 것은 원인이 주어졌을 때 결과의 확률(병이 있을 때 검사가 양성일 확률)인데, 정작 알고 싶은 것은 결과가 주어졌을 때 원인의 확률(양성일 때 병이 있을 확률)이다. 베이즈 정리가 둘을 잇는다.
예제 148
인구의 1%가 걸리는 병이 있다. 검사는 병이 있으면 99% 확률로 양성, 병이 없으면 5% 확률로 양성(거짓 양성)이 나온다.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이 실제로 병에 걸렸을 확률은 얼마인가.
풀이 보기
구하려는 것은 𝑃(병∣양성) 인데 주어진 것은 𝑃(양성∣병) 이다. 방향이 반대이므로 베이즈 정리를 쓴다.
공식에 바로 넣기 전에 사람 수로 세어 보는 편이 감을 잡기 좋다. 10000명을 검사한다고 하자.
<10000명을 나눠 세어 본 것. 양성 594명 가운데 실제 환자는 99명뿐이다. 검사가 99% 맞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건강한 사람이 애초에 훨씬 많기 때문이다>[원본 보기]
병이 있는 사람은 100명, 그중 양성은 100×0.99=99 명이다. 병이 없는 사람은 9900명, 그중 양성은 9900×0.05=495 명이다. 양성은 모두 99+495=594 명이다.
𝑃(병∣양성)=99594≈0.167
같은 계산을 공식으로 쓰면 이렇다.
0.01×0.990.01×0.99+0.99×0.05=0.00990.0594≈0.167
검사가 99% 정확한데 양성의 83%가 건강한 사람이다. 직관에 어긋나 보이지만 그림을 보면 이유가 분명하다. 건강한 사람이 99배 많으므로 5%의 거짓 양성이 1%의 진짜 양성보다 수가 많다.
여기서 얻을 교훈은 드문 것을 찾을 때는 검사의 정확도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래 얼마나 드문지가 결과를 지배한다. 이 값을 사전확률이라 하고, 베이즈 정리는 사전확률을 관측으로 갱신하는 규칙이다.
확률변수와 확률분포
지금까지는 사건 하나하나의 확률을 다뤘다. 실제로 궁금한 것은 대개 수다. 주사위 두 개의 합, 시험 점수, 대기 시간 같은 것이다.
확률변수는 표본공간의 각 결과에 실수를 대응시키는 함수다. 4장의 함수 정의를 그대로 쓴 것이고, 정의역이 표본공간이며 공역이 실수 집합이다. 대문자 𝑋 로 적는 관습이 있다.
확률변수가 어떤 값을 얼마의 확률로 갖는지를 모아 놓은 것이 확률분포다. 값이 띄엄띄엄이면 이산확률변수, 구간을 빈틈없이 채우면 연속확률변수라 한다.
기댓값과 분산
분포 전체를 수 하나로 요약하면 편하다. 가장 널리 쓰는 요약이 기댓값이다. 값에 그 확률을 곱해 모두 더한다.
𝜇=𝐸(𝑋)=∑𝑥𝑥𝑃(𝑋=𝑥)
"평균적으로 이 값"이라는 뜻이지 "이 값이 자주 나온다"는 뜻이 아니다. 주사위 눈의 기댓값은 3.5 인데 3.5는 나오지 않는다.
기댓값만으로는 흩어진 정도를 알 수 없다.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재는 것이 분산이다.
𝜎2=𝑉(𝑋)=𝐸((𝑋−𝜇)2)=𝐸(𝑋2)−𝜇2
제곱을 하는 이유는 부호를 없애기 위해서다. 그 대가로 단위가 제곱이 되므로, 원래 단위로 되돌린 표준편차𝜎=√𝑉(𝑋) 를 함께 쓴다.
자주 쓰는 성질 둘은 정의에서 바로 나온다.
𝐸(𝑎𝑋+𝑏)=𝑎𝐸(𝑋)+𝑏,𝑉(𝑎𝑋+𝑏)=𝑎2𝑉(𝑋)
분산에 𝑏 가 없는 것에 주목하자. 전체를 평행이동해도 흩어진 정도는 변하지 않는다.
예제 149
1000원을 내고 주사위를 한 번 던져 나온 눈에 300원을 곱해 돌려받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을 계속하면 이득인가.
풀이 보기
한 판의 손익을 확률변수로 두고 기댓값의 부호를 보면 된다. 큰 수의 법칙에 의해 여러 번 반복하면 평균 손익이 기댓값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눈을 𝑋 라 하면 손익은 𝑌=300𝑋−1000 이다.
먼저 𝐸(𝑋) 를 구한다. 여섯 값이 모두 1/6 확률이므로
𝐸(𝑋)=1+2+3+4+5+66=216=3.5
기댓값의 성질을 쓰면 𝑌 를 다시 세울 필요가 없다.
𝐸(𝑌)=300×3.5−1000=1050−1000=50
한 판당 평균 50원 이득이다. 다만 한 판만 하면 눈이 1이나 2일 때 손해이고, 그 확률은 1/3 이다. 기댓값이 양수라는 것은 오래 반복했을 때의 이야기이지 한 판의 결과를 보증하지 않는다.
이항분포
성공 확률이 𝑝 로 일정한 시행을 독립으로 𝑛 번 되풀이할 때, 성공 횟수 𝑋 의 분포를 이항분포라 한다.
𝑃(𝑋=𝑘)=(𝑛𝑘)𝑝𝑘(1−𝑝)𝑛−𝑘(𝑘=0,1,…,𝑛)
식을 읽으면 앞 절의 세는 법이 그대로 보인다. 성공이 𝑘 번 일어나는 특정 순서 하나의 확률이 𝑝𝑘(1−𝑝)𝑛−𝑘 이고, 그런 순서가 (𝑛𝑘) 가지 있다.
평균과 분산은 다음과 같다. 𝜇=𝑛𝑝, 𝜎2=𝑛𝑝(1−𝑝).
<막대의 높이를 모두 더하면 정확히 1 이다. 성공 확률이 0.5 보다 작으면 왼쪽으로 치우치고, n 이 커질수록 종 모양에 가까워진다>[원본 보기]
예제 150
어떤 부품의 불량률이 0.1 이다. 10개를 뽑았을 때 불량이 1개 이하일 확률을 구하라.
풀이 보기
각 부품의 불량 여부가 독립이고 확률이 일정하므로 이항분포다. 𝑛=10, 𝑝=0.1 이다.
"1개 이하"는 0개와 1개를 더한 것이다. 두 경우는 배반이므로 그냥 더하면 된다.
𝑃(𝑋=0)=(100)(0.1)0(0.9)10=0.910≈0.349
𝑃(𝑋=1)=(101)(0.1)1(0.9)9=10×0.1×0.99≈0.387
𝑃(𝑋≤1)≈0.349+0.387=0.736
검산하자. 평균은 𝑛𝑝=1 개이므로 1 이하가 나올 확률이 절반을 넘는 것은 자연스럽다. 또 두 확률의 크기가 비슷한 것도 평균이 1 근처라는 사실과 맞는다.
연속확률변수 — 넓이가 확률이다
값이 구간을 빈틈없이 채우면 값마다 확률을 붙일 수 없다. 대신 확률밀도함수𝑓 를 두고, 구간의 확률을 그 아래 넓이로 정한다. 11장의 정적분이 여기서 다시 나온다.
𝑃(𝑎≤𝑋≤𝑏)=∫𝑏𝑎𝑓(𝑥)𝑑𝑥,𝑓(𝑥)≥0,∫∞−∞𝑓(𝑥)𝑑𝑥=1
마지막 조건은 "무슨 값이든 나오기는 한다"는 말을 적분으로 적은 것이다.
<구간을 좁혀 가면 넓이도 함께 줄어든다. 너비가 0 이면 넓이도 0 이므로 한 점의 확률은 0 이다. 그런데도 관측하면 값 하나는 반드시 나온다>[원본 보기]
여기서 처음 만나면 반드시 걸리는 지점이 나온다. 위 정의에 𝑎=𝑏 를 넣으면
𝑃(𝑋=𝑐)=∫𝑐𝑐𝑓(𝑥)𝑑𝑥=0
어떤 값이 나올 확률이 0인데, 관측하면 값 하나가 반드시 나온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모순이 아니다. 우리가 "확률 0"을 "불가능"과 같은 말로 써 온 것이 문제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렇다. 불가능하면 확률이 0 이다. 그러나 확률이 0 이라고 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과가 유한 개일 때는 둘이 일치하지만 무한할 때는 갈라진다. 마찬가지로 확률이 1 이라고 해서 반드시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둘 들어 둔다.
구간 [0,1] 에서 수 하나를 고를 때, 그것이 유리수일 확률은 0 이고 무리수일 확률은 1 이다. 그래도 0.5 를 고르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6장에서 본 유리수의 조밀성과 4장에서 본 가산성이 이 결과의 배경이다. 유리수는 빽빽하게 널려 있지만 셀 수 있을 만큼만 있고, 무리수는 셀 수 없이 많다.
정사각형 𝐴𝐵𝐶𝐷 안에서 점 𝑃 를 고를 때, 삼각형 𝐴𝐵𝑃 가 둔각삼각형일 확률은 𝜋/8, 예각삼각형일 확률은 1−𝜋/8 이다. 그리고 직각삼각형일 확률은 0 이다. 직각이 되는 점들은 선분과 반원 위에 놓이는데, 선은 넓이가 0 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직각삼각형은 분명히 만들어질 수 있다.
연속확률변수의 기댓값과 분산은 합이 적분으로 바뀔 뿐 형태가 같다.
𝜇=∫∞−∞𝑥𝑓(𝑥)𝑑𝑥,𝜎2=∫∞−∞(𝑥−𝜇)2𝑓(𝑥)𝑑𝑥
정규분포
연속분포 중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이 정규분포다. 평균 𝜇 와 표준편차 𝜎 두 개로 모양이 완전히 정해지고, 𝑋∼𝑁(𝜇,𝜎2) 로 적는다.
𝑓(𝑥)=1√2𝜋𝜎exp(−(𝑥−𝜇)22𝜎2)
식을 외울 필요는 없다. 기억할 것은 모양이다. 평균에서 가장 높고, 좌우 대칭이며, 양쪽으로 빠르게 낮아진다.
<평균에서 표준편차 1배 안쪽에 약 68%, 2배 안쪽에 약 95%, 3배 안쪽에 약 99.7% 가 들어간다. 이 세 수는 σ 가 얼마든 언제나 같다>[원본 보기]
평균과 표준편차가 달라도 모양은 하나다. 위치와 폭만 다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옮기고 줄이면 언제나 같은 분포가 된다.
𝑍=𝑋−𝜇𝜎∼𝑁(0,1)
이 작업을 표준화라 하고, 𝑍 를 표준정규분포라 한다. 표준화 덕분에 표 하나만 있으면 모든 정규분포를 다룰 수 있다. 𝑍 값은 "평균에서 표준편차 몇 배만큼 떨어져 있는가"를 뜻한다.
예제 151
어떤 시험의 점수가 평균 68점, 표준편차 12점인 정규분포를 따른다. 92점을 받은 학생은 상위 몇 퍼센트인가. 그림의 세 값만 써서 답하라.
풀이 보기
정규분포 문제는 점수를 그대로 쓰지 않고 표준화해서 𝑍 로 바꾸는 것이 첫 단계다. 그래야 그림의 68·95·99.7 을 쓸 수 있다.
𝑍=92−6812=2412=2
평균에서 표준편차 2배만큼 위다. 그림에서 𝜇−2𝜎 와 𝜇+2𝜎 사이에 약 95%가 들어간다.
나머지 5%는 좌우 꼬리에 절반씩 나뉜다. 정규분포는 대칭이므로 위쪽 꼬리는 2.5% 다.
따라서 92점은 상위 약 2.5% 다.
검산하자. 만점이 100점이라면 92점은 꽤 높은 점수이고, 상위 2.5%는 40명 학급에서 한 명 정도다. 크기가 말이 된다.
표준화가 하는 일을 한 번 더 짚자. 점수 92는 이 시험에서만 뜻이 있지만 𝑍=2 는 어느 시험에서나 같은 뜻이다. 서로 다른 척도를 비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표준화의 값어치다.
이항분포에서 𝑛 이 크면 정규분포로 근사할 수 있고, 표본평균의 분포가 정규분포에 다가간다는 중심극한정리가 그 위에 있다. 여러 분포의 성질, 결합분포, 표본과 추정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는 이 문서의 범위를 넘는다. 이어서 보려면 확률분포와 추정 문서로 가면 된다.
이 장의 정리
기호 · 이름
뜻
𝑛P𝑟
𝑛 개에서 𝑟 개를 뽑아 줄 세우는 경우의 수
(𝑛𝑟)
𝑛 개에서 𝑟 개를 순서 없이 뽑는 경우의 수
𝑛H𝑟
중복을 허용해 뽑는 경우의 수. (𝑛+𝑟−1𝑟)
𝑆 · 사건
표본공간(전체집합)과 그 부분집합
𝑃(𝐴)
사건 A 의 확률. 공리 세 개로 정의된다
𝑃(𝐴∣𝐵)
조건부확률. 분모가 S 에서 B 로 바뀐 것
독립 · 배반
독립은 𝑃(𝐴∩𝐵)=𝑃(𝐴)𝑃(𝐵), 배반은 𝐴∩𝐵=∅. 다른 개념이다
확률변수 𝑋
표본공간의 결과에 실수를 대응시키는 함수
𝐸(𝑋)=𝜇
기댓값. 값에 확률을 곱해 더한 것
𝑉(𝑋)=𝜎2
분산. 𝐸(𝑋2)−𝜇2 로도 계산한다
𝑋∼𝑁(𝜇,𝜎2)
평균 𝜇, 표준편차 𝜎 인 정규분포
𝑍=(𝑋−𝜇)/𝜎
표준화. 평균에서 표준편차 몇 배 떨어졌는가
주요 관계는 다음과 같다.
이름
식
덧셈정리
𝑃(𝐴∪𝐵)=𝑃(𝐴)+𝑃(𝐵)−𝑃(𝐴∩𝐵)
여사건
𝑃(𝐴𝑐)=1−𝑃(𝐴)
곱셈정리
𝑃(𝐴∩𝐵)=𝑃(𝐵)𝑃(𝐴∣𝐵)
전확률 정리
𝑃(𝐴)=∑𝑖𝑃(𝐵𝑖)𝑃(𝐴∣𝐵𝑖)
베이즈 정리
𝑃(𝐵∣𝐴)=𝑃(𝐴∣𝐵)𝑃(𝐵)/𝑃(𝐴)
이항정리
(𝑎+𝑏)𝑛=∑𝑘(𝑛𝑘)𝑎𝑛−𝑘𝑏𝑘
이항분포
𝑃(𝑋=𝑘)=(𝑛𝑘)𝑝𝑘(1−𝑝)𝑛−𝑘, 𝜇=𝑛𝑝, 𝜎2=𝑛𝑝(1−𝑝)
연속확률
𝑃(𝑎≤𝑋≤𝑏)=∫𝑏𝑎𝑓(𝑥)𝑑𝑥
꼭 챙겨 갈 것은 넷이다.
확률의 문법은 집합이다. 표본공간을 먼저 똑바로 적는 것이 문제 풀이의 절반이다.
조건부확률은 분모를 바꾸는 일이다. 베이즈 정리는 그 분모를 뒤집는 규칙이며, 드문 것을 찾을 때 결과를 지배하는 것은 검사의 정확도가 아니라 원래의 드묾이다.
독립과 배반은 다른 층위의 말이다. 배반이면 대개 독립이 아니다.
연속확률에서는 넓이가 확률이다. 그래서 한 점의 확률은 0 이 되고, 확률 0 과 불가능이 갈라진다.
더 공부할 것
이 문서는 대학 1학년 수학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다. 여기서 갈라지는 길을 정리해 둔다. 각 분야가 이 문서의 어느 부분을 확장한 것인지 함께 적었다.
이 사이트 안에서 이어지는 문서
선형대수학 — 4장의 함수와 8장의 연립방정식을 벡터와 행렬로 확장한다. 물리의 역학과 전자기, 기계학습의 거의 모든 계산이 이 언어로 쓰인다.
확률과 통계 — 12장의 확률변수에서 이어진다. 확률분포를 제대로 다루고, 표본에서 모집단을 추정하는 문제로 넘어간다.
이산수학 — 3장의 증명과 4장의 집합을 본격적으로 쓴다. 수학적 귀납법, 그래프, 점근 표기, 재귀가 중심이며 컴퓨터과학의 수학적 바탕이다.
일반물리학 — 10장과 11장이 실제로 무엇에 쓰이는지 보는 가장 빠른 길이다. 속도는 도함수이고 거리는 적분이다.
학부 전공 과정
해석학(analysis) — 9장의 정밀화. 이 문서가 "뜻만 보이고 넘어간다"고 했던 𝜖-𝛿 논법을 제대로 쓴다. 실수의 완비성에서 출발해 수열과 급수의 수렴, 균등연속, 리만 적분의 엄밀한 정의, 함수열의 극한을 다룬다. 이 문서에서 "그림으로 보면 당연하다"고 넘긴 것들이 왜 증명이 필요한지 알게 되는 과목이다.
미적분학 II·III — 10·11장의 확장. 급수와 테일러 전개, 여러 변수의 함수, 편미분과 다중적분, 벡터장과 선적분·면적분, 그린·스토크스·발산 정리로 이어진다.
미분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s) — 10·11장의 응용. 도함수가 들어간 방정식을 푸는 법이다. 물리·화학·생물의 모든 "변화하는 것"이 이 형태로 적힌다.